雷聲霹靂 - 柒拾柒 대준동 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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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雷聲霹靂 - 柒拾柒 대준동 五

꽹과리 0 4,179 2006.05.09 18:35

"헉헉 빨치산 녀석들 두고보자 공장군이 알아서 하겠지."


박마리아는 위치가 발각되자 마자 얼른 자신의 몸에 마법을 걸어서 내뺐다. 박마리아의 계산은 이랬다. 우선 해안 사구에 위장한 자신의 명품 승용차에 가서 숨는다. 자신의 명품 승용차는 이국(異國)에서 특별이 만들어 준 것이라 왠만한 공격에는 흠집도 나지 않는다. 생각 같아서는 공장군을 내버려두고 직접 차를 몰아 도망을 가고 싶겠지만 박마리아는 운전은 천한 놈들이 한다는 의식이 있어서 승용차 운전 따위는 배우지도 않았다. 그저 안락한 뒷자석에 있으면 알아서 다 모셔주는데 궂이 배울 필요가... 아무튼 그대로 명품 승용차에 가서 안전하게 있으면 미노타우로스 능력자 공장군이 모두 처리하고 올 것이다... 라는 계산이었다.


"헉 헉 헉 다왔다!"


‘헤이스트’ 마법으로 서정윤을 따돌리고 한 참을 달려온 박마리아는 간신히 자신의 명품 승용차가 있는 곳을 찾아내었다. 다가가서 위장막을 벗기고 승용차에 다가가는 순간 차창에 자신과는 또 다른 모습이 비쳤다.


"허억"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는 온화한 모습의 서정윤이 서있었다.


"여기까지 입니까?"

"어떻게 분명 ‘헤이스트’를 너는 마법을 모를텐데 어떻게 어떻게"

"환국의 전통무예를 그런 이국(夷國)의 잡술(雜術)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박마리아는 분을 못이겨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해졌다. 평소 박마리아 자신은 환국의 무예 역시도 하찮은 잡배들이 배우는 것 정도로 치부하였다. 가끔 신천당원들의 무술 대련을 아주 천박한 행동으로 규정하고 금지해 버린 자신이었다. 대신 이국에서 온 색목인 선교사들이 하는 마법(魔法)인지 매직인지 그것은 그렇게 환상적일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일부러 마법을 배우러 이국에 유학까지 간 것이지만. 마법이라는 것 환상적인 만큼 배우기 또한 무척 까다로웠고 또 고도의 지력(智力)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국에서는 아주 어린나이에 자질을 보고 선별해서 마법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하지만 박마리아는 지력부터가 현저히 낮고 나이 또한 많은데다 가장 큰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지 못해 애초의 꿈과는 달리 박마리아는 울면서 마법학교를 자퇴하였다. 하지만 박마리아는 여기서 물러나지 않았다.

박마리아는 이름난 마법사들을 찾아다니며 거액의 뇌물로 구워 삶아 시동어 만으로 발현되는 영구 마법을 자신의 명품 장신구 등에 심어넣었다. 그리고 꿩대신 닭인가? 자신의 신천당과 교류중인 또 다른 대륙까지 건너가서 그곳의 과학을 견식하고 거액에 도탄같은 무기를 사들였다. 지금의 명품 승용차도 그 곳에서 특별히 주문하여 만든 것이었다.
 
박마리아는 이 한 번의 유학에 가히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었다. 이것은 어렵게 확보한 금광을 색목인 선교사에게 팔아넘기므로서 생겨난 재화 였지만 유학길에서 명품을 구입하랴 뇌물로 바치랴 무기를 구입하랴 그렇게 낭비와 허영을 일삼으며 돌아 올때는 거의 다 털어먹고 돌아왔다. 


"에잇 마나 볼트(mana bolt : 간단한 마법화살을 만들어 공격하는 초급 공격마법)"


박마리아는 바른손 식지를 뻗어 서정윤을 가리키며 급히 시동어를 외치자 가슴에 드러난 알밤만한 금강석항련(金剛石項鏈:다이아몬드 목걸이)이 빛났다. 그와 동시에 식지에서 손 가락 길이만한 광시(光矢:빛화살)이 생겨나 빠른 속도로 서정윤 향해 쏘아갔다.


