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그리스도] 막가파목사 제2화- "김노인 개종시키기"
(ㅡ.ㅡ)
일반
0
3,397
2005.02.06 09:24
막가파목사 제2화- "김노인 개종시키기"
몹시고 추운 양촌리 농촌의 겨울.
농한기인지라 김노인은 겨울철에 할 일이 없었다.
기껏해야 경로당에가서 화투나 치는 것이 고작일뿐.
시간이 남아돌아가던 김노인은 눈을 껌뻑거리며 안방에 앉아 있었다.
화투나 치러갈까? 아녀....오늘은 웬지 마음이 내키질 않는걸......
그러다 김노인의 눈에 검은색의 두꺼운 책이 눈에 띄인다.
도회지에 돈벌러 나간 아들내외가 추석날 여러 가지 선물과 함께 사온 물건중에 하나였다.
제목엔 [성경전서]라고 적혀 있었다.
꼭읽어보라고 며느리가 부탁했지만, 농사일이 워낙 바빠서 읽어볼틈이 없었다.
김노인은 시간을 때울 작정으로 검은책을 펼쳐 보았다.
첫페이지를 읽어보자,여호와가 천지를 창조한 이야기가 나온다.
오호라~ 이것이 야소장이들의 책이로 구나...
계속읽어가는 도중 김노인은 쏟아지는 졸음을 참지못했다.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아브라함이 누이동생 사라와 결혼하고, 마누라를 에굽왕 바로에게 잠시 넘겨줬다는 내용을 읽고 눈이 뒤집혔다.
이런 썩을 놈들이 있나! 누이동생과 결혼하고, 그것도 모자라 마누라를 딴남자에게 빌려줘? 이런 개같은 짓을!!
김노인은 흥분해서 책을 읽어갔다.
하나님이란 작자가 이집트에선 이스라엘민족을 풀어주지 않는다고 이집트의 갖난아기들을 분풀이로 죽이지를 않나, 사울에게 아말렉 족들의 갖난아기들을 죽여버리라고 명령을 내리질 않나, 이방인들은 다칼로 쳐죽이고, 이방인 여자들은 강간하라는 신의 명령들.......
이런 썩을 놈의 이스라엘의 잡귀같으니!..........이런 쓰레기 같은 책이 어디있담!
김노인은 화가나서 성경을 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그러다 문득 다시 성경을 집어들었다.
그래, 종이가 이렇게 얇고, 희고, 부드러우니 담배나 말아 피우면 제격이겠다.....
그다음 날부터 김노인은 성경을 찢어 담배를 말아 피웠다.
캬아~ 야소장이들의 책으로 말아 피우는 담배맛이 기가막히구만~
다음해 추석이 다가올 즈음, 어느덧 김노인의 성경책은 절반 가량밖에 남아있지 못했다.
추석이 다가오자, 도회지에 나가있던 아들내외가 찾아왔다.
오붓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아들은 김노인이 피우고 있던 담배를 보고 화들짝 놀란다.
"아버님! 지금 뭘 피우시는 겁니까?"
"뭐긴 뭐다냐? 성경으로 말아피운 담배지"
아들은 깜짝놀라 아버지의 입에서 담배를 낚아챈다.
"아버지 어쩌자고 이런 벼락맞을 짓을 하십니까? 어서빨리 회개하세요."
"아니, 이눔이 어디서 버르장머리 없는 짓을? --+"
아들은 김노인의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아버지시여, 죄많은 우리아버지를 용서해주시고......."
그러자 김노인이 손을 뿌리치며 버럭 화를 냈다.
"이눔아! 그 쓰레기 같은 책으로 애비가 담배좀 말아 피웠다고 그딴식으로 행동하냐?"
"아버지,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 성령의 영감을 받아 기록되어진 거룩한 성경입니다, 좀 깨달으십쇼"
"이눔아, 무슨 지랄할 놈의 성령의 염감이다냐? 성령의 영감은 어디사는 영감이다냐?
이방인들은 갖난아기까지 죽여서 씨를 말려버리고, 이방인들은 칼로 쳐죽여 버리고, 이방인 여자들은 강간하라는게 무신 씨발놈의 거룩이다냐?
이스라엘의 잡귀신의 책 아녀?"
"아버님, 그건 하나님을 숭배하지 않았던 이방인들은 그렇게 멸망하리라는 경고입니다.
어서 빨리 진실을 깨달으십쇼, 예수님 안믿으면 지옥갑니다!"
"무신 지랄이다냐? 난 이날 이때 까지 남에게 피해끼치지도 않고 살아왔는데, 내가 지옥간다고 말했냐?"
"그렇습니다 아버님, 아무리 착하게 살아도 인간은 태어날때부터 원죄가 있어서 예수님 안믿으면 지옥갑니다."
"이눔이 미쳤구나! 그럼, 예수 안믿고 살았던 니 할아버지나, 증조부, 고조부님과 조상님들은 모두 지옥가 계신단 말이냐? 다들 생전에 올바르게 살아가신 분들이신데. 니미럴~ "
"그렇습니다! 조상님들은 안타깝지만 예수님 안믿었으니까 모두 지옥갑니다.
