雷聲霹靂 - 玖拾 구사일생 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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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雷聲霹靂 - 玖拾 구사일생 八

꽹과리 1 5,120 2006.10.26 21:42
"그렇게 말고 손목을 조금 더 비트십시오. 이렇게요."
"이렇게?"
"네네 잘하셨습니다."
 
 
거래이는 반 백치가 된 주주삼에게 기초적인 호신술(護身術)을 가르치고 있었다. 기억을 잃어 과거의 무공을 잃은 주주삼이지만 영성(靈性)은 남아있어 거래이가 가르쳐주는 호신술을 쉽게 이해하고 빠른속도로 배워가고 있었다.
 
지금 거래이가 가르치는 것은 권법(拳法)으로 주주삼을 위하여 거래이가 소일거리 삼아서 창안한 오형권(烏形拳)이었다. 주주삼은 이미 앞서서 거래이가 가르친 환제국의 기초권법들을 솜이 물을 흡수하듯이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거래이가 걱정하는 것이있으니 바로 내공의 부재였다. 
 
복부에 흉터를 보아 상처를 입을 때 단전이 파괴된 것처럼 보였다. 그 동안 거래이와 구로우가 머리를 맞대고 갖은 수를 다 생각해봤지만 이미 파괴된 단전에 내공을 불어넣을 방법이 없었다. 아니 파괴된 단전의 복구 자체가 불가능 하였다.
 
 
"오늘 쯤 본국에서 회답이 오려나?"
 
 
묵천아 아거성 구로우는 갈매기만 날고있는 푸른 하늘만 바라보았다. 
 
 
"역시 그 방법밖에 없단 말인가?"
 
 
구로우는 주주삼에 대해서 생각해낸 것이 주주삼의 신체에 마법을 접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너무 위험한 방법이라서 계속 고민을 되풀이 하고 있는 상태였다.
 
자신이 있는 해역에 있는 대륙의 사람들은 무공을 모른다. 다만 오래전부터 마법이라는 것이 생겨났다. 마법은 만대륙을 거쳐 환대륙에까지 전파되었다. 환대륙 무림인들이 서역마공(西域魔功)이라 부르며 주로 마교(魔敎)나 개독관련 문파들이 주로 사용하였다. 무림인이 마법을 배울려면 한가지 조건이있었다. 무공을 배우지 않고  처음부터 순수하게 마법만을 접해야 하는 것이다. 만일 무림인이 마법을 배우려면 무공의 경지가 반박귀진(返撲歸眞)에 들어야 제약없이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건 무림인들의 신체가 무공에 특화되었기 때문인데 만일 무림인이 반박귀진에 도달하지 않고 욕심내 마법을 배운다면 마나와 기의 충돌로 인하여 육신이 이를 제어하지 못해 풍선처럼 터져버리는 것이다. 환제국에 마교가 전래된지 오래 되어 특화까지 되었지만 여전히 무림인들은 마법을 기피하고 있었다. 
 
 마법이 전래된 이후로 환제국 무림엔 묘한 풍속이 생겼는데 무공을 포기하고 처음부터 마법을 배운사람은 아무리 마법으로 대성하여도 무림인들은 경멸하였다. 반대로 반박귀진을 이루어 무공과 마법을 다 이룬 사람은 경외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지금 구로우가 고심하는 것도 이 부분이었다. 분명 과거 주주삼의 내공은  반박귀진을 넘어선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은 내공을 다 잊어버리고 반박귀진도 풀려버린 마당에 마법을 배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주주삼의 신체는 무공만 잃었지 실상은 무공에 특화된 상태 그대로이기 때문이었다.
 
 
"음 분명 기와 마나가 충돌 할터인데."
 
 
구로우가 고심하고 있을 때 기다리고 기다리던 본국의 답신이 날아왔다. 그런데 전서조(傳書鳥)가 바뀌었다.
 
