雷聲霹靂 - 伍拾肆 금종무경 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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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雷聲霹靂 - 伍拾肆 금종무경 三

꽹과리 0 2,730 2005.07.17 17:24

요단 일행은 탐라성에 도착하였다.

탐라성은 생각보다 꽤 큰 읍성이었다. 약 일만명의 성민들이 거주하며 대게가 농민이 아니면 상인들이었다. 중앙에는 마차 여덟 대 동시에 지나갈수 있을 정도의 동서남북으로 갈라져 나간 큰 십자로(十)가 있으며 그 십자로를 중심으로 해서 상가나 객잔 등이 밀집해 있었다.

탐라성엔 맥추축제가 한 창이었다. 이를 즐기려는 연인들, 아들 손자 손잡고 구경하러 나온 가족들, 대목을 노리고 온 곡예단(曲藝團), 그리고 만병통치(萬病通治)에 효험 있는 것처럼 사람들 모아서 광고하는 떠돌이 약장수들 또 무엇보다 마을 여기저기에 산처럼 쌓여있는 수확한 보리를 사러오는 상단들로 인해 관도는 연일 시끌벅적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었다.

요단과 강노인 그리고 살아남은 호위무사들이 짐마차와 짐낙타들을 이끌고 탐라성에 도착하였을 때는 객잔마다 객실이 만원인 관계로 한 참을 뒤진끝에 가까스로 변두리의 낡은 이 층 객잔에서 삼 평 남짓의 낡은 객실 하나를 구할 수 있었다.

탐라성으로 오기 전에 강노인이 현재 처한 사연을 적어 비상용 전서구(傳書鳩)를 날렸다.

요단은 객실 창가에 좌정하여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니 여전히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오늘로 벌써 몇일인가? 뜻하지 않게 난 이 들의
주장(主將)이 되었다. 전서구 세 마리를 날린 결과 회신으로 영조(靈鳥)인 왕관앵무(鸚鵡)가 날아들었다. 왕관앵무는 송학상단의 대방이 말한것을 나에게 그대로 말하였다. 본부에서 사람들을 보낼테니 반드시 물건을 지키고 나머지 짐들은 모두 팔아버리라고 하였다. 시키는대로 나는 최소한의 마차와 말만 남기고 남은 짐과 낙타들 까지 모두 팔아버렸다. 다행히 강영감이 장사 수완이 있어 다른 상단에 좋은 가격을 받고 팔아버렸다. 그리고 한가지 그 물건이라는 것은 지금 나의 품안에 있다. 물건은 작은 금갑에 초로 봉인되어 상단의 인장이 찍혀있었다. 무엇인가 궁금하지만 열어 볼 마음은 없다.


탐라성의 맥추 기간동안 계속된 맥추축제는 삼 경인데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야시장(夜市場)들이 들어서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객실에 머물고 있는 사람은 요단을 포함하여  오 인(人) 호위무사 이 인은 야식을 사러간다는 핑계로 야시장을 구경하러 나갔다. 나머지 무사와 강노인은 연초를 태우며 투전(錢)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투전은 환제국에서 유행하는 노름() 중에 하나이다. 언제 누가 만들고 유행하였는지는 모르나 반 척(尺) 정도의 두꺼운 종이 팔십일 장을 한 벌로 치고 일에서 구까지에 사람(人), 물고기(魚), 꿩(雉), 별(星), 말(馬), 노루(獐), 토끼(兎)의 이름이 있고, 따로 각각 장수가 있어 인장()을 황(), 어장()을 용(), 조장()을 봉(), 치장()을 응(:매), 성장()을 극(), 마장()을 승(), 장장()을 호(), 토장()을 취(:독수리)라 한다. 이는 고금인물을 품제(品第)한 것으로 패(牌)를 모두 합치면 일백이십 전 투패(鬪牌)가 된다. 이러한 투전을 하는 사람은 투전장을 잡고 한손으로 살살 뽑아가며 글짜를 보아 승부를 결하였다. 투전에는 아홉 수를 갑오라하여 갑오를 뽑으므로써 승리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처음에 투전장을 차례대로 잡아쥐고 한 장씩 몇점이 나오나 엿가락을 늘리듯이 조금씩 조여가면서 수를 본다. 최후로 합쳐 아홉(九) 수가 나오면 승리한다. 투전은 상당히 큰 도박으로서 돈을 놓고 서로 아홉 수를 뽑아가며 승부를 겨룬다. 더구나 승부가 쉽사리 결정되므로 큰 돈이 쉽게 왕래하였다.

시간이 얼마가지 않아 호위무사들의 낭탁(囊橐:주머니)은 모두 거덜이 났다. 투전판에서 오간 은자(銀)는 모두 강노인의 낭탁으로 들어갔다. 

은자를 잃은 호위무사들은 얼굴이 뻘개져 연초만 뻑뻑 태워대었다. 자고로 돈잃고 기분좋은 사람은 없는 법이었다. 반면에 강노인은 개평(揩油)도 없냐고 투덜대는 호위무사들의 불평도 들은채 만채였다.
 

"수확좋고 이제 한 숨 자볼까"


들어누은 강노인은 그자리서 코를 골기 시작하였고, 호위무사들은 콧 김을 씩씩 뿜으로 밖으로 나가버렸다.


"영감 잘먹고 잘사슈."  


호위무사들은 투덜거리며 밖으로 나가 버렸다. 요단은 구석에 반듯하게 누워서 운기토납에 열중이었다.


뭐지? 폐부를 찌르는 이 기운은?


요단이 무언가를 느끼고 눈을 반개할때였다. 별안간 창(窓)에서 날카로운 기운이 요단을 향해 폭사하였다.


