雷聲霹靂 - 肆 청학원의 혈투

bm.gif ar.gif


좋은글들 주로 자작시, 자작소설, 자작수필 등을 올려 주세요. 저작권이 있는 자료는 자제해 주시길 바랍니다.

<소설> 雷聲霹靂 - 肆 청학원의 혈투

꽹과리 0 3,520 2005.03.06 03:28

칠인(七人)의 달빛을 반사하여 번쩍이는 긴 장도가 한 번씩 휘둘려 질 때 마다 힘 없는 유생들의 두부가 잘려져 나가고 피보라가 천장을 수놓았다.

청학원에 몰아 닥친 난데없는 혈풍이었다. 괴한들은 일말의 사정도 없이 청학원 유생들을 죽여나가기 시작하였다.

그 때 괴한들을 향해 일갈을 내짖는 사람이있었다.


"이런 천인공노할 놈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어디서 나타났는지 백발이 청초한 선풍도골(仙風道骨)의 노학사(老學士)가 나타나 괴한들을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이 노학사의 성명은 백학지성(百學至聖) 왕자풍(王字風) 

나이가 이갑자(二甲子) 남짓한 왕자풍은 젊어서 높은 학문을 인정 받아 환인이 머무는 환인성(桓因城)의 대학사(大學士)까지 지낸 인물이었다.

지금은 오래전에 은퇴하여 청학원 오대학사 중의 동청대학사(東靑大學士)의 지위를 인정받아  후진양성에 힘써 유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괴한 중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복면인이 왕자풍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흝어 보았다.


태양혈이 밋밋한걸로 보아서 이 자는 아니군


동시에 복면인의 장도가 왕자풍을 베어 나갔다.


"이 노옴"


그 순간 왕자풍의 양손이 붉게 달아 오르고 우두머리 복면인을 향해 쌍장(雙掌)을 발하였다.


"퍼 펑"


상대를 방심하던차 부지불식간에 왕자풍의 장풍에 가슴을 격중당한 우두머리 복면인은 힘없이 뒤로 벽을 부수고 튕겨나갔다.


"이 놈들"


"펑 펑 펑 펑 펑 펑"


남은 여섯의 복면인들도 놀랄 틈 없이 왕자풍이 내지른 연장(聯掌)에 죄다 같은 꼴이 되어 뒤로 벽을 부수고 튕겨나갔다.

왕자풍에게 장풍을 맞고 어이없이 뒤로 튕겨나가 후원(後園)에 떨어진 우두머리 복면인은 놀란 토끼 눈을 뜨고 일어났다.


"크으윽 저 적열장(赤熱掌)"


그의 흉부는 타버린 옷자락이 펄럭이고 그사이로 빨간 장인(掌印)이 찍혀있었고 그 장인에서는 열이 뿜어져 나왔다.

상황은 옆에 같은 골을 당하고 날려와 떨어진 나머지 여선 괴한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중 둘은 절명 한 듯 움직임이 없었다.

어느 듯 왕자풍이 노려보며 다가와 발갛게 달아오른 손을 치켜들자 공포를 느낀 우두머리 복면인은 급히 경공을 시전하여 달아났고 옆의 괴한들도 우두머리를 따라 달아났다. 

그 자리엔 절명한 두 구의 시신과 중상을 입었지만 필사적으로 기어가는 복면인만이 있었다.


노학사 왕자풍은 중상을 입은 괴한의 혈(穴)을 점하여 사로잡았다.

부욱 괴한의 복면이 왕자풍의 손에 찢겨지고 안에선 다소 거칠게 생긴 든 장한(壯漢)의 얼굴이 들어났다.

왕자풍은 게속하여 장한의 몸 이곳 저곳을 뒤졌고 두 개의 소지품을 찾아내었다.


"이 것은..."


그것은 은으로 도장하였지만 원 재질이 나무인 듯 나무의 결이 그대로 들어난 하나의 병패였다. 

환제국에서 병력조사를 위하여 실시한 것 가운데 하나가 모든 환제국의 장군이나 병사들이 의무적으로 병패를 차고 다니게 하는 병패제도가 있다.

병패(兵牌)란 각 병사들의 관등성명(牌)을 새겨 넣은 작은 나무 패였다. 직위와 등급에 따라서 재질과 크기가 차이났다. 

지금 왕자풍의 손에 쥐어진 것은 직속 병사 백명을 지휘할수 백인병패(百人兵牌)였다. 

절명한 둘의 시체에서도 같은 백인병패가 나왔다. 그것은 이들 괴한들이 환제국에 종사중인 백인대장(百人大將)들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히나의 소지품 그것은 이들이 목에 깊숙이 걸고 다니는 금제 십자(十字) 장신구였다.


이건 서역의 종말교?