 
"총장님의 애조는 분명 삼족오인데"
 
 
연합총장 일언이 전서용으로 사용하는 전서조는 삼족오였다. 그런데 지금 눈 앞에 흥방총장의 표식을 단 전서조는 삼족오가 아니었다. 백색의 소조(小鳥)였다. 구로우는 약간 이상하게 여겼지만 삼족오는 어떤 종류의 새로도 변신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생각나자 그리 개의치 않고 전서조의 다리에 묶인 서신을 받아들자 백색의 소형 전서조는 빠른 속도로 저멀리 사라져갔다. 
 
 
"뭐야? 답신도 잘지 않았는데......" 
 
 
펼쳐 든 서신에는 주주삼에게 마법 시술을 허락하는 내용 뿐이었다.
 
 
"위험하다는 것을 그 만큼 설명 하였는데. 마법 시술을 하고 곁에 두어 명령이 있을 때까지 보호하라고?"
 
 
마법 시술이란 주주삼의 몸에 특별한 마법을 걸어서 마나를 배울 수 있게 마나의 길로 만들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주주삼이 아무리 내공을 잃었지만 주주삼은 어디까지나 무공에 특화된 신체였다. 즉 기의 통로가 발달되었다는 뜻이다. 여기에 이미 개척된 기의 이동통로에 마나를 보낸다는 것인데. 단전을 거점으로 한 기의 통로와 염통(念桶)을 거점으로 한 마나의 통로는 엄연히 구조 자체 부터가 다르다. 아무리 이것을 특별한 마법으로 시술한다 하여도 불가능한 것이었다. 
 
구로우가 마법서찰로 일언에에게 주주삼에 대한 사연을 물으며 여러 불가능한 이론을 몇가지 설명한 것인데 마법 시술을 행하라고 명령이 떨어진 것이었다.
 
거래이와 구로우는 고심하다가 명령에 따르기로 하였다. 
 
 
 
★  ★  ★
 
 
 
갑작스런 급습에 정신을 잃은 마린다가 깨어났을 때에는 한 치도 안보이는 캄캄한 공간에 결박당한채로 감금된 상태였다. 특유의 나무향으로 보아 아마도 목굴(木穴)속에 갇힌 듯 싶었다. 게다가 어떻게 결박되었는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한참을 끙끙대고 있을 때 별안간 눈앞이 밝아졌다.
 
 
"아......"
 
 
겨우겨우 빛에 적응된 상태에서 정면을 응시하니 넓은 공간이 보였다. 그리고 겨우 목을 움직여 자신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이 이런......"
 
 
마린다는 두 팔이 묶인 후 나무에 동화되어 있었다. 간신히 머리만 인간의 모습으로 남은 상태였다. 순간 입까지 욕지기가 올라왔지만 참고 정면을 다시 응시하였다. 공터같은 공간에 각양각색의 수많은 요정족들이 바쁘게 오가고 있었는데 공터 한가운데에 눈에 익은 물체가 놓여있었다. 바로 자신이 찾고자 한 비행선(Air Ship)이었다. 곤돌라를 비롯하여 기낭까지 파손된 곳의 수리는 끝난 상태였지만 기낭은 축 늘어져 뼈대를 보이고 있었다.
 
잠시후 마린다는 다시 들려져 비행선 앞으로 이동되었다. 비행선의 측면에 거의 희미해진 '알펜'이라는 글씨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비행선의 문이 '삐걱' 열리며 여러 요정들이 나타났다.
 
과거 만 년전 대마법사장 톨킨에게 생체실험을 당한 제뉴인 엘프 세 명이 걸어 나오고 제뉴인 엘프 보다도 더 개체수가 적은 오리지날 엘프가 한 명 있었다. 크기가 손바닥 만한 오리지날 엘프는 비슷 한 크기에 곤충 날개의 요정족인 열 명의 스프라이트들이 줄을 잡아 날고있는 특별히 제작된 호화로운 옥좌에 기대어 있었다. 제뉴인 엘프에 비해 이 오리지날 엘프는 불멸의 존재가 아니다. 톨킨의 압도적인 마력으로 인하여 추락하기 이전 엘프들은 오딘에 의하여 일천 년의 수명을 허가 받았다. 하지만 오리지날 엘프는 만 년의 시간 동안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 마린다가 보기에도 거의 빛을 잃어 쇠약한 모습이었다.  
 
