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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雷聲霹靂 - 捌拾壹 태동 二

꽹과리 0 3,000 2006.05.20 14:06
천경호(天鏡湖) 수룡구십구도(水龍九十九島)
 
환제국에서 가장 큰 호수(湖水), 하늘을 그대로 비춘 거울 이란 뜻의 광대한 천경호. 천애의 자연비경으로 예로부터 시인 묵객들이 찾아와 시를 읇고 가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런 천경호가 유명한 이유는 따로있다.
 
극북(極北)의 대설산(大雪山)이 이름난 것은 대설산의 추위가 아닌 그 곳에 산다는 만년빙룡(萬年氷龍)과 설하빙기성(雪河氷期城)이 있기 때문이고 극서(極西)의 험산(險山) 철패산(砓霸山)이 유명한 건 산이 험해서가 아니라 그 곳에 자리잡은 철패복익사자왕(砓霸蝠翼獅子王)과 악명높은 비적(飛賊) 집단 혈마귀수단(血魔鬼首團)이 있으므로 철패산은 더욱 유명해진 것이다.
 
천경호 또한 마찬가지이다. 천경호에는 수룡구십구도맹 이라고 알려진 일대에서 꽤나 유명하지만 비교적 온순한 수적(水賊)들이 있다. 원래 천경호의 수적들은 어항(魚港)이나 민가 등을 약탈하여 살인, 방화, 강간, 등 온갖 만행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다닐 정도로 악랄하였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이러한 행위가 크게 줄어들었다. 그것은 다흥회에서 파견된 한 사람의 힘이었다.
 
수룡맹주(水龍盟主) 천경지존(天鏡至尊) 허리엔 띠돈으로 부러진 반도를 차고 천경호에서 제왕처럼 군림하는 자 현재 그는 천경호의 모든 수적들이 우두머리다. 본래의 정체는 금요룡(金曜龍) 무혈반도(無血半刀) 의직(義直)이다. 다흥회 구요룡의 일 인으로 언제나 반토막난 박도(朴刀)를 애병으로 사용한다. 원래의 검신은 길었다고 하나 수적 무리를 다스리는 와중에 암습을 방어하며 부러졌다고 전한다. 그래도 반도(半刀)의 전체 길이는 이 척 오 촌(二尺五寸)에 육박한다. 무엇보다 의직의 가장 큰 능력은 독(毒)에있다. 이미 만독인(萬毒人)을 넘어서 독중지성(毒中之聖), 만독호신(萬毒護神)의 화후에 올라 독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의직은 천경호를 평정하고 나서 부터는 모든 것이 한가로웠고, 수적 무리를 이끌어 합법적인 일의 이권을 챙겨 막대한 부를 쥐고있으며, 부하들의 충성심 또한 대단하였다. 
 
오늘도 그는 거도선(居刀船:거룻배)을 천경호에 띄우고 홀로 한가로이 조어(釣魚:낚시질)를 즐기고 있었다. 거도선에 조간(釣竿)만 드리우고 길게 하품을 하고 그대로 팔베게를 하고 드러누웠다. 그런 그의 눈에 하늘 저 만치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작은 점을 발견하였다.
 
 
"뭐지? 전서구인가?"
 
 
하늘에서 내려온 비둘기는 겁도 없이 조간위에 살짝 내려앉았다. 그리고 비둘기의 회색이 점점 짙어 지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비둘기는 칠흑색의 윤기나는 까마귀가 되버렸다. 이 까마귀에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을 꼽으라면 발이 세 개였다. 그걸 본 의직은 졸음이 확 날아갔다.
 
 
"헛 삼족오(三足烏)"
 
 
의직은 벌떡 일어나 삼족오 앞으로 다가갔다. 의직이 다가오자 삼족오는 가운데 발을 들어올렸다. 의직이 품에서 작은 비취옥(翡翠玉) 한 알을 꺼내어주자 삼족오는 비치옥을 거머쥐고 입에서 손가락 굵기 정도의 주지(周紙:두루마리)를 토해 내고는 다시 비둘기로 둔갑(遁甲)하고 비취옥을 쥔 채 저멀리 날아가버렸다.
 
주지를 펴보니 한 뼘 가량의 옥판지였고 세필로 적은 것처럼 보이는 작은 글씨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글을 모두 읽은 의직은 삼매진화로 옥판지를 태워버렸다.
 
