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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雷聲霹靂 - 捌拾伍 태동 四

꽹과리 0 2,988 2006.06.27 00:00
통천무성(通天武城) 개파대전(開派大殿).
 
반기독교 개독박멸의 중심 반기련 다물흥방회에서 뜻을 같이하는 수많은 문파들을 규합한 연천의 통천무성이 개파하니 연천은 우국충정(憂國衷情)의 호협(豪俠)들로 비견계종(比肩繼踵) 인산인해(人山人海)를 방불케하니 실로 장관이었다.
 
장엄(莊嚴)한 분위기속에 천중(天中) 이르는 장대(張大)한 제단(祭壇)을 쌓았다. 겨우 사람들에게 그 모습을 들어낸 다물흥방회(多勿興邦會)의 연합총장(聯合總長) 무위진선(無爲眞仙) 일언(壹言:한 마디)이 강신례를(降神禮) 행하고 배달천존 문비가 축문(祝文)을 낭독하여 역대 환인을 비롯하여 천지신명(天地神明)과 조상(祖上)께 예를 다해 제를 지내 개독박멸의 의의(意義)를 다짐하니 모두가 비잠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였다. 개독박멸(狗毒撲滅)의 삼창을 끝으로 통천무성의 개파대전은 끝을 맺었다. 
 
그러나 이 날 다흥회 역사상 치욕으로 남을 더러운 음모가 진행되어 통천무성이 한 낮 모래성으로 사그라질 줄 누가 알았으랴......
 
다흥회의 수뇌들만 따로 모여 개파대전을 기념하는 만찬회(晩餐會)를 가졌다. 이 때 배달천존의 입가엔 사악한 미소가 걸려다가 사라졌지만 다물총장(多勿總長) 천회기협(天悔奇俠) 대원일(大圓壹)을 제외하곤 누구도 보지 못하였다.
 
모두 기립한 상태에서 주당천존(酒黨天尊) 팔팔거사(捌捌巨士) 광오(炚娛)가 만찬회에서 술이 가득 담긴 주배(酒杯)를 높이 들며 ‘개독’이라고 선창하자 나머지 수뇌들이 일제히 ‘박멸’이라 외치고 잔을 비웠다. 그리고 모두 착석하여 화기애애(和氣靄靄)한 만찬이 시작되었다.
 
만찬이 끝날 무렵 주당천존 광오와 흥방총장(興邦總長) 조화도공(造化陶工) 옹기(甕器)가 따로 조용히 만찬회장을 벗어났고, 자연스레 대원일이 합류하였다. 그들은 통천무성의 회의장(會議場)에 모였고 배달천존 문비가 주당천존 광오에게 언성을 높여 말하고 있었다.
 
 
"때론 냉정해지셔야 합니다. 광오형님 그 인물들은 하루빨리 제거해야 다흥회가 제대로 섭니다."
 
"음"
 
 
갈등에 싸인 얼굴의 광오는 문비의 요구에 수락하지 못한 채 신음성을 내었다.
 
 
"동포를 비롯하여 몇 명은 반드시 제거해야만 합니다. 수락하시지 않으면 나름대로 일을 진행 하겠습니다."
 
 
이에 대원일은 무심한 표정을 한 채 문비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거 빨리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큰일나겠군’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開陳)한 문비는 일어나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조화도공 옹기는 옆의 대원일을 한 번 힐끗보고는 바로 문비의 뒤를 따라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그러자 광오는 독한 팔팔연초를 빼어물고 삼매진화로 불을 붙여 깊이 흡입하고 내쉬었다. 여기서 대원일도 광오를 한 번 보고는 대원일 역시 나가버렸다.
 
대원일은 통천무성의 종탑 위에 홀로서서 통천무성을 굽어보며 심호흡을 하였다. 시원하고 청량(淸亮)한 밤 공기가 폐속 가득히 들어왔다가 다시 빠져 나갔다. 답답한 느낌이 조금은 나아진 기분이었다. 그 때 옆에 다가오는 친숙한 기척을 느꼈다. 멀리서 홀로 종탑에 서있는 대원일을 발견하고 경신공부(輕身功夫)로 다가온 뇌신 인드라였다.
 
 
"여기서 무엇을 그리 고민하십니까?"
 
"뇌신형님"
 
"아니 우리사이에 무슨 형님..."
 
"좀 전에 문비가 동포형님을 치내자고 광오형님에게 강력히 어필핟더라고요. 아무래도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 할 것같습니다."
 