‘휙’


광시는 서정윤의 손아귀에 바로 잡혔고 광시는 곧 공기중으로 흩뿌려지며 사라졌다.


"뭐지? 기(氣)하고는 또 다른 이 기운은?"

"탈칵"


그 틈을 이용해 박마리아는 얼른 승용차에 탑승하였고 안도의 얼굴로 차창 너머로 서정윤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오랑캐 무공입니까? 색다르군요. 그럼 저의 일지(一指)도 받아 보십시오. ‘와류지환(渦流指丸)’"


서정윤이 웃으며 식지를 퉁겼다. 차안의 박마리아의 눈에 비친것은 서성윤의 식지에서 찰나간에 나타난 청심환(淸心丸) 만한 광구(光球)였다. 그리고...


"쩡"


뭔가 날아와 차창을 때린 것 같았지만 차창은 멀쩡하였다. 박마리아는 냉소를 지으며 서정윤을 역겨운 듯이 노려보았다.


"흥 그 런 하찮은 잡배의 기술로 총탄도 뚫지 못하......"


그렇게 말하는 순간 박마리아와 서정윤 사이의 차창 유리에 금이 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특이하게 마치 달팽이 껍질의 소용돌이처럼 그렇게 점점 큰 원을 그리며 금이 가고 있었다. 그 걸 바라보는 박마리아의 눈은 경악으로 물들었다. 


"마 말도 안돼 자 잡배의 기술 따위가 어 어찌..."


"와장창"


금이간 차창이 완전히 산산조각나서 부셔져 내렸다.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제가 창안한지 얼마 안되는 지라 아직 이름도 없는 기술입니다."


다시 서정윤이 식지를 튕기자 빛이 번쩍였다. 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박마리아는 ‘그럼 그렇지 잡배의 기술 따위가’ 라고 말하려다 멈추었다. 차문이 휘어지고 있었다. 아니 그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고 봐야 정답일 것이다.


"빨리 내리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차문은 어느새 공처럼 부풀어 올랐다. 놀란 박마리아가 급히 다른 문으로 내려서 내달리기 시작하였다. 차에선 드디어 문짝이 터진 듯 엄청난 폭음이 울려퍼지고 동시에 파편들이 사방으로 비산(飛散)하였다. 박마리아는 자신의 환제국의 전통무예의 위력을 실감하고 그것을 얕본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기 시작하였다. ‘헤이스트’로 해안 사구를 구르듯이 도망가며 한 편으로는 이를 갈았다.


"두고보자 다음엔 내 반드시 고급써클의 마법사를 초빙하여 감히 오늘 나를 이렇게 만든 죄를 묻겠다 으드득"


한 참을 달리던 박마리아는 문득 이상함을 느꼈다. 분명히 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앞으로 나아가지지가 않았다. 누군가 자신을 잡아 끄는 느낌... 달리기를 멈추고 뒤를 돌아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읺았다. 이상하다? 고개를 갸웃거린 박마리아는 다시금 ‘헤이스트’를 와치며 앞으로 달려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헉"


분명 자신은 ‘플라이’ 마법을 배우지도 않았으며 ‘플라이’ 마법이 걸린 명품 장신구는 없다 그런데 지금 하늘을 날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뒤로 말이다.


"꺄아아"

"철퍼덕"


꼴사납게 박마리아는 모래바닥에 한 마리 개구리처럼 뻗어버렸다. 


"푸웃 퉤퉤"


정신을 차린 박마리아가 일어서며 입안에 들어간 모래를 뱉어내기 시작하였다. 그러다 모래바닥에 비친 다수의 그림자를 발견하였다.


"헉"


고개 들어보니 자신이 도탄으로 죽이려 한 다흥회 인물들이 자신을 비웃으며 서있었다. 



★  ★  ★



"크르르르르렁 푸르르르르르 크르르르릉 푸르르르르"


취개는 단위의 관제상을 밀어제치고 그곳에 자리를 잡고 누워서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옆에는 어디서 가져 왔는지 작은 솥(小鼎)이 반쯤 기울어져 있었고 그 안에는 다 발라먹은 계골(鷄骨:닭뼈)이 약간의 국물과 같이 남아있었고 그 옆으로 수북히 주병들이 쌓여 굴러다니고 있었다.


"크르르르르렁 푸르르르 커커꺼억....... 푸르르르르 커헉"


취개는 문득 열심히 코를 골며 자다말고 일어났다. 