 
"간만의 임무로군 지루하던 차에 잘되었다. 용영무림이라... 어디 가볼까?"
 
 
의직은 석양을 등지고 노를 저어갔다.
 
 
 
★  ★  ★
 
 
 
차운성(嵯雲城)
 
한성(韓城)이 중경으로 집약적인 정치판도의 중심에 서있다면 이곳 차운성은 상권과 문화의 중심으로 꽃을 피우고 있었다. 비록 그 규모가 국내성의 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하나 당금의 치부한 거상들이며 천하를 오시하는 시인 묵객 그리고 이제 막 주유하며 협행을 시작하는 무림의 신출내기까지 차운성은 일종의 통과의례 적인 순례지이며 그들의 위명을 공고히하는 하나의 장이었다. 그 때문에 차운성에는 상회(商會), 상단(商團), 전장(錢莊), 표국(驃局) 여각(旅閣) 등이 아주 번성하였고 이로 인해 부수적으로 객잔(客棧)이나 기루(妓樓) 주루(酒樓) 등도 많이 있다.
 
그렇지만 무림인이 차운성을 찾는 이유는 다른데에 있었다. 그건 환국 무림의 거대문파인 백두무궁성(白頭無窮) 주최로 이 년 마다 춘하추동(春夏秋冬) 별로 열리는 네 번의 천하영웅대회(天下英雄大會) 춘계(春季) 논무전(論武戰), 하계(夏季) 문파전(門派戰), 추계(秋季) 기량전(器量戰) 동계(冬季) 무투전(武鬪戰)이 있기 때문이다. 환제국 각지에는 크고작은 여러 무림대회가 있지만 백두무궁성 주최의 천하영웅대회를 최고로 친다. 
 
논무전은 대리인을 두고 어디까지나 입으로만 초식을 겨룬다. 그럼 대리인이 그대로 시늉을 하는데 보통은 뇌려타곤의 상황이 오면 승패가 갈린다. 하계 문파전은 말 그대로 정, 사, 마의 구분이 없이 각 문파에서 열 명 제자를 대표로 정하여 겨룬다. 번갈아가며 겨루어 최후에 남은 사람의 해당문파가 승리하는 것이다. 문파전에는 어디까지나 신인들을 위한 대회이다. 추계 기량전은 참가자가 직접 겨루지 않고 주최 측에서 준비한 여러가지 난관(難關)을 각자의 기량으로 풀어 나가는 것이다. 모든 난관을 극복한자가 이기는 것이다. 그리고 동계 무투전. 일대일(一對一) 방식의 실전대결로 가장 치열하계 겨룬다. 남녀노소 정사마 일절 가리지 않고 오로지 필요에 따라서 상대의 생명을 취해도 되는 대결이다. 현재 논무전, 문파전, 기량전을 끝내고 천하영웅대회의 가장 인기 대회인 무투전을 남겨놓고 있다. 
 
동계 무투전의 개막(開幕)을 개막을 앞두고 지금 차운성은 각지에서 찾아온 무림인과 간객(看客:구경꾼)들로 차운성은 연일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었다. 따라서 객잔(客棧)이나 객점(客店), 탄막(炭幕)까지 모두 대만원(大滿員)이었다. 
 
 
강주막(江酒幕) 
 
차운성의 성내가 아닌 외곽의 마을에 위치한 작은 주막이다. 무투전을 앞두고 여기도 사람이 많았지만 성내처럼 만원은 아니었다. 강주막은 숙박도 되지만 주로 술을 팔았다.
 
주막의 귀퉁이에서 상투를 튼 이립(而立:30대)의 장한 두 명이 평상(平牀)위에서 술상을 가운데 두고 서로 주거니 받거니 탁주(濁酒)를 마시고 있었다.
 
 
"젠장 시끄럽구마. 작년 한 해 조용해서 살 것 같더니."
 
"그러게 말이여."
 
"어이 김가야!"
 
"왜 부르냐?"
 
"올해는 누가 우승 할 것 같냐?"
 
"뭐가? 무투전?"
 
"그래!"
 
 
그러자 김씨 장한은 사발에 탁주를 가득 따라서 한 번에 마셨다.
 
 
"아마도 지옥전(地獄殿)의 공문(恭聞) 대협께서 하지 않나 싶다." 
 