그러나 아버지와 저는 예수님을 영접할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났습니다.
축복받은 겁니다. 아버지"
김노인은 갑자기 아들의 귀쌰대기를 쳐댔다.
"뭣이라? --+ 예수가 뭔지도 모르고, 십자가가 뭔지도 모르고 살았던 조상들이 예수새끼 안믿었다고 지옥간다고라고라? 믿을 기회도 안줘 놓구선?
이눔의 자식이 도시나가서 양키놈들의 잡귀신에 세뇌당했구나!
썩 물러가라! 이눔아!"
결국 아들내외는 돌아가고 김노인은 씩씩거리며 화가난채 쓸쓸히 추석을 보내게 되었다.
한편 김노인의 아들은 주일날 시무룩한 표정으로 그가 다니는 막가파교회의 예배에 참석했다.
예배가 끝난후 막가파목사의 눈에 시무룩한 표정의 김노인의 아들이 눈에 띄었다.
"김집사, 안색이 안좋군요"
"예. 목사님 고민이 있어서........"
"무슨 고민이지요?"
김집사는 추석때 일어났던 일화를 막목사에게 들려 주었다.
막가파목사는 주먹을 부르르떨며 분개 했다.
"도저히 용서할수 없군요!!!! 거룩한 성경으로 담배를 말아피우는 개같은 짓을.......으......."
"목사님, 제발 우리아버지를 회개시켜 주십쇼, 그렇게 된다면 감사헌금을 듬뿍 드리겠습니다"
"걱정마시오 김집사! 아버지께 성령의 은총을 듬뿍 맛보게 해드리지요"
막가파목사는 모처럼 힘이 나는 듯 했다.
가뜩이나 요즘 배타할 꺼리도 없었는데 스트레스 해소하기엔 좋은 상대일 것 같았다.
막목사의 입가에 야릇한 미소가 띄었다.
다음날 막가파교회의 봉고차엔 여러명의 신도들이 탑승해 있었다.
모두 지하철에서 악명을 떨치는 막목사 휘하의 지하철 선교단원이었다.
교회차는 몇시간을 달려 양촌리의 김노인의 집에 다다랐다.
새벽5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던 김노인은 밖에서 시끄럽게 울리는 노래소리에 놀라서 눈을 떳다.
놀라서 마당에 나가보니 대문앞에서 여러명의 사람들이 동네가 떠나갈 듯이 찬송가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김노인은 화가나서 빗자루를 들고 뛰쳐나갔다.
"뭣하는 것이여? --+ 어서 썩 물러가지 못할까?"
김노인이 나오자 신도들은 김노인의 주위에 삥 둘러싸 포위를 하고 계속해서 찬송가를 불러댔다.
"예수님 안믿으면 당신만 손해야."
"지옥에서 이를 갈게될 날이오게 될걸~ 김노인!"
지하철 선교단의 싸가지가 유감없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김노인은 분개했다.
"이자슥들이 어디서 배워먹은 싸가지지?"
이때부터 며칠동안 지하철 선교단은 김노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찬송과 저주를 퍼부었다.
또, 밤에 잠이 막 들 무렵 김노인은 장독대에서 와장창하고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가보니 누군가가 간장독에 돌을 던진 것이다.
담밖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예수천당, 불신 지옥!!!!"
김노인은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었다.
다음날 김노인은 이웃동네에 있는 무당에게 찾아갔다.
이윽고 김노인의 집에서 굿이 시작되었다.
무당은 작두위에서 춤을 추며 방울을 딸랑거리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잡귀, 예수귀신이여 물러가라! 훠이훠이~"
그러자 지하철선교단원은 못걸 것을 본 듯이 눈살을 찌푸렸다.
김노인은 야릇한 미소를 지어냈다.
선교단원중 하나가 핸드폰으로 막목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목사님, 의외로 강적을 만났습니다."
"그래? 마침 이번주에 교회에서 심령대부흥회를 하는데 그 영감탱이를 여기로 끌고와봐!"
"옛! 목사님!"
이윽고 지하철 선교단원들이 김노인의 팔짱을 낀다.
"영감, 우리와 함께 가줘야 겠어!"
"무슨 짓이여! 이거 놓지 못해? 경찰을 부르겠다!"
"시꺼! 잔말말고 따라오기나 하슈! 좋은곳으로 데려가 줄테니!"
김노인의 반항에도 불구하고, 건장한 여러명의 청년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김노인은 교회봉고차에 강제로 태워져 서울로 보내졌다.
심령부흥회를 하는 예배당에 김노인은 내팽겨져 버렸다.
김노인은 빠져 나가고 싶엇지만, 양쪽에서 건장한 청년이 마스코트를 하는 바람에 꼼짝도 할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김노인이 본 심령부흥회장은 그야말로 광란의 도가니였다.
아줌마 부대들로 꽉 채워진 공간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고, 아멘~할렐루야! 를 부르짓는 소리가 이따금씩 들려왔다.
