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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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인드라 3 5,398 2004.01.29 05:07
이번설날은 할머님의 제사가 서울로 올라가서 핑계다 제치고 서울로 갔더랬습니다
안티선배님들을 뵙고싶었지만 짬이 나질않아 그다음날로 부산에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우라질 마눌이 그다음날로 하경하는 표를 구입해 그리된것인데
가정의 대소사를 살피지않은 인드라의 죄가 큽니다...그려

xx동.....
오래된집들이 늘어선 골목은 참으로 을씨년스럽더군요
마눌과 두여식을 안고 글리고 한참을 찾아 당도했습니다
쌀쌀한 날씨 고향의 참바람이 연상되어 오히려 훈훈하더이다
떨어질듯 차가운귀를 안은여식년의 품에 묻고 칼바람을 서로 의지하며 피했습니다
고드름이며 뽀얀눈이 아직 녹지않은 거리를 보며 토끼눈으로 즐거워하는 딸년들이
여간 사랑스럽지않더군요
왠지 낮익은 거리가 느낌은 집집마다 연통으로 나오는 하얀김 때문이었나 봅니다
그래....그때도 추웠지
집집마다 습기가득하지만 따듯한 골방 눈을 훌훌털며 들어와 막걸리라도 한잔 쭉둘이키던
고향의 매케한 메주냄새풍기던 ...돌아가 나의 지친몸을 꼭 눕히고 싶던곳...
차가운 날씨가 상념을 불러일어키다가 문득 도착한 형님집...

큰형님은 종가집으로 일찌기 상경하여 일류대를 나와 일류회사에 몸담은 집안의 대들보였습니다
원만한 인상의 그....차가운 고향의 칼바람이 불때면 아직어린 인드라를 번쩍안아 품에 꼬옥 안아주던 형..
많이도 늙어버렸습니다
그동안 집안의 반목으로 서먹해졌지만 온 형제가 다모이는 날이라...아마도 신바람이 났는가 봅니다
참으로 오랜만의 종가집장남행세를 하는날이었으니까요

형수님은 개독입니다
그렇게도 반대하던 어른들의 우격다짐에도 결혼을 고집하던 형은 차라리 존경그자체였습니다
반대의 이유는 서울뇬이라는것과 개독이라는것...그리고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학식이 딸린다는것이었습니다
그러다 오랜세월이지난후 행님의 나름의 계산이 결혼에 작용했다는 사실을 알고 몹시도 실망했더랬죠
그러나 닭쫏던개 지붕처다본다고 행님의 장인어른은 전제산을 어느교육기관에 기부해버렸고
누추하게 사는 모습이 쌤통이기도하거니와 이미 늙어버린 귀밑머리를 보니 맘또한 아픈것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모인 장정들로 행님의 거실은 북적대었습니다
부침개며 과일이며 밤깍기 참으로 즐거운 한때였지요
딸뇬들은 신기한지 떠나지않고 도운다고 부산을 떨고.....
장정들은 자그마한 술판을 벌리고 눈치껏 부치개를 훔치다가 손등에 손회초리를 맞기도하며
오랜만에 행님의 환한 미소를 보니 인드라또한 즐거워지는것이었습니다

차례를 지내고....
서로아무말이 없었습니다
이미 음복이고 지랄이고 돌아앉아 눈치만 보는 쓸쓸한 설날아침이 되어버렸습니다
개독형수님은 이미 이부자리속으로 몸을 숨긴지 오래고 형수님이싫어하는 담배를 서로 형제들끼리 물고
어꿋은 시계만 쳐다보았습니다
이짓하러 상경했단 말인가?
종가집 장손(행님의 아들녀석)은 무어오른 뺨을 만지고 형님은 고개를 떨쿠고있었습니다
오랜세월동안 제사받아보겠다고 엄동설한에 키운 조상님들이 안쓰럽기만 합니다

인드라가 좀전에 흐트러진 집안의 기강을 보다못해 장손의 뺨을 치고
개독집안운운한것이 화근이 되었지요
조상님들에게는 뵐면목이 없지만 아무리 개독집안이라지만 안사람만 믿는 반쪽개독집안에 어찌 장손이 절을 안한단 말입니까?
형수님 아들녀석 잘키웠수....하고 밖으로 나가 담배를 무니 돌아가시고 찬흙에 묻히신 할머니의 주검이 눈에 선합디다

에라이 빨리 돈벌어서 제사를 가져와야겠다하는 인드라의 말에 그렇게 하오하는 마눌이 이뻐서 힘껏 안아주었답니다.....

제발 내년에는 추위가 좀 덜했으면 하는생각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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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인드라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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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조상이 있어서 자신들이 있는거지요... 지 부모도 조상도 몰라보는 야수 후레자식들은 이스라엘로 다 떠나라~!!!
홍길동 2004.01.31 17:34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부디 내년에는 비록 냉수 한사발이라도 좋으니 제사가져 가시기를 ....
힘 내세요.
하야시 2004.01.30 17:06
ㅋㅋㅋ 처가집안 보단 그래도..나은거 같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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