雷聲霹靂 - 柒拾捌 구사일생 二

<소설> 雷聲霹靂 - 柒拾捌 구사일생 二

꽹과리 0 4,853 2006.05.11 14:59
‘캡틴 크로우 사정거리만 들어와라. 그러면 까마귀 불고기로 만들어 줄테니까! 적은 배 한 척이다. 배 한 척’


센 헤크먼은 속으로 조마조마하고 있었다. 아니 입이 바짝
타들어 간다고나 할까?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고작 배 한 척이라고 계속 되내었다.


"블랙 크로우가 있는 저 거리에선 여기까지 도달하는 선포는 없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고 사정거리에 다가오면 집중 사격한다."


센 헤크먼은 미리 뒤 쪽으로 다섯 척의 바크(Bark)급 해적선을 대기 시켜 놓았다. 일단 블랙 크로우가 사정거리안으로 들어오면 양 언덕의 발리스타와 해안암굴의 캐논들이 집중포격을 가한다. 그리고 미리 대기 시켜놓은 바크 다섯 척으로 후면을 노려서 끝장을 본다. 마음 속으로 작전 내용을 게속 그리며 망원경으로 블랙 크로우를 살펴보고 있었다.


"헉"


어느새 블랙 크로우의 졸리 로저(해적기)가 칠흑색에서 피같이 붉은 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역시 소문대로 마법의 그림이라는.... 또 이 문의 선수포 포구에서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하였다. 자세히 보니 원래보다 조금 치켜든 상태 순간 블랙 크로우의 선수포 이 문에서 빛이 번쩍이자 포탄 대신에 사람 머리통 만한 화염구(火炎球)가 각 양 쪽 언덕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퍼 펑 화르르륵"


화염구가 작렬한 양쪽 언덕은 화염폭풍을 동반한 불기둥이 수직 일백 장 가까이 치솟았다. 이 한 번의 공격으로 양 언덕의 발리스타와 캐터펄트 모두 순식간에 화염속에 사그라져 숯덩이가 되어버렸다. 그로 인해 센 헤크먼의 섬은 마치 대낮을 방불케 하였다. 


"퍼 퍼퍼펑"


블랙 크로우의 선수포는 게속해 멈추지 않고 섬의 여기저기에 화염구를 발사하였다. 블랙 크로우의 선수포는 고정 되어 있는 게 아니고 마치 전면의 어느 방향 어느 각도든 자유롭게 두 포가 따로 움직여 목표물을 노리고 화염구를 발사하였다. 

삽시간에 센 헤크먼의 섬은 불바다가 되어버렸다. 해적들이 섬에 지은 가옥이나 구조물들은 모두 공격을 받아 불타올았다. 온 몸에 불이 붙은 해적들은 비명을 지르며 여기저기 뛰어 다녔으며 화염폭풍의 뜨거운 열기에 복장이 불타고 피부가 녹아 내렸다. 한마디로 아비규환의 광경이었다. 이 지경인데도 블랙 크로우의 화염 포격은 그치지 않았다. 계류중인 크고작은 선박들에도 화염구는 작렬하고 화마에 휩쓸렸다. 


"크으으윽"


센 헤크먼은 불바다가 되어버린 자신의 섬을 열기를 피해 피신한 자신의 방 창을 통에서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현재 암굴에는 센 헤크먼과 보급감 둘 만이 있었다. 나머지 부하들은 모무 화염포격으로 인한 불길 속에서 타죽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캪틴 이제 어쩌죠? 빨리 탈출을!"


보급감은 허탈한 표정으로 창 밖을 바라보는 센 헤크만을 바라보았다.


"매.. 매직 건(Magic Gun)의 위력인가? 단 한 척에 해적본부가 박살니 말도 안돼 그 그래도 지금 바크 다 섯척에 뒤를 노리면 가능성이 있을지도 좀도 기다려 보자 아직 희망은 있다."


