雷聲霹靂 - 拾伍 의문의 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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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雷聲霹靂 - 拾伍 의문의 이인

꽹과리 0 3,156 2005.03.29 23:42
"니가 어쩐일이냐?"

"아따 형님 저는 여기 오면 안되나요?"

"그게 아니라 생판 안오다가 오니 이상해서 그러지"

"심심하면 올수도 있고 그러지요 ㅋㅋㅋ" 

"심심하면 우리 바람이나 쐴까?"

"바람이요?"

"그래 바람"

"아니 난데 없이 왠 바람이요?"

"남부지방 좀 돌아보고 오자."

"남부 지방이면 개독정부 관할지역 아닙니까?"

"오대천존 칠대성왕 분들 만나고 오자."

"흠"

"뭐 남는게 시간이니 그럽시다."  


묵색 경장 차림에 흑립을 쓴 소년과 오색 통수삼을 입은 체구가 비대한 장한의 대화였다.

비대한 사람이 차제구(茶)를 내어와 녹차(綠茶)를 우려내었다. 곧 그윽하고 깊은 향이 방안을 가득 채우자 흑립의 소년은 녹차를 한 모금 머금더니 그대로 물마시 듯이 한 번에 들이켰다. 

그것을 본 비대한 사람이 한마디 던졌다.


"무식한 놈 그게 얼마나 비싼 녹유차(綠乳茶)인데 그걸 한 번에 마시냐?"
 
"백년간 말린 만년설삼왕(萬年雪蔘王)과 만년화극홍련실(萬年火極紅蓮實)을 분말로 만들어 만년공청분유(萬年空淸粉乳)를 버무려서 거기다 백록환(百綠丸)을 녹인 차잖아요."

"그런데 알면서 그 걸 한 번에 마시나?"

"참나 뱃속에 들어가는 건 마찬가진데 한 번에 마시든 음미하며  마시든 뭔 차이래요?"

"쯧쯧 약차(藥茶)의 진가를 모르는 놈 기 껏 몸 생각해서 어렵게 구해 만들어 줬더니"


누군가 이 대화를 들었다면 만일 그게 약재상이나 무림인이었다면 귀를 의심했을 것이다. 

극한지에서 자라는 눈처럼 새하얀 산삼을 설삼이라하고 그 중 만 년 묵은 설삼을 설삼왕이라고 하여 영성이 생겨 보통 사람이 먹으면 불로장생의 영약이 되고 무림인들이 먹으면 엄청난 내공을 얻을 수 있는 극양(極陽)의 영초이다.

설련실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빙극설련실(氷極雪蓮實)을 떠올린다. 하지만 빙극설련실 보다 더 구하기 어려운 것이 화극홍련실이다. 빙극설련실은 천지간에 가장 냉(冷)하다는 대설산(大雪山)에서 연이 닿으면 찾을 수 있지만 화극홍련실은 화천(火川)이 있는 천 장 깊이의 지하에 화하(火河)가 더 흐르지 못하고 화지(火池)가 형성된 곳에서 피어나는 영초가 화극홍련이고 여기서 백 년마다 열매를 맺는데 이것이 천지간에 가장 뜨거운 불의 결정인 화극홍련실이다. 이 때 까지 그 누구도 보지 못하였다. 다만 천 년전의 대의성(大醫聖) 유이태(柳理泰)가 자신이 저술한 의서 역천의경(逆天醫經)에서 그 가능성을 거론하였을 뿐이다.

공청석유란 천지 간의 특별한 조화가 서린 동굴의 종류석에서 지 정이 응집하여 우유빛 액체의 형상으로 백 년에 한 방울 맺힐까 말까 하여 떨어지는데 이걸 공청석유라고 한다. 이 것이 떨어져 고이고 고인 공청석유는 오래 묵을수록 그 효과가 뛰어나다. 이 석유를 한 방울이라도 마시면 무공을 모르 는 일반인은 무병장수하게 되며, 무공을 익힌 자는 내공을 속성으로 높여 주는 공능을 가지고 있다. 보통 영약이 내공의 경지를 올려준다면 공청석유는 많이 복용할수록 마르지 않는 공력이 계속 증가한다. 만 년간 떨어져 고인 만년공청석유는 그 효과가 탁월하며 여기서 만 년간 고인 공청석유를 채취하여 따로 습기가 없는 곳에서 천 년간 말리면 증발하여 사라지는데 그 자리엔 빛이나는 희미한 미세분말만이 남는다. 이 분말이 만년공청분말(萬年空淸粉末)이다. 효과는 석유 상태보다 일백 배 좋다.

백록환이란 천 년전의 대의성 유이태를 능가하는 의신이라 불리는 어느 인물이 백 여가지의 흔히 구할 수 있는 약초를 모아 그 만의 배합방식으로 만들어 낸 절세의 영약인데 백록환 한 알로 거의 모든 병을 다스릴 수 있다. 그러나 백록환은 재료는 쉽게 구하지만 배합방식이 까다롭고 제조과정이 오래 걸려 일 년에 고작 한 알을 만들 뿐이었다.  

소년은 머리에 깍지를 끼고 뒤로 벌렁 드러누웠다.


"만년옹(萬年甕) 속에다 재배한 것인 거 다압니다. 그리고 백록환은 동포(仝匍)형님께서 십 년 전에 한 알 만든거로 쌍경옹(雙鏡甕)안에서 다량으로 복사 한 거 다 알아요."


비대한 체구의 장한은 밑천이 들통 난 듯 


"그저 입만 살아 가지곤 쯧"


그러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비대한 체구의 장한이 손을 한 번 흔들자 차제구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철립의 소년이 먼저 말을 꺼냈다.


"형님"

"왜에?"

"기왕 갈거면 주찬궁(主讚宮)쪽 어때요?"

"거기? 거기 또 뭔 삽질을 하냐?"

"아니 아까 여기 오는데 월력호리가 주찬궁 애들에게 쫒기고 있길래..."

"월력호리? 월력호리면 하오밀문주(下午密門主)의 장중주(掌中珠) 잖아. 그런데 주찬궁에서 왜?"

"충음지체 어쩌구 하면서 월력호리를 잡아서 생체희생의식을 치루려나 봐요."

"뭐야? 그럼 지난번 다미선문(多美善門)에서 하던 짓을?"

"네 느낌 상 으로는 그래요."

"그런데 월력호리는 어쩌구?"

"지렁이가 왔더라고요. 그래서 보호 하라고 붙여줬어요."

"지렁이? 지렁이가 왔다고?"

"네"

"지렁이라면 믿고 맡길만 하구나"


비대한 체구의 사람이 일어났다.
 

"가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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