이윽고 간증시간,
김노인은 머리에 털나고 간증이란 것을 첨 들어보게 되었다.
강단에 선 어느 아줌마는 자신의 예전의 불행했던 과거를 최대한 슬프고 눈물이 날정도 비참하게 말했다.
여기저기서 아줌마들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간증을 하는 그 아줌마는 예수믿고 변화된 자신의 삶을 부르짖었다.
이 대목이 나오자 여기저기서 아멘~ 할렐루야! 소리가 우렁차게 들렸다.
김노인도 자기도 모르게 이 야릇한 분위기에 휘말려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었다.
이윽고, 여기저기서 방언이 터져나온다.
"알라말라낄라 숑숑숑 울라낄라~ 아멘~"
"깐따삐야, 깐따삐야~ 앗싸라비야~ 낑다라보라 기야~ 아멘~"
"숭그리당당 숭당당, 수그수그 당당 숭당당................."
"우가우가 우짜짜, 와까리비야 깔랄라 잉가 뽕뽕뽕 다까라~ 아멘~"
이 알수 없는 괴상한 언어속에서 김노인은 눈이 돌아가는 듯 했다.
다음순서는 막가파목사의 안수치료시간이었다.
수많은 병자들이 목사앞에 줄을 서 있었다.
목사앞에서 안수를 받은 맹인이 선그라스를 벗어던지며,
"보인다! 보인다! 보여!"
다음순서에선 다리에 기부스를 한사람이 목사에게 안수를 받은뒤,기부스를 깨버리고 벌떡일어나 막목사 앞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예배당은 순식간에 광란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여기저기서 우렁차게 들려오는 "아멘" "할렐루야"의 함성과 이샹야릇한 분위기에 휩싸인 김노인은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물론, 그 맹인과 기부스를 한 사람은 막목사와 짜고온 가짜 장애인들 이었다.
그러나 다음 차례는 진짜 병자들었다.
막목사앞에 중풍에 걸려 휠체어에 의지한 사람이 가족들에 의지해 나타난다.
진짜 병자 였기에 막목사는 고민에 빠졌지만, 막목사는 무턱대고 안수기도에 들어간다.
그러자 이게 웬일인가?
중풍에 걸린 사내가 휠체어에서 일어나 걷기 시작한다.
예배당에는 함성과 광란의 도가니로 빠져 들었다.
정말로 신기한 일이었다.
그러나 막가파목사는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병신~ 무리하는군. 중병에 걸렸어도 집단 최면 현상에 빠지면 분위기에 휘말려 중증병자가 갑자기 초인적인 힘을 낼때가 있지. 하지만 무리를 한 댓가로 내일 엄청나게 아프겠군,,,,,쯧쯧......
그러나 일반 평신도들이 어찌 이사실을 알것인가?
그저 손뼉을 치며 "주여~주여"만을 외칠뿐,
다음번 역시 진짜 환자였다.
암에 걸려서 육체적 고통과 싸우는 여자였다.
그러나 그 암환자는 집단최면 현상과, 목사에게 안수를 받으면 나을수 있다는 자가최면에 빠져서 안수를 받은뒤 고통이 사라진 것처럼 착각에 빠져 들었다.
"오오~ 목사님 고통이 사라졌어요~ 아프지 않아요!!!"
또다시 예배당은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김노인도 어느새 손뼉을 치며 "아멘~""할렐루야!"를 외치고 있었다.
심령부흥회는 끝이났다.
빈예배당에 김노인이 우두커니 않아있었다.
막목사는 김노인의 앞에 갔다.
김노인의 눈에는 초점이 없이 흐리멍텅한 눈빛으로 넋이 나간 듯이 앉아있을 뿐이었다.
"어떻소? 성령의 은사를 체험하셨소이까?"
김노인은 초점이 없는 흐리멍텅한 눈으로 대답했다.
"예"
"예수님 안믿으면 인간은 원죄에 의해서 지옥갑니다. 영감님의 조상들도 예수님 안믿었으니까 싸글이 지옥갑니다. 그렇죠?"
김노인은 넋이 나간 채로 대답한다.
"예, 예수님 안믿었으니까 당연히 지옥가야죠, 고조부,증조부 그리고 우리 조상들은 모두 지옥에서 이를 갈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와 제 자식놈은 예수님 믿었으니까 천국갈겁니다"
막목사는 미소를 띄운채 짝짝짝 박수를 쳤다.
" 축하합니다. 드디어 진실을 깨우쳤군요, 앞으로 교회나오세요,
딴교회 가시면 절대 안됩니다. 우리교회만 나오셔야 합니다.알았죠? 영감."
"예..........."
그후로 양촌리의 김노인은 교회에 다녔다.
물론, 가까운 곳의 교회를 놔두고 일요일만 되면 고속버스를 타고 몇시간이나 달려 서울에 있는 막가파교회로 나왔다.
어느누구도 김노인에게 가까운 교회에 나가라고 말하지 않았다.
김노인이 돈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드디어.......또 한명의 크리스찬이 탄생되는 위대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