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개선, 탐구와 정립화과정을 폄하하지 말라
2003/07/24
기독교인들이 과학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얼마 전에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때 글에서 일부를 다시 언급하자면,
기독교인들은 기독교리가 변하지 않는 진리에 대한 확립된 체계인 반면에,
과학(그리고 과학적 패러다임)은 자꾸 바뀌기 때문에 신뢰할 수가 없다고 한다.
기독교인들의 주장에 따르면 기독교의 교리는 니케아 공(?)의회와 종교개혁(?)을 통해 확립(?)되었다.
삼위일체만 해도 벌써 1500년이 훨씬 넘었으며, 또한 핵심적인 교리로 자리잡았다.
이 교리를 부정하면 이단으로 배척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교리들은 아직도 정립되지 않은 채로 있으며,
제각각 달리 해석하는 부분이나 교리의 특정부분을 강조하여 주장함으로써,
분열과 갈등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필자(- o -)가 이 까페에 와서 알게된 한 가지 사실은 기독교 교파가
25,000개를 넘어 벌써 30,000개에 도달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필자는 정립되지도 않은 사상체계를 '영원한 진리'라느니,
혹은 '마땅히 가져야 할 신념'이라고 외치는 이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들은 지적인 나태함에 빠져서 그들의 체계가 가진 결함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그들이 가지기 마련인 변화에 대한 두려움에 빠져서 결함을 얼버무리려고만 한다.
사실 이미 모순을 가진 체계를 확고하게 정립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며,
탐구과정을 거치면 모순에 봉착하기 마련이므로 기독교인들에게는
자위적인 지식의 안일함에 빠지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결국 기독교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변화의 가치를 폄하하고, 자신들의 체계에 대한 개선을 거부하며,
결함을 찾아내고 더 높은 이상을 위한 탐구를 게을리하며,
모순을 덮기 위해 애매함으로 포장하여 결국 정립화를 태만히 하는 것이다.
만약 과학적 법칙이 기독교의 교리처럼 이어져 왔다면,
지금도 우리는 천연두와 씨름하고 있었을 것이다.
천연두는 회개하여 구원받은 자와 불순종하는 자를 가리지 않았음을 명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