오리지날 엘프의 옥좌는 마린다의 얼굴로부터 한 뺨 가량의 거리에서 멈추었다. 그리고 오리지날 엘프는 주위의 제뉴인 엘프에게 물었다. 듣기 거북한 쇳소리가 울려퍼졌다.
 
 
"이 녀석 인가?"
 
"옛 파파" 
 
 
아마도 마린다 눈앞의 오리지날 엘프가 엘프들의 수장인 모양이었다. 오리지날 엘프는 울창한 밀림 사이로 난 하늘을 한 번 올려보았다.
 
 
"클클클 이제 우리 엘프 일족 만 년의 한이 풀리려나." 
 
 
오리지날 엘프는 다시 마린다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만 년을 기다렸건만 하루를 기다리기 힘들구나. 가자"
 
 
혼자말로 말한 오리지날 엘프는 스프라이트들이 이끄는 옥좌에 앉아 숲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고 마린다에게 제법 늘씬한 녹발의 여성이 다가왔다. 그린 엘프 치고는 좀 이상하고 인간이라보기에도 뭔가 틀렸다. 엘프에 비해 키도 조금 작고 나뭇잎으로 만든 옷을 입은 여성은 옆의 제뉴인 엘프를 보며 말하였다.
 
 
"일이 끝나고 이 인간은 제가 가져도 되겠죠? 호텔스님"
 
 
그러자 호텔스라는 이름의 미끈한 몸매에 날카로운 눈매의 금발 제뉴인 엘프가 말하였다.
 
 
"하하하 얼마든지요. 비에리님 협조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일이 끝나면 우린 더이상 프라하에 없을테니까요."
 
 
둘의 대화를 듣는 마린다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자신이 마치 무슨 물건인양 멋대로 해라 마라 하다니 뭐라고 욕을 한마디 내뱉고 싶었으나 입조차 움직여지지 않었다. 그 때 제뉴인 엘프 하나가 자신에게로 다가왔다.
 
 
"비에리님 이제 이녀석의 결박을 풀어주시죠. 저희들이 알아서 하겠습니다."
 
 
비에리라는, 그린 엘프를 닮은 여성의 정체는 하마드라이어드(Hamadryad)였다. 원래 드라이어드 들은 남주 곤도왜너 랜드에 속한 무리였다. 하지만 포레스트 프라하의 특성상 일부가 오래전에 이동하여 살고 있었다.
 
드라이어드들은 남성체가 없이 모두가 여성체들로 나무가 특별히 영기를 띈곳에 나무가 자라면 나무의 생성과 함께 드라이어드도 태어나 나무에 살며 나무와 운명을 같이한다.
외견상으로는 작은 몸집과 녹색 머리를 가진 미녀들이다. 그녀들은 전형적인 곤도왜너의 요정족으로, 자신들의 숲에서는 상당한 마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기보다는 훨씬 위험한 존재들이다.

예를 들면 나뭇꾼이 드라이어드들이 사는 숲의 나무를 베어가려고 하면 나름대로 상당한 각오가 필요하다. 그녀들의 기분을 비위 맞추지 못하면 그녀들은 인간을 나무에 동화시켜버린다. 산에서 나무를 할 때 나무가 피를 흘린다면 그 것은 인간이 변한 나무라고 의심을 해야하며 자신도 같은 꼴이 되지 않으려면 얼른 도망가야한다. 가끔은 그녀들이 뭔가를 부탁을 해오는 경우도 있다. 주로 숲에는 없는 의상등을 요구하는데 그 부탁을 들어주면 나름대로 사례를 하기도 한다.

드라이어드는 여성체인데다 나무가 죽지 않는 한은 불멸의 존재들이라 오랜 세월을 살아간다. 그로인한 적적함을 때로는 숲을 지나는 잘생긴 인간의 남성을 납치하여 짝이나 노리개로 데리고 살기도 한다. 드라이어드에게 잡힌 남성은 늙어 노인이 될 때까지 잡혀 있어야 한다. 
 