"커억 쩝쩝"


반 쯤 떤 게슴츠레한 눈으로 한 쪽 벽을 향해 걸어가서 바지춤을 내리고 소피를 보기 시작하였다. 


"카악 퉤에"


볼일을 다 본 취개는 다시 단위로 올라가서 솥 안의 조금 남은 국물을 마저 들이키고  다시 잠을 자기 시작하였다. 그 때 관제묘 밖에는 마을의 장정들이 흉흉한 기세로 손에는 초겸(草鎌)이나 식도(食刀), 팔자파(八字耙) 등의 농구(農具)를 하나 씩 들고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한 놈 두시기 석삼 너구리 오징어 육계장 칠면조 팔다리 구구단 땡......한 놈 두 놈 치고 박고 유자 탱자 감자 새끼 졸졸 딱 스무 놈이구만 그리고 숨어있는 이 기운은...’


취개는 코를 골며 자면서도 괸제묘 밖의 상황을 훤히 꿰고있었다. 이러한 취개의 능력은 그가 익힌 무공과 연관된 것이었다. 폭음(暴飮)하여 만취(滿醉)한 상태에서도 뇌는 원할하게 돌아가 또 다른 자아가 각성하게 된다. 결국 취개는 만취하여 잠을 자도 자는 것이 아닌 것이 되는 셈이다. 


‘찾았당께. 이 눔 퇴비통(堆肥桶) 안에서 기척을 지우고 있어부렀구나.’


스무 명의 마을 장정들이 흉흉한 기세로 관제묘 안에 들이닥쳤지만 그 곳엔 아무도 없었다 그저 솥단지 하나와 굴러다니는 빈 술병들만 있을 뿐. 한 편 취개가 읽어낸 퇴비통 안의 의문의 존재는 마을 장정들이 관제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여유있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


"요기 숨어 있어분젔구나! 똥물속의 쥐새끼"

"허억 어떻게?"


취개가 찾아낸 인물은 관제묘로부터 십 리(39.2727㎞)정도 떨어진 퇴비통에 숨어있었다가 생각지도 못하고 들킨것이었다. 퇴비통 속의 인물은 죽시 튀어나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더러운 퇴비가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그리고 곧 퇴비가 가득 덮인 몸을 가리고 있던 포척(보자기)을 걷어서 던져버리자 안에서 복면에 암갈색 잠행복을 입고 등에 도(刀)를 멘 인물이 들어났다.
 

"분명 기척은 깨끗이 지웠거늘" 

"이런 개땅쇠 같은 눔 기척은 아주 깨끗이 지우고 있었더군"

"그 그런데 어떻게" 

"근디 말이여 숨어있는 쥐새끼 한마리 찾아내는 방법이 기류(氣流)를 읽는 수만 있는줄 아나? 네 염통 뛰는 소리가 더 시끄럽단 말이여."

"그 그런 수가 두고 보자 에잇"


복면인은 품에서 무언가 집어 던지려 하였다. ‘헛’ 복면인은 돌연 몸을 막 더듬기 시작하였다.


"이걸 찾나? 쪽발이 쥐새끼"


취개의 손에는 주병 대신 주먹만한 흑환(黑丸)과 상아(象牙)를 깍아 만든 거지(巨指:엄지가락) 만한 명패가 들려있었다. 


"부상살막(缶桑殺幕)이면 왜국(倭國)에서 인자(忍者)라고 하는 무리인가본데 니 눔들 또 무슨 흉계를 꾸밀려고?"

"에잇" 


복면인은 뒤로 일 보 튀어 오르며 소매에서 침형 수리검(針形 手裏劍:바늘처럼 생긴 일본의 던지는 암기)을 꺼내어 취개의 미간을 향해 날렸다.


"흥 어딜"


취개가 수리검을 손에 잡으려는 하는 순간 침형 수리검은 다섯 개로 분리되어 취개의 요혈마다 가서 박혔다. 


"커헉" 


취개는 고통에 몸을 크게 뒤로 젖히며 괴로워하였다. 이 때 복면인은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등에서 두 자(尺) 조금 안되는 직도(直刀:휘지 않고 일 직선으로 된 도)를 천천히 뽑아 들었다. 

