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에, 내 할아버지가 살아계실때,
우리는 왕자가 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다.
우리는 일하고 싶을때 일했고,
놀고 싶을 때 놀았고,
자고 싶을때 잠을 잤다.
물고기를 잡아도 먹을 수 있을만큼만 잡았고,
그이상 잡으면 놓아주었다.
몸에 걸치는 것이라고는, 언제나 허리띠 하나뿐.
우리는 드러난 몸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여인들은 모두 아름다웠고, 남자들은 모두 씩씩했다.
살갗이 벗겨진 일단의 사람들이 왔을 때도,
우리는 행복했다.
한손에 성경을 들고 이섬에 들어온 그들은 말했다.
우리의 야만을 물리치고 개명시켜 주겠노라고.
그러면서 정령을 위해 제사지내 말 것이며,
돌아가신 분들의 물건앞에 음식을 놓지 말라고 말했다.
우리에게 십자가를 나눠주면서, 그들은 눈물을 보이며 기도했다.
이 가엾은 자들을 마귀에서 구원해
훌륭한 크리스챤이 되게 하여주소서.
그 이후로 어떻게 된 일인지,
물고기를 아무리 많이 잡아도 우리는 늘 배가 고팠다.
일하고 싶을때도 일했고,
놀고 싶을 때도 일했고,
자고 싶을 때도 일했는데,
우리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그들, 백인들은 분명, 우리를 시기했음이 틀림없다.
그들이 우리 자유롭던 섬사람들에게
정숙함을 가르쳐주겠다고 옷을 입혀 구속하고,
바다와 들에서 자유로이 뛰노는 우리들을
집 , 공장, 학교라는 여러가지 이름을 가진
네모난 상자안에 잡아 가두었던 것은.
이전에 그토록 당당하던 남자들은 비굴해졌으며,
그토록 정숙했던 여자들은 몸을 팔았다.
조상의 무덤은 파헤쳐졌고,
아이들은 우리조상들이 섬겼던 정령을 악마라고 부른다.
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쳤다는 것이다.
우리들이 아직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때,
전사들이 맞서 싸웠지만,
백인들의 신은 너무나 강했다.
여호와는 백인들 손에 총을 주었다.
하지만 우리들이 정령에게 받은 것은 대나무 창뿐이었다.
전사들이 죽은후, 정령들은 영원히 침묵해버렸다.
선교사들은 우리들에게 여전히 말한다.
천국을 주겠노라고.
잘살려면 개명해야 한다고.
나는 그들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이보시게, 선교사 양반.
당신들이 오기 전에
우리는 오래된 낙원하나를 가지고 있었다오.
그 낙원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다오.
당신네 낙원은 믿는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지만,
우리네 낙원은 오직 사랑하는 마음만 가지면 되었다오.
착한 사람도 나쁜 사람도, 여자도 남자도, 백인도 유색인종도, 부자도 가난뱅이도
그곳에선 구분이 없었다오.
그저 사랑하고 행복해지기만 하면 되었다오.
그러니 선교사양반, 조용히 하시게나.
내 여생의 평온마저 방해하지는 말게나.
그냥 정령의 희미한 메아리나 쫓다
잠들게 내버려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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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여기다 올리는게 나을것 같아서...;;
기독교 비평 소설이나 비평문을 쓰고는 싶지만 너무 어마어마하고 지식이 부족한 관계로,
간단하고 편한 시를 올렸습니다.
쿨럭.
어느 섬의 원주민의 심정으로 쓴 시입니다.
기독교 죄악사인가? 그책에서 어느 원주민이 "차라리 유에프오나 외계인이 내려와서 이세상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한탄하면서 허공만 바라보더라는...
그만큼 외계인이라도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할만큼 그들의 삶은 피폐해져 있었다는 거죠.
왠지 그들의 탄식이 가슴아프게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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