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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수정 2

인드라 0 2,886 2004.11.07 01:12
시장바닥에는 차가 들어갈수 없다. 여느때는 차들이 느린속도이긴 하지만 들어오고 나갔던 곳이다. 어쩌면 힘없는 사람들의 역폭력일지도 모른다.

명실상부하게 도로교통법에도 도로는 차마가 지나갈수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사코 이 발악하는듯이 사는 사람들은 5일에 한번은 깡단으로 도로를 막아버린다.

껍질을 벗겨놓은 새우와 새장안에 가두어 놓은 다람쥐, 무우 말랭이, 오징어하얀포를 수북히 쌓아놓고 저울에 달아 판다.

이들에게 어떠한 집단의 힘도 이날만은 꼼짝하지못한다. 그런데 이길을 무사히 통과하는 것들이 있으니 짐실은 오토바이와 일단의 건달들이다. 그들은 그기에는 어떠한 토나 불평도 달지않는다. 어쩌면 비슷한 삶의 모습이기 때문일까?

시장가장자리에는 어김없이 먹거리들이 늘어서있기 마련이다.

자잘하게 쓸은 정구지를 넣은 손바닥 만한 전과 고기없는 댐뿌라기름으로 튀긴 만두 그리고 어지러이 늘려있는 막걸리 플라스틱병들...

바지호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은 진석이는 아주 익숙하다는듯이 가게안을 쓱 들어선다.

"아줌마 다락있죠?"

 

가게안은 7평남짓하다. 물론 가게에 딸린방을 치자면 12평은 족히 넘을 것이다.

가게안에 딸린 방에는 티브이 하나와 어름한 장롱이 전부다. 그안에서 어린녀석이 둘이나 뒹굴고있다. 아주머니의 남편은 벌건 대낮부터 손님과 어불려 막걸리를 축내고 있다. 가끔 마누라의 잔소리를 듣는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이미 거나하게 취해 있었기 때문이다.

아주머니의 이빨사이에서 "할렐루야"라는 작은 한숨이 흘러 나온다.

아주머니는 욕쟁이 아줌마로 통했는데 어느날부터인가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손님과 어울려 술도 마시지 않았고 시장사람들은 아줌마의 욕이 많이 줄었다고 섭섭해 했다.

아주머니는 진석이 목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랬다.

"아이고 우리도련님 오셨네. 어서와 다락이야 비워두었지. 오늘 친구생일이라고 어여와. 목사님은 잘계시지?"

"췌...아버지이야긴 하지말아요. 아줌마 자꾸 그러면 다신 안온다"

"알았어 알았다구 어여 올라가"

아주머니는 진석이를 깍듯이 대한다. 진석이가 건실한 학생이거나 호감이가는 아이라서가 아니었다.

단지 목사아들이라는 이유로 아주머니도 알게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

맨뒤에 엉거주춤 따라올라가는 계집아이를 보고 아주머니는 불평하듯 한마디쏘아부친다.

"가스나야 옷이 그기 뭐고 여시같은 년아"

아이들을 올려보내고 술안주를 부산히도 손을 놀려가며 만들면서 마음이 영 편하지않았다.

'아니야 그래도 목사님 아들이니께. 잘해드려야지...암 그래야 복받는겨'

 

4평남짓한 다락에 아이들이 올라서니 꽉차버렸다.

세달은 코에 묘한 악취가 풍겨오는것이 불쾌했다. 아니나 다를까 앉은 뱅이 둥근탁자에는 이미 한팀이 왔다간것같이 피다만 꽁초가 재털이에 나뒹굴고 있었고 흘려버린 막걸리가 하얗게 말라붙어 있었다. 세달의 불안한 마음은 역겨운 악취와 더불어 작은 가슴을 콩딱거리게 했다.

'잘못따라온게 아닐까?...아니야 그래도 미친년이니 또라이년이니 이젠 그런소리듣기 싫어'

빙둘러 앉은 녀석들은 담배를 꼬나물고 환기도 재대로 되지않는 다락을 삽시간에 너구리 굴처럼 만들어 버렸다.

콜록콜록 기침을 하는 세달을 보고 아이들이 피식 거리며 웃었다.

가슴이 꽉끼는 교복를 입고 치마를 입은체로 양반다리를 하고있던 예진이가  세달에게 담배를 꺼내어 밀었다. 예진이의 얼굴은 역겨움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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