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그리스도] 막가파목사 제36화 "경찰서의 불상과 십자가" I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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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6 09:57
★막가파목사 제36화 "경찰서의 불상과 십자가" I편
주일날 예배를 보고 있던 막목사는 예배당 맨 앞좌석에 앉아있는 한 남자를 보고 깜짝놀랐다.
'저 사람.....'
그렇다, 그의 소문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전국의 사찰을 돌아다니며, 불상을 때려부수고, 사찰에 불을 지르고 다니다 경찰에 붙잡혀 감옥살이를 하던 기독교의 전설적 영웅, 최흥부목사가 아닌가!
예배가 끝난후, 막목사는 최목사를 목회자 사무실로 불러서 함께 차를 마셨다.
"반갑습니다. 최목사....아니, 최열사님. 그동안 차디찬 감옥에서 고생이 많으셨겠군요."
"하나님의 은총으로 감방안의 죄수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느라고 추운줄도 모르겠더군요."
"작년에 팔공산에 위치한 불교사찰인 백련사에 불을 지른후에 검거된걸로 들었읍니다만..."
"그렇습니다. 백련사 뿐만이 아니라, 전국의 수많은 사찰의 불상들을 뽀개고, 수많은 장승들을 파괴하고 다녔지요. 증거불충분으로 경찰에 걸리지 않은 건들이 상당히 수두룩 합니다. 재작년에는 태국에까지 원정 나가서 불상을 때려부쉈지요. 하하~"
"할렐루야! 형제님께서는 아주 훌륭한 대업을 하시는 것입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최흥부목사님의 거룩한 업적을 높이 평가해주실 겁니다. 형제님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기드온이라고 할만 합니다."
"하하~ 부끄럽습니다. 사실, 저같은 사람이 막가파목사님을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지요."
"그런데, 이곳으로 이사오셨습니까?"
"아닙니다. 제가 사는곳은 강원도의 원조시입니다."
"허어~상당히 먼곳에서 오셨군요. 그렇다면 무슨일로?"
"예, 지금 제가있는 원조시기독교연합회는 매우 분노와 경악에 차있습니다. 경찰서 때문이지요."
"경찰서라고요?"
"아, 글쎄 공공장소인 경찰서에 불상이 있다는 겁니다. 이럴수가 있는겁니까? 우리가 원조시 경찰서측에 불상철거를 요구 했지만 경찰들한테 먹혀들어가지도 않더군요. 아...쓰바! 다른데 있는 불상이면 내손으로 직접 때려 부술텐데, 경찰서에 있는 거라서 나도 어떻게 손을 쓸 도리가 없더군요."
"경찰서의 경승실을 말씀하시는 군요."
"그렇습니다. 막목사님께서 예전에 강아지동상을 때려부수다가 감옥에 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예전부터 막목사님을 흠모해 왔습니다. 내일 경찰서 앞에서 대대적인 시위를 계획해 놓았습니다. 막목사님도 우리들의 거룩한 시위에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막가파목사는 경찰서라는 것 때문에 웬지 기분이 찜찜했다.
"사람들은 어느정도 모입니까?"
"대략 원주시에 있는 4000명정도의 기독교인이 시위에 참석할것을 약속했습니다."
"4000명이라......"
막목사는 수천명의 군중이 시위에 참석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감이 생겼다.
그렇다! 대가리수로 밀어붙이는데 경찰이라고 별수 있으랴?
다음날, 막가파목사는 교인들중의 특수정예요원인 지하철선교단원을 교회 봉고차에 태우고 강원도 원조시로 향했다.
오후 2시경, 원조시기독교연합회 소속 500여 교회 신도 4000여명은 원조천 둔치에서 '경찰서내 불상철거를 위한 원조시 기독교 연합예배'를 갖고 원조경찰서로 몰려갔다.
기독교인들의 손에는 쇠파이프와 화염병, 돌맹이, 쇠톱, 빨간색 락카등이 들려있었다.
"와~와~ 우상을 때려부수자!"
"사단마귀 부처X끼의 목을 따자!"
"와와~"
기독교시위대원들은 물밀 듯이 경찰서를 향해갔다.
그러나 정문앞에서 병풍처럼 서있는 500여명의 경찰기동중대앞에서 발이 묶여 버렸다.
