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이렇게 작성되고 해석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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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츠님의 칼럼입니다.

나는 "공의(公義)"가 "힘있는 자의 독재적 이기심"으로 해석되기도 한다는 것을 교회에서 처음 배웠다.

역사는 이렇게 작성되고 해석되어야 한다.

칼츠 0 3,411 2005.09.29 02:25

역사는 이렇게 작성되고 해석되어야 한다. 
 
2003/08/14
 
 
사가는 자신이 속한 국가, 민족, 파벌 등을 폄하하는 사실에 대해 적대감이 없어야 한다.

사가는 자신이 가진 가치관, 관념, 상식 등에 어긋나는 사실에 직면하더라도 분노를 억누를 수 있어야 한다.

사가는 어떤 사건을 볼때 자신의 시각만이 아니라 여러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시각도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

사가는 지나친 애국자가 되어서도 아니되며, 지나친 민족주의자가 되어서도 아니된다.

사가는 자신의 교설에 부합하는 사건만 다루려고 해서는 아니된다.

 

사가는 이상의 것을 모두 지킨다 하더라도 편견이 일부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객관성 유지를 위해서 사가는, 현재 또는 과거의 적이었던 사가들의 해석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완전히 알고 있는 것이 좋다.

"로마제국의 흥망사" 같은 역작을 쓴 에드워드 기번조차
대영제국이 미국의 혁명에 당했다는 불쾌감에 휩싸이는 바람에,
벤자민 플랭클린과의 만남을 회피하였고,
결국 그가 필요로 했던 자료를 얻지 못하였고,
더구나 플랭클린이 그것을 넘겨줄 의사가 있었다는 것 조차 알지 못하였다.

 


후대의 역사가들은 과거의 사가가 작성한 역사가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역사가들은 사서의 내용이 의미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과거 사가의 성향과 파벌과 함께 당시의 사조에 대해 정통하여야 한다.

또한 그렇게 파악한 것 조차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후대의 조작이 아니라고 명백하게 입증된 사서만 추린 다음,
여러 입장에서 작성된 사서들을 대조해 보는 것이다.

여기에서 공통된 부분은 일단 사실로 간주할 수 있다.

7할 이상의 다수결도 일단 사실로 간주할 수 있으나 나머지 3할을 버려서는 아니된다.
3할이 사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사실을 입증할 다른 증거들(다른 사서, 유적, 유물)을 탐색하여야 한다.


과학분야와는 달리 역사연구에서는 유물이나 유적도 명확한 증거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트로이 유적이 "일리어드"에 나오는 식의 트로이 전쟁을 입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별다른 증거 없이 단지 트로이 유적을 증거로 오디세우스의 트로이목마 작전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세 여신의 미모 다툼과 파리스 왕자의 유부녀 납치,
아프로디테의 사주로 죽게 되는 아킬레우스 등등
신화적인 것까지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리어드에서 몇가지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스파르타/아테네 연합군과 트로이의 전쟁이 실제 벌어졌을 수 있다는 것과
트로이가 패했을 것이라는 결론이 그것이다.

트로이가 승리했다면 지금의 역사는 다소 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성경에서 이스라엘 군이 여리고 성을 몇바퀴 돌자 무너졌다는 것은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이스라엘과 가나안의 전쟁 또는 다툼이 있었다는 것은 유추가 가능하다.

마카베오서에 나오는 합종연횡도 당시 유대인들이 자기들의 신에 대한
믿음이 그리 충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유추하게 해준다.

(그런데, 우리는 예수의 실존에 대한 증거가 거의 없음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이런 것이 바로 역사에서의 정황논리 판단이다.

과학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지만 역사에서는 정황논리가 유용한 수단으로 인정된다.

역사가 아무리 편협된 시각에 의해 왜곡되고, 확대되고, 누락되었다 해도
우리는 적절한 필터링을 통해서 어느 정도 사실에 가깝게 접근할 수 있다.
물론 이 필터링은 지극히 인간적이라는 것(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선결되어야 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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