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렘소녀

bm.gif ar.gif


좋은글들 주로 자작시, 자작소설, 자작수필 등을 올려 주세요. 저작권이 있는 자료는 자제해 주시길 바랍니다.

세일렘소녀

graysoul 0 2,664 2005.01.28 23:43



나의 하나님.
저는 정말로 죄가 많은 사람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가족들이 모여앉아 성서를 읽을때,
남몰래 저는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어린시절 냇가를 건너는 나를 붙잡아주던 사람,
내게 사랑이라는 말을 가르쳐준 사람,
내 가슴속 깊숙히 비밀로 묻어둔 그사람을
당신보다 더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나의 하나님.
저는 정말로 죄가 많은 사람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옆집 소녀가 입은 화려한 드레스의 레이스자락을
못내 시샘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고,
욕심을 버리지 못해 몇번이나 그 앞에서 서성거렸습니다.
울고 있는 동생의 뺨을 꼬집기도 했고,
성경읽기보다 밖으로 나가 꽃을 꺽는 일을 더 좋아했으니까요.


나의 하나님.
저들에게 부디 말해주세요.
나는 죄많은 사람일지 모르나 그들의 딸이자 누이였다구요.
제발, 저들이  제게 하는 모욕은 오직 저에게만 향하게 해주세요.
저 아이들, 저 철없는 아이들이 지금도 저를 낳은 어머니께
마녀를 낳은 여인이라 돌을 던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제 집을 지나갈때마다 마녀의 집이라고 부르지 않게 해주세요.
그들이 그래도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제 가족을 비난하지 않고 그저 딸을 잃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게 해주세요.


나의 하나님.
저는 지금 태어난 그대로 실오라기하나없는 몸으로 길을 가고 있습니다.
당신이 공의의 하나님이라면, 제게 마지막 용기를 주세요.
나를 고발한 고발자들과 목사와 판사들앞에 서 있습니다.
그들에게 말해주세요.
이세상의 법정은 언제나 그들의 것이지만,
시대의 법정앞에 섰을때, 나는 당당히 그들앞에 서서 나자신을 변호할 것이고,
나의 순결함이 밝혀지리라는 것을.


나의 하나님, 당신은 저들의 하나님이 아닙니다.
질투하는 분도, 분노하는 분도, 사랑하는 분도 아닙니다.

===============================================================


"나는 내 영혼의 아버지앞에 서서, 나의 무죄함을 밝혀내겠다."
-17세기 미국 세일렘지방에서 마녀로 처형당한 한 소녀의 묘비문에서.

당신의 영혼이 이제 고이 잠들기를 바라겠습니다.


세일렘 사건 요약
초기 정착민들은 자신들의 일상사를 신과 사탄의 싸움과 동일시했다.
지상에서 신의 왕국을 건설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생각했으며,
자신들을 신의 사역자들로까지 생각했다.
심지어 교회 문앞에서 뱀을 때려죽인 일을 사탄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라며
축하한 일도 있을 정도였다.

농촌중심의 엄격한 교리중심의 청교도주의 정신은 일련의 상인집단에 의해 흔들리기 시작한다.
또한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면서 교리의 획일성과 엄격함에 대한 회의가 고개를 들고 있었다.
그러한 17세기, 세일렘에서는 마녀사냥이 시작되었다.

그당시에는 카드놀이나 그밖의 다른 어떤 놀이는 도박을 생각나게 한다는 이유로 금지되었다.
아이들은 겨울이 되면 집안에 틀어박혀서 부모님과 성경을 읽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오락이었다.
그런 환경이 아이들의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사건의 가해자들이었고, 또 피해자의 대다수였던 16세가량의 소녀들.
그녀들의 연령대가 사춘기였던 점, 그리고 주변환경을 미루어보아
정신적으로 상당히 불안한 상태였다.
당시에는 성경에 있었던 일들이 모두 실제 사건으로 믿어졌는데,
어느 노예가 들려준 이국적인 이야기를 들은 소녀들이 히스테리한 반응을 보인다.
마녀가 주술을 걸어 자신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다.

그후 그 소녀들은 차례로 이웃의 또래 소녀들을 지목했고,
그것이 거대한 마녀사냥의 시발점이 되었다.
이 소녀들의 지목에 의해 숱한 사람들이 화형대와 교수대에서
목숨을 잃었다.대다수는 역시 여성들, 어린 소녀들로
그들은 채 꽃도 피기전에 사형장의 이슬로 스러져야만했다.

이사건의 주요한 특징은 목사나 판사와 같은 당시 상류계층이
적극적으로 이 사건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미국전역에 충격을 던져주었고,
결국 청교도사회내에서도 회의가 일어나게 된다.


Author

Lv.1 회색영혼  골드
410 (41%)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39 [적그리스도] 막가파목사 제6화- "옥중기(獄中記)" 댓글+2 (ㅡ.ㅡ) 2005.02.06 3439
138 [적그리스도] 막가파목사 제5화- "강아지 동상 파괴 특공작전" II (ㅡ.ㅡ) 2005.02.06 2699
137 [적그리스도] 막가파목사 제4화--"강아지 동상 파괴 특공 작전" I 댓글+2 (ㅡ.ㅡ) 2005.02.06 3371
136 [적그리스도] 막가파목사 제3화 - "풋과일 목사가 먼저 먹는다!" (ㅡ.ㅡ) 2005.02.06 2684
135 [적그리스도] 막가파목사 제2화- "김노인 개종시키기" (ㅡ.ㅡ) 2005.02.06 3162
134 [적그리스도] 막가파목사 제1화-"프롤로그" (ㅡ.ㅡ) 2005.02.06 2937
열람중 세일렘소녀 graysoul 2005.01.28 2665
132 타로 카페 이벤트에 내 놓은 자작소설-_-;; 댓글+2 세일러문 2005.01.27 3175
131 나의 책제목은 기독잡변 자방 2005.01.26 2599
130 어느 토인의 노래(자작시) 댓글+2 graysoul 2005.01.22 3340
129 수정 13 댓글+5 인드라 2005.01.20 5140
128 수정 12 인드라 2005.01.20 2878
127 수정 11 인드라 2005.01.20 2729
126 기독교인의 자기합리주의 1편 신을부정한다 2005.01.19 2900
125 <소설> 雷聲霹靂 - 貳 뇌신 인드라 꽹과리 2005.01.18 2570
124 잠재력 댓글+2 Randomist 2005.01.13 3481
123 <소설>雷聲霹靂 - 壹 개독교 댓글+3 꽹과리 2005.01.03 3695
122 <소설> 수정10 인드라 2004.12.29 2446
121 <소설> 수정9 인드라 2004.12.29 2627
120 <소설> 수정8 인드라 2004.12.29 2558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108 명
  • 오늘 방문자 2,205 명
  • 어제 방문자 5,343 명
  • 최대 방문자 5,411 명
  • 전체 방문자 1,587,050 명
  • 전체 게시물 14,416 개
  • 전체 댓글수 38,042 개
  • 전체 회원수 1,668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