드라이어드는 자신의 나무 나아가서는 숲에 속한 모든 생물을 부하로 두는데 특히 그 중에 벌들은 드라이어드의 충직한 심부름꾼이다.

드라이어드들에게는 두 가지 약점이 있다. 하나는 자신의 나무가 말라 버리거나 베어 넘어졌을 때 그녀들도 죽는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는 자신의 나무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버리면 역시 마력과 목숨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이다. 누군가 드라이어드의 나무를 베려한다면 상대가 약한자이면 드라이어는 가차없이 응징해버리며 드라이어드 보다 강한 상대이면 그 앞에 나타나 애처롭게 애원한다. 그 마저도 통하지 않으면 죽기살기로 싸운다.

지금 마린다를 나무에 동화시킨 드라이어드는 마린다를 상당히 맘에 들어 하였다. 아마도 마린다는 노인이 되어서야 풀려나리라. 드라이어드가 마린다를 향해 '후' 불자 마린다와 동화되었던 나무가 점차 희미해지더니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속박에서 풀리는 마린다를 보며 호텔스라는 제뉴인 엘프가 급히 엘븐소드를 빼어들어 마린다의 목에다 대었다. 뽑는 것도 보이지 않는 것이 쾌검(快劍)으로 보아 상당히 검술에 조예가 있어보였다. 
 
 
"경거망동하지마라 인간!"
 
'빠 빠르다.'
 
"호호호"
 
 
드라이어드가 웃으면서 호텔스의 곁으로 다가왔다.
 
 
"호텔스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인간의 체내에는 제가 씨를 심었기에 함부러 날뛴다면 나무가 되어 버릴 것입니다."
 
 
마린다는 분노를 억누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손가락 뼈가 마구 소리를 내었다. 마린다는 엘프들에 이끌려 비행선의 곤돌라 내부로 향했는데 요정족들이 임의대로 말끔하게 새단장 한 상태였다. 기존의 감옥은 사라지고 내부가 모두 하나로 되어있었다. 그리고 곤돌라가 기존 보다 좀 더 커진 상태였고......
 
 
"추락 당시 부숴 진 것을 모두 고쳐 놓았다." 
 
"엘프들이 이것을 왜 고쳐?"
 
 
호텔스의 말에 마린다가 반문을 하는 순간 호텔스가 마린다의 안면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빠악"
 
 
순간 마린다는 턱이 돌아가며 뒤로 벌렁 날려가듯이 쓰러졌다. 입가의 피를 닦으며 마린다가 일어섰다.
 
 
"주먹이 상당히 매운데"
 
"반문하지 마라 인간. 너는 답변 할 권리만이 있다. 이제 네가 할 일은 우리에게 이 에어쉽의 이론과 조종법을 가르치면 된다. 우린 네가 햄릿에서 나와 이리로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뜻 밖이었다. 레인저 엘브를 그토록 오래 따돌리다니 하지만 네가 들어간 나무구멍은 바로 비에리님의 나무였다."
 
"인간보다 고귀한 엘프께서 왜 인간이 만든 문물에 왜이리 관심이 많으실까?
 
 
마린다의 비아낭에 돌아오는 것은 호텔스의 매서운 주먹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리 에상하고 맞은 지라 뒤로 쓰러지지는 않았다.
 
 
"아우 내가 너무 고귀한 엘프의 자존심을 건들었나?"
 
 
호텔스는 얼굴에 핏대가 올라 다시 마린다를 향해 주먹을 휘둘었지만 마린나는 가볍게 몸을 틀어서 피해 버렸다. 하지만 그 순간 마린다의 몸이 굳어지기 시작하엿다. 아니 목화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다시 날아온 호텔스의 매서운 주먹이 마린다의 안면에 작렬(炸裂)하였다. 마린다는 목화가 풀리며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쿨럭 쿨럭 카악 퉤!"
 