"공문? 족제비 수염지 말이가?"
 
"어허 이사람이 누가 들으면 어쩔라고"
 
"공문 그 사람은 안된다. 이번에는 박세돌(朴世咄) 그 분이 우승 할거다."
 
"예끼 이 사람아! 무림에 이름도 없는 그런 하류배(下流輩)가 무슨"
 
"내기해도 좋다."
 
"에이 권법(拳法) 도장 사범(師範)인 내가 알지 목수(木手)인 자네가 어찌 아는가?"
 
 
둘은 그렇게 옥식각신하며 탁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주의(周衣:두루마기)에 두봉(篷:삿갓)을 쓴 장한이 주막에 들어섰다. 이 자는  근처에서 술을 마시는 둘을 지나치며 바로 옆 평상에 걸터 앉았다.
 
일순 옆 평상에서 술을 마시는 목수의 술잔이 멈춰섰다. 그리고 목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보니 방금 옆 평상의 두봉을 쓴 장한은 온데간데 없었다.
 
 
"오늘은 왜이리 취하지 김가야! 나 오늘은 일찍가서 뭐 준비좀 할란다."
 
"뭔 일있나?"
 
"나 내일부터 한성 쪽에 부잣집 하나 손 봐주기로 해서 달포걸릴거다. 술값은 내 앞으로 달아놔라."
 
"잘됐네 알았다. 잘 갔다온나."
 
 
목수는 사발에 남은 술을 마저 들이키고 ‘터덜터덜’ 주막 밖으로 걸어나갔다. 목수는 뭐가 기분 좋은지 히죽거리고 있었다.
 
 
‘내가 꿈을 잘꿨나? 칠대성왕의 한 분인 무진성 취개님을 지원가다니 가서 몸이나 풀어야겠구만?’
 
 
목수의 정체는 다흥회 구요룡의 일 인인 목요룡(木曜龍) 건만도사(建萬道師)이다. 본래 그는 환제국에서 가옥을 잘짓기로 이름난 목수였다. 나무만 있으면 집 한 채 순식간에 ‘뚝딱’ 해서 만들어 버리기에 사람들은 건만도사를 목림삼(木林森)이라고 불렀다. 기관진식(機關陣式), 토목건축(土木建築), 기문방술(奇門傍術), 기문둔갑(奇門遁甲), 천기운행(天機運行)에 있어서 아주 특출한 재능을 지녔으니, 능히 가랑잎 한 장으로 하늘을 가릴 정도였다.
 
 
 
★  ★  ★
 
 
 
목태랑으로부터 포척에 싼 물건을 전해받은 인자는 밤새 달리고 또 달렸다. 그렇게 열심히 삼림(森林)을 달리던 인자가 어느 순간 멈추어섰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았다. 컴컴한 어둠이 자신을 삼킬듯이 바라보고 있었지만 인자는 고도의 훈련을 받아 안력을 높일줄 알았다. 지나온 삼림에는 어느 기척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상하군 꼭 누군가 뒤따라오는 이기분은 뭐지?’
 
 
인자는 고개를 한 번 갸웃 거리고 다시 앞을 내달렸다. 인자가 사라지고 난 삼림에는 공간이 마치 벽지처럼 벗겨져 내렸다. 그리고 그 뒤에서 취개가 벽지같은 위장포(僞裝幕)을 둘둘 말고 있었다.
 
 
"생각보다 예민한 놈이군 조심해야 겠어. 이거 괜찮군 인자의 물건 어떤 공간이든 다 가린다는 건가?"
 
 
취개는 게속해서 인자의 기를 읽으며 비슷한 속도로 추적해갔다.
 
 
인자가 도착 한곳은 소수민족 묘롱족(苗瓏族)이 사는 작은 산골 마을이었다. 묘롱족은 용영자치구에서 주로 열대우림이 있는 깊은 삼림에 마을을 형성하여 살아가는 몸집이 작고 살갗이 누르며 성질이 사나운 종족이다. 이 묘롱족의 마을에도 구원복음회 교회는 존재하였다. 하지만 왠지 마을의 규모에 비하여 교회는 터무니 없이 컸다. 인자는 야묘(夜猫:밤고양이)처럼 가볍게 나뭇가지를 타고 이동하여 교회 십자가 철탑으로 사뿐이 옮겨가 비밀 출입구로 보이는 곳으로 사라졌다.
 
