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그리스도] 막가파목사 제17화 - "최장군 축하 조찬기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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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6 09:38
막가파목사 제17화 - "최장군 축하 조찬기도회"
청와대 대통령실. 그곳에서 대통령과 국방부장관이 함께 나라의 국방을 논의하기 위해 모여있었다.
이때, 고요한 청와대의 정적을 깨고 탱크의 캐터필러 소리가 요란하게 진동을 쳤다.
고스톱을 치던 대통령과 국방부장관은 청와대 건물이 흔들리며, 그 진동에 화투판이 뒤집어지자 화가 나서 비서를 호출했다.
"야! 국가의 장래를 위해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데 좀 조용히 못하겠어?"
그러자 비서가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친다.
"각하! 큰일났습니다! 정체불명의 군대가 서울시로 진격해 들어오고, 청와대를 습격했습니다!! 어서 피하십시오!!!"
"뭐얏?!!!"
같은시각, 국방부 건물.
국방부의 메인컴퓨터에 알 수 없는 곳으로부터 해킹이 가해져서 국방부의 1급기밀이 유출되기 시작했다.
"국방부의 1급기밀이 유출되는 날엔 대한민국의 안보는 끝이다! 막아라!"
"침입자는 현재 1급기밀의 암호를 풀어서 유출시키고 있습니다!!! 위험합니다!"
"빌어먹을!현재 할수있는 조치는 무엇이 있나!"
"지뢰찾기,메모장열기,계산기 정도는 됩니다!"
"그게 무슨 소용이야! 쨔샤! 넌 영창감이야!!!!!!"
다급하게 청와대 뒷문쪽의 개구멍으로 빠져나가는 대통령일행, 간신히 개구멍을 빠져나간 대통령의 앞에 군인들이 몰려들었다.
"뭐....뭐냐?"
그러자 모자에 번쩍거리는 별두개를 단 군인이 나타났다.
7사단의 최장군이었다.
별두개를 단 투스타를 보고 국방부장관은 소리를 질렀다.
"네이놈! 겨우 별두개짜리가 어디 겁도없이? 나는 별네개여!!!!"
그러자 최장군의 옆에 병풍같이 서있던 병장하나가 소리쳤다.
그는 최장군의 오른팔인 개빠지듯이 빠진 말년병장 장개똥 병장이었다.
"짜샤! 별네개? 웃기고 자빠졌네! 너이거 안보여?"
장병장은 국방부장관에게 막대기 네개의 자신의 계급장을 보여준다.
"그거, 병장 계급장아녀?"
"쨔샤! 군대의 최고계급인 5대장성이라는 이야기도 못들어봤냐?
5대장성이란 준장,소장,중장,대장......그리고 병장이다! 그중에 모든 병(兵)중의 최고로 높은 자를 병장이라고 한다 짜샤!!!!"
"아니-_-;;; 이런 하극상이......"
국방부장관이 다음말을 잇기도 전에 장병장이 장관을 구타하기 시작했다.
벌벌떨고 있는 대통령에게 최장군이 종이쪽지를 하나 건내주었다.
"자! 여기에 싸인하시오..."
대통령은 벌벌떠는 손으로 문서에 사인을 했다.
그리고 계엄령이 발표되었다.
방송국은 점거되고 방송에서는 연일 새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떨치고 일어난 의로운 최장군에 대한 찬사로 가득찼다.
최장군은 새로개설된 [빨갱이 박멸 대책위원회]의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막목사는 목회자 사무실에서 묵묵히 TV의 뉴스를 보고 있었다.
김불사장로가 입을 열었다.
"큰일이군, 결국 올것이 왔구만요"
그러자 막목사가 입을 열었다.
"사나이 일생에 기회는 3번 찾아온다고 했던가? 기회는 아무 때나 오는 것이 아니지....기회는......"
"기회라니요? 목사님?"
어두침침한 남산의 지하실, 최장군의 부하들이 [빨갱이 박멸 대책위원회]회의를 열고 있었다.
"모든 것은 시나리오대로 해야한다.....우선 최장군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우리의 프레지던트 메이커(president maker)시나리오대로....우선 최장군님을 언론계에 널리 알려놔야 할것같다."
"종교계의 힘을 얻는 것이 어떨까요?"
장개똥병장이 입을 열었다.
"아서라, 박통시절에 김수환추기경이라는 작자가 생방송도중 [박정희 너는 아는가?]라고 말한게 그대로 방송에 나가서 곤욕치른적 있다는거 몰라? 로마교황청만 없었더라면 당연히 교수형을 시켜야 했었는데, 게다가 정의구현 사제단인가 뭔가로 계속해서 우리 군인들의 거룩한 빨갱이 퇴치계획에 재를 뿌렸었지 천주교놈들......"
"그렇다면 불교는?"
"세속을 초월하자는 승려들이 정치에 관심이 있을 것 같은감? 쩝쩝......"
"그렇다면 개신교가 가장 적당하겠군요"
이때 방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밖에 의장님들을 만나뵙고자하는 목사가 한명 찾아왔습니다"
"어떤 목사인가?"
"예, 막가파라는 이름의 목사인데, 생긴게 눈빛이 아주 니글니글하고, 돈과 권력에 눈이먼 아주 세속적이고, 속물근성의 인간처럼 보이더군요"
"오오!!! 내가 찾던 목사로군!!! 어서빨리 들여보내!"
