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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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자-3

마린다레베로공작 0 3,782 2006.02.21 16:26

단지 내가 분노하고 있다는 이 감정이 중요하다는 것. 단지 그뿐인 것이다.

잠시 눈을 감았다 뜨니 환경이 변하기 시작하였다. 역시 이건 꿈인 것인가?

내가 보고 있는 풍경은 병원 응급실. 정확히 말하면 분만실이라는 곳이었다. 인간의 문명은 나라는 존재가 처음 나온 때보다 훨씬 많이 발전했다. 내가 태어날 땐 집에서 태어났는데 이 시기 사람들은 병원에서 산파 못지 않은 경험과 지식을 가진 전문의의 손에 자식의 출산을 맡겼다. 그럼 이 시기의 나도 병원에서 태어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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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

 

이 아이가 나의 환생체. 아메리카 네임으로 프랭크 아직은 이녀석의 본명을 모르겠어. 태어날 때 맨처음 하는 말이 응애 이군. 물론 마리아도 그랬지.

인간이 만약 신의 노예라면 태어날 때 위대한 신 만세 라던가 그런 찬양을 표해야 하는데 고작 한다는 것이 응애 라니. 응애라는 것이 사실은 신에 대한 찬양이라고 억지주장을 펼치면 이쪽에선 뭐달리 할 말은 없지만.

의사가 이제 막 태어난 나의 탯줄을 끓고 피투성이인 나의 몸을 깨끗한 수건으로 딱고 나의 환생체의 모친. , 새로운 나의 어머니한테 보여주었다.

 

건강한 왕자님 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이런 여자가 환생할 때 남자로 태어나다니. 이거 엄청난 성()적 정체성이 혼란을 겪을 수도 있겠는걸? 여기에서 볼 땐 그렇겠지만 다시 태어난 나는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을 것 같다. 아마도 저 땐 내가 아니라 또 다른 내가 몸을 차지하고 있겠지?

기뻐하고 있는 어머니의 얼굴을 보니 또 다시 내 두 눈에는 눈물이 나기 시작하였다. 누가 이렇게 행복한 가정의 웃음을 파괴한 것이지? 행복이 그대로 이어져 나갔더라면 나는 다시 깨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에 나왔을 땐 다시 살아났다는 사실에 기뻤는데 막상 이렇고 있으니 왠지 슬퍼졌다. 내가 왜 이렇고 있을까?

- 맞다. 이것은 프랭크의 기억이다. 지금 그녀석의 기억을 내가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이 눈물을 흘려야 하는거야? 난 울보가 아니라고.

 

또 다시 장면이 바뀌었다.

때를 보아하니 이름표를 달고 가방을 메고 걸어가고 있었다. 뻔하군. 학교에 가는 것이구나.

이름표? 이때 이름을 봐야겠지? 어디보자. 프랭크라는 애매한 이름밖에 모르는 나한테는 어느정도 귀중한 정보이겠지? 녀석의 이름표에 적힌 이름이 보였다.

 

1학년 3 2번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xml:namespace prefix = st2 ns = "urn:schemas:contacts" />김정현

 

아 이녀석의 이름이 김정현이구나. 2?! 점 점 기억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국민학교는 키순으로 키를 세운다던데 저렇게 작았구나. 하긴 지금 신장이 165cm를 넘어가는 내가 보기엔 1학년 한 8살 애들은 다 작아보인다. 저것들끼리 키가 크네 작네하는 것은 내가 보기엔 도토리 키재기로 보인다.

 

!

 

아야

 

갑자기 날아온 돌맹이에 김정현이 맞았다. 난 그 쪽을 쳐다보였다. 또래로 보이는 애들의 한무리가 막 뭐라고 놀리면서 돌맹이를 던지고 있었다.

꿈이니깐 그냥 지켜보는 제3자이니깐 가만히 분노가 삭이고 있지 현실였다면 저녀석들 뼈와 살을 분리해버렸을 것이다. 김정현. , 또다른 나는 울면서 교실로 뛰어들어갔다.

 

교실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녀석은 지우개를 지워서 그 가루를 모와서 동료들과 함께 누가 김정현을 잘 맞추나 내기도 하고 있었다. 그래? 내가 그렇게 만만하게 보여?

너희들은 모르겠지만 김정현의 마음 속 깊이에는 분노가 쌓아가고 있어. 그 분노가 나중에 나를 부르는 하나의 거름이 된 것이구먼.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인간은 고통 속에서 자기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 같다. 저 분노가 나는 왜 이런 꼴을 당하면서 살아야하지? 라는 의문을 불려일으키고 곧 자기자신에 대한 인식으로 이어지지.

 

그래서 너는 내가 필요했구나. 이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 더 행복한 미래를 위해 너의 존재 중에서 가장 강력한 내가 필요했어. 그래서 넌 나를 부른 것이고 난 거기에 응답했어.

 

내 눈에 비친 또 다른 장면은 가장 비참한 장면이다. 가장 최근의 기억이다. 아마도 다른 것도 있을 것인데 이것만 보와도 왜 내가 필요했는지 알 것 같았다. 아마도 남아있는 김정현의 의식이 나한테 속삭이는 것 같았다. 그의 의식이 가장 비참한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내 눈에 비친 것은 가장 눈에 잘 보이는 노란색 딱지였다. 그 딱지에는 압류 라는 붉은색 글씨가 선명하게 적혀있었다. 가족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울고 있었고 험악하게 생긴 아가들이 집안을 어지르고 있었다. 그러면서 돈 어디에 있냐고 큰소리를 지르고 몽둥이를 휘두르고 있었다. 저녀석들 내가 알기론 고리대금업자 같았다. 집안집기들은 이들로 인해 반파되었고 심지어는 가족들의 몸에도 상처가 났다. 김정현의 분노가 나한테 전달되었다.

 

이외에도 계속되는 협박과 절망이 보였다. 그이의 절망이 나의 눈을 뜨게 한 것이다.

 

나의 눈이 뜨기 시작했다. 창문으로 빛이 한줄기 들어와 나의 얼굴을 자극했다. 이게 바로 아침이라는건가? 스테이시아가 처음으로 맞이하는 아침이다.

그런데 이 아침은 나한테 즐거움 느낌을 주는 것 아니었다. 나한테는 또 하나의 피의 반주곡을 쓰게 하는 시작일뿐이다. 나는 몸을 일으켜 세우며 입가에 미소를 띄었다.

 

그래. 미스터 프랭크. 아니 김정현. 너가 원하는 것을 확실히 알겠어. 내가 전부 해치우겠어. 그리고…”

 

그리고 나의 행복을 다시 찾겠어 라고 말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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