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한 밤

술취한 밤

인드라 0 3,190 2004.05.31 23:34
에헤라디야~~~
술처먹고 깡다구부려봐야 세상은 꿈쩍도 안건만
손등이 까지도록 내가 창조한 건물을 때리고 때렸다.
이놈아 뭐할려고 세상에 나와 속을 썩이는게냐?
보랏빛카페의 여주인은 이소장 술값은 설계비로 이미받았다고
눈웃음지으며 희롱하고 기름부은 얼굴에 무신 분위기가 잡히겠냐만
질펀한 재즈를 털어 쌌는다.

마눌 전화질에 열받아 핸드폰을 집어던지고
망가진 육체를 끌어안고 화장실계단을 오르다 놀란
오소리마냥 벽쪽에 붙은 그림을 보고 한숨지었다.
사고로 불구가 되어 예술혼을 불태웠다는 로뜨렉처럼
젊은시절다 보내고 양키 사창가같은 이곳을 만들었다.

한번붙으면 떨어질줄 모른다는 개독처럼
이놈의 습관은 그만두리라 그만두리라하던
건축질에 지쳐 나가떨어지고 젊음은 너덜한 걸레처럼
쓰러져 밤새 술주정을 했나부다.
죄송하다고 씨부려도 몸은 말을 듣지않는다.

술깨면 또 찾아오리라
공짜술이라고 양껏 처먹었으면 인사라도 제대로 해야지
공짜술처먹자고 이짓한건 아니니
그래도 자꾸 몸은 기운다.
여주인이 안아주는 무릎이 참편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줌씨 나 돈많이 벌면 여기 술 다 사주께 하다가 깜빡잠이 들었나 보다.

[이 게시물은 꽹과리님에 의해 2004-08-27 18:59:35 자유게시판(으)로 부터 복사됨]

<br><br>[이 게시물은 (ㅡ.ㅡ)님에 의해 2005-04-07 16:29:45 시 수필 소설(으)로 부터 이동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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