‘스르륵’

"나의 가따나에 죽는 것을 영광으로 알라! 크크크 하잇"


복면인은 괴로워 몸부림치는 취개의 목을 노리고 바람같이 달려들었다. 복면인은 취개의 목을 단숨에 깨끗하게 자르고 지나가 취개를 등지고 직도를 잘 갈무리하여 도집에 꽂아 넣었다.


‘툭’


복면인의 발에 목이 잘리고 눈을 부릅 뜬 취개의 머리통이 굴러왔다. 뒤를 돌아보니 두부가 잘려나간 취개의 목에선 선혈이 끝없이 치솟다가 서서히 신형이 무너지고 있었다. 그러다 퇴비통으로 굴러가 떨어져 퇴비속으로 서서히 가라앉고 있었다. 복면인은 서둘러 취개의 수급을 포척에 싸더니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 자리를 벗어나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하였다.

멀리서 만월의 빛을 한 껏 받으며 땅에 길게 자신의 그림자를 드리운 인영(人影)이 사라지는 복면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입에는 여지 없이 주병이 물려져 있었다. 주병의 술을 다 비운 인영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더니 복면인이 사라진 방향으로 느릿느릿 걸어갔다. 



★  ★  ★

 

"이런 밥퉁같은 놈 그래서 놓쳤단 말이냐?"

"그 그게 겨우 그 자의 흔적을 벽란도에서 겨우 찾아 내었을 때 그 자는 이미 수중고혼(水中孤魂)이 되어......"

"이런 밥퉁같은 새끼 밥처먹고 사나? 그럼 물에 빠진 시체라도 건져서 수급을 잘라와야지"

"그게 그 바닷가는 한 번 빠지면 시체도 못 찾는다는..."

"퍽"

"윽 으그..."


호화로운 대전 금의에 앉은 자가 편수(片手:외팔)의 장한을 마구 나무라고 있다가 별안간 화가 나서 편수의 장한을 향해 금제 연회우(烟灰盂:비교적 큰 재떨이)를 집어 던졌고 편수의 장한은 연회우에 이마를 맞고 비틀거렸다. 곧 볼을 타고 선혈이 한 줄 흘러내렸다. 


"꼴도 보기 싫으니 당장 나가!"


편수의 장한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대전 밖으로 물러갔다.


"으 복장 터져"


금의에 앉은 자는 야소애희방주(耶愛喜房主) 김강금(金糠金)이고 방금 김강금이 욕을해서 추방해버린 장한은 이전 주주삼의 목숨을 노리다 난릉왕에게 왼 팔을 잃고 도주한 부방주 석송필(石松筆)이었다. 

석송필은 김강금의 명령을 받고 난릉왕 때문에 실패한 주주삼의 수급을 잘라가기를 위해 담로성에서 난릉왕의 흔적을 찾아 줄 곳 난릉왕을 미행해갔다. 그러다 빙녀문의 운원양의진(雲圓兩儀陳)에 빠져 일 개월을 고생하였다.

석송필은 그래도 멈추지 않고 끈질기게 추적하여 벽란도까지 가서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난릉왕과 주주삼의 시신이 잠들어 있는 석관의 위치도 파악하였다. 

난릉왕이 사랑에 빠져 애인이랑 놀러나간 그 틈을 타서 차고에 잠입하여 난릉왕의 마차에서 석관을 찾았다. 석송필이 편수로 석관을 열려고 힘을 주엇지만 석관의 관뚜껑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용을 써도 석관은 요지부동(搖之不動)이었다. 결국 정과 망치를 가져와 석관을 깨기로 작정 하였다.  그렇게 석관을 조금씩 깨어가다 소리를 신경쓰지 못해 하마트면 인부들에게 들킬 뻔 하였다.

다시 천을 덮어 소리나지 않게 석관을 깨어서 결국 석관 뚜껑이 조금 헐거워 졌다. 석송필은 드디어 주주삼의 수급을 잘라가서 김강금의 칭찬을 듣는다는 기분에 설레여 석관을 조심스레 열어 제꼈다. 


"엥?"    


석송필이 힘들게 석관을 열어보니 석관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빈관이었다.


"우째 이런일이?"