이 때 망원경으로 블랙 크로우를 살피던 또 다른 보급감이 다급히 외쳐대었다. 창 밖을 향해 손가락질 하면서


"캪틴! 후면을 노리던 바크 다섯 척 모두 블랙 크로우의 선측포에 격침 당했습니다."

"크 뭐라고?"


서둘러 자신의 망원경으로 멀리 바라보니 정말이었다. 마지막 수로 숨겨둔 바크 다섯 척이 화염에 휩싸여 침몰하고 있었다.


"크아아아 두고보자 크로우 반드시 나는 다시 재기하고 만다"


보급감 둘은 서둘러서 암굴안의 부피가 적고 값나가는 보석류를 챙기기 시작하였고, 센 헤크먼은 장식장 앞에 다가갔다. 장식장에는 아까워서 마시시도 못한 고급술들이 대부분 그대로 있었다. 센헤크먼은 주먹을 불끈 쥐고 장식장을 힘껏 옆으로 밀어 제꼈다. 그러자 장식장은 ‘그그그’ 소리를 내면서 옆으로 밀려났으며 장식장이 있던 위치의 벽에는 사람하나 기어서 빠져나갈 정도의 탈출구로 보이는 구멍이 나있었다.


"가자"


보급감 둘은 얼마나 옷 속에 보물을 챙겨 넣었는지 옷이 터질듯이 부풀러 있었다. 센 헤크먼은 둘을 바라보며 도리질을 하며 혼자 탈출구로 기어들어갔다. 보급감들도 서둘러서 센 헤크먼이 기어들어간 탈출구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욕심이 너무 과하였다.부피로 인해 탈출로 진입자체가 불가능하였다. 그래서 최대한 부피를 줄일때였다. 


"뚜벅 뚜벅 뚜벅"


등 뒤 암굴의 입구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분 명 한 사람의 구두소리였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은 거리에서 발자국 소리가 멈추었다.
 

"??!!"


상황을 이해하는데에는 얼머 걸리지도 않았다. 온몸에 소름이 ‘쫘악’ 퍼져나가기 시작하였고, 감히 뒤를 돌아볼 용기 따위는 나지 않는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두 명의 보급감은 그냥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러다가 한 명이 일말의 용기라는 것을 내어 고개를 돌렸다. 마법문자가 그려진 칠흑색 로브를 입고 후드를 깊이 눌러쓴 사람 그 중 너무도 선명한 새하얀 아랫턱이 미소를 지어 올렸다. 한 손에 든 롱 스탶 머리 부분에 정교하게 조각된 까마귀가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었다. 용기를 내어 뒤를 돌아본 보급감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지팡이의 까마귀 조각에서 뿜어져 나온 보라색 빛이었다.    


"펑 화륵"

"으아아아아"


생애 마지막 용기를 꺼낸 보급감은 순식간에 재가되어 백골로 화하여버렸다. 백골은 마법효과 때문인지 무너져 내리지 않고 그대로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있었다.


"쿵 털썩"


극단적인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아예 죽어버린 보급감 한 명이 바닥에 쓰러졌다. 하의는 축축하게 물들어있었으며 가랑이 사이로 누런 물이 새어나와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로브를 입은 자 그레이크로우는 볼썽 사납게 사망한 해적을 보며 지팡이를 치켜들다가 문득 벽의 장식장을 바라보았다. 새하얀 턱의  보일듯 말듯한 입술이 벌어지고 새하얀 치아가 드러났다.


"뚜벅 뚜벅 뚜벅"


장식장 앞에 다가선 그레이크로우는 장식장 안에 진열된 술들을 주욱 훑어 보았다. 하나같이 오래되고 진귀한 명주(明酒)들이었다. 모두 일백이십세 병! 그레이크로우는 그 중에 백옥을 얇게 깍아서 만든 것처럼 보이는 술병을 집어들었다.

