雷聲霹靂 - 柒拾貳 주주삼 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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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雷聲霹靂 - 柒拾貳 주주삼 二

꽹과리 0 4,049 2006.02.21 14:36
"아니 이게 무슨 변괴인가? 도대체 당신들은 뭐하고 있었길래? 도둑이 드는것도 몰랐단 말인가?"


난릉왕이 마차고에서 인부들과 담당자를 불러놓고 고함을 치고있었다.


"아이고 형님 이제 형님을 살릴길을 영영 잃어버렸으니 어쩌면 좋데?"


난릉왕은 마차를 가리키고 있었는데 자신과 인소소가 같이 타고온 마차였다. 그런데 마차고에 보관하였다가 숲에서 돌아와서 보니 마차는 반파되어 있었으며, 원포면 주주삼의 시신은 온데간데없고 석관이 열려 뚜껑이 두 동강나 바닥에 널려있었다.
 
이 때 마침 총관인 구루가 와서 사정을 듣고는 마차고 인부들을 향해 쌍심지를 켰다. 


"아이구 손님 이거 크게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구루는 게흉에도 불구하고 연신 굽신거리는 것이 난릉왕이 보기에도 심히 좋지 않았다. 


"그만하쇼 지금 저한테 굽신거린다고 될일이 아니잖소. 얼른 도적을 잡고 형님의 시신을 찾아내란 말이오."


난릉왕의 이마에는 굵은 심줄이 툭툭 불거져 나왔다.


"어떻게 여각에서는 마차관리를 이따위로 하오?"

"하지만 역정 낼 일이 아니지 않소. 시체 한 구 사라졌다고 지금 이르시면 죽은 시체가 살아서 돌아오기라도 합니까? 이러지 역정만 내시지 말고 얼마든지 보상 해드릴 터이니 잘 합의를 봅시다."


난릉왕을 구슬린다고 한 구루의 말이 결국은 난릉왕의 화만 더 돋구게 되었다.


"뭐 그 깟 시체 한구?"


순간 화난 난릉왕의 면장이 구루의 튀어나온 계흉(닭가슴)에 맞닿았고 계흉에서 빛이 번쩍였다.


"아차"


난릉왕이 정신을 차렸을 때 구루는 허공에다 선혈을 길게 뿌리며 저만치 날아가서 떨어졌다. 그리고 꼼짝도 않았다.   

마차고 시신 도난 사건은 도검신비인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는지, 마침 김사월과 공갈거사가 마차고를 방문하여 이 장면을 목격하였다. 공갈거사는 즉시 구루의 턱아래 맥을 짚었다. 


"아직 살아있습니다."

"얼른 의원으로 데리고가라"

"네"


공갈거사가 구루를 않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도검신비인 김사월은 난릉왕을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너무 경솔하셨습니다. 난릉왕대협"

"아니 어떻게 나의 이름을?"

"일단 따라오시지오"


김사월은 뒤로 아무말 없이 먼저 앞장서 어디론가 걷고 있었다. 난릉왕과 인소소 역시도 아무말 없이 김사월을 따라걸었다.


★ ★ ★


같은 시간 벽란도에 정박중인 한 어선(漁船) 안

둥그런 얼굴에 증막(蒸饃:찐빵)을 적당히 잘 눌러놓은 것처럼 보이는 장한이 선실에서 선원 및 인부 네 명과 골패(骨牌)를 하고 있었다. 주위엔 대여섯명의 사람들이 둘러서서 잡담을 하며 조용히 보고 있었다.

그런데 골패를 하는 사람 중 증막같은 장한앞에만 은자가 수북이 쌓여있었고, 나머지 네 명은 이마에 힘줄이 불거저 나와 콧김만 씩씩 내뿜고 있었다. 

그러는 가운데 증막같은 장한이 다시 패를 내려놓았다.


"자자 오늘 최고의 팹니다. 천패이선(天牌二扇) 서른두 점에 아부동과 쌍변패가 떴으니 먼저 삼십이에 아부동 칠을 곱하면 이백이십사점이오 여기에 쌍변패 오를 곱하니 일천일백이십점올시다. 점당 은자 일백문 씩이니 일천일백이십점에 일백을 곱하면~ 네 분은 저한테 각각 은자 십일만이천문을 그러니 계산하기 편하게 끝자리 띠고 각각 태자 십문씩 주시면 됩니다."


