雷聲霹靂 - 柒拾 주주삼 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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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雷聲霹靂 - 柒拾 주주삼 一

꽹과리 0 2,892 2006.02.16 21:31
벽란항에서 예성강을 주욱 거슬러 올라가다면 대의원(大意院)이라고 환국에서 십 위 안에드는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큰 사원이 나온다. 수십개의 고루거각(高樓巨閣)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그 장엄한 위용을 뽐내고 그중 대환전(大桓殿)이라는 전각은 그 크기로도 대의원 절 반에 해당되었다.

초기 환제국에서는 신앙이라고는 따로없다. 그냥 고대에 이름을 날린 제왕이나 성인들의 형상을 세워놓고 그들의 업적을 기리며 소원을 비는 행위 뿐었지만, 이것이 근 만년을 거듭하면서 체계적으로 광대한 신들의 세계가 사람들에 의하여 정립이 되었는데 이 것을 환국태상신계(桓國太上神界)라 하며 그 세계가 워낙 방대하여 환제국의 신들과 신화에 관련된 책 만으로도 수백만 권에 이른다.
 
여기 대의원에서는 태상패천황(太上覇天皇)으로 불리는 환제국의 초대환인인 안파견환인(安巴堅桓因)을 포함한 나머지 오대환인(伍大桓因)의 신위(神位)를 모신 곳이다. 주로 육대환인들의 업적을 연구하고 제를 올리는데 특히 일년에 한 번 있는 천신제(天神祭)를 지낼 때면 수많은 백성들이 찾아와 공을 드리고 소원을 빌기로 유명하였다.

여기 대의원의 뒤로는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팔십봉의 비악산(飛鍔)이 구름위로 까마득히 솟아 있다. 비악산의 험봉(險峰)들 가운데 그나마 다소 경사가 완만한 선하봉(善荷峰)의 정상에 사당이 하나 존재하고 있다. 과거 선하(善荷)라는 무녀가 복을 짓고 승천한데서 이름붙여진 선하보당(善荷寶堂). 이 곳에는 예로부터 일녀전승(一女傳承)으로 지금까지 선하보당을 지켜온 한 무녀(巫女)가 살고있다.

예성강의 지류중에는 비악산의 격심봉(覡心峰)에서 시작되어 비악산의 험봉들을 굽이굽이 돌아서 예성강에 합류하는 무욕천(巫浴川)이있다. 원래는 이름도 없는 지류였는데 선하보당의 무녀가 이 곳에서 수욕한다고 무욕천이라고 부른다.

유달리 은하수(銀河水)가 맑게 보이는데다 삿대없이 흘러가는 배인지 가늘게 감은 미인의 속눈썹을 연상케하는 현월(弦月)이 은하수 사이로 도도하게 떠있는 밤에 무욕천이 잠시 머물다 가는 무욕지(巫浴池)에 머리를 길게 따은 한 무녀가 다가와서는 사락 사락 옷을 벗고 머리를 풀더니 무욕지에 들어가 수욕(水浴)을 즐기고 있었다.


"아 시원해! 오늘 따라 물이 차네" 


무녀는 자신이 인어(人魚)인양 무욕지 물속을 자유로이 유영하고 있었다. 이 때 무욕자에서 멀지않은 바위 뒤에서 육욕에 번들거리는 눈으로 수욕중인 무녀의 나신을 훔쳐보는 인영이있었다.


"흐흐 정말 대단하다. 선하무녀 말만 들었지 살집이 통통한게 통째로 먹어도 비리지 않겠구나 흐흐흐 고것참"


그러더니 인영은 안구(眼球)만한 구슬 하나를 소매에서 꺼내었다.


"환락산(歡樂散) 이거 하나면 저 무녀따윈 흐흐흐"


그러며 여전히 수욕중인 무녀를 바라보았다.


"그래 깨끗히 씻어라 곧 구름위를 노닐게 해줄테니 흐흐흐"


인영은 쥐고있던 구슬을 수욕중인 무녀를 향해 던졌다.


"누구냣!"


무녀의 외마디 외침과 동시에 무녀를 향해 날아오던 환락산은 무녀의 지척에서 터져버렸다. 그러자 허공 가득히 보라색 분말이 무욕지를 가득 덮으며 천천히 떨어져 내렸다. 이와 동시에 무녀가 수면을 향해 일장을 내리치자 그 반발역으로 수주(水柱:물기둥)가 높이 치솟았다.


