雷聲霹靂 - 肆拾參 풍운의 담로성 十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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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雷聲霹靂 - 肆拾參 풍운의 담로성 十一

꽹과리 0 3,317 2005.06.30 22:46
서편 너머로 태양이 사라지자 담로성에 밤이 찾아왔다. 성내는 모두 잠이 들었는지 어둠속에 별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성벽 위에는 평소와 다르게 화거(火炬:횃불)의 간격을 좁혀 밝혀 놓았다. 안식일칠군단이 언제 습격해 올지 모르기에 포졸이나 무장 모두가 신경이 곤두서서 지키고 있었다.

이런 담로성 십리 밖에서 한 장한이 업드려 숨죽인 채 천리경(千里鏡:망원경)으로 담로성을 응시하고 있었다.


"너무 늦었나? 생각보다 야간경계가 삼엄한데"


천리경을 눈에서 떼며 일어서자 달빛에 비친 특유의 붉은 제복이 이채로웠다. 장한은 다름아닌 안식일칠군단의 간부 진병원이었다.


"마탁차(摩托車:오토바이)는 여기에 위장해두고"


진병원은 그 자리서 붉은 제복에 허름한 옷을 입기 시작하였다.


"혹시라도 모르니 역용약으로..."


진병원은 얼굴에 꼼꼼하게 역용약을 발랐고 잠시 후 진병원의 얼굴은 전형적인 촌부였다.


"자 그럼" 


진병원이 걸어간 곳은 담로성 동쪽 성벽 아래에서 흘러나오는 개천이었다. 개천에 들어가자 수심이 깊어 물이 허리까지 차올랐다. 그 상태로 성벽위의 포졸들에게 들키지 않고 물길을 거슬러 담로성을 향해 얼마간 이동하던 진병원은 원하는 것을 찾았다. 


"이쯤인데..여기있군"


진병원이 찾은 것은 개천 범람시 물이 성내로 넘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만든 별도의 비상수로였다. 하지만 지금은 우기가 아닌 관계로 비상수로는 말라있었다. 


"딱 한 사람이 기어갈 정도군"


진병원은 비상수로 주위의 잔흙을 걷어내고 비상수로안으로 기어들어갔다. 얼마나 전진했을까? 성벽은 지났을까? 비상수로안에서 한 참을 기어가던 진병원이 빠져나온 곳은 성내의 작은 연화지(蓮花池)였다.  


"연못으로 이어졌군 조용히 나가자."


비상수로에서 조용히 기어나온 진병원은 얼른 경공을 발휘하여 근처 가옥의 지붕위로 뛰어올랐다.


"젖은 옷으로 기어왔더니 더럽군"


삼매열을 일으키자 하의의 물기는 공기중에 증발하였다. 그리고 묻은 흙은 손으로 툭툭 털자 깨끗이 털렸다.


"이제 객잔으로 가볼까"


담로객잔에 들어서자 늦은 밤인데도 불구하고 철야 경계근무를 서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는 포졸들로 객잔내부는 다소 시끄러웠다. 


- 젠장 언제가지 이 짓을 해야하나?

- 그러게 안식일인지 뭔지 얼른 쳐들어 올 것이지 밤마다 이게 뭐한 짓이여.

- 처자식 기다리는 집에도 못들어가고 원..

- 이봐 난 마누리 굶긴지 오래됬어.

- 누군 안그래! 

- 이봐 그래도 백무장님 덕으로 객잔에서 편히 쉬는 거라고

- 하긴 근무전에는 술을 못하지만 교대하고 마시는 술 한 잔 없으면 이 짓 못하지 암

- 허허 그러게 말이야.


연일 철야경계로 지친 포졸들의 대화가 진병원의 귀에 들려왔다. 곧 빈 자리를 찾아 앉은 진병원은 홍소육과 죽엽청을 시키고 포졸들의 대화에 게속 귀를 기울였다.


- 근데 그 반자와 소년은 오늘 하루 종일 안보이네.

- 그래? 하긴 나도 못봤네.

- 자네도 봤나? 그 덩치의 산돈이 소년한테 힘도 못쓰고 죽어버린거.

- 난 그건 못봣지만 연무장에서 강철괴뢰를 손 짓 한 번에 녹여 버리던 걸 굉장하더군
 

그 순간 홍소육을 씹던 진병원의 눈빛이 반짝였다.


강철괴뢰를 한 번에 녹여버리는 소년이라 분명 무림인이다. 담로성 도백이 무림인을 고용한 건가?


진병원은 게속 귀를 기울였다.


- 근무 끝내고 뭘 잘못 먹었나 나 측간좀 갔다 올테니 안주 다 먹지말고 남겨둬

- 알았으니 어서 다녀와


포졸 하나가 일어나 객잔내 지하에 있는 측간으로 향하자 진병원이 따라붙었다. 

측간에 온 포졸은 문 하나를 열고 들어가 바지춤을 내려서 쪼그려 앉은채로 볼일을 보고 있었다. 그 순간 진병원이 문을 열고 들어가 앉아서 볼일보는 포졸을 걷어차버렸다.

포졸은 불식간에 가슴을 차이고 뒤로 벌렁 자빠졌는데 하마터면 분통(糞桶:똥통)에 떨어질 뻔 하였다.


"누 누구요?"


진병원이 가슴을 내보이며 쓰러진 포졸의 가슴팍을 발로 찍어버리자 포졸은 입에서 피를 뿜어 내었다.


"자 이제 이야기좀 해볼까?"

"다 당신 누구?"


포졸의 물음에 진병원은 다시금 포졸을 구타하기 시작하였다. 어느새 포졸의 얼굴은 망신창이가 되버렸다.


"자 이제 이야기좀 해볼까?"


그러자 포졸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이야기한 소년은 누구냐?"

"산돈을 죽였다하여 도백께서 특채한...그 외는 정말 모릅니다."


포졸의 얼굴은 겁에 질렸지만 정말 모르는 표정이었다. 진병원은 포졸을 걷어차서 분통에 빠뜨렸고 분통에 떨어진 포졸은 살려고 필사적으로 허우적 댔지만 금방 란니지(烂泥地)같은 분뇨속으로 가라앉았다.


"어느 날 갑자기 도백이 특채한 무림인이라"


담로객잔을 나서던 진병원은 십 보 이내에 자색 경장차림의 마주보고 오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낯이 익다 어디서 봤지?


마주오던 여인도 찰나간 눈에 이채를 띄었지만 진병원을 그냥 지나쳐 객잔안으로 들어섰다. 자신을 지나쳐 걸어가는 여인을 진병원은 물끄러미 바라보가 고개만 갸웃거리다 어디론가 걸어갔다.

자색 경장의 여인은 말없이 객잔 이층으로 올라가며 뜻모를 미소를 지었다.


"훗 뜻 밖의 인물을 여기서 봤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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