[꼬르디제 볼 야르만 304]

그것은 현재 전설상으로만 전해자는 천 년전의 고대왕국 ‘갈레아’의 야르만 왕가에만 비법이 전하는 희귀주였다. 지금은 세상에 몇 병 남지 않은 명주였다. 금액으로 환산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냥 마시는 술이 아닌 보물 그 자체였다.


"뽕"


그레이크로우는 술병을 개봉하고 코로 갖다대었다. 진하고 그윽한 주향(酒香)이 암굴 가득히 퍼져갔다. 


"진품이군"


그레이크로우는 술을 잘 갈무리하고 암굴을 둘러보았다. 각종 크고작은 값나가는 보물이 여기저기 장식되어 있었다.


"센서가 개판이군"


그레이크로우가 손을 한 번 휘둘자 암굴내의 보물들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장식장의 술들까지 모두


"오 개구멍이 여기 있었구나"


롱 스탶의 까마귀 머리부분에서 쏘아져 나온 파란색 광선이 개구멍이 탈출구가 있는 벽 자체를 소멸 시켰다. 그러자 그 자리에 아래로 내려가는 비밀계단이 드러났다. 그레이크로우는 망설임없이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계단은 그리 길지 않아서 얼마가지 않아 끝이 났다 계단 끝에는 바닷물이 들어오는 천연암굴이 나타났다. 그리고 밤금까지 배를 고정 시킨 것처럼 보이는 계선주 하나가 눈에 뛰었다.
 

"큰 쥐새끼 한마리가 도망갔군"


그레이크로우는 별 상관 없다는 듯 다시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여긴 고래공장인가?" 


칠흑색 오우(烏羽:까마귀 깃털)를 엮어서 만든 클록(Cloak)으로 온몸을 가리고 칠흑같은 까마귀 탈을 쓴 사나이 레이븐크로우! 그가 본 것은 섬의 한 쪽 귀퉁이를 장식하고 있는 제법 큰 규모의 고래공장이었다. 불에 타고 남은 앙상한 가건물의 뼈대가 고래공장의 규모를 짐작케 하였다. 보통 큰 고래 한 마리를 해체 하기 위해선 이정도 규모여야 하리라. 공장 여기저기에는 불에 타죽은 해적들의 시체가 여기저기 널려있었고, 중앙에는 막 부위별로 나누기 시작한 고래의 사체가 놓여있었다.    


"고래공장인가?"


그레이크로우가 레이븐크로우의 곁으로 다가왔다. 레이븐크로우는 고래의 사체를 주욱 훑어보고 그레이크로우와 막 걸음을 옮기려 할 때였다. 


"출렁"


고래의 위장(胃臟:밥통)으로 보이는 거대한 덩어리였다. 그런데 그것이 출렁이며 안에서 무엇인가가 꿈틀대고 있었다.


"뭐지요?"

"잘라보자"


그레이크로우가 다가서서 롱 스탶을 한 번 휘두르자 고래의 위장은 앞쪽이 ‘부우욱’ 갈라졌다. 그러자 위장 안에서 여러 내용물들과 온통 불어터진 사람 하나가 밖으로 쏟아지듯 휩쓸려서 흘러나왔다. 아마도 어떤 경위로 인하여 고래에게 삼켰졌을 것이다.


"이건?"

"사람이다 아직 살아있나?"


레이븐크로우가 다가와서 고래의 위장속에서 나온 다른 내용물들을 모두 마법으로 날려버리고 죽은듯 쓰러져 있는 사람을 살펴보았다.


"남자인데 만대륙의 사람같습니다. 미약하지만 숨은 붙어있습니다."

"해적은 아닌 것 같으니 일단 살리고보자."  
 

