雷聲霹靂 - 貳拾捌 풍운의 담로성 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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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雷聲霹靂 - 貳拾捌 풍운의 담로성 一

꽹과리 0 2,886 2005.04.26 01:15
모든 사람이 이주하여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는 넒은 평야에 남쪽을 향하여 우마차 두 대가 지나 다닐 정도의 끝없이 이어진 길이 있었다.

중천(中天)의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가운데 백단목(白椴木:자작나무)으로 얼기설기 천막(天幕)을 쳐서 조잡하게 만든 여마거(驪馬車) 한 대를 눈처럼 새야햔 백당(白唐:흰 당나귀) 한마리가 꾸벅꾸벅 졸면서 길을 따라 여마거를 천천히 끌고 가고 있었다.

여마거의 천막 아래에는 주찬분궁에 나타났던 비대한 체구의 장한과 검은 무복을 입은 소년이 누워있었다.

비대한 장한은 산(山)만한 대복(大腹)을 들어내어 코를 골며 자고 있었고 소년은 앉아서 백당의 고삐를 쥐고 있으며 연신 가흠(呵欠:하품)을 해대었다.

그 상태로 얼마나 지났을까 중천의 태양이 서천에 걸려 사방이 어두워 지자 그제서야 코를 골며 늘어지게 자던 장한이 일어났다.


"다왔냐?"

"아니 아직 덜 왔어요. 이 속도로는 삼 일은 더 가야 될 것 같아요."

"그래? 그럼 속도 좀 높이지 고삐 이리주고 넌 자라!"

"그러죠 뭐"


장한이 소년에게 백당의 고삐를 건네 받고서 백당에게 소리쳤다.


"이 놈 달려라" 


그 소리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백당이 졸던 눈을 크게 뜨더니 냅다 쏜살처럼 달리기 시작하였다. 백당이 속력을 내어 달리자 얼마나 빠른지 주변의 풍경이 알아보지도 못하게 휙 휙 지나쳐갔다.

여마거를 끄는 백당은 환제국에서 손꼽히는 영물이었다. 환제국 전설중에 하루에 천 리를 능히 달린다는 기린(騏麟)이라는 영수가 있는데 그중 몸이 새하얀 백기린(白騏麟)이 짝을 찾지 못해, 그만 지상의 백당과 교접하여 그 백기린의 혈통을 이어 받은 것이 현재의 어떠한 명마보다 빨리 달린다는 백설비려(白雪飛驢)였다.

지금 여마거를 끌고 가는 백설비려는 체구가 비대한 장한의 애려(愛驢)였다. 어디서 누구에게 백설비려를 얻었는지는 말하지 않아 모르나 분명 망아지 때 부터 길렀다고 한다. 현재 장한만을 주인으로 여기어 철저히 따른다.


환제국 직할령 최남단 읍성(邑城) 담로성(擔魯城)

만이천여 명의 성민들이 거주하며 군사, 행정 기능을 담당하는 관부(官府)가 중앙의 구릉에 위치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남쪽으로 삼십리를 내려가면 개독교 남부 자치령 경계가 나온다.  

읍성 주위에 도적단(盜賊團)이 자주 출몰하여 경계가 아주 삼엄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성민들은 읍성안에서 모든 걸 해결 하였다. 외지 상인을 제외하곤 읍성에서 나가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 


담로객잔  

담로읍성에는 관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담로객잔 하나만 있을 뿐 그 외에 기루는 커녕 객잔이나 주막 띠위도 없었다. 담로읍성은 담로객잔의 수입으로 전체 재정의 절반을 충당하고 있었다.

담로객잔의 저만치 귀퉁이에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둘 중 한 사람은 다름아닌 환제 직속 환령특동대 무위영총사에서 모종의 임무를 띄고 다물흥방회에 투신한 난릉왕이었다.

난릉왕 앞에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자는 광이 유난히 나는 독두에 동글동글한 얼굴이 마치 만두(饅頭)처럼 생긴 사나이였는데 산판사신(算板死神) 원포면(圓包面) 주주삼(酒酒參)이라는 자였다.

출중한 무공으로 악행을 일삼는 개독문파의 자금원을 털기로 유명하였다. 그때문에 환개총 수배령에 일 호로 지목 되었으며 목에는 황금 일천 관의 현상금이 걸려있었지만 신출귀몰(神出鬼沒)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그를 아무도 잡을 수가 없었다.


"하하하 혈마유령단(血魔幽靈團)들 오늘 단단이 손을 보았으니 당분간 담로성 근처에는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여기에 난릉왕이 두 손으로 주배를 들며 말하였다.