교회내에선 다섯 명의 잠행복을 입은 장한 다섯 명과 한장족 전통복식의 장한 다섯 명이 사각 탁자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가운데 양측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두 명이 착석하였다. 한장족 대표인 쥐수염의 장한이 일어서며 품에서 지도를 꺼내더니 탁자위에 ‘짜악’ 펼쳤다.
 
 
"용영지구는 사실 대륙 전체의 크기에 비한다면 보잘것 없이 작소. 우리 구복회에서 당신들에게 줄 땅은 여기서 여기까지요."
 
 
쥐수염의 장한은 손가락으로 지도를 짚어가며 설명하였다. 그러자 정면에 앉아있던 젊은 장한이 벌떡 일어서며 지도를 짚어가며 따졌다.  
 
 
"왜 이러시오? 이거 약속이 틀리지않소? 우리거 요구한 땅은 여기서 여기까지요."
 
 
그러자 쥐수염의 장한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젊은 장한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때가 되면 생각해 보겠다고 했지 준다고 약속 한 적은 없소!"
 
"뭣이?"
 
 
젊은장한이 얼굴에 핏대를 올리자 쥐수염의 장한은 다시금 지도를 가리켰다.
 
 
"이정도도 왜족에겐 과분한 땅이오 천 년전 왜족자치구보다 약 두 배에 달하는 땅이오."
 
"닥치시오. 천 년전 우리의 고토는 이런 척박한 곳이 아니고 좀 더 남쪽의 기름진 지역이오. 당장 그곳에 사는 당신네 한장족들을 이주시키시오."
 
"흥 두 배 면적의 땅을 줘도 마다하다니... 이마까라! 지금 제정신이오? 욕심이 과하면 지나치는 법이요. 더구나 당신들 왜족은 일처리를 어떻게 했길래 벌써 환제국 다흥회에서 냄새를 맡는단 말이오?"
 
"닥치시오. 그것이 어찌 우리의 잘못이오? 다흥회는 반기독 조직이오 다흥회의 개입은 당신들 구복회에 대한 냄새를 맡은것 같은데."
 
"뭐 어찌 되었던 간에 일단 다흥회에서 당신들 왜족에 대해서도 냄새를 맡았다는 것이고. 현재로선 우리가 불리한 이유는 전혀 없소! 우리는 환국의 환기총에서 우리 뒤를 봐주지 않겠소 거기다 소수민족 모두가 이미 구원복음회를 맹신하고 있소. 이제 용영지구는 우리 한장족의 세상이오."
 
"......"
 
 
한장족 대표의 비아낭에 왜족 장한은 분노를 참으며 입술을 씹고있었다.
 
 
"그런데 냄새 맡고 육촌에 나타난 개는 어찌 하실거요? 크크크 이 번 냄새맡은 개들을 확실하게 처리하여주면 땅문제에 대해선 좀 신경을 써줄수도 있소."
 
"그거라면 걱정 마시오. 다 손을 써 놨으니까..."
  
 
‘이마까라’라는 이름의 왜족 장한은 출입문 쪽을 바라보았다.
 
 
"들어와라!"
 
 
그러자 그 인자가 처음 목태랑이 베어 낸 취개의 수급을 싼 포척을 들고 들어왔다. 인자는 탁자에 포척을 올리고 포척을 풀어갔다.
 
 
"헉"
 
"!!!"
 
"?!!"
 
"이 이게뭐요?"
 
 
포척에 싸여 있던 것은 취개의 수급이 아닌 육촌 관제묘에 있던 십자가 그려진 관운장의 머리통이었다.
 
 
젊은 왜족 대표는 인자를 노려보았다.
 
 
"이게 어찌된 일이냐?"
 
"부 분명 목태랑으로 부터 전해 받은......"
 
"목태랑이 실수를 한 단 말이냐?"
 
"크크크크크크크크크"
 
 
이를 보던 한장족 대표 쥐수염의 장한이 크게 웃어제꼈다.
 
 
"그건 우상의 수급이 아니오? 우상의 말로라 보기 안좋소 얼른 치우시오.
 
"......"
 
 
천하의 부상살막에서 어찌 이런 실수를 하시오?"
 
 
"으으"
 
 
왜족 대표는 일 권에 관운장의 머리통을 박살내었다.
 