 
선혈을 한 모금 뱉어내자 어금니 두 개가 딸려 나왔다. 그리고 다시 일어서며 제뉴인 엘프 호텔스를 직시하였다.
 
 
"크크크 나약한 인간 하나 제대로 때리지 못하여 드러이어드가 잡아줘야 때리나?"
 
 
비아낭 대는 마린다를 보며 호텔스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곁의 우든 엘프에게 마린다를 엘프 감옥에 가두라고 명령하고 비행선 밖으로 나가버렸다. 마린다는 결박되어 숲속의 엘프 감옥으로 옮겨졌는데 엘프 감옥 이라는 것이 거대한 고목아래 위치한 어두운 공동(空洞)이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 그자체였다. 한 번 갇혀버리면 일 이백년은 썩어야 나갈 수 있는 곳이었다. 뭐 엘프의 수명이 인간의 열 배 임을 비교해보아도 여기에 갇히는 것은 꽤 중벌이었다.
 
마린다가 유일한 출입구인 나무 꼭대기에서 나무 속을 타고 아래로 떨어진 곳은 물이있는 곳이라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다. 그것은 물이 아니라 끈적거리는 것이 고목의 수액 같았다. 그리고 작은 기침 소리와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 마린다를 향해 소리쳤다.
 
 
"래쏿 랭쾡닯빨밻빨 땇 래텮웙 큛큩톋윞쏿"
 
 
마린다가 듣기에 생소한 언어였다. 
 
 
'엘프어인가?'
 
"인간어 할 줄 몰라요?"
 
 
그러자 어둠속에서 수군대는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누군가가 다시 마린다를 향해 말하였다.
 
 
"링가미 엘프 간녹에 루스 보루링가?"
 
"뭐라고요?"
 
"링가미 엘프 간녹에 루스 보루리링라므고"
 
 
인간의 언어같은데 유창하지 않은데다 엘프의 발음이 많이 섞여서 알아듣기 힘들었다. 
 
 
"인간어 할 줄 아세요?"
 
"쩌근 란다."
 
"네 뭐라고요?"
 
"쩌건 란드라고"
 
 
더 물으려다 아예 포기 해버렸다. 수액 박으로 걸어나와 벽면을 더듬어 기대었다. 그런데 마린다의 안면으로 주먹 하나가 날아들었다.
 
 
"빠악"
 
 
순간적으로 방심하다가 안면을 허용한 마린다였다. 그리고 다시 공격이 이어져 마린다의 복부에 묵직한 충격이 이어졌다. 복부를 감싸며 움츠리자 수많은 발길질이 시작되었다.
 
 
 
★  ★  ★
 
 
 
사모라 왕국의 수도 헥텐푸텐
 
차츰 지원되는 빌봇동맹의 물량공세에 전세는 어느 듯 평행을 이루는 것처럼 보였으나 일콘느 성이 함락되자 전세는 한 순간에 기울기 시작하였고, 귀족파의 대두 허바 제론 공작이 패하고 도주하였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빌봇 동맹의 사기는 빠른 속도로 땅에 쳐박히기 시작하였다. 애초 부터 디바인 동맹의 물량공세와 교제 죠세푸스의 명령 하나에 신념의 광끼로 뭉친 디바인 동맹을 이기기는 힘들었다.
 
전세가 기울기 시작하자 빌봇 동맹국가들은 재빨리 사모라 왕국에서 병력을 철수시켯으며, 현재 사모라 왕국은 수도 헥텐푸텐만을 남겨두고 처절한 저항을 하고 있었다. 자탱 국왕은 오랜 세월 조상이 지켜온 국토를 자신의 대에서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인하여 벌어진 일이라 자책하며 매일 술에 쩔어있었다.
 
