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츠님의 칼럼입니다. 나는 "공의(公義)"가 "힘있는 자의 독재적 이기심"으로 해석되기도 한다는 것을 교회에서 처음 배웠다. |
마릴린맨슨에 대한 소감
2003/08/07
마릴린 맨슨을 처음 접한 것은 영화 매트릭스 엔딩 크레딧에서였습니다.
제목이 Rock Is Dead라는 곡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궁금했던 것은 테크노 문화의 총아라고 불렸던 영화 매트릭스에
웬 어울리지 않는 음악이 그것도 영화에서는 두번째로 중요하다는 엔딩곡으로 선정되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그게 궁금합니다.
재작년에 인터넷 탐색 중에 마릴린 맨슨을 두번째 접하게 되었습니다.
팬 홈페이지에서였는데, 제가 음악을 잘 알지 못하니 음악에 대해 뭐라고 논평할 수는 없지만,
제게는 그리 유쾌하지 않다는 점은 확실했습니다.
음악에 대한 것은 그렇다 치고, 다른 아티스트들에 비해 너무 광적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열광하는 팬들을 보니 많은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우연히도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마릴린 맨슨의 반박서를 읽었습니다.
그의 음악과 무대에서의 거친 액션들과는 달리 차분하고 논리정연한 글을 보았을 때,
"아! 이런 점이 바로 사람들을 열광하게 하는 것이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독교계는 억지로 모든 혐의를 맨슨에게 뒤집어 씌웠으며,
맨슨 뿐만 아니라 모든 비기독교적인 것을 싸잡아 누르려는 시도를 벌인 것이었습니다.
정말로 기독교가 사랑의 종교이고 또한 폭력과 살인을 싫어한다면,
그리고 총기난사 사건의 재발을 막으려 했다면
일개 아티스트 말고 '전미총기협회'를 비난했어야 했습니다.
마릴린 맨슨의 주요 곡들 가사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과연 기독교계가 억지를 써서라도 맨슨을 비하하고, 적대감을 가질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기독교를 이리도 통렬하게 비판한 아티스트는 없다고 봅니다.
지금 제가 가진 마릴린 맨슨에 대한 느낌은
음악은 여전히 부담스럽고
그의 분장과 무대매너는 썩 유쾌하지 않습니다만,
그에게서 카타르시스와 자유를 느낍니다.
예! 마릴린 맨슨은 자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