시위대가 고함을 질렀다.
"공공장소에서 우상을 철거하라!"
갑자기 시위대의 뒤쪽에서 자동차의 굉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일부 과격신도가 차량 4대로 경찰서 진입을 시도하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정문에 설치된 바리케이트 때문에 차량은 경찰서로 진입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잠시후 마이크를 통해 원조시 경찰서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러분, 경찰서에는 경승실과 경목실, 경신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종교활동을 할수없을 정도로 바쁜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간이 절, 교회, 성당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우리 원조경찰서에도 경승실뿐만 아니라 경목실도 있읍니다. 경목실에는 십자가도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째서 경승실의 불상만을 부각시키는지 모르겠군요. 법적으로도 합법적인 것입니다. 제발 물러가 주세요."
그러나, 흥분한 시위대에게 경찰서장의 말따위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우~우~"
"우상을 철거하라!"
"이단 마귀X끼, 경찰서장 죽어라!"
그러자 다시 마이크를 통해 경찰서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민 여러분, 현재 전국의 경찰에는 경목실에 십자가 58개소, 경승실에 불상 54개소, 경신실에 성모마리아상 9개 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경찰서에 가장 많은것도 개신교의 경목실입니다. 유치찬란한 땡깡은 이제 그만 부리시고 집에 가셔서 발이나 닦고 주무시죠."
그렇다! 전국의 경찰서에 가장 많이 있는 것은 개신교의 경목실이었다. 또한 원조경찰서에는 경승실 옆에 개신교의 경목실도 함께 있었다.
무슨할말이 있으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이없는 시위에 수천명이 와글와글 모여들었으니....이 얼마나 만화같은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가!
그러나 기독교인들에게 무슨 말이 필요있는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 다원성 존중 따위는 애초에 망각한 자들에게 경찰서장의 조리있는 설명따위는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거룩한 구약의 율법에 기록된 여호와신의 '이교도의 우상파괴'명령만이 뇌속에서 박혀 있을뿐이었다.
"너희 중 어떤 잡류가 일어나서 그 성읍 거민을 유혹하여 이르기를 너희가 알지 못하던 다른 신들을 우리가 가서 섬기자 한다 하거든. 너는 자세히 묻고 살펴보아서 이런 가증한 일이 참 사실로 너희 중에 있으면, 너는 마땅히 그 성읍 거민을 칼날로 죽이고 그 성읍과 그 중에 거하는 모든 것과 그 생축을 칼날로 진멸하고, 또 그 속에서 빼앗아 얻은 물건을 다 거리에 모아 놓고 그 성읍과 그 탈취물 전부를 불살라 네 하나님 여호와께 드릴지니 그 성읍은 영영히 무더기가 되어 다시는 건축됨이 없을 것이니라"[신명기13장 13절~16절]
막목사의 뇌리에 계속해서 성경구절이 울려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아! 저기있는 부처의 목을 따야 하는데.....하지만, 생각만 앞설뿐, 경찰서로 쳐들어갈 용기가 생기질 않았다. 너무 안타까워서 막목사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시위를 주도한 원조시의 목사들과 막가파목사는 경찰서장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했다.
무신론자인 경찰서장은 찝찝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갑자기 기독교 시위대안에서 동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외쳤다.
"큰일났다! 큰일났다!"
목사들은 눈물을 닦고, 호들갑을 떠는 시위대원에게 물었다.
"무슨일인가?"
"여기서 이러고 있을때가 아닙니다. 삼천포동의 경찰서에 난리가 났답니다."
삼천포라는 말에 막목사는 화들짝 놀랐다.
"어? 그건 우리동네인데...무슨일입니까?"
"방금, 연락을 받았는데....비포교의 교인 수백명이 삼천포 경찰서로 몰려와서 경목실의 십자가를 철거하라고 데모를 한다고 합니다!"
"아니! 이런!!!!"
"큰일이군! 여기서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군요! 감히 경목실의 십자가를 철거하라는 간땡이가 부은 놈들이 있다니! 겁대가리를 상실했구만!"
순식간에 기독교의 시위대가 썰물 빠지듯이 빠져나갔다.
"으잉?"
"아니, 이럴수가....."
시위대 진압을 위해 골머리를 앓던 경찰서장과 경찰 기동요원들은 뜻밖의 상황에 의아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