서역종말교! 생각이 있는 학사들은 기독교를 그렇게 부르고 있었다. 물론 청학원 유생들 가운데에도 더러 기독신자가 있기는 있었다. 이것은 나라자체를 점령한 기독교가 국교화 되면서 생긴 현상이었다.

물론 기독교 자체가 피로서 일어선 종교 이기에 아직은 그리 많은 사람은 믿지를 않았지만....개중에는 기독교가 주장하는 영생론이나 심판론, 천국관에 혹해서 입교한 사람들도 많았다.

이런 기독교의 특징 중에 하나가 남녀 누구나 할 거없이 믿는 사람들은 죄다 십자모양의 장신구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는 것이다.

그 들 말로 십자(十)는그들의 교조(敎祖)가 되는 서역의 위대한 성인이 십자모양의 형틀에서 죽었기 때문에 그 이후로 십자문양은 기독교의 상징으로 쓰인다는 것이다.


"종말교 사람들이 무슨 연유로 우리 청학원 유생들을 살해한단 말인가?" 


노학사 왕자풍은 말없이 동천(東天)을 바라보았다. 저멀리 아침노을이 일렁이며 동이 트고 있었다.



청학원에서 삼십리 가량이나 떨어진 곳 깊은 산중에 작은 모옥(茅屋)이 한 채 있었다.

그곳엔 긴 갈색머리를 한 여인이 초조 하게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푸딩이라는 여인이었다.

저 멀리 동이 터올 무렵 복면을 한 사인(四人)의 장한이 초죽음이 된 채로 들어와 여인 앞에 쓰러졌고 그 중 하나가 부복하였다.

푸딩은 네 명을 바라보다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뭐냐 어찌 된것이냐?"

"죄 죄송합니다. 쿨럭"


푸딩 앞에 부복한 장한은 선혈을 한 모금 뱉어내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 곳 노학사의 무공이 워낙 고강하여 저희 백인대장들의 실력으로는.. 쿨럭"

"뭐야? 이런 멍청하고 쓸모 없는 것 같으니라고!"


그 순간 푸딩의 좌수가 부복한 장한의 목을 긋고 지나갔고 장한의 목에는 네 개의 혈선(血線)이 그어졌다.

그러자 목과 얼굴에 혈선이 그어진 장한은 눈을 부릅 뜬 채로 그 자리서 머리와 몸이 분리되어 바닥에 쓰러졌다.

푸딩은 그것으로 성이 안차는지 부복한 나머지 세 사람을 노려 보더니 내뱉었다.


"파이어 볼(Fire Ball)" 


깊은 산중에 외따로이 있던 모옥은 폭음과 함께 불길에 휩싸였다. 동시에 푸딩의 신형은 보이지 않고 불길속을 장한하나가 불붙은 몸으로 뛰쳐나왔지만 몇 발자국 걷지 못하고 쓰러졌다.


"이 이것이 서 서역마공(西域魔功)?"


그것으로 끝이었다.




환제국의 서경(西京) 국내성(國內城)

개독교를 몰아내고 나라를 바로 세우고자 뜻 있는 사람들이 세운 다물흥방회의 지회가 이 곳 국내성에도 있었다.

국내성에서 서쪽으로 한 참을 가면 반쯤 꺼져버린 거대한 봉분이 하나 나온다.

과거 대단한 권력가의 붕묘(封墓) 인 듯 온갖 화려한 치장이 엿보이는 이 봉묘를 이 지역 사람들은 무명총(無名塚)이라고 불렀다.
  
세월이 흐르고 기독교가 전래된 지금은 치안의 부재로 인하여 대부분 도굴 당하고 관리조차도 안되어 방치되어 과거의 영화만을 기억하는 봉분이었다.

하지만 이 봉분에는 누구도 모르는 비밀이 있었으니 그 것은 환제국 개독정부가 혈안이 되어 찾는 다물흥방회의 국내성 지회가 여기에 있었다.

무명총 근처를 검은 서른 남짓에 검정 고슴도치를 연상하는 턱수염을 하고 대수삼(大袖衫:전통복식의 일종)을 입고 직각으로 각이진 기형도를 든 장한이 무명총 앞에 섰다.

무명총 앞에는 오랜 세월 무명총을 지키고 있는 고비(古碑)가 있었지만 오랜 세월을 말하 듯 고비의 비문은 해석이 불가능 할정도로 닳아 있었다.

또 고비 조차도 두 동간이 난 채 아래부분만 꼿꼿이 서 있을 뿐 윗 부분은 저만치 무명총 옆에 방치되어 있었으며, 사람들은 이 고비마저 무명비라고 불렀다.

그는 무명총의 두 동강 난 무명비(無名碑)에다가 내력을 발산하였고 장한의 내력을 받은 무명비가 미약하게 울어대었다.


"우웅 우우우웅"


범인(凡人)이라면 무명비에 귀를 갖다 대고 들어도 결코 들리지 않을 정도의 미약한 소리였지만 장한은 제법 고강한 내력의 소유자 인 듯 무명비의 울음소리가 꽤나 크게들려왔다.

