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주의자들의 확률론에 대한 양자론적 반박
2003/09/02
창조주의자들은 생명의 기원에 대한 논쟁을 할때
걸핏하면 확률론을 내세운다.
생물이 생겨날 확률이, 부서진 주택이 다시 재결합하여
사람이 살 수 있는 상태가 되는 확률보다 낮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지구계가 닫힌 계가 아니라는 점을 무시하고,
생명현상이 열역학 제2법칙(무질서도 혹은 엔트로피 증가)을
어기는 것이라 주장한다.
일전에 필자는 체스판에 담기는 밀알의 예를 들면서
인간이 얼마나 숫자에 대해 감각이 둔한지를 보인 바 있다.
물론 2^63+1의 의미와 진화론의 확률은 별 상관이 없다.
단지 필자가 보여주고자 한 것은 진화론의 확률이 생각보다
그렇게 낮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제 진화론의 확률에 대해 양자론적으로 살펴보자.
일단 생명현상을 화학적 원리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이제 어리석은 짓이라 할 것이다.
물질의 구성이나 운동은 "끔찍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많은 수의 전자들이 서로 얽혀서 일으키는 현상이다.
여러분의 피부를 이루는 세포의 한조각을 떼어낸 다음
그 속에 들어있는 미토콘드리아만 살펴보자.
이 미토콘드리아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의 입자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즉 이미 세포의 일개 구성단위만 해도 이미 셀 수 없는
입자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일치된 형태를
지향하고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 세포가 인간이라는 물자체를
구성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그리 복잡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세포 한 개의 구성만 가지고도, 창조주의자들은 극소확률론을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 물질의 기원을 생각하지 않고 단지 생명의 기원만을
취급할 때는 이미 진화론의 확률은 어마어마한 상태가 될 것이다.
기독교인들은 이제 물질의 기본단위들,
즉 분자, 원자, 양성자, 중성자, 전자 등등의 입자들이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쿼크가 결합되었다는 주장만 할 수 있다.
물론 쿼크를 이루는 구성단위도 하나님이 정하셨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창세기는 다음과 같이 쓰여져야 한다.
"전자가 있으라 하시매, 그대로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또한 양성자와 중성자를 만드시고서,
전자가 그들의 구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셨다.
이것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
하지만, 하나님이 원하셨던 입자간의 결합이나
물질간의 화합반응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전자가 일정 수준 이상의 에너지를 가지게 되면
원자핵의 구속에서 벗어나도 좋다고 허락하셨다."
위 구절이 우스운가? 필자는 사실 우습다.
전자가 있으라 하는 것이나, 사슴이나 개가 있으라고 하는 것이나
복잡도에 있어서 그리 큰 차이가 없다.
만약에 하나님이라는 절대적 창조자가 있었다고 하자.
그 하나님이 이 우주를 창조하실 때는
물질의 구성규칙만 정하셔도 충분했다.
동식물들을 일일이 만드실 필요가 없단 말이다.
물론 직접 관여하셔서 물질의 구성을 변화시키실 수는 있겠지만,
내가 하나님이라면 그런 헛수고는 안한다.
생명체는 복잡다단한 물질들의 구성과 운행원리를 단순화 시킨 것이다.
그 결과로 "끔찍하게 많은" 전자의 운행이 얽히고 섥혀서
지금 이 글을 타이핑하게 하고 있다.
우리는 타이핑을 하면서 검지의 몇번째 세포의 몇번째 분자속에
포함된 전자가 원자핵에 대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상세하게 기술할 필요가 없다.
그냥 뇌의 명령에 의해 손가락이 타이핑을 하는 것이다.
일개 전자가 수없이 모여서 타이핑을 하는 것..
경이롭지 않은가?
손가락에 포함된 전자들이 모여서 "확률론"이라는
세 글자를 타이핑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유기물질에서 유전자를 가진 단세포 동물을 만드는 것보다
수억분의 1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 눈에 보이는 대로라면 확률은 반대로 느껴지기에
창조주의자들은 마음 놓고 진화의 확률을 공격할 수 잇는것이다.
왜 창조주의자들은 전자들의 전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움직임이
일사분란하게 어떤 형태를 갖추거나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지를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