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 비판 (-' 이 글은 몰러님의 자문을 받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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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츠님의 칼럼입니다.

나는 "공의(公義)"가 "힘있는 자의 독재적 이기심"으로 해석되기도 한다는 것을 교회에서 처음 배웠다.

아우구스티누스 비판 (-' 이 글은 몰러님의 자문을 받았음)

칼츠 0 4,774 2005.09.29 02:55

아우구스티누스 비판 (-' 이 글은 몰러님의 자문을 받았음)
 
2003/09/29
 
 
오랜 만에 신학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안티분들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 (- o -) -----------


아우구스티누스는 그노시스트와 터툴리안의 대립을 절충하기 위하여
원죄론을 만들어 냈다. 그노시스트와 터툴리안의 쟁점은 다음과 같다.

 

- 문제의 발제

"무한한 존재인 신이 유한한 존재인 인간의 육신으로 나타나는 것과,
완전한 존재가 창조한 세상이 그리 완전하지 않은 것은 설명이 안 된다."


- 그노시스트의 주장

"신의 존재는 입증되어야 하며, 그 이후에야 신앙이 가능하다.
그리스도가 참육신으로 이 세상에 온 것이라면 신이 죽는다는 모순에 빠진다."


- 터툴리안의 주장

"신은 합리적 이성을 초월하므로 신앙으로만 접근할 수 있다.
신이 합리적이라면 절대적이지 못하며, 완벽한 존재는 모두 합리적일 수 없다.
나는 신이 비합리적이므로 믿는다."

* 이명신씨가 주장하는 것이 바로 터툴리안의 주장과 거의 일치합니다.
절대적 존재는 모든 논리를 초월하므로 모순이 있을 수 없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우선 "신의 영원성"을 전제로 하고서 연역해 나갔다.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주어진 첫번째 문제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하나님이 영원하고 완전하며 절대적인 존재라면, 어떻게 세상이 불합리에
가득하게 만들었는가?
또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그가 인간의 타락을 막지 않았는가?
또 다른 예로 예수를 배반한 유다를 막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하나님의 직무유기에 대해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나님에게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모두 동시성(synchronicity)을 띠며, 과거와 미래는 현재에 의해서만
의미가 있고 결국 현재만이 참으로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하나님은 시간 밖에 계시며,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영원성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직무유기를 하신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예정에 속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두번째 문제는 예수의 존재에 대한 것이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하나님이 육신화하여 이 세상에 와야 할 당위성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그는 터툴리안들이 잠깐 내세웠다가 사라졌던 원죄론을 발전시킴으로써
예수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였다. 예수는 인간의 원죄를 벗겨주는
존재로써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가 청년시절의 타락과 마니교의 가르침 때문에 성악설을 따르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인간을 짓누르고 있는 원죄를 벗고 또한 악의 끊임없는 유혹에
맞서기 위하여 욕망을 억제하고 예수를 구세주로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결론적으로 아우구스티누스는 아무 것도 해결한 것이 없다.

우선 "시간 밖의 존재"는 직무유기에 대해서는 해명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존재는 결국 "악의 계획"을 짜고 있었으며 나아가 '그 자체로 하나님은
악하다'는 결론에까지 이를 수 있다.

여기에서의 주안점은 '시간은 결코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절대적인 것은 빛의 속도이지 시간이나 공간은 절대적이지 않다.

* 물론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는 것과 빛의 속도가 절대적이라는 것은 개념이 다르다.
빛의 속도는 일정하지 않으며, 단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

현재에서 약간의 틀어짐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일일이
계산에 넣고 있다는 하나님의 능력을 우리는 잠정적으로 수용하기로 하자.
하지만 이것은 시간이 절대적일때에만 가능하다.
시간 밖에서 모든 사건을 통제하려 할 때에는 시간의 흐름이 일정해야만
의도한 대로 이루어 질 수 있다.

결국 우리는 하나님이라는 존재가 쉴새 없이 세상의 흐름을 조절하느라고
고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시간 밖의 존재인 그는 우리가 인지하지 않는 사이에 세상을 바꿀 것이다.
하지만 그 바꾸는 행위를 할 때 그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고려해야 한다.

이 고약하기 이를데 없는 변수는 고무줄 같은 시간과 함께 그를 악한 일도
저지르게 만든다. 선악에 아무 기준이 없는 존재라면 모르지만, 적어도
악한 인간에 대비되게 선하다는 하나님에게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원죄론은 첫째 문제인 하나님의 직무유기에 대한 변명을 보기 좋게
무너뜨리는 것이다. 하나님은 대부분의 인간들을 벌주기로 작정하신 것이니..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하면 인간은 선하게 창조되었지만 스스로 타락하였다고 하였다.
타락 이후 인간은 죄성을 타고 나며, 이런 악함을 벗기 위해 죄를 씻겨줄
존재가 예수라고 하였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시간 밖의 존재인 하나님이 인간의 자유의지를 어쩌지
못한다는 가정을 하여야만 했을 것이다. 그래야만, 인간에게 모든 책임을
돌릴 수 있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수 있을까?

 

아우구스티누스는 원죄의 전달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우선 육체를 입고 나온 예수는 원죄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므로 결국 원죄는
영혼으로 전해지는 것이어야 한다. 이는 또한 동정녀 잉태설의 이유이기도 하다.

예수를 원죄로부터 보호하려다 보니 치명적인 결함이 생기게 되었다.
인간도 원죄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이다.

영혼은 부모로부터 전달되는가? 아니면 인간이 태어날 때 새로이 창조되는가?

아우구스티누스에게는 영혼도 육체처럼 유전되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이 태어날 때 새로이 창조되는 영혼은 원죄와는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혼의 유전은 예수의 모친까지 원죄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 카톨릭은 성모를 원죄로부터 격리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또한 영혼의 유전은 부모와 조상들의 죄까지 후손들에게 축적시킨다.

이것은 아우구스티누스가 원했던 바가 아니다. 그는 원죄의 유전만 주장했기 때문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이전의 논란들을 정리했을 뿐 해결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가 한 일이라고는 주지파와 주신파의 논쟁에서, 플라톤적인 것과
아리스토텔레스적인 것들을 차용하여 입막음한 것 밖에 없다.

또한 그의 원죄론은 아름답지 못한 결과만을 낳았다.
암흑시대에 있었던 종교적 학살과 종교전쟁은 대부분 원죄론에 근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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