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 군지계곡

한님 0 1,301 2011.08.30 19:01

운기동(雲起洞) ------완당집(阮堂集)  
  
 
千  紅  花  處  去  
萬  綠  磵  邊  尋  
山  路  忘  歸  去  
峯  峯  起  夕  陰  
不  有  紅  塵  客  
那  由  此  地  尋  
居  人  無  異  境  
寂  寂  萬  山  陰  
 
160근이 조금넘는 날씬한 몸매 덕에 운신이 물찬 도야지 같은 예술가는   
몇 걸음 띨때마다 "담배를 끊어야지"를  연신 다짐하며, 
대둔산 수락계곡을 올라갔다.  
  
40m 직벽이 양옆으로 평풍같이 펼쳐져있고, 
곧 무너질 것같은 기암괴석 사이사이   
삐죽이 자라난 소나무들이 어우려져 혹여 이곳은 이승이 아니라 
선계로 가는 길목이 아닐까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기괴함을 자랑하는 곳이다.  
"군지계곡"이라 불리우는 이곳 수락계곡 상류는 
10여년전부터 낙석 위험지역으로 등산로가 폐쇄되어  
사람의 발길이 닫지 않아 태고적 신비함이 그대로 되살아난 
환상적인 자태를 볼수있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돼는 곳이라 자부할 수 있다.  

개구리 뛰듯 폴짝 폴짝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 
검초록색 이끼가 가득한 까마득한 직벽을 배경으로
선녀들이 내려와서 목욕을 했다던 
무지개빛 영롱한 물보라가 피어오르는 선녀 폭포를 만난다.  

눈앞에 펼쳐진 환상적인 모습은 눈에 각인되고, 
"선녀들이 목욕하던"이라는 머리에 각인된 파노라마 같은 영상은 
머리를 처박고 벌컥벌컥 올챙이 배가 되도록 물을 마실  
음흉한 이유가 충분히 된다.  
세치반의 작은입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됬던지, 
터질것 같은 심장과 연신 실룩되는 기름진 아랫배을 움켜쥐고  
220계단이라 불리는 60도 각도의 녹색계단을 오르며, 
잠시 잠깐 K2를 등정하는 산악인의 기분을 느껴본다.  

50여미터나 되는 까마득한 절벽사이를 2가닥의 와이어 로프를 의지한체 
다람쥐처럼 건너다니는 부하직원들 곁에서, 
이건 이렇게 해라, 저건 저렇게 해라, 시어머니 처럼 알짱거리며 잔소리하는 
예술가가 못내 귀찮았던지  
"저위 220계단 넘어서 오른쪽 절벽쪽에 장뇌삼밭이 있답니다."라고, 
공장장이 와서 살짝 귀뜸만 해주지 않았던들  
이렇듯 핵핵 거리며, K2를 오르지 않았겠지만, 
나혼자만 좋차고 이러는건 절대 아니다.  

그저께 도립공원 관리소장님이 주신 산삼주를 맛본탓에 
중년이 되면서 솔깃해지기 시작한 몸에 좋은 먹거리가  
눈앞에 있다는데 220계단쯤이야 허공답보로 뛰어오를수 있는 
사소한 장벽쯤으로 여겼던 마음은 허공중에 산산히 흩어지고, 
꿈인가 생시인가 정신이 혼미한 중에 드디어 220계단을 올라 
안개 자욱한 산천계곡을 발밑에 두고 바라본다.  

이내 오른쪽 절벽언저리에 장뇌삼밭이 보이는데 
불로장생하는 천년묵은 산삼이 있다한들  
사람의 몸으로 갈수 없을듯한 위치를 확인하곤 
"이런 낚였군" 분개해보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이미 820고지에 올라온걸……..  
 
하지만, 내 발밑에 펼쳐진 이루 형용할수 없는 기괴함을 뽐내는 대자연의 신비함과, 
굽이쳐 흐르는 감동의 물결이 나를 이미 선계로 대려가고 있었다…. 
 
뉘엿뉘엿 우뚝솟은 절벽위로 해는 저물어 가고, 
붉긋붉긋 얼굴은 상기되고, 
노릇노릇 마음은 호연지기로 풍족해지고  
파릇파릇 기암괴송은 "살리며 살라" 속삭이고, 
거뭇거뭇 우리내 인생사는 한줌 진해로 녹아들고,  
사뭇사뭇 상념의 그림자는 긴 여운을 남기며 
계곡의 바람따라 흘러가고 있다.  

어저께부터 읽고 있는 완당집의 시조한수가 
이렇게 멋떠러지게 운치 있을줄이야 ..    
 
『갖가지 붉은꽃 핀 곳으로 가서  
   만 푸르른 시냇가를 찾아도 보네  
   산이라 돌아갈 길 잊어 버리니  
   이 봉 저 봉 저녁 그늘 일어나누나  
   홍진 속의 나그네 아니라면은  
   무슨 연유로 이 땅을 찾아들건고  
   사는 사람 별다른 지경 없으니  
   뭇 산의 저녁 그늘 고요하기만....』  

 

 

 오이소~ 산삼주 맛난다 카~이~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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