결국 맥이 탁 풀린 석송필은 마차와 석관을 박살 내버렸다. 석송필은 벽란운교(碧瀾雲橋) 위에서 망연히 바다만 바라보았다. 다시 김강금에게 꾸중 들을 것을 생각하니 눈 앞이 막막하였다. 그렇게 벽란운교에서 넋나간 사람처럼 서 있을 때 벽란운교 아래쪽에서 시끌벅적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무심코 고개를 돌려보니


"띠용"


눈이 번쩍 뜨였다. 아래쪽에서 자신이 꿈에도(?) 그리워 하는 주주삼이 노동자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쫓겨 자신의 앞을 지나쳐 도망가는 것이 아닌가? 정신을 차린 석송필도 주주삼을 쫓아가는 노동자들의 틈에 끼어서 달리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결국 눈 앞에서 주주삼은 자살바위에서 떨어져 시체도 못 찾는다는 선와해류 한 가운데 빠져서 두 번 다시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김강금이 석송필에게 화를 내는건 자신이 계획한 일이 틀어져버려 거기에 대해 석송필에게 화풀이 한 것이다. 김강금의 목적은 석송필이 보았다는 금사신편(金蛇神鞭)이지 주주삼 문제가 아니었다. 주주삼 문제는 자신이 환기총(환국 기독교 총 연맹)에 손을 써서 죽은 걸로 처리하여 잘 마무리 되었다. 물론 저능아 석송필은 이 사실을 모르지만  

김강금은 석송필에게 주주삼의 수급을 찾아오라고 시키고 자신이 담로성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거기서 안식일칠군단에 숨어들었고 거기서 자신의 특급 수하인 진병원(眞餠怨)을 만났다. 진병원은 지능이나 실력면에서 볼 때 석송필과는 크게 달랐다. 단지 자신이 싫어하는 서방정교(西方正敎)를 믿는 다는 이유 때문에 멀리한 부하였지만 실력 하나는 확실하였다. 특히 진병원은 변장의 귀재였다.  

진병원에게 석송필을 아작낸 담로성의 괴고수를 알아보라고 시켰다. 그런데 여기서 김강금의 계산 밖의 인물이 있었으니 신분을 속이고 담로성에 있던 초고려와 복희랑이 있었다. 이 들의 진짜 정체는 다흥회 삼총장 중에 흥방총장(興邦總長) 조화도공(造化陶工) 김옹(金甕)과 다물총장(多勿總長) 천회기협(天悔奇俠) 대원일(大圓壹)이었다 

결국 진병원은 김강금의 원래 의도와는 딴 판으로 난릉왕이 아닌 이 둘을 추격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진병원이 이들을 따라 월남(越南)한 뒤로 아예 실종되어 버렸다. 김강금에게 있어서 진병원의 실종은 유능한 특급부하 하나를 잃은 것이었다.

거기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자신이 애써 키워서 만든 야소애희방의 전투부대인 흑봉단(黑蜂團)의 사대단주 개기문, 류동림, 서석, 동철민 마저 처참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진병원의 실종과 흑봉단 사대단주의 사망소식을 들은 김강금의 머리에 두통이 끊이지 않았다. 이제 자신에게 남은 믿을 만한 부하라고는 편수의 저능아 석송필 뿐이었다.


"크으으"


김강금은 현실을 인정하기 힘들었다. 부아가 나 금사신편으로 눈에 보이는 것 모두를 마구 박살내기 시작하였다. 황금기둥에 조각한 천사의 상도 오늘 따라 왜그리 보기 싫은 지 일편에 박살 내어 버렸다. 그렇게 한 시진 동안 분기을 참지 못하고 대전을 쑥밭으로 만들어버린 김강금이 다시 금의로 가서 앉더니 석송필을 불러들였다. 그리고 지필묵(紙筆墨)을 준비하여 일필휘지(一筆揮之)로 장문의 글을 써내려갔다.


"석송필"


석송필은 김강금의 부름에 즉시 부복하였다.


"네 주군"

"너는 당장 백악산(百惡山)으로 가서 백악산주를 만나뵙고 이 서찰을 전하거라."

"존명"


석송필은 즉시 서찰을 가지고 백악산으로 향하였다. 대전에 홀로남은 김강금은 고민에 빠졌다.


‘조계두가 나의 뜻을 수락할까? 끄응 현실이 비참하군 이 수 만은 쓰고 싶지 않았는데’


김강금은 그렇게 자신의 머리를 쥐어 뜯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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