"헛 한낮 무녀따위가 무공을? 말도 안돼! 그럼 힘으러 눌러버리겠다."


숨어있던 인영이 중검을 들고 앞으로 나섰다. 약관을 갓 넘겨 보이는 장한으로 보이는데 암갈색 잠행복에 얼굴엔 복면을 하고 있었다, 장한이 무욕지에 다가왔을때 무욕지에 무녀는 온데간데 없었고 물만 출렁거렸다..


"어디로 갔지?"

"날찾나?"


반사적으로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보니 언제 옷을 챙겨 입은  무녀가 무욕지 건너 편에서 도도하게 서있었다.


"큭"


복면의 괴한은 무녀의 맨 얼굴을 보자말자 순간적으로 머리속에 하얗게 비는것이 아찔하여 숨이 멎어버릴 듯 하였다.


"헉 저 절세미인? 아 아름답다."

"흥 선풍부(旋風符)"


무녀의 손에는 흑지에 금으로 그린 부적이 한 장 쥐어져 있었고 무녀가 허공 가득한 환락산의 분말을 향하여 부적을 던지자 부적은 허공중에 순간적으로 사그라졌다. 동시에 맹렬한 바람이 일기 시작하고 그 바람은 허공과 주위에 널린 환락산의 분말을 모조리 빨아당기고 있었다.

이 때 충격에서 그나마 안정을 찾은 괴한은 중검을 무녀에게로 겨누고 특이한 보법으로 무욕지 위를 날듯이 뛰어왔다.


"무력답수(無力踏水)? 보통놈은 아니구나!"


괴한은 바람을 정면에 맞으며 색욕으로 번들거리는 눈빛을 하고 무녀를 향해 검을 휘둘러대었다.. 하지만 무녀는 괴한의 검술을 훤히 꿰뚫는 듯 자연스레 피하였다.


[태산압정(泰山壓頂)? 팔방풍우(八方風雨)? 횡소천군(橫掃千軍)? 비슷하지만 뭔가 다르다. 일단 제압하고 보자.]

"선하작조수(善荷鵲爪手)"


무녀는 왼쪽 가슴을 노리고 찔러오는 괴한의 중검을 살짝 피하여 선하보당 독문의 절기중에 선하작조수라는 금나수(禽拿手)를 시전하여 괴한의 맥문을 손톱으로 찍어눌러서 움켜 쥐었다. 


"땅그랑"

"크아"


맥문이 잡힌 괴한은 중검을 떨어뜨리고 고통에 신음하였다. 온몸에서 힘이 빠져드는 찰나 괴한은 급히 팔을 꺾어서 무녀에게 잡힌 팔을 빼내었다. 그 때 소매가 북 찢겨져 나갔다. 그리고 소매가 있던 자리에는 괴한의 맨살과 더불어 십자가(†) 문신이 무녀의 눈에 들어았다.


"개독?" 


팔둑의 십자가 문신을 들킨 괴한은 급히 뒤로 제비를 돌며 바닥에 떨어진 중검을 줏어들었다. 순간 허공에서 맹렬한 바람이 불어와 괴한의 흉부를 때렸다.


"큭 이건?"


괴한은 전신에 자신이 던졌던 환락산의 분말을 뒤집어 쓴 채였다. 그렇다 무녀는 괴한이 던진 환락산을 바람으로 허공의 한 점에 긁어모아 괴한에게 게속 환락산을 퍼부었던 것이다.


"내 내가 환락산에 중독되다니 환락산의 해법은 오직 여자를 품는것 크윽 몸이 뜨거워져 온다."


괴한은 핏발 가득선 눈으로 무녀를 향해 중검을 휘둘러 맹 공격하기 시작했다.


"성령충천(聖靈充天)"


괴한의 중검이 붉게 달아 오르나 싶더니 묘한 변초를 만들어가며 무녀를 압박하였다. 


"소문으로 듣던 개독검법인가?" 