"역시 문비는 마각을 들어내는 것인가?"
 
"아마도 오늘 중으로 셋은 작당하여 저를 직위해제 할 것입니다."
 
 
이 때 대원일에게 있어서 친숙한 기척이 하나 더 가다왔다. 용영지구건으로 특파되었다가 개파대전 때문에 급히 돌아온 무진성 취개였다.
 
 
"원일아"
 
"네?"
 
"이따 광오형님께서 널 부르실 것이다."
 
"네"
 
"그럼 너를 다물총장의 위치에서 내릴려고 할 것이다. 겸허히 받아들여라"
 
 
그러자 대원일은 관심없고 당연하다는 말투로 그냥 근성으로 대답하였다.
 
 
"네"
 
"그렇게 대답하면 안돼 형님들이 적어도 다흥회와 너를 위해서 심사숙고(深思熟考)해서 내린 결론이니 너도 적어도 숙연하게 대답해야지."
 
 
취개의 말대로 회의장에 광오가 대원일을 불러드렸고, 동철선민 문비, 뇌신 인드라, 흥방총장 옹기가 참관하고 있었다. 모두 무거운 침묵을 지킬 때, 광오가 침묵을 깨뜨리고 대원일을 불렀다.
 
 
"대원일!"
 
"네"
 
"지금 이시간 부터 나의 재량과 독단으로 넌 제거다. 현재 네가 맡고있는 너의 모든 다흥회 권한을 정지한다."
 
 
이 때 인드라가 끼어들었다.
 
 
"대원일님의 직위를 해제하다니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러자 광오는 대원일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대원일! 너 비밀리에 러설(圄雪)과 손잡고 뇌옥으로만 있는 구안기를 복원할려고 하였지?"
 
"사실무근(事實無根)입니다."
 
"흥 다른 사람은 다 너를 믿을지 모르나 나는 절대 못밎는다 따라서 넌 제거다."
 
 
이 때 인드라가 다시 끼어들었다.
 
 
"본인이 사실무근이라고 하잖아요. 그동안 열심히 직무를 수행한 공도 있는데"
 
"나는 너를 잘보았다. 그런데 너는 나의 기대를 버버리고 경고를 무시하고 행동 한 이상 이제 나에게 기댈 생각하지 마라. 끝이다."
 
 
옹기가 인드라의 말을 무시하고 대원일을 향해 내 뱉은 말이었다. 그러자 여기에 문비가 끼어들었다.
 
 
"아 잠깐 너무 그저지 말고 우리 원일이 말을 한 번 들어보도록 합시다."
 
 
하지만 대원일은  사태를 미리 다꿰고 있었으므로 직위해제에 대해서 별 동요 따위는 없었다.
 
 
"저에게 무슨 말을 기대 하시는지요? 전 할말 없습니다."
"미안하다 너를 지켜 줄려고 했지만 불가항력이었다."
 

문비가 위로조로 말했지만 대원일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 때 옹기가 나섰다.

 
"운기를 해보면 알겠지만 만찬회에서 네가 마신 음료에는 딱 절반 분량의 아주 특별한 산공독이 들어있다. 해약은 나만 알고 아예 만들지 않았다."

여전히 대원일은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이 날 밤은 그렇게 흘러가고 새벽이 다가오자 모여들었던 통촌무성의 군웅들은 어느 덧 하나 둘 씩 돌아가고 연병장(練兵場)엔 적막(寂寞)만이 감돌았다. 고요한 연병장에 돌연 코끼리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뇌신 인드라의 애상(愛象) ‘아이라바타’ 세 쌍 길고 아름다운 상아(象牙)가 난 백상(白象)이다. 과거 인드라가 만대륙에서 수학할때 길들여 환제국으로 들여온 것이다. 처음 환제국에 데려올 때 황우(黃牛)만 하던 것이 이제는 제법 자라 체고가 일 장이나 되고 체장은 이 장이나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이라바타의 큰 특징은 날개가 있다는 것이다. 원래 정상적인 코끼리라면 날개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아이라바타는 분명 거대한 백색의 날개를 옆에 접고있다. 이건 아이라바타가 처음부터 날개달린 코끼리가 아니라 다흥회 오천존의 한 명인 자애천존(慈愛天尊) 역천활신(逆天活神) 동포(同胞)가 인드라에게 준 선물이었다. 인드라가 처음 황우만한 크기의 아이라바타를 동포에게 보여줬는데 그 때 동포는 연구용으로 구한 어린 백봉(白鳳)의 사체에서 날개를 떼어 아이라바타에 이식하였다. 그 후 아이라바타는 지금처럼 완전히 성장하였고, 이식된 백붕의 날개도 같이 자라나 지금은 완전히 아이라바타에 동화되어버렸다.       