 
"크크크크 다흥회 인물에게 철저히 우롱 당하셨구려. 벌써 이 곳도 발각당했을지 모르니 영토문제는 좀 더 생각 해봅시다. 크크크크크. 가자!"
 
 
웃음 을 ‘뚝’ 그친 쥐수염의 한장족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하들을 대동하고 밖으로 향했다. 하지만......
 
 
"파바바박"
 
"응?"
 
 
자신이 내 딛으려는 발 앞에 부상살막의 침형 수리검이 나란히 박혔다. 위험을 느끼고 발을 뺏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발등에 고스란히 찍힐 번 하였다.
 
 
"어이 가긴 어딜가 있어 보랑께?"
 
 
쥐수염 장한 앞의 공간이 순간 흐릿 하나 싶더니 앞에서 한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 무진성 취개가 나타났다.
 
 
"어이 뗏놈 새끼랑 쪽발이 새끼들 여그 다 있어부렀구만 잘됬당께 나가 안그라도 느그들 좀 만나고 싶었당께"
 
 
취개가 나타나자 왜족 여섯 명과 한장족 다섯 명이 일제히 공격자세를 잡았다.
 
 
"뭐여 시방? 해보자는거여 뭐여? 그러지 말고 나랑 야그좀 하장께"
 
"땅문제를 해결하고 싶으면 잘해보시오. 막주 크크크크"
 
 
쥐수염의 장한은 부하들에게 눈 짓을 하고 자신은 뒤에 난 비상문으로 빠져나갔다. 취개가 막으려하자 쥐수염 장한의 왼 쪽에 있던 한 사람이 공격 자세를 취하며 취개를 막아섰다. 그러자 젊은 왜족 대표 부상살막주도 부하 한 명을 내세우고 자신도 뒤로 빠져 나갔다.
 
이제 실내에는 취개를 포함하여 세 명이 대치 상태로 있었다. 인자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 왜인(倭人)은 등에 맨 왜도(倭刀) 가따나를 뽑아들고 취개를 향해 기수식을 취하였다.
 
 
‘어두운 데서도 안광을 뿜다니 기도로 보아 보통 놈들은 아니군’
 
 
그러던 차에 한장족인이 먼저 도약하여 취개를 노렸다.
 
 
"타핫"
 
 
두 손의 지조(손톱)을 세워 호조(虎爪)의 형태로 하여 취개의 왼 볼을 할퀴 듯 노려갔다.
 
 
"묘권인가? 유치하당께!"
 
 
취개는 술에 취한 듯 흐느적 흐느적 움직이며, 맞을 듯 하면서도 한장인의 초식을 여유롭게 피하고있었다.   
 
 
"이익 사형권(蛇形拳)"
 
 
한장인은 호조에서 손가락을 모두 펴서 납작하게 하더니 흔들어 대었다. 그리고 틈을 노려 빠르게 취개를 노려 갔다.
 
 
"쉭 쉬쉬쉬수쉭"
 
 
거의 손이 보이지 않게 취개의 요혈을 노려 갔으나 이 마저도 취개는 다 피해내었다.
 
 
"재주의 한계가 그것이냐? 그럼 이것은 어떠냐? 천살제왕권(天殺帝王拳)"
 
 
취개는 주먹을 교묘히 틀어서 일 권에 막대한 회전력을 실어 뻗어오는 사형권에 맞부딛쳤다.
 
 
"퍼퍼칵"
 
"크악"
 
 
사형권을 시전하던 한장인의 우수는 취개의 천살제왕권에 휘말려 모든 손가락이 부러지고 팔뼈까지 산산히 조각나 뼈의 파편들이 피부를 뚫고 나와 한장인의 팔은 마치 길게 늘어뜨린 걸레처럼 흐느적대었다. 그 때를 노려 왜인이 한장인의 수급을 일도에 날려버렸다.
 
 
"헛"
 
 
한장인의 눈을 부름뜬 수급이 취개의 발 앞에 굴러왔다. 취개로서는 뜻 밖의 상황이었다.
 
 
"뭐 뭐냐? 왜족이랑 한장족은 동맹이 아니랑가?"
 
"누가 동맹이라고 그러더냐? 원래 저 뗏놈이랑은 뜻이 맞아 같이 손을 잡았을 뿐이다. 그리고 싸움에 패한 무사라면 죽어 마땅하다."
 