다음날 아침 서울의 삐까번쩍호텔의 에메랄드룸은 휘황찬란한 조명 아래 자못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생중계에 나선 두 방송사의 카메라들은 이 곳에서 개신교 지도자들이 최장군의 [빨갱이 박멸 대책위원회]의 상임위원장을 위해 출연한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조찬기도회]라는 제목의 조찬기도회를 찍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엄숙한 가운데 막목사가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최장군께서는 막중한 직책을 맡아서 사회 구석구석에 존재하는 악을 제거하고 정화할 수 있게 해준 데 대해 우리 기독교는 최장군께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최위원장이 남북통일, 국가의 번영, 그리고 민주화 실현 등 민족의 열망을 이루는데 큰 일꾼이 되어 그 업적이 후세에 남도록 해 주시기를 하나님께 기도드립니다.
하나님 아버지....대중들은 어리석습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민주주의를 할만한 성숙한 시민의식이 부족합니다.
아직도 사회각지에서는 빨갱이 무리들이 민주주의의 탈을 쓰고 민중들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모세와 여호수아에게 내려주었던 지혜와 리더쉽을 최장군에게 내려주소서~
민주주의의 탈을 쓴 빨갱이 무리들에게 하나님의 전지전능한 불벼락을 내려주시옵소서!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막목사의 기도가 끝나자 스포츠 머리를 한 장개똥 병장이 큰소리로 외쳤다.
"아멘!!!! 믿쑵니다!!!! 할렐루야!!!!!!!!!!!!!!!"
실세라고 불렸던 장개똥병장의 선창에 따라 기도회에 모인사람들은 함께 선창하지 않으면 붙잡혀갈것같은 강박관념에 사라잡혀 너도나도 모두 함께 외쳤다.
"할렐루야!"
"아멘~"
"믿쑵니다!!!!"
이날 70분간 계속된 이 기도회는 두 개의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하는 것도 부족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점심과 저녁 두차례 더 녹화중계하는 ‘정성’을 들였다.
그방송이 나간후 허수아비에 불과했던 대통령은 하야했으며, 최장군은 드디어 대통령으로 추대되었다.
어느날 막목사는 청와대로 불려나갔다.
장개똥 병장이 막목사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냈다.
"최각하께서는 비록 불교신자이시지만 개신교 지도부의 도움에 크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시나리오대로 되었고,이제 그분은 대통령이 되셨읍니다.
각하께서는 여러분을 잊지 않으십니다.
여러분의 뒤에는 각하께서 빽으로 계신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맘대로 하십시오.
최대한 뒤를 봐 드리겟습니다."
막가파목사는 멋쩍은듯이 뒷머리를 긁었다.
"헤헤~ 감사합니다, 각하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한편 전국의 여기저기서 학생들과 시민들의 시위가 잇달아 일어났다.
계엄령속에 군인들이 시민을 향해 총을 갈겨대었다.
수많은 카톨릭의 사제들이 시민들과 함께 군사독재에 맞서 싸웠다.
군부측에서는 카톨릭에 이가갈렸지만 로마교황청과 전세계의 여론 때문에 그들을 섣불리 건드릴수가 없었고, 대신 그들을 빨갱이로 몰아넣어 카톨릭은 군사정권아래 핍박을 받아 널리 전파되지 못하였다.
반면에 막목사와 조찬기도회에 참여했던 목사들은 모두다 대형교회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건평1000평, 으리으리한 중세시대풍의 건축물로 재탄생한 막가파목사의 새교회!
그리고, 그것은 이땅의 모든 목사들에게 부러움의 상징이 되었다.
막목사의 성공에 고무된 한국이 개신교 목사들은 저마다 기도회를 열었다.
이른바 [나라를 위한 구국기도회]였다.
전국의 여기저기서 열린 [나라를 위한 구국기도회]에서는 목사들은 "오~여호와 하나님 이시여~ 이나라의 지도자이신 최대통령에게 지혜와 총명을 내려 주옵시고......."하는 막목사의 기도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들의 갸륵한 마음이 결국 최장군을 감동시켜서 개신교는 급성장을 거듭하게 되었다.
그러나 영원한 권력은 없다고 하였던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최장군은 얼마안되어 청문회에 끌려나오고 절에 유폐되는것으로도 모자라, 얼마뒤 감옥까지 가게 되었다.
세상이 180도 바뀐것이었다.
최장군이 출감하는날 그의 오른팔 장개똥병장이 눈물을 흘리며 그의 출소를 맞아주었다.
최장군은 말했다.
"아.....인생무상이라더니만.......대한민국전체를 호령했던 내가 요모양요꼴이 되다니...."
장개똥이 말을 했다.
"각하께서 대통령이셨던 그때, 누가감히 각하의 권력에 흠집을 낼수 있었습니까?
하지만 영원한 절대권력, 건드릴수 없는 영원한 성역은 없지요....세월이 지나 요모양 요꼴이 되었으니.....각하를 옹호했던 정치인, 군인들......모두 감옥가고, 청문회 나가서 곤욕치르고 ,재산몰수당하고......그 모든 권력이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는군요"
그러자 최장군은 대답했다.
"그러나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 권력,건드릴수 없는 성역이 있지......."
"그게 뭡니까?"
"종교권력이 아닌가? 나를 지지했던 자들이 모두 패가망신했어도, 목사들만큼은 아직까지 건재하네,아니,오히려 그 기회를 붙잡고 교회를 불려놨지......이젠 그들을 누구도 건드릴수 없네...그들을 건드리면 종교탄압이라고 오히려 큰소리를 치지...."
장개똥이 담배한개피를 물며 불을 붙였다.
"그렇군요.......종교권력이야말로 건드릴수 없는 성역이지요......"
"다시 환생하거든,나는 목사가 되고싶네, 건드릴수 없는 절대권력.......종교.........그걸 왜 몰랐을꼬? "
최장군은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