괴한의 공격을 나름대로 잘 피하며 무녀는 괴한이 휘두르는 검극을 살끈 밟고 괴한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착지하였다. 그리고 품에서 일반 부적보다 세 배는 더 커보이는 흑지부(黑紙符) 석 장을 꺼내어 허공에 단졌다..


"천묵랑부(天墨狼符)"


석 장의 부적은 허공에서 사그라들자 세 짱의 안광이 허공중에 빛났는가 싶더니 크기가 황소만한 흑랑(黑狼) 세 마리가 땅에 뛰어 내렸다. 눈에는 지독한 살기를 품은 안광으로 으르렁 거리며 당장이라도 괴한을 물어죽일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 ★ ★


난릉왕은 틈새로 점차 다가오는 색목인들을 보며 심삼치 않음을 느끼고 다소 긴장하여 주먹에 힘을 주었다. 우두둑 소리가 나고 동시에 곁에 조용히 잇던 인소소가 엣치 하고 가벼운 재채기를 하였다. 그 때 다가오던 지팡이를 든 색목인이 돌연 멈춰섰다.


"들켰나?"

"매이밍 디호코"
(화구 저주)


색목인의 지팡이에서 서과(수박) 만한 화구(火球)가 생겨나더니 빠른속도로 창고를 향해 날아왔다. 그리고 화구와 창고가 하나가 된다고 생각되는 순간 창고는 안으로 부터 맹렬한 화염을 뿜어내며 창고와 안에 쌓인 장작이 불이 붙어 박살나더니 동시에 사방으로 비산하였다. 색목인이 박살이 난 창고를 살폈지만 창고에는 아무도 없었다.
 

"알라우라라 켄센무 조마스"
(내가 너무 예민했나?)

"수시 에구동동 호나라공도?"
(수시님 갑자기 왜그러십니까?)

"헤메 아이탕 도루센체체파"
(음 아무것도 어니다.) 


여전히 백우가 세차게 쏟아붓고 있어 불은 이내 꺼져버렸다. 색목인들이 막 발길을 돌리려 할 때였다.


"뭐라고 씨부리나 코쟁이들 깜짝놀랬잖아."

"헤케 모다 나고도로고"
(역시 뭐가 있었군)

"쉬우욱"

"케렉 켁"


급히 낯선 소리에 돌아보던 색목인 하나가 무엇에 강타당했는지 흉부가 움푹 꺼지며 귀로 삼 장이나 날려가다 고목에 부딛쳐서는 입에서 짙은 선혈을 울컥 토하며 쓰러졌다.


"호데" 
(누구냐?)


동료의 부상에도 아랑곳 않고 지팡이든 색목인은 지팡이를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향하고 외쳤다.


"도도롱 카시다"
(전격 저주)


지팡이에서 뿜어져 나간 한 줄기 뇌전이 멀쩡한 허공속에 퍼져서 사라질 뿐 아무도 걸려들지 읺았다.


"코쟁이녀석 이거나 받아라"

"슈욱"


지척에서 바람소리가 들려오자 지팡이를 든 색목인은 급히 동료의 옆으로 몸을 틀었다.


"퍼억 케엑"


그 바람에 다른 색목인이 뭔지 모를 충격에 흉부를 강타당했다. 그 충격이 어찌 강하던지 서로 사방을 경게하느라 붙어있던 동료들까지 덩달아 날려갔다.


"아라라 혼도론도드"
(뭐에 당한거야?)


색목인이 흉부를 얻어맞고 꼼짝 안한채 엎어져 있는 동료를 일으켰으나 이미 절명(絶命)한 상태였다. 가슴엔 홍색 수인(手印)이 뚜렷하게 찍혀있었다.


"이번엔 어느놈이 죽을테냐?"

"와라 너그렁마 자지리"
(너 숨지말고 당장나와라)


두 명이 연달아 죽자 색목인 하나가 숲에다 숨지말고 당당하게 싸우자고 외쳤지만 돌아온 결과는 처참했다.


"뭐? 너검마 자지? 색목인이 욕도하네 근네 니네 엄마는 자지도 달고있니?"

"쓔우우우욱"


다시금 숲에서 바람소리가 다가왔다. 이 때 지팡이를 든 색목인이 동료를 밀쳐내며 바람소리를 향해 전격저주를 걸었다.


