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가벼운 사랑에게
어느날 낯선 손님처럼
내게 다가와
전단지하나 품에 쿡 찔러넣어준
당신.
사랑이라는 단어가
열번은 더 쓰인 그 전단지가
나는 왠지 모르게 안쓰러워보인다.
한잔의 차를 건네고 싶었는데,
옆에서 보채며 우는 당신의 어린 딸의
언손을 녹여주고 싶었는데,
그놈의 "사랑"이란 단어가
당신으로부터 나를 밀어냈다.
어리석고 이기적인 나를 두고
타인인 당신은 딸애 손목을 잡고
터벅터벅 걸어가 또 다른 사람에게
한없이 가벼운 사랑을 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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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벼운 것인지? 그사람이 가벼운 것인지?
한장쯤 받아줄 수 있는 것인디...
제가 참 좀시럽지요.
전 지금도 길에서 종교관련 전단지 나눠주는 분들 보면 참 맘 한켠이 시립니다.
검은 양복을 입은 그 아저씨..보채는 딸 데리고 겨울날을 헤매던 그아저씨...
딸애가 진짜 측은하게 보이더군요
지금도 그 부녀는 어느 겨울날을 헤매고 있지 않을런지.
곧 재림이 온다며 믿어보라던 그 아저씨..;
부끄러운 사랑
헛된 사랑
가벼운 사랑
인스턴트 사랑
포장된 사랑
체험이 없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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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란 럭셔리한 서양의 이미지가 포장된 사랑
사랑은 사실은 없는것이고 삶에서 나타나고 느껴지는것일뿐일텐데 말입니다.
음악을 그냥 듣기만 하면 행복합니다.
그러나 분석하고 뜯어서 조작하기 시작하면 본래의 감상하는 마음은 사라지죠.
슬픈일입니다.
그런데 그게 좋다고 합니다.
실상 좋다고 느끼는것이 아니라 좋다고 줏어들은것이지요.
사랑은 삶에서 치열하게 느껴지고 처절하게 나타나야 하는것일텐데요.
그래야 허무하지않을 텐데요.
회색영혼님의 슬픔이 제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