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오늘 벌초하러 갑니다..^^

bm.gif ar.gif


좋은글들 주로 자작시, 자작소설, 자작수필 등을 올려 주세요. 저작권이 있는 자료는 자제해 주시길 바랍니다.

저 오늘 벌초하러 갑니다..^^

인드라 4 9,000 2004.09.04 13:07
높은 산에 오르면 끝없이 펼쳐진 산들...
권태로움..그것이 저의 어린시절이었습니다.
이곳을 벗어나리라..

그리고 오랜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그곳을 가고싶습니다.
제가 죽어 머물곳이라도 좋습니다.

들길에는 달개비가 수줍은듯 보라빛얼굴을 숙이고
시냇물은 풀숲사이를 숨어서 아롱거는소리를 지릅니다.
낙엽송 그늘에는 조부님이 누워 계십니다...영원히
솔숲사이 볕이 드는 곳은 조모님이 항상 예의 웃는 얼굴을 하고 반기십니다.
마을 입구는 돌무지기를 바라보시는 큰아버님의 산소가 들꽃을 한아름안고 계십니다.
적삼자락 휘날리며 피리를 불던 큰아버님 그 우수어린 바람에 날리던
퉁소소리는 청성곡이었습니다.
돌무지기에서 뱀(살모사)이 나왔더랬습니다.
돌로쳐죽이시며 이길을 지나가는 객을 위해 불가피한일이었다고 말씀하셨더랬습니다.

오늘 그곳에 갑니다.
햇빛가득한 고장 함양입니다.
그곳은 이곳저곳이랄것없는 조상들의 삶터였습니다.
이풀저풀 가릴게 없습니다.
그러나 내마음이 좁은 관계로 직계조상님들의 봉토만 다듬고 올작정입니다.
무덤으로 되돌아 갑니다.
지겹도록 권태로왔던 그곳으로 ..

이제는 그곳에 삶을 묻으셨던 조상님들의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이미 그들은 그곳과 하나였습니다.
그것이 저의 할아버님이고 할머님이십니다.
이름없는 들풀이 진정나와 하나가 됩니다.
이름없는 것들이 진정한 것들입니다.
이름짓는 일은 자신을 잃어가는 일입니다.
이름을 버리면 모두가 하나입니다.
그러한 실상이 관념에서가 아닌 실재로 다가옵니다.

이제는 기쁜마음으로 그곳에 제몸을 묻을수있습니다.
저의 육신은 이름모를 들꽃의 자양분이 될것입니다.
이보다 더한 축복은 없습니다.

벌써부터 작은 어머님이 구듭살베긴손으로  끓여주실 육계장를 생각하니 가슴이
창공위로 한없이 부풀어 오릅니다.

[이 게시물은 (ㅡ.ㅡ)님에 의해 2005-03-20 02:35:20 자유게시판(으)로 부터 복사됨]

Author

Lv.1 인드라  최고관리자
400 (40%)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잘다녀오세요..맛난거 사오시소..
쯧쯧쯧 2004.09.04 13:49
단디 잘 다녀 오이소, 예초기 칼날 함부레 조심하시구예....^^.....emoticon_038
비빔면 2004.09.04 13:25
ㅋㅋㅋ  좋으시겠어요...  전 다음주에 고향땅에 누워계신 아버님 뵈러갑니다.
그곳에 가있으면 속절없이 찬양하고 근거없는 천국약속없이도
한없이 편안하고 행복해집니다.
산수유 2004.09.04 13:18
인드라님 고향에 잘 댕겨 오이소.벌초 하시다가 벌에 쏘이지 마시고 ㅋㅋㅋ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59 <소설> 雷聲霹靂 - 貳拾壹 주찬분궁의 최후 一 꽹과리 2005.04.05 2865
158 <소설> 雷聲霹靂 - 貳拾 고불괴 꽹과리 2005.04.05 2866
157 <소설> 雷聲霹靂 - 拾玖 삼총장 오천존 댓글+1 꽹과리 2005.04.05 3412
156 <소설> 雷聲霹靂 - 拾捌 설야은오 꽹과리 2005.04.04 2948
155 <소설> 雷聲霹靂 - 拾柒 아누야샤 댓글+1 꽹과리 2005.04.04 3500
154 <소설> 雷聲霹靂 - 拾陸 진천벽력궁 꽹과리 2005.04.02 3588
153 <소설> 雷聲霹靂 - 拾伍 의문의 이인 꽹과리 2005.03.29 3192
152 <자작시> 그것은 꽹과리 2005.03.29 3309
151 <소설> 雷聲霹靂 - 拾肆 금강석척 꽹과리 2005.03.29 3127
150 <자작시> 긍지(矜持) 꽹과리 2005.03.26 3208
149 <소설> 雷聲霹靂 - 拾參 지렁이 꽹과리 2005.03.26 3001
148 <소설> 雷聲霹靂 - 拾貳 월력호리 댓글+1 꽹과리 2005.03.26 3322
147 <소설> 雷聲霹靂 - 拾壹 특동무위영총사 난릉왕 꽹과리 2005.03.24 2912
146 <소설> 雷聲霹靂 - 拾 태음절맥 꽹과리 2005.03.23 3325
145 독어 유머사이트에서 (2) 휴일섹스. 교회출입금지. 어부와 예수. 댓글+8 반아편 2004.10.27 27478
144 <소설> 雷聲霹靂 - 玖 흑비검화 흑화 꽹과리 2005.03.21 3259
143 박지마 선생 댓글+6 한잔 2004.10.21 14890
142 낮술4 (똥퍼행님에게) 댓글+5 인드라 2004.09.20 11467
141 예수는 게이였다 댓글+17 음^^ 2004.09.15 133568
열람중 저 오늘 벌초하러 갑니다..^^ 댓글+4 인드라 2004.09.04 9001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213 명
  • 오늘 방문자 4,440 명
  • 어제 방문자 6,870 명
  • 최대 방문자 7,815 명
  • 전체 방문자 1,770,181 명
  • 전체 게시물 14,618 개
  • 전체 댓글수 38,023 개
  • 전체 회원수 1,677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