雷聲霹靂 - 拾壹 특동무위영총사 난릉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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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雷聲霹靂 - 拾壹 특동무위영총사 난릉왕

꽹과리 0 2,870 2005.03.24 00:44

다물흥방회 국내성 지회

난릉왕은 고묘가 사라지고 구층목탑이 나타나자 구층목탑의 기둥을 더듬어 보았다. 질감이나 뭐로봐도 틀림없는 나무였다. 위를 보니 "환영탑" 이라고 고래 등짝 만한 현판이 걸려있었다.


"환영탑이라..."


별 의심없이 목탑 안으로 들어서자 목탑은 홀연히 사라지고 아주 넒은 들판이 생겨났다. 환상이라고 여겼지만 피부에 불어오는 실바람의 촉감은 분명했다. 뒤를 돌아 보아도 처음보는 생소한 풍경이었다.

난릉왕은 앞을 향해 걷고 또 걸었다. 얼마만큼 걸었을까? 평원 저멀리 한 채의 묘옥이 시야에 잡혔다. 즉시 경공을 시전하여 묘옥에 도착하니 전형적인 한가로운 농가였다. 사람이 없는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메....


"어서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특동무위영총사(特動武尉零銃士) 난릉왕대협"

앗 내가 기척을 알아채지 못하다니


언제 나타났는지 난릉왕의 앞에는 하양 통수삼을 입은 수려한 외모의 호리호리한 장신이 정중히 포권을 하고있었다.


"저는 환영탑의 안내를 맡은 백범(白凡)이라고 합니다."   

"환궁총사 난릉왕이라 합니다."


난릉왕은 백범의 안내에 따라 묘옥 안으로 들어갔다. 흔한 묘옥이라고 생각한 난르왕의 상상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처음 환영탑을 들어설 때 처럼 묘옥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눈 앞에는 웅장한 성채(城砦)가 나타났다. 놀랄 겨를도 없이 안내인 백범의 설명이 이어졌다.


"환영탑의 실제 모습입니다. 고묘에서 부터 보신 것은 모두 실체화 된 가상세계입니다. 자 이리로 드시지요"


백범이 안내 하는대로 성채 안에 들어서자 체구가 장대한 대한이 난릉왕을 반겼다.


"어서 오시오 난릉왕 대협! 환영탑주 김장한(金長恨)이라고 하오."


뱃살이 좀 쳐진 다소 비대한 체구에 턱과 볼이 안 볼이 안 보일 정도로 가득히 수염을 기른 구 척(捌 尺)의 거한(巨漢)이었다.  


"어떻게 저의 신분과 제가 여기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까?"


난릉왕의 환영탑의 환대 속에 그동안 궁금히 여겼던 것을 물었다.


"하하하하 무척 궁금하셨던 모양이군요. 일단 이리로 드시지요." 


김장한이 안내하여 들어간 방은 단아하고 청초한 느낌이 드는 방이었다.


"그 동안 궁금 하신 것이 많은 줄 압니다. 이제 차근차근 설명해 드리지요. 저희 정보가 틀리지 않다면 대협은 태상환폐하의 실종과 청학원의 혈풍사건 때문에 저희 단체에 손을 빌리기로 하고 오신것이 아닌지요?"

"다 아신다니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개독정부의 일에 반대 하시던 태상환인께서 십일전 후원에서 실종 되셨습니다. 저희 특동대에서 비밀리에 조사를 한 결과 이 사건의 배후에 대막리지(大莫離支) 여부대인(呂釜大人)이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현재 폐하의 권한은 개독정부의 원로원이 생김으로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모든 원로들이 개독교 신도라는 것은 새삼스러울게 없지만요."

"개독들이 바라는 건 폐하의 유폐와 제국의 멸망 그리고 새로운 이념의 국가를 만들자는 게 목표입니다. 하지만 많은 권한을 장악하고도 그렇지 못하는 것이 페하와 백성의 관계입니다. 천하의 모든 백성들에게 있어서 환인폐하는 정신적인 존재이십니다. 그 들이 그걸 방해하려 개독교를 반세기 동안 퍼뜨렸지만 아직 대다수의 제국 백성들에게 페하의 위치는 큽니다."

"네 삼십년 전 일차 민란이 발생 한 것도 그들이 페하를 강제 페위 시키려 한데서 발생 한 것입니다. 그들은 강제로 폐하의 권한을 축소하고 페하를 인질로 삼아 신성불가침 조약을 맺어 제국 남부가 그들의 손에 넘어갔지요."


설명하는 난릉왕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태상환페하의 실종사건을 조사하다 저는 벽에 부딛쳤습니다. 더이상 저희 환궁 비밀기관인 환령특동총사대의 권한으로는 어찌 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특동대가 배후를 캐고 다니자 그 들은 암암리에 고수를 파견하여 특동대 총사들을 하나씩 제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결국 조사는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손에는 태상환폐하가......"


난릉왕의 흘러내리는 분루(憤淚)에서 김장한은 난릉왕의 우국충절(憂國忠節)을 읽을수 있었다. 


"그러던 중 원로원의 감시에 있는 환궁의 태자께서 저에게 접선을 시도 하였습니다......"
 

난릉왕의 눈빛이 과거의 일을 말해주고 있었다.


난릉왕은 비밀집무실에서 홀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꼴깍 꼴깍 쪽) 커어 빌어먹을 세상"


주병이 바닥 났는지 술이 더이상 나오지 않자 주병을 벽에다 던져버렸다.


"퍽 쨍그렁"


산산조각이나 우수수 떨어지는 주병을 보더니 머리를 쥐어뜯었다.

   
"드러운 세상 쾅(우지끈)"


난릉왕이 분통에 못 이겨 서궤(書櫃)를 내리치자 서궤는 그대로 두 조각 나버렸다. 사궤를 박살낸 난릉왕은 집무실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정적이 흘렀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그때였다. 집무실에 난 광창(光窓)에서 작은 새가 한마리 날아들었다. 그 새는 난릉왕의 집무실을 한 바퀴 돌더니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난릉왕의 무릅 위에 내려앉았다. 황작(黃雀:참새)의 반 만한 몸집에 잡티 하나 찾을 수 없는 새하얀 우모(羽毛)가 빛나는 새였다.

새를 발견한 난릉왕은 술이 확 깨었다.


"이 이새는 태자전하께서 기르시는 만리비백(萬里飛白)?" 


만리비백이라는 새는 난릉왕이 자신을 알아보자 고개를 수그려 우모 속에서 자신의 우모색과 똑같은 지조(指爪:손톱) 크기 만한 종이를 사뿐히 날아서 난릉왕의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만리비백은 난르왕을 향해 고개를 한 번 끄덕이더니 날아올라 광창을 통해 나가버렸다.

난릉왕은 안력을 높여 만리비백이 주고간 종이를 읽어나갔다.


"크흐흑 태자전하 신을 그리도 생각하시다니 감복할 따름입니다."


그 날 밤 난릉왕은 채비를 하고 몰래 환궁을 빠져 나왔다.


"음 다물흥방회란 말이지? 그런 충정의 단체가 있었을 줄이야."


난릉왕은 태자로 부터 얻은 정보대로 여기까지 찾아온 것이었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김장한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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