그나마 수도에는 국왕친위대(國王親衛隊)와 왕실기사단(王室騎士團) 그리고 수도경비대(首都警備隊), 또 급히 사모라 왕국의 특수부대인 흑사자전대(黑獅子戰隊)나 사모라 왕국의 대표적인 용병집단인 불사조용병단(不死鳥傭兵團)과 녹록용병단(綠鹿傭兵團) 까지 합류한 상태였다. 이들은 이미 전세는 기울었지만 마지막 목숨을 조국과 함께 불사르기로 결심하고 헥텐푸텐 에서 결사항전 중이었다. 이 것이 가능 한 이유는 한 사나이의 힘이었다.
 
칸(Khan)
 
과거 특수부대 흑사자전대에서 발군의 실력으로 왕실기사단장으로 임명 되었던 자였다. 하지만 그는 실력에 비해 기사의 예법이라든가 복장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자였다. 웃통을 벗은 근육질의 복장으로 있기를 즐겼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가 주무기에 있었는데 지금되는 도검류나 창 종류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미개인들이나 사용하는 무기로 인식된 철조(클로 : Claw)를 즐겨 사용하였다. 이런 칸의 행실로 인하여 부하장수들이나 다른 동료 장수들로 부터 항상 외면을 받아왔으나 그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국왕친위대장 마린다 레베로 백작만이 그의 실력을 높이사 항상 가까이 지냈지만 마린다가 있으므로 칸의 실력은 만년 이인자에 불과 하였다. 그런 그가 전시에 두각을 나타내어 사분오열된 병력을 하나로 모아 총지휘하고 있었다. 처음은 동료나 부하 장수의 반발도 있었지만 칸은 그 자리서 냉정하게 참수해버렸다. 그 와중 일부 장수들 사이에서 칸을 제거하려는 음모도 진행 되었지만 모두 칸에게 사전에 발각되어 그 들 모두 칸이 실력으로 눌러 직접 참수해버렸다. 그렇게 칸은 흐트러진 군율을 바로잡고 전 병력에 독기를 심어넣었다. 이러한 칸의 노력으로 헥텐푸텐은 현재 겨우겨우 하루를 버텨가고 있는 실정이었다. 
 
한편 엄청나게 쏟아부은 병력과 물량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함락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헥텐푸텐을 보면서 디바인 연맹 총사령관 우리아르는 지휘관 막사에서 두 주먹으로 탁자를 내려쳤다. 무지막지한 힘에 탁자는 바스라져 내렸다. 
 
 
"이게 말이 되냐고? 에울! 도대체 헥텐푸텐은 분열직전이고 자탱왕은 폐인이 되었다면서 이게 어찌된 일인가?"
 
 
우리아르는 부관 에울에게 역정을 내며 물었다.
 
 
"그것이 계획대로 일부 매수한 적장들과 이야기는 잘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뭐라고 말을 해!"
 
"그것이 말입니다. 로얄 나이츠(왕실기사단)의 수장이 우리측에 매수된 장수들을 모두 참수하였다고 합니다."
 
"로얄 나이츠의 수장이 누구더냐?" 
 
"우리측에서 심어놓은 스파이들의 보고에 따르면 로얄 나이츠의 수장은 칸이라는 자로 과거 특수부대 출신의 실력자라고 합니다."
 
"특수부대라고?"
 
"네 언제 결성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사모라 국의 비밀부대입니다. 모두 일기당천(一騎當千) 실력자로 구성되어 있다고만 하지 그들이 누구이며 어디에 있는지는 철저하게 비밀에 붙여져있습니다."
 
"그래 혹시 헥텐푸텐이 함락되지 읺는 이유가 흑사자전대 때문이 아니냐?"
 
"그런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틀의 시간을 줄터이니 스파이를 모두 풀어서 알아보도록"
 
"옛"
 
 
부관 에율이 나가고 우리아르는 막사에서 홀로 남아 무언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특수부대라 사모라 왕국에 아직 그런 병력이 남았단 말인가?"
 
 
 
 
칸이 간 밤의 치열했던 전투에 파괴된 성벽을 살펴보고 있던 중에 문득 왕성의 창을 통해 비둘기 한 마리가 들어갔다가 나가는 것을 발견하였다.
 