"대원일님 이거 타시고 같이 가시죠 소유형님은 급히 밤에 떠나셨으니"
"네 알겠습니다. 그럼 한 몸 부탁드립니다."

인드라의 권유에 대원일은 주저하지 않고 어기충소로 도약하여 아이라바타의 등에 준비된 좌석에 착석하였다. 그 때 취개가 다가왔다.

"어이 인드라"
"아 취개형님'
"가는 길에 나좀 용영지구에 실어다주면 안된당가?"
"물론이죠 타세요 어짜피 지형적으로 내려가는 방향에 있으니 얼마든지요 타이소."
"고맙당께"

취개는 대원일과 달리 답허능공(踏虛凌空)으로 허공을 차고 부드럽게 비백상위로 날아 가볍게 착석하였다. 둘이 타자 인드라는 찰나간에 ‘번쩍’ 하고 대원일의 옆 자리에 착석하였다.

 
"가자'
 
 
그러자 아이라바타는 접고있던 날개를 활짝폈다. 그 길이가 좌우 합쳐 이십 장에 이르렀다. 덩치보다 날개가 더 긴 셈이다. 날개 짓 몇 번에 그 육중한 아이라바타가 너무나도 가볍게 솟아올랐다. 인드라일행이 통천무성에서 많은 사람들의 환송을 받으며 아이라바타가 날아오르자 통천무성이 이내 작은 콩알만하게 보였다.
 
대원일은 아래를 내려다보고 인드라를 보며 말하였다.
 
 
"인드라님" 
 
"네?"
 
"코끼리가 이렇게 빠르다니 말도 안돼요."
 
 
그렇게 농으로 건네다 대원일은 다시 인드라를 바라보았다.
 
 
"코끼리가 나는게 더 말이 안되는 군요."
 
"쿡쿡"
 
"동포형님 작품인가요?"
 
"네."
 
"그런데 이 날개 말인데요. 원래 주인이 누군지 아십니까?"
 
"아 백봉 말입니가?"
 
"네"
 
"동포형님이 주워온 사체로 알고 있습니다."
 
"백봉은 문비님의 애조였습니다."
 
"......"
 
"......"
 
 
취개와 인드라가 말이 없는 가운데 대원일의 설명은 이어졌다.
 
 
"동포형님이 문비님에게 탑승용 선물로 드린건데 채 몇년이 가지 않고 백봉은 죽었습니다. 그러자 동포형님이 연구용으로 사체를 돌려받은 겁니다."
 
"뭐여 시방 그러니께 문비가 일부러 몇 년 잘키운 백봉을 죽이고 사체만 돌려줬단 말이랑가?"
 
"네 그렇습니다. 형님"
 
"야 너는 그거이 말이나 된다 생각한단 말이당가?"
 
"네"
 
"이유는 뭣이여?"
 
 
취개의 집요한 질문에 대원일은 짧게 끊어 말하였다.
 
 
"동포형님이 백봉의 사체를 돌려 받을때 이미 하나는 빠진 상태였습니다."
 
"...... 설마"
 
"원정내단(元精內丹)!!!"
 
 
인드라의 외침이었다.
 
 
"아이라바타가 초기에 날개를 이식 받을때 크기로 보아 백봉은 채 자라지도 않은 크기였습니다. 닭으로 말하면 이제 갓 추(雛:병아리)의 모습을 지운 웅계(雄鷄:수탉) 정도라고 할까요?"
 
 
여기에 취개가 이해 안간다고 되물었다.
 
 
"그러면 원일이 너 말은 더 이상하잖여."
 
"뭐가요?"
 
"너 말대로 문비가 백봉의 내단을 탐내어 잘 키운 백봉을 죽였다면......"
 
"네"
 
"인드라의 말대로면 아직 백봉은 채 크지도 않은 녀석인데 그러면 그 백봉이 인고(忍苦)의 세월을 살은 영물도 아니지 그럼 내단은 채 제대로 영글지도 않았다는 말이잖여."
 
 
취개의 반문에 대원일은 눈을 지긋이 감았다가 새로이 떴다.
 