"케카 차치 도도롱 카시다"
(저리 비켜 전격 저주)


지팡이에서 뿜어져 나온 고압의 전격 저주가 바람소리를 덮치자 묘한 현상이 일어났다. 허공중에 손바닥 형상이 생겨나더니 전광이 일렁이며 옆의 고목을 강타하였다. 그러자 고목에 홍색의 수인이 찍히며 생(生葉)엽이 검게 변해 우수수 떨어졌다.

지팡이든 색목인이 밀치는 바람에 목숨을 건진 색목인은 죽어버린 나무를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건 순간의 방심이었고 그것은 곧 죽음으로 이어졌다.


"끄윽 케엑"


무엇인지 보이지 않는것이 자신의 목을 휘감아 조아서 허공위로 빠른속도로 들어올리고 있었다.


"꽥"


색목인은 별다른 저항도 해보지 못하고 목이 심하게 졸려 혀를 길게 빼문 모습으로 죽어서 고목의 가지에 걸려있었다.


"자 이제 지팡이 든놈 네 차례다."


숲에서 알아듣지 못하는 목소리가 자꾸 들려오고 그 때 마다 동료들이 하나씩 죽어버렸다. 그리고 지금 혼자만 남게되자 지팡이든 색목인은 두려움이 밀려와 얼굴이 울상이 되어 심각해졌다.   


★ ★ ★


벽란도의 마차고(馬車庫)는 김사월의 장삿속으로 만든 것이다. 주로 찾아오는 귀빈이나 갑부들의 호화마차를 보관하는 핑게로 만들엇지만 실상은 여러대의 호화마차를 보관하여 별다른 이동수단이 없는 부자들에게 비싼 값에 대여하기 위해서 만든 곳이다. 김사월의 생각은 잘 맞아떨어져서 짭짤한 수입이 생겼고 나중엔 대여마차가 모자를 지경이었다.

김사월은 즉시 마차고를 추가로 지어서 현재에는 일반 수레나 가마에서 부터 왕족용 호화마차까지 여러종류의 이동수단을 확보하고 천자문의 글자 순서대로 천(天), 지(地), 현(玄), 황(黃), 우(宇), 주(宙), 홍(弘) 입곱가지 보관및 대여 등급을 정하고 있었다. 

벽란여각 근처 현급 마차고 내부

두 명의 인부가 기름걸레로 마차를 닦으며 광을 내고 있었다. 그 중 한 명이 체념어린 한탄을 하였다.


"이건 새로나온 신형마차네. 누군 돈 많아서 이런 비싼 마차타고 다니고 누군 돈 없어서 맨날 남의 마차 기름칠이나 하고."

"이 양반 또 슬슬 농띠가 도지는구먼 이거 닦아 놓고 부두의 일꾼들이랑 골패(骨牌)나 함하까?"

"뭐? 골패? 그렇지 좋지 지난번 성칠이놈이 내 은자를 싺쓰리해가는 바람에 마누라한테 얼마나 쥐어 뜯겼다고 오늘 복수전 함 해야지"

"그럼 이따 갑세"


인부 두 명이 그렇게 노름 이야기를 할 때였다.
 

"쿵....쿵....쿵"

"이기 뭔소리고?"

"저 쪽 마차에서 나는 소리 같은데"

"가보자고"


인부들이 소리가 나는 마차를 향해 조마조마 다가갈 때 누군가 뒤에 나타났다.


""

"히엑"


인부들이 놀라 뒤 돌아보니 거기엔 사척단구의 구루(곱추)가 서있었다.


"또 농땡이 부리나?"

"헉 총관님 그게 아니고 이 마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그 때는 또 소리가 나지 않았다.


"마차에서 뭔 소리가 난다고 그라나? 또 지난 번 처럼 마차에 금박 뜯어내 골패판 갈라고 하는거 아니가?" 

"아닙니다. 맞는데 분명 쿵 쿵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여기 박가도 들었습니다."

"그만하고 빨리 걸레질 안할래? 쓰"


구루의 노인이 갑자기 인상을 쓰자 인부 둘은 찔끔하여 제자리로 돌아가 마차를 닦고 있었다.


"멀쩡한 마차에 뭔소리가 난다고 쯧쯧쯧"


구루의 노인은 인부들을 나무라며 뒷짐을 짓고 마차고를 걸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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