"헉 뭐지?"

"피유웅"


요단이 반사적으로 일어날 때 날카로운 파공음이 들리며 창에서 요단까지 가늘고 날카로운 백선이 그어지며 요단의 심장을 향해 날아왔다.


"띵 딸그락"


요단의 심장을 노리고 날아온 것은 은침(銀鍼)이었다. 요단이 금종무경을 익힘으로써 금강외피(金剛外皮)의 수준까지 도달하였기에 은침은 요단의 금강외피를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요단은 무심코 날아온 은침을 주으려하였다.


"안돼"


자는 줄로 알았던 강노인이 급히 외쳤지만 요단은 그 은침을 이미 손에 쥐고 있었다. 은침은 푸른 빛을 띄고 있었다.


"왜 그러십니까? 영감님?"

"얼른 버리게 그건 독침이네"

"네에"


요단이 강노인의 말을 듣고 은침을 바닥에 떨구었지만 어느 새 은침을 쥐었던 요단의 두 손가락은 청색(靑色)으로 물들어 있었다.  

 
"크으"

"늦었군"


비록 요단의 피부가 금강외피라고 해도 백독불침(百毒不侵)은 아니기에 독에 있어서는 예외였다. 은침의 끝이 심장을 노렸을 때는 다행히 금강외피의 반탄력으로 은침을 튕겨내버려 피부가 독에 침입하지 않았지만 요단이 은침을 손가락으로 집었을 때는 이야기가 틀려진 것이다.   


"크으윽"

"이미 대지(指:엄지손가락)와 인지(人指:집게손가락)를 통해 독이 침투하였네. 독은 장심(掌心)에서 모여 정맥(靜)을 타고 심장으로 갈걸세."


그 때 창문을 통하여 복면을 한 인영 하나가 들어왔다.


"아주 잘아는 군 영감"


괴한을 본 강노인은 창문으로 뛰어내리려 하였다. 


"흥 어딜!"


복면 괴한이 우수를 흔들자 은침 세 개가 강노인의 등에가 꼽혔다. 은침을 맞은 강노인의 신형은 창 밖으로 힘없이 떨어져 내렸다.


"밖에 있던 호위무사들은 모두 나의 손에 죽었다. 자 물건을 이리 주실까?"


요단이 복면괴한을 노려보며 천천히 일어났다. 


"오 너는 눈빛이 다르구나 네가 힘박에 없는 무식한 거력웅을 죽인 놈이구나."

"크윽"


요단은 독의 고통에 이를 악물었다.


"아 얼굴색을 보니 부시독(腐屍毒)에 중독되었구나. 하하하"

크 어느새 팔목까지 독기가...

"말이 없는 걸 보니 아자(者:벙어리)가 아니면 죽고 싶은 게로구나"


갑자기 복면괴한이 잔인한 미소를 짓더니 그의 우수가 응조(鷹爪) 형태로 요단의 눈을 노렸다.


"쉬익 파악"


요단이 급히 몸을 틀자 복면괴한의 응조수(鷹爪手)는 요단이 서있던 뒤의 벽을 때려 지공(指功)으로 인한 세 개의 지공(指孔)을 만들었다. 이 때 틈을 노린 요단이 유능제강(柔能制剛)의 원리를 이용한 체술로 반격하였다. 순식간에 상대의 멱살을 잡아 팔을 꺽어 벽에다 메어쳤다. 동시에 복면괴한의 응조수가 요단의 심장을 노렸다.


"띠잉"


둔탁한 금속음이 울려퍼졌다. 그리고    


"크 소 손가락이?"


벽에 구멍을 뚫던 복면괴한의 응조수는 요단의 금종무공에 깨어져 응조수를 시전하던 손가락 세 개가 부러지고 말았다.


"쾅"


손가락이 부러짐과 동시에 복면괴한의 몸은 벽에가 꺼꾸로 쳐박혔다.

체술의 유능제강의 힘을 이기지 못한 벽이 와르르 무너졌다.

요단은 이에 멈추지 않고 양다리를 상대의 목과 가슴에 걸치고 상대의 양 손으로 상대의 한 팔을 잡아 힘을 주어 꺽었다.


"뚜둑"

"크악"


힘을 주자마자 상대의 팔은 부러져서 부러진 뼈가 피부를 뚫고 나왔다. 요단은 그 틈에 해약(解藥)을 노리고 상대의 품을 뒤졌다.


"크으 하하하하 부시독의 해약을 찾느냐? 부시독은 해약이 없다 크으 카카카카"


상대는 고통속에 광소(狂笑:미친듯이 웃음)하였다.


"크 제기랄" 


요단은 독의 고통을 참으며 좌권(左拳:왼주먹)을 수직으로 하여 상대의 천령개(天靈蓋:정수리)를 내리쳤다.


"빠각"


일격에 두개골이 박살나며 천령개가 함몰되어 복면괴한은 그 자리서 즉사하였다.


"크 어느새 독이 곡지(曲池: 팔꿈치)까지 여기서 죽을 수는 없다."


요단이 이 층에서 가볍게 뛰어내리자 그 때 저 멀리서 관병들의 외침이 들려왔다. 아마도 외벽이 무너지는 소란통에 누군가 관병을 불렀으리라.


"네 이놈 게섯거라. 탐라에서 살인은 즉결처분이다."

"젠장"


행인들이 모여 웅성 대는 가운데 요단은 많은 인파를 제치며 좁은 소항(小巷:골목길)을 발견하고 서둘러 그리로 도망가버렸다. 뒤따라 온 관병들이 소항까지 쫓아왔으나 요단의 종적은 찾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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