 
"백봉은 약추(藥雛:약병아리) 였습니다. 옹기의 능력으로 만년옹에다 다량 재배한 만년하수오(萬年何首烏), 빙극설련실(氷極雪蓮實), 만년빙매실(萬年氷梅實), 만년삼왕(萬年參王)등을 길가의 잡초처럼 먹이며 키운 놈입니다. 백봉의 내단은 채 제대로 영글기도 전에 영약의 기운으로 이미 과포화(過飽和) 상태였습니다."
 
"헉"
 
"그걸 문비가 먹었다?"
 
"......"
 
"증거 있어? 증거 있냐고? 네 말을 뒷받침 하는 증거 말이여"
 
"증거요?"
 
"동포형님께 물어보시죠."
 
"그럼 문비가 백봉의 내단을 먹었다고 쳐!  문비가 뭔가 원하는게 있어야 그런 짓을 할께 아니당가?"
 
 
그러자 대원일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
 
 
"어제 문비가 광오형님에게 동포형님의 축출(逐出)을 요구하더군요."
 
"뭣이여?"
 
 
취개는 대원일의 주장에 어이없어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화가나서 되물었다. 
 
 
"그래서?"
 
"광오형님은 그냥 묵인 하고 있었고. 문비님 혼자서 열내며 주장했지요."
 
"그 때 누가 잇었어?"
 
"광오형님이랑 문비님, 옹기님, 그리고 저!"
 
"너 그 말 책임질 수 있어?"
 
"책임이라? 취개 형님도 아실텐데요? 이미 전 그들에게 권위를 삭탈(削奪) 당하였고, 지독한 금제로 내공마저 잃어버렸습니다. 여기서 더 어떻게 책임을 지오리까?"
 
"......"
 
 
아랑곳 하지 않고 대원일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한가지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이미 인드라님도 아시지만 문비님은 야심이 대단한 존재로서 지금의 위치에 만족하지 못할겁니;다. 문비님의 괴뢰(허수아비) 옹기는 문비가 원하는대로 뭐든 착착 해서 바치죠."
 
"그래서 대원일 너는 문비의 목적이 뭐라고 생각하는디?"
 
"반역(叛逆)"
 
"넌 그게 가능하다고 여기냐?"
 
"현재로선 불가능 하지도 않습니다. 문비의 첫 제물은(祭物) 광오형님이니까요. 정작 당사자인 광오형님은 아무것도 모르고 이용만 당하는......"
 
 
돌연 취개가 대원일의 말을 끊고 ‘버럭’ 고함을 내질렀다.
 
 
"너 닥치랑께. 너는 듣자하니 입이 보살이당께. 어디서든 그 이야기 함부러 꺼내지말랑께. 나도 광오형님께 들은 이야기가 따로있당께. 자칫 너로 인해 다흥회에 중차대(重且大)한 혼란을 야기하지말랑께. 불만을 극대화 하지 말란말이여! 그래서 너의 옷을 벗긴거랑께."
 
"네" 
 
 
그걸로 침묵(沈默)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러갔을까? 창공을 쾌속(快速)으로 비행하던 아이라바타가 돌연 허공에서 양 날개를 짧게 접고 직각으로 꺾어져 수직으로 지면을 향해 급강하(急降下)하기 시작하였다. 그건 여태껏 날아오던 것보다 더 엄청난 속도였다. 정면에서 지면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아이라바타는 고사하고 일행모두 묵사발(乳沙鉢)되리라 그런데 일행 모두 그저 덤덤한 표정으로 그냥 그대로 있었다. 아이라바타는 수직 십 장 높이에서 날개를 확 펼치고 급히 날개 짓하자 허공에서 정지하듯이 천천히 지면에 착지하였다. 
 
 
"이녀석 그게 재미있니?"
 
 
인드라가 접시만한 약과(藥菓) 하나를 꺼내어 아이라바타에게 내밀자 아이라바타는 코로 약과를 받아쥐고 입으로 가져갔다. 
 
 
"형님 용영지구 다왔습니다."
 
"그럼 둘 다 그만 남부로 가봐라! 이번에 연천으로 같이 가는 것을 거부하고 남아서 잔일을 처리중인 의직과 건만도사를 만나야하니까. 그리고 둘 다 항상 입조심 해랑께."
 
"네"
 
"그럼 난 간다."
 
 
취개는 어디서 났는지 즉시 주병을 하나 개봉하고 통째로 들이키기 시작하였다.
 