그러자 주변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하였다. 은자 일(一) 냥이 보통 노동자들의 일개월 급료 수준임을 볼때 태자 십문은 엄청난 금액이었다.


- 어쩌다가 판이 이렇게 크졌데?

- 저사람들 평소 꾼소리 듣더만 오늘 제대로 걸렸네...


증막같은 장한의 정면에 앉은자의 면상이 시뻘개지며 이마에 혈관들이 막 돋아나왔다. 그러다 순간 탁자를 엎어버리고 품에서 소검을 꺼냈다.


"너 탓자지? 어디서 굴러온 찐빵이야? 감히 우리 벽란사호 한테 속임수를 써다니"


그러자 나머지 세 명도 동시에 일어나서 옆에 붙었다. 애초에 한 패거리였고 게속해서 잃은데다 태자 십문을 주기 싫어서 성질을 부리는 것이리라... 정확히 말하자면 잃은 돈을 다 돌려받고 심정인 것이다.

그러자 증막같은 장한은 일순 당황하더니 근처 창틀에 켜져있는 유등롱(油燈籠)을 집어서 네 명을 향해 던져버렸다. 네 명은 피했지만 땅에 떨어진 등롱의 유리가 깨어지고 안에서 기름이 새어나왔다. 그리고 등롱의 불씨가 기름에 옮겨 붙어 불길이 일어나 노름판에서 일부터 쳐놓은 장막에 붙어버렸다.


"꺼 빨리 꺼"

"총관님 아시면 무슨 경을 칠지 몰라"


그 때 증막같은 장한은 즉시 모든 판돈을 챙기고 즉시 배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니 저놈이 잡아"

"내 내돈 ... 잡아라"


배에서 인부와 선원이 장한을 쫓아 우루루 달려나왔다.


"거기 서라. 내돈 내놔라"

"와 잡아라"

"니 같으면 서겠나?"


세상에 도망가는 사람치고 뒤에서 서란다고 설사람이 누가 있으랴? 증막같은 장한은 달리고 또 달렸다. 쫓고 쫓기는 가운데 어선 한 척은 어느새 불길에 휩싸여 주변 어선으로 번지고 있었다.

한 참을 도망친 장한이 도달 한 곳은 벽란운교(碧瀾雲橋)였다. 좌벽란과 우벽란 사이의 예성강을 쉽게 건너가기 위하여 김사월이 거금을 풀어서 관광용으로 만든 다리로 벽란도 명소 중에 하나가 되었다. 

벽란운교에서 잠시 멈춰서서 뒤를 바라보니 선원과 인부들은 끝까지 쫓아오고 있었다. 증막같은 장한은 판돈을 싼 포척(보자기)를 끝까지 움켜쥔채 벽란윤교를 넘어서 병풍절벽 쪽으로 달렸다.


"헥헥 거 놈 아주 잽싸구나. 하지만 병풍절벽 쪽으로 도망갔으니 독안에든 쥐다"

"바보 같은 놈 하필 병풍절벽으로 도망가다니"

"빨리 쫓자고 우리돈은 찾아야지"


뒤 쪽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접점 다가오는 가운데 증막같은 장한은 더 이상 길이없는 해안절벽 끝에서 멈춰섰다. 선원과 인부들도 이제 장한을 발견하고 지척에서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 놈 어디 더 도망가지?"

"잘 걸렸다. 생쥐 같은 놈"

"아니지 찐빵같은 놈인가?"

"푸하하하하하"

"맞아 영락없는 증막이구만"

"쯧쯧쯧 어이 찐빵아 더 이상 도망 못가서 어쩌누"


사람들은 장한의 외모를 두고 웃으며 졸려대었다.


"어이 이제 그만 보따리 이리 내놓으시지?"


하지만 증막같은 장한은 점점 뒷걸음 치며 옆에 유독 큰 바위에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어어 거기서 그 바위는"

"이봐 찐빵아 찐빵줄께 내려와"


하지만 증막같은 장한은 점점 더 바위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보자기 안 뺃을께 올라가지마라"

"거긴 자살바위다."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한은 어느 덧 자살바위 꼭대기에 올라섰다.


"여러분 죄송한데 이만 돌아가세요. 게속 있으면 저 안내려갑... 읏"


순간 장한의 몸이 뒤로 기울었고, 증막같은 장한은 그만 바다로 떨어져내렸다.


