의대 series 1 : 재수 없는 윤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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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series 1 : 재수 없는 윤경이

(ㅡ.ㅡ) 0 3,379 2003.10.07 16:2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민형)
  날 짜 (Date): 1994년03월12일(토) 15시59분55초 KST
  제 목(Title): 의대 series 1 : 재수 없는 윤경이



  학교 생활을 하다보면 유달리 재수가 없는 인간이 있게 마련이다. 내 실험 파트

  너였던  '강윤경'이 그랬다.


  본과 1학년 생화학 실습 - 페놀에 의한 단백질 변성 실험을 하다가 마우스피펫

  으로 페놀을 빨아올리던 윤경이를 누가 툭 쳤다. 그 순간, "꼴깍" 소리와 함께

  윤경이는 페놀을 쭉 들이마시고 말았다.

  "앗, 큰일났다. 이거 독성이 대단한데..."

  옆에 계시던 서정선 교수님께서 위협적인 한마디를 던지고는 조교에게 'gastric

  rubbage'를 준비하라고 일렀다. (별거 아니다. 물을 많이 먹인 뒤 토해내고, 또

  물을 먹이고... 를 반복하는 일종의 위세척) 그러는 동안 부지런한 staire는 독
 
  물학 책을 도서관에서 들고 와서...

  "페놀... 여기 있다. 들어봐, 살균 및 소독제로 쓰이는 맹독성 화합물. coal
 
  tar를 증류하여 얻는다. 복용시 격심한 복통과 현기증, 신경장애를 수반한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되며, 위궤양등 국소적인 부식을 일으킬 수 있다..."

  "꿀꺽, 웩, 그만두지 못해!" (요건 계속 물을 마시고 토하며 staire를 쏘아보는

  윤경이의 처절한...)


  본과 2학년 미생물학 실습 - Salmonella typhi(장티푸스), Vibrio cholera(콜레

  라), Neisseria gonorrhea(임질균)등등 무시무시한 균을 다루는 긴장된 실험중에

  윤경이는 'Mycobacterium leprae'라고 씌어 있는 시험관을 집어들었다.

  "야, 마이코박테리움 레프리가 뭐하는 균이니?"

  "몰라, 별거 아닐거야. 과자 먹어..."

  과자를 집어먹으며 실험은 계속되고... 균이 든 액이 윤경이의 손에 몇방울 흘렀

  지만 흔히 있는 일이라 그냥 쓱 닦아버리고 또 집어먹고...

  그때 한 녀석이 그 '마이코박테리움 레프리'의 정체를 알아냈다.

  "윤경아. 그거 '나균'이래..."

  "나균??? 에엥!!!! 문둥병?"

  ... 다행히 아직도 윤경이가 소록도로 떠났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본과 3학년 내과 실습 - 윤경이는 모처럼 신이 났다. 환자들은 윤경이같이 귀

  엽고 쬐끄만 실습생에겐 고분고분하지 않은 법인데 웬일로 말잘듣는 환자를 만

  난거다.

  "신난다. 진단학 책에 있는 건 뭐든지 다해봐야지."

  "야, 먼저 차트부터 봐야지."

  "환자가 기다린단 말야. 나중에 볼께."

  환자와 데이트라도 하는 것처럼 윤경이는 날아가는 듯 병실로 사라지고...

  거의 1시간이 지나서 윤경이는 병실을 나왔다. 병력 청취, 청진, 복부 촉진과 타

  진, 게다가 항문 검사와 외성기 검사까지 해치우고 찐득한 손을 닦으며 흡족한

  표정으로... 그리고 나서 그 환자의 차트를 읽다가 윤경이는 인턴에게 물었다.

  "여기 VDRL +++라고 있는데 이게 뭐예요?"

  "Venerial Disease Research Laboratory... 매독 항체가 엄청 많다는 거로군. 그

  환자 다룰 땐 조심해... 단순히 과거에 매독을 앓은 적이 있다는 뜻일 수도 있지
 
  만 활동중인 매독일지도 모르니까."

  윤경이는 차트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괜찮아. 우선 부인과나 비뇨기과 선배 찾아가서 매독검사해달라고 해봐..."

  staire가 열심히 위로했으나...

  "아앙, 안돼... 쪼끄만 기집애가 어떻게 매독검사 해달라고 선배를 찾아가..."

  ... 그로부터 7년이 지나 윤경이는 과친구 명규 녀석과 얼마전에 결혼했다. 명규

  는 알고 있을까? 윤경이의 과거를...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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