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들의 성경에 대한 무식을 비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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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츠님의 칼럼입니다.

나는 "공의(公義)"가 "힘있는 자의 독재적 이기심"으로 해석되기도 한다는 것을 교회에서 처음 배웠다.

기독교인들의 성경에 대한 무식을 비웃으며..

칼츠 0 3,409 2005.09.29 02:27

기독교인들의 성경에 대한 무식을 비웃으며.. 
 
2003/08/16
 
 
약 300여 년 가까운 기간 동안 성직자 이외에는 성경을 소지하지도
읽지도 해석하지도 못하게 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성경은 반드시 라틴어로 된 것만을 인정했으며
다른 언어로 번역하다가 적발될 경우 화형이나 교수형을 당했다.

개신교측에서는 이것을 타파한 루터를 영웅으로 삼고 종교개혁의 중요한 요소라고 자부한다.

그리고 이것을 가지고 천주교를 공격하는 논리로 이용하고 있다.
(이것이 얼마나 한심한 작태인지는 이 글 끝부분에 나온다)


그럼 성경을 소지하지도 못하고 읽거나 해석도 함부로 하지 못하게 했던
이유를 살피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우선 성경을 찬찬히 읽어보시라.

애매한 용어와 일관성 없는 논조로 점철되어 있어서
핵심을 잡기가 무척 어렵게 작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다 시대 흐름에 따라 내용 자체가 첨삭이 되었기에
당연히 해석도 여러가지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다양한 해석은 결국 교회와 교황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제각각 자기만의 해석을 통해 새로운 교파를 형성하고,
서로 대립하고 테러하는 가운데, 나중에는 교황의 권위에 맞서는
세력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실제로 12세기에는 성경해석 방법에 따라 국가간 전쟁까지 치루기도 했으며,
교황이 두 명이나 임명되는 사태까지 발생한 것이다.


결국 교황의 교권을 확립하고, 이단들의 난동을 진압하기 위해서
교리에 대한 의심을 막음과 동시에 교리 해석에 대한 독점이 필요하게 되었고,
결국 성경의 소지나 번역을 금지하는 칙령을 내리기에 이르른 것이다.


성직자는 누가 임명하는가? 바로 교황이다.
그리고 파문도 교황이 할 수 있는 고유 권한이었다.

칙령은 바로 교황의 교권확립을 위한 핵심전략이었다.
(물론 이 칙령의 결과는 교황이 원하는대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황은 십자군 전쟁 같은 것으로 반대자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전략까지 동원할 수 밖에 없었다)


라틴어 이외의 언어로 번역을 금하는 것은 또 어떠한가?

라틴어는 동사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시제 변화, 비슷한 스펠링,
다중의 의미를 가진 관용구 등등 습득하기가 무척 어려운 언어이다.

이것을 각 민족의 언어로 번역하면 반드시 오류가 생기기 마련이며,
번역자의 의도에 따라 전혀 반대되는 번역도 생길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단이 발생하는 것은 불문가지였을 것이다.
(사실 비라틴어권의 민중들은 성직자가 가르쳐 주지 않으면
은혜로운 말씀을 들을 기회조차 없었다.)

결국 번역금지도 교황이 교리해석에 대하여 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첩경이었다.


루터가 주장한 "오직 성경", "오직 믿음", "모든 이의 해석권"은
그가 그것들을 신의 말씀에 대한 정당한 신념으로 여겼기 때문이 아니라
교황에 대적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새로운 교파를 창시하고 세력을 획득하는데는 성공했으나,
기독교는 교리해석 방법과 주안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분열하고 만다.

사실 기독교에 이단이란 것은 없다.
모든 교파가 성경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성경에는 없는 삼위일체를 주장하는 소위 "정통"교파들이 바로 이단이다)

루터가 현대의 기독교를 보았다면 아마도 통탄을 하고 있을 것이다.
사분오열 정도가 아니라 천분만열이 되어버린 현대 기독교의 상황을 루터가 원했을리 없다.


현대의 성직자들은 신의 말씀이 애매하고 두리뭉실한 것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성경이 확고한 논리적 언어로 구성되었다면 그들은 설 자리가 없을테니 말이다.

아니 그 이전에 기독교 자체가 성립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성경을 너무 모른다.

단지 목사가 가르쳐준대로 알고 있을 수밖에 없다.

성경은 너무나 어렵고, 중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함부로 해석하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기독교인들은 주장한다.

필자는 이 말을
"나는 기독교인이기는 하지만 교리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릅니다"
라고 고백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결과가 그러하니 필자의 결론에 감히 항변하지 못할 것이다.

굳이 필자의 결론에 불만이 있다면, 신학대학 교재를 마스터한 후에
필자에게 덤비기를 바란다.

기독교인들이여, 여건과 상황을 고려했을 때 당신들은 오히려
중세시대 민중들보다 성경을 더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임을 인정하라.


'성경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나는 하나님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말로만 하는 신앙이 아니다'
라고 자위하면서 우월감을 드러내는 기독교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필자는 이를 자신의 종교에 대한 무식을 변명하려는 짓거리 이상으로는
인정하지 못한다.

그리고, 알지도 못하는 것을 맹목적으로 믿는 것은 바로 자기 기만과 자기 만족,
즉 마스터베이션일 뿐이라고 단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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