"풍덩"


장한의 몸은 자살암아래 특유의 선와해류(漩涡海流)에 순식간에 삼켜졌다.


★ ★ ★


비악산 무욕지

석 장의 부적이 허공에서 사그라들자 세 쌍의 안광이 허공중에 빛났는가 싶더니 크기가 황소만한 흑랑(黑狼) 세 마리가 땅에 뛰어 내렸다. 눈에는 지독한 살기를 품은 안광으로 으르렁 거리며 당장이라도 괴한을 물어죽일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네 이년 무슨 사술이냐?"

"사술 좋아하네 선하당의 비기다. 이거나 받아라"

"누구냐?"


괴한이 허공을 바라보았다. 희미한 달빛 사이로 한 인영이 괴한을 향해 날아왔다. 그리고 등에서 무언가를 뽑아서 괴한을 향해 날렸다. 그 물체는 마치 또 하나의 지상에서 보는 아미월(蛾眉月:초승달)같았다.


"앗 아미월(蛾眉月)이 두 개? 아미월이 아니다."


마치 아미월을 닮은 그 물체는 빠른 속도로 회전하며 괴한을 노려갔다. 그 때 저 만치서 무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심해 그 녀석은 나보다 더 과격하니까"


어느새 아미월같은 물체는 쌔앵 날카로운 파공음을 내며 괴한을 향해 폭사해갔고 괴한은 즉시 무릅위를 뒤로 직각으로 제껴 철판교를 시전하여 가까스로 피하였다. 괴한을 피해간 아미월은 다시 허공에서 내려서는 인영에게로 돌아갔지만 또 다시 허공에서 큰 아미월 하나가 나타나 직격으로 폭사해왔다.


"헉"
 

괴한은 수치도 모르고 즉시 나려타곤(懶驢打滾)의 재주로 바닥을 마구 구불렀다. 그러다 무욕지까지 굴러가 그만 무욕지에 빠지고 말았다.


"수치도 모르느냐?"


어느듯 바닥에 내려선 인영은 방령(芳齡) 정도의 여인으로 머리를 뒤로 모아 묶어 긴 말총머리를 하고 무녀 특유의 칠채의(七彩衣:색동저고리)와 붉은 백습군(百褶裙:주름치마) 입고있었다. 그리고 밤하늘에 뜬 아미월과 똑같이 생긴 긴 도(刀)를 들고 있었다.

무욕지에서 필사적으로 기어나온 괴한은 혈안에 얼굴 여기저기 혈관이 마구 돌출한 가운데 힘들게 숨을 내쉬며 아미월을 든 여인를 향해 손을 뻗다가 털석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어?"


칠채의를 입은 여인은 다가가 아미월 같은 병기로 괴한의 머리를 툭툭 때리고 있었다.


"자신이 던진 춘약(春藥)에 중독되어 혈관이 터져 죽었다."


여인 옆으로 다가온 무녀의 말이었다.


"고모!"

"시체를 무욕지에서 완전 끌어내어 품을 뒤져봐라."

"네 고모"


방령의 여인은 무녀가 시키는 대로 시체를 뒤졌고 세가지 물건을 찾아내었다. 

목에거는 나무 십자가와 한 권의 두툼한 서책, 그리고 한 장의 밀지였다. 물건을 건네 받은 무녀는 먼저 두툼한 서책을 들고 책장을 넘겼다.


"이건 개독들 말대로는 성경(聖經)이라는 책인데 개독들은 누구나 들고다닌다."


두툼한 성경은 무녀의 손에서 이 내 한 줌의 재로 변하여 사라졌다. 두꺼운 성경이 삼매진화(三昧眞火)로 한 순간에 재로 화하는 것을 볼때 무녀의 내공을 짐작하건데 삼화취정(三化聚頂)의 경지는 넘어보였다.

무녀는 밀지를 펴서 읽더니 일순간 안광이 경직되었다.


"큰일났다. 대의원이 위험하다."


무녀는 그 자리서 어기충소(御氣衝逍)의 재주로 수직 삼 장 가량을 튀어오르더니 허공에서 몸을 틀어 저멀리 대의원을 향해 특유의 경신공부로 빠르게 허공을 내달렸다.


"가 같이가 고모"


방령에 아미월 같은 병기를 든 여인도 무녀의 뒤를 따라 빠르진 않지만 제법 능숙하게 경공을 시전하여 무녀의 뒤를 쫓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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