 
"크... 그럼 잘가랑께"
 
 
취개는 한 번 손을 흔들고 뒤 돌아서 갈 지(之)자로 ‘흐느적 흐느적’ 대며 빠른 속도로 사라져갔다.
 
 
"취개형님의 주극취보(酒極取步)는 가히 명불허전(名不虛傳)이군"
 
 
 
★  ★  ★
 
 
 
다대포 아무도 없는 빈 작전막사 안
 
토루가 혼자서 탁자위의 총기들을 손보고 있었다.
 
 
"총기에 일련번호(一連番號)가 없는 걸로 보아선 자체 제작한 것이군. 그렇다면 누가? 내가 아는 한 이런 유태돼지의 물건을 감히 내가 있는데도 겁도 없이 환대륙 내에 유통할 놈은 없다. 그럼 도대체 누구지? 좀 더 조사해 볼 일이로고......"
 
 
한 편 막사 밖 해변에는 산수유의 호령에 맞춰 이백 명의 개박병이 괴뢰를 상대로 열심히 박투술(搏鬪術)을 연습하고 있었다. 또 한 쪽에선 다른 이백 명의 개박병이 서정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손에 손에 각자의 무기를 쥐고 자유대련을 하고 있었다.
 
그 근처에는 개박명 이백 명이 사구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해변에 서식하는 등각류(等脚類)나 단미류(短尾類) 같은 생물들이 몸을 타고 돌아다녀도 아랑곳 않고 정신통일(精神統一)을 위하여 명상(瞑想)에 잠겨 있었다. 반면에 한 쪽에선 시끄러웠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거의 황우(황소)만한 해해(海蟹바닷 게)가 나타났다. 좁쌀만한 크기부터 집채만한 크기까지 해해는 다대포에는 그 수를 해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운이 없는 해해구나 우리 조의 특식(特食)이 되려고 나타나다니" 
 
 
무궁화는 검을 빼어들어 외쳤다.
 
 
"이 놈들 오늘 저거 못 잡으면 저녁은 굶을줄 알아라!"
 
"와아~"
 
 
무궁화가 맡고 있는 이백 명의 개박병은 흡사 개떼처럼 해해에게 달려들었다.
 
   
"탕 탕 타타타타 드르르르르륵"
 
 
개박병들의 총탄이 빗발쳤으나 해해는 조금도 타격을 입지않고 총탄은 모두 해갑(海甲)을 뚫지 못하고 튕겨나갔다. 
 
 
"총은 안된다 냉병기로 해결하라."
 
 
무궁화의 외침에 개박병들은 일제히 각자의 냉병기를 꺼내들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총탑에도 꿈쩍않는 해갑이 냉병기로 두드린다가 피해가 갈리 만무하였다.
 
 
"똑바로 못해? 오늘 저녁 없다."
 
 
그 때 등에 칠칠칠(七七七)이라고 일련번호가 적힌 개박병 하나가 칠 척 길이에 일 척 폭의 광폭대검(廣幅大劍)을 양손에 쥐고 달려와 광폭대검을 해해의 주무기인 겸각(鉗脚)의 마디를 깨끗하게 잘라내고 또 한 쌍의 튀어나온 해해의 눈(目)을 일검에 잘라버렸다. 그리고 정면에서 해해의 몸통을 내리치자 검기(劍氣)가 발산되어 그 큰 해해는 깨끗하게 양단되어버렸다. 이 광경을 바라본 무궁화는 그만 입을 떡 벌리고 할말을 잃어버렸다. 
  
 
"개박병 칠백칠십칠호 앞으로!"
 
"네"
 
 
거검(巨劍)을 휘둘러 해해를 죽인 개박병 칠백칠십칠호는 관옥(冠玉)같은 준미(駿美)한 인상의 청년이었다.
 
 
"칠백칠십칠호 성명이 뭔가?"
 
"네 정(丁) 강생(彊省)입니다."
 
 
무궁화는 강생을 상하를 죽 훓어보고는 뒤돌아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강생은 나를 따라오고 나머진 게(蟹)를 취사반에 인계하고 계속 자율 훈련을 하도록 "
 
"넵"
 
"넵"
 
 
강생은 말없이 앞서가는 무궁화를 따라가갔고 남은 개박병들은 강생이 양단해버린 큰 해해를 각자 나눠서 들고 움직였다. 강생이 무궁화를 따라간 곳은 남부연합의 최고 지휘관이 머무는 안가(安家)였다.
 
