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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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방문기

인드라 0 3,322 2004.01.29 05:04

인드라의 고향은 지리산자락입니다
그곳은 수많은 문인을 배출한곳이며
이외수의 광기가 서려있는 곳입니다
지리산자락에 드물게 평야가있는데 그곳입니다
주변의 산은 너무도 멀리있어 보이지않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햇빛이 가득한곳....
마른 마루청에 벌러덩 드러누우면 하늘만이 가득히 눈부시게 펼쳐지는곳..
석류며 여자열매며 배향기 가득한곳...
수채가에는 청포보랏빛이 하수물을 짙은 잉크빛으로 물들이는곳...

눈이 내립니다..마을 어귀에서 바라보면 교회당이 눈내리는 평야에 우뚝솟아있습니다
그곳은 교회당으로인해 더욱 이국적 정취가 풍겨갑니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선물꾸러미를 들고 성탄을 축하하며 교회당으로 향하던 ..
눈물이 날지경으로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차가운 밤바람이 속옷으로 파고들면 가슴이 불룩튀어나온 이제는 성장한 누이들이 손을 호호불며 꼬방으로 향하고 그곳엔 누나 형님들이 모여 정겨운 그들만의 청춘을 노래하던곳...
힘센형님들은 팔뚝을 걷어부치고 가슴을 쭉내밀고 적삼바지에 까만 가죽잠바를 걸쳐 호기를 부리던 곳...
언니들은 만지고 싶을 정도로 탐스러운 유방을 자랑이라도 하듯 내밀고는 3355 모여 차보(정거장..사람의 왕래가 많음)에 모여 재잘되며 자신들의 풋풋한 모습을 과시하고 어린여자아이들은 유난히 불룩나온 언니들의 가슴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며
국민학교만 졸업하면 저대열에 끼리라 다짐합니다
촌의 겨울은 젊은이들의 술렁거림으로 시작됩니다

그곳의 교회당은 믿으라고 지랄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그곳에 서있을 따름입니다
사람들은 곳곳에서 가져온 음식을 나누며 잡담을 나눕니다
목사님만이 목청높혀 예수사랑을 간구하지만 그곳사람들은 이미 그기에 전혀 관심이없습니다
그사람들도 구원받아야하는 나약한 인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누구하나 구원이니 대속이니 자신의 믿음을 과시하지도 않았습니다
교회당은 핑계였던것입니다
노인정이없었는데 교회당이 그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니는 씨불여라..우린 논다...
그러나 그곳이 그리워집니다
관념의 놀이도 믿음을 지키는 처절함도 없습니다
다만 이미 행복했던 그들이 서로의 정담을 나누는것이 다였습니다
과거사에 예수라는 자가 나쁜짓하지말라고 외치다가 죽었다..젊은 나이에 쯧쯧..
그것으로 족했습니다
심지어 할머니가 너나쁜짓하고 다니면 예수처럼 뒈져..라는 소리까지 나옵니다
그곳은 눈발날리는 평야의 어두워져가는 저녁처럼 아스라이 기억에서 그렇게 멀어져 갔습니다

얼마전 마지막남은 사촌이 장가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눌 아이들 챙겨서 정말 오랜만에 고향엘다녀 왔습니다
많이 변했더군요
시디플레이어를 귀에 꽂고 얼큰히 취한 걸음으로 추억의 장소를 서성되었습니다
어두운 밤하늘에 빨간것..낮선것이 많이도 보였습니다
십자가가 촘촘히 박혀있었습니다
아...이렇게 변했단 말인가?
옛날 교회당은 그자리도 없었고 그교회당을 잘볼수있는 마을어귀의 친구놈 할머니댁을 찾았습니다...오널내일한다는데 건강하신지..
이런씨발....
할머니는 사람이 아니였습니다
아무도 돌보아 주질않아 엉망이었습니다...
졸라 한바탕 거짓으로 웃어주고 딱딱한 각질손을 한 할머니에게 얼마를 드렸는지..
흐르는 눈물을 감추기 바빠 한묵음 쥐어드리고 밖을 뛰쳐 나왔습니다
숨이 헐떡여지고 알수없는 분노가 밀려왔습니다
바로 옆건물이 교회더군요...어느덧 여기까지...
더욱 씨바스러운거는 연말연시에 불우한 이웃을 돕자는 현수막이었습니다
붉은 글씨....이런 씨바 교회 대문을 힘껏 걷어차주었습니다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어떤 개새끼야 소리가들리고...발로 걷어 채였습니다
그러다 에구 이약국 둘째아들이여...하는소리가 귀에 웽웽 울리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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