무명비가 울음이 그치자 비문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무명비의 비문은 정순한 내공의 소유자만이 읽을수 있소.
어서오시오. 무위영총사(無爲零銃士) 난릉왕(蘭陵王)
대협 기다리고 있었소!"


장한은 비문을 보고 내심 놀라였다.


이들은 내가 올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뜻인가?


그러니까 이틀 전 괴한들이 청학원을 습격하고 유생을 죽인 사건이 발생하고 그 괴한들의 정체가 한제국 백인대장들인데다 기독교를 믿는 신자였다는 것이 밝혀지고 청학원은 발칵 뒤집혔다. 

참사가 일어날 당시 괴한들이 청학원에서 모습을 끌어내고자한 환궁(桓宮)의 비밀고수 난릉왕은 공교롭게도 모종의 임무를 위하여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다행히 저들이 간과한 노학사 왕자풍이 사태를 수습하였지만 뒤 늦게 돌아온 난릉왕은 충격이 아닐수 없었다.

짐작이지만 괴한들의 목적이 자심임을 알 수 잇었다. 그러나 자신이 유생의 신분으로  청학원에 있는 것은 환제국의 환인과 자신의 측근인 수하들만이 아는  극비사항인데 어떻게 저들이 그 비밀을 알수 있었단 말인가? 

난릉왕은 그래도 저들이 성급한 행동으로 타초경사(打草驚蛇)의 우(愚)를 저지른 것에 대해 안도를 하였다.  

난릉왕은 그 직후 수하를 시켜 기독교에 대항하는 세력을 알아보게 하고 정보를 종합하여 여기 무명총 앞에 선 것이었다. 

난릉왕이 상념에서 개어 날 때 무명비에는 또 다른 비문이 나타났다.


"난릉왕 대협 촤측으로 반보만 이동하시오."


난릉왕은 무심코 그대로 행하였다.왼쪽으로 반 걸음을 움직이자 눈 앞의 봉묘는 온데 간데 없어지고 그 자리에 하늘을 찌를 듯이 웅장하게 잘 지어진 높은 구층(九層)의 목탑(木塔)이 나타났다.

Author

Lv.15 한님  최고관리자
25,150 (85.4%)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19 시팔예수 사기지래(질에) 가로수 2007.08.04 6196
318 나 어린시절! 댓글+1 가로수 2007.07.18 6334
317 K, 다른 책을 읽는 것이 무섭다는 너에게 댓글+1 항하水 2007.02.04 6197
316 <소설> 雷聲霹靂 - 玖拾壹 태동 七 댓글+1 꽹과리 2006.12.09 6151
315 [단편]두가지 동화 댓글+2 회색영혼 2006.12.07 6760
314 <소설> 雷聲霹靂 - 玖拾 구사일생 八 댓글+1 꽹과리 2006.10.26 5753
313 <소설> 雷聲霹靂 - 捌拾玖 태동 六 꽹과리 2006.10.04 4850
312 <소설> 雷聲霹靂 - 捌拾捌 구사일생 七 댓글+1 꽹과리 2006.08.10 5622
311 <소설> 雷聲霹靂 - 捌拾柒 태동 五 댓글+1 꽹과리 2006.08.10 6007
310 알에서 깨어난 예수 [2편] 한얼 2006.07.29 4900
309 <소설> 雷聲霹靂 - 捌拾陸 구사일생 六 댓글+3 꽹과리 2006.07.05 9699
308 알에서 께어난 예수. [1] 댓글+7 한얼 2006.07.26 21135
307 [펌] 대단한 반전이 있는 초딩소설 댓글+1 쯧쯧쯧 2006.07.18 6189
306 <소설> 雷聲霹靂 - 捌拾伍 태동 四 꽹과리 2006.06.27 5141
305 <소설> 雷聲霹靂 - 捌拾肆 구사일생 五 꽹과리 2006.06.23 5073
304 (공포단편)메리크리마스 댓글+1 회색영혼 2006.06.21 6301
303 <소설> 雷聲霹靂 - 捌拾參 태동 三 댓글+2 꽹과리 2006.06.18 6980
302 <소설> 雷聲霹靂 - 捌拾貳 구사일생 四 꽹과리 2006.06.16 5353
301 <소설> 雷聲霹靂 - 捌拾壹 태동 二 꽹과리 2006.05.20 5152
300 어느 기독교인의 일기 외전 신비인 2006.05.19 5508
Category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State
  • 현재 접속자 182 명
  • 오늘 방문자 4,440 명
  • 어제 방문자 6,870 명
  • 최대 방문자 7,815 명
  • 전체 방문자 1,770,181 명
  • 전체 게시물 14,418 개
  • 전체 댓글수 38,023 개
  • 전체 회원수 1,676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