"암요 원포면대협의 절세 무공에 꼬랑지 불이 붙은 채 도망 갔으니"

"허허 이거 과참의 말씀이십니다. 허허허"

"아뇨 나 난릉왕 삼십평생 산판으로 개를 때려잡는 타구산판(打狗算板)은 처음 보았습니다."


두 사람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동안 어느 새 시간은 병야(丙夜)를 넘어가고 있었다.


"아 원포면대협 이거 너무 마셨나 봅니다."

"아 그런가요? 저도 아랫배가 탱글탱글 해졌소이다."

"오늘 원포면대협을 만나 즐거운 시간 되었습니다.이제 저는 다른 곳으로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 그럼 연이 닿아 또 뵙기를 바라겠습니다."

"저야 말로 바라는 것입니다."


난릉왕은 주주삼에게 포권을 취하고 바람같이 담로객잔을 빠져나갔다. 혼자 남은 주주삼도 주병을 입에 박아 마저 비우고는 탁자에 술값으로 은자를 놓고 담로객잔을 나갔다. 그러자 담로객잔에서 처음부터 주주삼을 주시하던 장한이 주주삼을 따라나갔다.
 

"어 이거 운기를 안하니 취하는 구나 꺼억!"


어두운 밤 월광만이 은은한 가운데 주주삼은 으슥한 골목으로 들어가서 바지춤을 내려 소피를 보고 있었다. 이 때 주주삼을 향해 누군가 다가왔다.


"주주삼 되십니까?"


주주삼은 게슴츠레한 눈으로 말을 걸어오는 상대를 바라보았다.


"어 주주삼? 내가 주주삼인데 넌 누구지?"


상대는 품에서 족자를 꺼내어 펼쳐보았다. 족자에는 주주삼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었다.
 

"음 틀림 없군"

"뭐야 뭔 볼일이야?"

"주주삼 너를 잡기위해 환국의 삼부팔도(三部八道)를 다 뒤지고 다녔다. 오늘 에서야 미꾸라지 같은 너를 잡는구나"

"아니 너는?"

"그래 너를 잡기 위해 환개총에서 특파된 특급살수 석송필(石松筆)이다."

"석송필?"

"오늘은 절대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다. 주주삼"


순간 주주삼은 술이 확 깨었다.

석송필의 낭아봉(狼牙琫)이 주주삼의 명문(命門)을 노리고 뻗어나갔다.
 

"헛 탈혼봉(奪魂棒)?"


주주삼은 가까스로 몸을 틀어 명문이 가격 당하는 걸 피하였다.

주주삼은 취기를 우수의 장심에 모아 날려버리려 하였다.


"헛 내공이 안모인다."

"주주삼 넌 빠져나갈 길이 없다. 주주삼 네가 마시던 주배에 너를 잡기 위하여 특별히 이국에서 구해온 공용충(功溶蟲)의 알을 발라놓았다. 공용충이 너의 체내에서 부화하여 너의 내공을 흩어지게 하고있다. 일반 산공독하고는 질적으로 다르다. 자 주주삼 죽는 일만 남았다."
 

주주삼의 얼굴이 납색이 되었다.


"이런 비열한"


석송필의 탈혼봉에서 한 가닥 날카로운 파공음이 들려왔다.


"쐐애애액"

"푸캉"

"커억"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것은 무공을 잃은 주주삼의 명문에 박혀 폭발하였다. 동시에 입에서 피분수를 높이 뿜으며 주주삼은 힘없이 뒤로 날려가 쓰러졌다.

주주삼의 명문자리에 어른 주먹만한 구멍이 뻥 뚫려있었고 조각난 오장육부가 피와함께 흘러나왔다. 석송필은 봉으로 힘들게 숨을 들이키고 있는 주주삼의 목을 지긋이 눌렀다.


"흐흐흐 주주삼 끝이구나 이제 너의 수급을 베어가는 일만 남았다."


이때 석송필의 등뒤에 다가오는 자가 있었다.


"아니 이런 늦었나?"


아무래도 기분이 이상하여 되돌아 온 난릉왕이었다.


"이 놈"


난릉왕의 삼각도가 석송필의 목을 겨냥하고 날아갔다.


"흥"


석송필이 탈혼봉으로 난릉왕이 던진 삼각도를 내리치자 삼각도는 산산이 부서져 흩날렸다.


"목표가 주주삼이어서 되도록 너는 건들지 않았는데 소원이라면 너도 같이 죽여주마!"

"흥 뜻대로는 안될것이야"


석송필이 난릉왕을 향해 탈혼봉을 겨누자 탈혼봉에서 공기를 찢는 날카로운 파공음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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