인드라가 목재와 석재를 절묘하게 섞어만든 안가에는 다흥회의 요인(要人)이 아니면 못들어가는 칠종의 절진이 있어 정해진 사람이 아니면 아무나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었다.
 
 
"이곳은 보기엔 평범해 보여도 절진은 일반 진식과 그 차원을 달리한다. 개박병들은 함부러 오지 못한다. 조심해서 내가 딛는 곳만 정확히 딛고 따라오너라. 우리가 지나가고 나면 절진은 또 바뀌니 외워봤자 헛일이다."
 
 
무궁화는 특유의 보법으로 절진 사이를 지나갔고 강생도 그대로 따라하여 지나갔다. 평범한 사구처럼 보이는 절진을 지나자 두 사람 앞에 아담한 그림같은 가옥 하나가 나타났다.
 
 
"이 가옥은 남부연합 지휘관사다."
 
 
무궁화가 관사앞에서 가늘게 휘파람을 불자 정면의 공간이 수직으로 찢어지며 또다른 공간이 드러났다. 그 곳은 온갖 기화이초(奇花異草)가 저마다 자태를 뽐내고 있는 화원(花園)이었다.
 
화원에는 선풍도골(仙風道骨) 지천명(知天命)의 선비같은 인영이 호미로 밭을 일구고 있었다. 무궁화가 다가가자 그 인영은 고개를 들어 무궁화를 바라보았다.
 
그는 다름아닌 만금천조(萬禽天鳥) 두견(杜鵑) 진달래(眞達萊)였다. 원래 디흥회에는 크게 관여를 안하는 사람인데 남부연합 건으로 연합의 지휘관으로 추대되었다. 그는 한 포기 약초를 캐내더니 햇볕에 비추어보았다.
 
 
"주안초(朱顔草)가 잘 자랐군요. 이번에 제법 진한 차를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며 무궁화와 그 뒤에 서있는 강생을 흘깃 보았다.
 
 
"그런데 저기 저 청년은 누구지요?"
 
"개박병인데 발군(拔群)의 실력을 가졌습니다."
 
"오호 그래요?"
 
 
무궁화가 눈짓하자 강생은 진달래 앞에 다가와서 부복(俯伏)하였다.
 
 
"칠백칠십칠 개박병 강생 인사드립니다."
 
 
단 번에 강생의 모든 것을 진달래는 파악하였다.
 
 
"오호 젊은 나이에 대단한 성취를 이루었도다. 가히 인중지룡(人中之龍)이로다. 이리오너라."
 
 
화원에 유독 짙은 자주색의 잎을 가진 약초 하나를 진달래가 캐어 내었다.
 
 
"싹을 튀워 천 년간 자라는 천갑정초(天甲井草)다. 십 년 전 낙동정맥(洛東正脈) 금정산(金井山)의 금정(金井)에서 구한 약초다. 발견 당시 금정에서 살던 금어(金魚)가 승천하기 전에 정기를 불어넣어 키운 것이다."
 
 
진달래는 천갑정초라는 풀을 강생의 손에 쥐어주었다. 달여서 물 대신 마시거라. 그러자 강생은 너무 놀라 할말을 잃었다.
 
 
"이 이렇게 귀한 것을.....가 감사합니다." 
 
 
진달래와 무궁화는 이를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음지었다.
 
 
"원래 등에 멘 그런 거검류를 좋아하느냐?"
 
"네 전 이런 무게감있는 광폭대검을 좋아합니다."
 
"한 손으로 휘두를 수 있느냐?"
 
"네?"
 
"그 검을 한 손으로 초식 구사가 가능 하냔 말이다."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럼 앞으로 한 손으로 쌍수 번갈아 능숙해지도록 연습하도록"
 
"네"
 
 
무궁화의 물음에 강생이 답을 하자 무궁화는 강생에게 한 권의 서책(書冊)을 주었다. 수달피(水獺皮)로 된 책가의(冊加衣)에 ‘중천영검(中天靈劍)’이라 묵색 수실로 수놓아져 있었다.
 
 
"이건 백두무궁성의 비급(秘笈)이니 소중히 다루고 후일 꼭 백두무궁성에 반납하거라."
 
"이런 과분한 것을 감사합니다. 교관님"
 
 
강생은 감격하여 그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다 큰 녀석이 울기는 다은 작전에 더 잘하라고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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