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선사관과 순환사관

이상훈님이 저술한 바이블의 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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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선사관과 순환사관

※※※ 0 4,682 2005.02.23 08:34

▣ 직선사관과 순환사관


우리는 여기서 서양의 직선사관(창조-타락-종말)과 동양의 순환사관에 대해 정확한 인식을 할 필요가 있다. 직선으로 인간세의 역사를 파악할 때에는 대부분 종말을 향한 어떤 가치관의 직선체계가 성립하게 마련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인간세는 좋아진다든가, 문명은 진보한다든가, 더 살기좋은 세상이 된다든가, 자유를 향유하는 계급이 더 많아진다든가, 자유의 의식의 점차적 증대가 이루어져서 좋다든가 하는 등등의 생각이 이루어진다. 헤겔이 말하는 변증법적 사관은 이러한 기독교의 묵시록적 직선사관의 대표적인 예에 속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직선사관의 병폐는 역사의 목표를 역사 밖에서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가 직선으로 그 무엇을 향해 돌진한다는 생각은 반드시 그 역사의 목표를 설정하는 주체가 역사 밖에 있게 마련이다. 그 역사 밖에 주체가 있어야 그 목표가 설정될 것이며 따라서 역사는 그 목표에 의하여 일사분란하게 지배되고 작동될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 밖에 있는 역사의 주체는 더 말한 나위없이 기독교에서는 하나님(God)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직선사관의 병폐는 역사 밖에 있는 역사의 허구적 목표를 향해 역사의 현실을 연역적으로 획일화시키며 너무 일률적으로 가치판단을 고정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매우 무서운 독단에 의해 역사의 현실적 다양성을 희생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히틀러나 스탈린이 만들어가고자 했던 사회모순의 배경에는 분명 그러한 직선사관의 오류가 숨어있을 것이다.

서양 사람들은 순환은 역사가 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어려서부터 기독교문명 속에서 먹고 자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이외의 체험이 본질적으로 결여되어 있다. 그들은 순환과 반복을 동일시하는 오류를 일차적으로 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순환은 반복이 아니다.순환은 『중용』의 말을 빌리면 "시중(時中)"일 뿐이며 순환 그 자체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루어지는 비반복적인 것일 뿐이다. 순환의 역사는 중용의 역사며 중용의 역사는 역사의 목표를 역사 자내의 밸런스에서 구하는 역사다. 직선의 역사는 역사의 목표를 역사 밖에 두지만 순환의 역사는 역사의 목표를 역사 안에 둔다. 역사의 목표란 현실적 인간에게 삶의 기준이 되는 이상(Idea)을 말하는 것인데, 이상이라는 것은 영원히 달성할 수 없는 영원한 이상일 수도 있지만 그 이상은 반드시 우리의 삶의 밖에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면 내가 죽어서 천당을 간다고 하는 생각은 나의 이상이 분명 나의 삶의 밖에 있는 것이며 그것은 영원히 확인될 수 없는 이상이다. 그런데 내가 살아 있을 동안 나의 몸의 Input(밥)와 Output(똥)의 발란스를 취하여 완벽한 건강을 이룩한다는 것도 매우 일상적인 것 같지만 영원히 달성할 수 없는 이상의 자격으로 말하자면 동일한 것이다.

순환적 역사에 있어서는 역사의 목표가 상황적이며 자내적(自內的)이며 역사자체의 함수에 따라 역동적이다. 그리고 묵시론적 종말을 향해 모든 가치관을 일률적으로 휘몰아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다양한 현실을 포섭한다.

돌아감이 없는 직선적 발전은 파괴일 뿐이요, 절망일 뿐이요, 단절일 뿐이요, 종료일 뿐이다. 그것이 헤겔의 오류요, 맑스의 오류요, 기독교 묵시론의 오류요, 사막문명권 사람들의 절망감의 오류인 것이다.'돌아감'은 반복이 아니다. 순환은 반복이 아니다. 순환은 끊임없는 새로움의 창조다. 돌아감이야말로 창조의 원천이다. 이 돌아감의 창조를 헤겔사관에 빠진 자들은 정체(Stagnation)와 미개와 암흑으로 오인한 것이다. 발전을 외치는 자들이야말로 미개한 자들이요, 암흑구덩이를 헤매는 자들이요, 유토피아의 신기루에 떠도는 가련한 유령들이다. 그 돌아감의 항상됨을 알아야 우리는 비로소 개명(明)하다, 밝다(明)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돌아감의 항상됨을 모르는 자들이 역사와 자연과 인간에 대하여 흉칙한 짓을 망령되이 일삼는 것이다.

우리가 만일 앞을 향하여 계속 걸어간다고 할 때, 우리 자신은 직선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구의 밖에서 바라보면 그 사람은 거대한 원의 궤적을 따라서 돌고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것이 직선으로 보이는 것은 인간의 감각이 지니는 한계로 인한 근시안적인 착각이며, 우주만유는 초미시세계로부터 초거대세계에 이르기까지 순환으로 존재한다. 역사(歷史) 또한 통일과 분열의 연속이며, 순환이다. 새로운 왕조 또는 국가의 탄생기,통일기(統一期)(봄)-성장기(여름)-절정기(가을)-분열기,쇠퇴기(겨울)를 거쳐 또 새로운 왕조,국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우주관이든, 역사관이든 직선적으로 인식하기가 쉽다. 그러나 거대한 원(圓)의 극히 일부분을 잘라 보면 직선으로 보이는 것처럼 직선사관은 단견(短見)이며, 지극히 근시안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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