  
★  ★  ★



환제국 대륙에서 서남방으로 약 십삼만 리(里)를 이동해 가면 환제국 대륙의 절반만한 대륙이 존재한다. 두 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진 이 대륙은 남주(南洲)와 북주(北洲)로 분류되는데 두 주를 합쳐 도합 오십일조사천이백사십칠억 평(平: 약170,000,000km²)이다. 이 곳에도 인류는 뿌리내려 독자적인 문명의 금자탑(金字塔)을 세웠다. 환대륙의 문화나 생활, 관습 등과 큰 차이를 보이는 이 대륙은 남주를 곤드왜너 랜드(Gondwana land) 북주를 로래시아 랜드(Laurasia land) 그리고 남주 와 북주를 합쳐서 판지아(Pangaea)라고 부르며 판지아를 둘러싼 대양(大洋)을 팬덜라사(panthalassa)라 하였다. 

현재 판지아에는 독립국(獨立國) 중립국(中立國) 연맹국(聯盟國), 연합국(聯合國), 합중국(合衆國), 연방국(聯邦國), 군합국(軍合國), 자치국(自治國) 등등 여러 성격의 크고작은 백여 개의 국가가 형성되어 있으며, 곤드왜나의 칠강국(七强國) 로래시아의 육강국(六强國) 즉 북칠남육(北七南六)의 미묘한 대립관계에 놓여있다.

그 중에 대표를 꼽자면 로래시아 랜드에서 두 개의 공국(公國)과 다섯 개의 속국(屬國)과 세 곳의 식민지(植民地)를 가진 앨컨포드 황국(皇國)을 선두로 타이랜트 제국(帝國), 앙골모 제국, 퀠번 제국, 나키아몽드 공화국(共和國), 파랑(擺朗) 왕국(王國),  풀고레 성국(聖國)이 칠강국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남주 곤드왜너의 육강국을 보면 과거 오십오 개국의 중소 자유국가들이 연합하여 만든 록클론 합중국을 선두로 라이오니아 군합국, 그레시온 연맹(聯盟), 쟈키심 연방, 페닌 연합(聯合), 골드 휴머노이드 자유동맹 같은 주로 엽합체나 합성국가들이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  ★  ★

 

로래시아 랜드 동남단에 위치한 전형적인 해양국가 신생(新生) 포미 왕국이 있다. 로래시아에 난립한 무수한 소국(小國) 중에서도 포미 왕국은 왕도를 포함하여 고작 두 개의 소도시 밖에 없는 극소국(極小國)이지만 로래시아 랜드에서 힘을 가진 하나의 중립국이다. 

포미 왕국이 극소국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중립국을 표방 하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백 년전에 드래건 슬레이어(Dragon Slayer)가 세운 나라이기 때문이다. 백 년전 로래시아에서 와일드 캣(Wild Cat) 용병단을 창설하여 이끌던 폴 길버트(Paul Gilbert)는 아무도 이긴 적 없다는 사악한 공포의 블랙 드래건(Black Dragon) 지글롯을 잡아죽였다. 그리하여 폴 길버트는 로래시아 대륙에 있어서 사상 세 번 째의 드래건 슬레이어가 되었다. 드래건 슬레이어 폴 길버트는 영웅으로 추앙받으면서 자신의 와일드 캣 용병단을 이끌고 각지의 이름난 마물들을 전문으로 퇴치하고 다니다 중년이 된 폴 길버트는 로래시아 랜드 동북단에서 큰 금맥을 발견하였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용병들과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그 곳에 포미 왕국을 세웠다.

현재의 포미 왕국은 개국시조인 폴 길버트가 고령의 나이지만 아직 생존해 있고, 판지아에서도 알아주는 와일드 캣 용병단 그 자체가 국력이 되어 현재 모든 국민이 용병으로 등록된 용병국가이다. 그리고 아무리 캐내어도 마르지 않는 금광은 왕국을 더욱 부강하게 하였다.    

로래시아 오대미항의 하나라는 포미 왕국의 항도(港都) 지글롯. 