"심성이 잔인한 쪽빠리로군"
 
 
왜인 무사는 가따나를 수평으로 하고 기수식을 취하더니 ‘일도필참(一刀必斬)’의 기세로 취개를 노려왔다.
 
 
"쉬익"
 
 
취개가 급히 두부를 뒤로 젖히자 취개의 머리칼이 일부 깨끗하게 잘려나갔다.
 
 
"한장인 보다는 났당께"
 
"말이 많다. 환인(桓人)"
 
"쉬이익 쉬익"
 
 
왜족 무사의 도는 정신없이 마구 뻗어왔다. 취개는 아슬아슬하게 가따나를 피하며 천살권의 제 이 초식을 펼쳤다. 약간 틀어서 합장하여 뗀 일 장의 장심에서 무시무시한 압력이 휘물아쳤다.
 
 
"천살파공장(天殺破空掌)" 
 
 "파파파팡"
 
 
공기가 강제로 눌려지는 압력에 왜인 무사는 거기에 과감하게 가따나를 내리 그었다.
 
 
"쐐애액 파바바방"
 
 
왜인 무사는 멀쩡 하되 그의 좌우 뒷 벽면엔 깨끗하게 가따나에 잘려나간 취개의 천살파공장인이 반반씩 찍혀서 생긴 구멍이 보였다. 
 
 
"이놈보소. 천살파공장을 도로 잘라버려야?" 
 
"흥 진정한 사무라이(侍:さむらい)의 검은 무엇이든 가른다." 
 
 
그러자 취개는 진지한 얼굴이되었다.
 
 
"비록 쪽빠리 지만 오늘 지대로 된 무사를 만나 기분이 좋당께. 그 답례로 말이시 나도 천살권 같은 미완성 무공이 아닌 지대로된 무공을 보여주겠당께 취극십도(醉極什道)"
 
 
취개는 즉시 허리에 찬 주병을 개봉하여 입에 가져갔다. 하지만 왜인 무사는 이 것 조차 가만 놔두지 않았다.
 
 
"빈틈이 많다 한인!"
 
"쉬이익"
 
 
취개는 아랑곳않고 특유의 흐느적 거리는 보법으로 왜인 무사의 가따나를 아술아슬하게 다 피해내었다.
 
 
"크......"
 
 
화주라도 마셨더니 아주 쓴 술이군 취개는 술병을 저 멀히 ‘휙’ 던져버리고는 ‘뒤틀 뒤틀’ 아주 불안해 보이는 보법으로 흐느적 대고 있었다.
 
 
"잘 보랑께! 술의 진경을 배우는 주졸(酒卒)이 되니 세상 만사가 뒷 전 오직 술에 취함을 좇는다. 취극십도 제 일 취취일군(醉就壹君)"
 
 
취개는 주병을 그대로 들고 있다가 왜인 무사의 가따나를 주병으로 슬쩍 글쩍 비켜 막으며 여전히 뒤틀 대었다. 도무지 한 눈에 보아도 모든게 약점 투성이건만 왜인 무사는 왜 공격이 안 먹히는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왜인 무사는 다시금 자세를 바로 잡고 취개의 뒤틀거리는 다리를 노려갔다.
 
왜인 무사가 다리를 노리고 공격하자 취개는 자리를 꼬아 좌각을 살짝 띄워 가따나를 밟고 몸을 털어서 주병을 회전 시키며 자연스럽게 주병을 왜인 무사의 면상을 향해 날렸다.
 
 
"챙 파바바바박"
 
 
막대한 회전력이 실린 주병은 왜인 무사의 볼을 마구 때리고 지나가 다시 취개의 손으로 돌아갔다. 주병은 여전히 회전력을 잃지 않았고 왜인 무사의 재차 공격에 주병은 가따나의 옆면을 타고 회전해 들어가 팔을 타고 올라가 다시금 수 차례 면상을 두들겼다.
 
 
"퍼버버벅"
 
 
주병을 받아 쥔 취개는 계속 해서 뒤틀거리며 일순 옆으로 기우는가 싶더니 주병을 살짝 띄우고 뒷 발로 왜인 무사를 향해 주병을 차날렸다.
 