 
"까마귀도 아닌 비둘기란 말이지?"
 
 
칸의 두 눈이 빛났다. 비둘기가 드나 던 창이 있는 왕성의 룸은 자탱왕의 애첩 요올린 양의 침실이었다. 칸이 20셀로 가량의 네 가닥 서슬퍼런 칼날같은 철조를 양 손에 착용하고 요올린 양의 침실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서자 안에는 화장도 하지 않은 요염한 얼굴의 요올린 양이 막 찻잔을 드는 순간이었다. 요올린 양은 정안(正顔)을 하고 칸을 빤히 쳐다 보았다.
 
 
"마스터 칸께서는 노크도 모르시나요?"
 
 
날카로운 목소리로 묻는 요올린을 칸은 아예 무시하고 침실 내부를 주욱 살폈다. 그러다 돌련 요올린 양을 바라보았다. 요올린 양은 일 순 동공이 커졌다. 그리고 요올린 양의 귀밑머리에 맺혀 흐르는 땀방울을 바라보았다. 그와 동시에 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칸은 천천히 요올린 양 앞으로 다가갔고 탄지간에 칸의 철조가 커튼을 가르고 지나갔다. 커튼 뒤에는 전서구를 넣어둔 새장이 단 번에 동강나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새장 안의 전서구 두 마리 까지 포함하여 말이다. 동시에 요올린 양은 입고 있던 침의를 찢어 벗어던지고 알몸의 상태로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악 마스터 칸 이러시면 아니됩니다."
 
 
하지만 칸은 아랑곳 하지 않고 철조를 휘둘러 한 번에 침대를 갈라버렸다.
 
 
"크아악"
 
 
거친 사내의 비명소리가 들려오고 침대아래에서 철조에 할퀴어져 피범벅이된 사나이가 죽어있었다. 그러자 천장에서 같은 복장의 괴한이 뛰어내리며 칸을 향해 중검을 내려쳤다. 
 
 
"앵그리 타이거 클로"
 
"파강 카카카캉 깡 뗑그렁"
 
 
괴한의 중검은 칸의 철조에 동강동강 부러지며 괴한의 오른 손이 잘려나가고 팔은 네 가닥 세로로 쭈욱 갈라져 피범벅이 되었다.
 
 
"끄으윽"
 
 
고통에 신음하는 괴한을 바라보며 칸은 무신경하게 철조를 휘둘러 괴한을 죽여버렸다. 그리고 칸의 눈길은 벌거숭이로 벌벌 떨고있는 요올린 양을 바라보았다. 범수염에 광포(狂暴)한 성격의 우락부락한 칸을 바라보며 요올린은 극한 의 공포를 느끼며 뒷걸음치다 '쿵' 넘어졌다. 오줌까지 찔찔 지리며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는 요올인 양 바라보며 칸은 험악하고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철조의 날 끝을 요올린의 얼굴에 가져가 대었다. 그 때 맞춰서 요올린 양의 비명을 들은 왕실기사단이 들이닥쳤다.
 
 
"마스터 칸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왕실기사단에 두 명의 부단장 중 하나인 도들리 부단장이었다.
 
 
"왜 내가 요올린 양을 강제로 레이프라도 했을 것 같나?"
 
 
그때 요올린이 도들리 부단장을 바라보며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하려고 하자 칸은 망설임 없이 요올린 양을 안면을 걷어차 기절시켰다. 아직까지 도들리는 어찌된 영문인지를 몰랐다. 하지만 상관인 칸을 믿기에 칸이 설명 하도록 칸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 칸은 침실에 있는 두구의 시체를 가리키며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였다.
 
 
"이 년은 적국의 스파이임이 분명하니 잡아 가두어라. 그리고 인정사정 가리지 말고 고문하여 스파이 명단을 토해내게 하라!"
 
 
왕실기사들은 요올린 양을 들쳐메고 어디론가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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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The Khan 2006.11.14 09:30
어잌후~ 처음부터 꽤 길게 출연을...ㅎㅎㅎ ㄳ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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