지금은 왕도(王都)가 따로 있지만 지글롯은 개국시조 폴 길버트가 처음 왕성을 세운 도시다. 그가 블랙 드래건 ‘지글롯’을 죽인 기념으로 도시를 지글롯이라 이름지었다. 지금도 지글롯 시티의 구 왕성에는 블랙 드래건 지글롯의 사체가 그대로 박제되어 있다. 

지글룻 시티는 폴 길버트가 해상무역을 크게 장려한데다 지글롯이라는 이름값 때문에 유명세를 톡톡히 타고 있는 항도이다. 백년전에 비하여 지금은 아주 무역이 왕성한 상태다. 하지만 인구 자체가 많지 않은데다 개국왕 길버트가 외지인의 정착을 싫어하여 인구 자체의 유입을 막은 관계로 왕도나 지글롯 시티의 인구는 그리 많지 않다. 현재도 포미 왕국의 출입국 심사는 매우 까다로운 대신 상인들에게는 관대하다. 이것이 포미 왕국 해상무역의 부흥을 가져온 결과 였다.

지글롯 시티에는 엄청난 부호(富豪) 들의 으리으리한 저택 수백 채가 저마다 호화로움과 사치를 뽐내며 들어서 있고. 도크에는 주로 부호들의 호화상선이나 호화유람선들이 줄을 지어 계류되어 있었다. 그 중에는 동력선(動力船)이나 비공선(飛空船) 같은 고가의 석박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아웅 심심해" 


도크에 계류중인 작은 커터(Cutter)급 범선의 선실에서 빈둥빈둥 굴러다니며 책을 읽는 청년이 있었다. 마치 진한 목탄으로 그린 것 같은 짙은 눈썹의 사나이. 그는 하루 온종일 선실에 엎드려서 책을 읽고 있었다. 그러다 다 읽었는지 옆으로 아무데나 ‘휙’ 던져 버렸다.


"아우 심심해 죽겠네. 책만 읽었더니 가슴에서 곰팽이가 다 필려고 하네. 흐아아아아함"


그러면서 연신 하품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는 갑자기 위 쪽을 바라보다 사다리를 타고 잽싸게 갑판으로 올라왔다. 점박이 고양이 한마리가 낚시 하여 갑판에 늘어놓은 생선 하나를 물고서 달아나는 중이었다.


"이놈 도둑괭이 생선 또 훔쳐가네"


그는 당장에 슬리퍼 한 짝을 벗어 둘 둘 말고선 저 멀리 도망가는 고양이를 향해 집어 던졌다. 공같이 말린 슬리퍼는 긴 호선을 그리며 날아가 생선을 물고 도망가는 점박이 고양이의 뒷통수를 정확하게 맞혔다.


"캬옹"


슬리퍼에 맞은 점박이 고양이는 물고가던 생선을 떨어뜨리고 급히 근처 담벼락을 타고 달아났다. 근처에서 일하던 인부가 이를 보고 말하였다.


"토트 그만 하게 그 고양이는...."

"알아요 와일드 캣의 마스코트라는거 그래도 도둑괭이는 도둑괭이네요 뭐"


토트라는 이름의 청년은 외발로 ‘깡총 깡총’ 뛰어가 슬리퍼를 줏어 신었다. 그리고 고양이가 물고가다 흘린 생선을 주워서 묻은 흙은 조심스레 틀어내고 다시 갑판으로 돌아가 원래 말리던 곳에다 놓아두었다. 

토트는 문득 하늘을 바라보았다.


"음 햇살도 좋고 바람도 좋은데 생활비나 벌러가볼까?"


그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계선주에서 밧줄을 풀어내고 닻을 들어올리고 말려있는 돛을 풀어 활짝 펼쳤다. 능숙하게 조타기를 잡고 키를 조정하며 돛의 각을 틀어 바람을 한 것 받아 도크에서 빠른 속도로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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