 
"쌔애애애애앵"
 
 
주병 돌아가는 소리가 날카롭게 들리며 왜인 무사를 향해 폭사해갔다. 이에 왜인 무사는 가따나를 정면으로 치켜 들고 맹렬하게 회전하며 날아오는 주병을 단 번에 갈라버릴 요량으로 내리그었다.
 
 
"휘잉 핑"
 
 
하지만 주병은 부드럽게 가따다를 치며 다시금 가따나의 도면 타고 왜인 무사를 향해 날아갔다. 왜인 무사는 엉겁결에 그것을 발로 차버렸다.
 
 
"퍽 크윽"
 
 
왜인 무사의 발은 바로 모든 발가락이 다 부러져 그의 비단신은 점차 선혈로 물들어갔다. 그 순간 취개가 흐느적 대며 바람처럼 다가와 우수를 흔들어 왜인 무사의 양 볼에 수십 대의 면장을 쳤다.
 
 
"짜짜짜자자자자자자작"
 
 
면장을 맞은 왜인 무사는 볼이 부어 오르고 구치()까지 부러져 뱉어 내어야했다. 취개의 공격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흐느적 거리며 회전력을 잃지 않은 주병을 들어 왜인 무사의 면상에 직접 발라버렸다.
 
 
"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팍"
 
"크아아아악"
 
 
허공으로 왜인 무사의 피와 살점들이 어지럽게 튀어 올랐다. 왜인 무사의 면상은 완전히 문들어져 형체를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 비골(鼻骨:콧뼈)은 완전히 부서져 코는 온데간데 없어졌고, 구문(吻:입술)은 완전히 터져 걸레조각처럼 찢어졌으며, 그 사이로 치아 마저도 완전히 부셔져내렸다. 부은 얼굴 사이로 가늘게 뜬 왜인 무사의 동공이 빛났다.
 
 
"용영우이 개아에 저이 치카서이가? 애 하이이 한장조의 우고을?
(용영무림 개방의 절기 취팔선(醉八仙)이가? 왜 환인이 한장족의 무공을?)  
 
 
입술이 찢어지고 치아가 부러져 발음이 많이 샜지만 취개는 말하는 바를 모두 알아 들을 수 있엇다.
 
 
"뗏놈들의 취권 따위와 비교하지 말랑께 취극십도는 그런거랑 차원이 다르당께!"
 
"흐흐흐흐 대단하다. 하닌(환인)"
 
 
왜인 무사는 힘들게 가따나를 땅에 짚고 서있었다. 그 정도로 방금 취개의 공격은 무서운 것이었다.
 
 
"우리 대일고니는......"
(우리 대일본인은......)
 
 
왜인 무사는 가따나를 바로세워서 몸을 일으켰다.
 
 
"싸우다 주글 지언정 캐개란 억가"
(싸우다 죽을 지언정 패배란 없다.)
 
 
그리고 취개를 향해 돌격 하였다.
 
 
"대일곤 데걱을 위하여"
(대일본 제국을 위하여!)
 
 
그 공격은 사실 너무나 무모하였다. 목숨을 죽으러 달려드는 한 마리 불나방이었다. 취개는 왜인의 목숨을 겸허히 거두기보단
 
 
"이런 쪽바리새끼"
 
 
흐느적대며 살짝 도약하여 양 무릅(膝)으로 달려오는 왜인 무사의 양 어깨를 찍어 눌렀다. 그 힘이 엄청나서 왜인 무사는 양 어깨가 탈골되다 못해 박살이 났고 동시에 균형을 잃고 바닥에 무릎을 찍으며 쓰러졌다.
 
"퍽 으드득"
 
 
충격을 이기지 못한 왜인 무사의 무릅이 박살나며 연쇄적으로 다리뼈까지 부셔졌다.
 
 
"치지직....."
 
 
독니를 깨물었는지 왜인 무사의 신형은 금새 녹아내리기 시작하였다.
 
 
"독한 것!"
 
 
취개는  녹아가는 왜인 무사의 사체를 우각으로 뻥 차버렸고 시체는 벽에 날아가 부딛혀 피떡이 되어 흘러내렸다.
 
 
"음 몇 놈 잡아 고문하여 족치려 했건만 쪽바리들 정신무장이 대단하구마. 이제부터 작전을 달리해야겠어."
 
"카아아악 퉤"
 
 
그렇게 취개는 가래를 한 모금 뱉으며 입술을 씹어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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