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 브엘세바가 어떻게 그런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이야기가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아브라함과 아비멜렉 사이에 맺은 계약에서, 또하나는 이삭과 아비멜렉 사이에 일어난 사건에서 그 기원을 찾는다[창세 21:31 / 26:33].
▷ 벧엘이란 이름의 기원도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야곱이 밧단아람으로 가는 길에 환상을 보는 이야기에, 또 하나는 야곱이 몇 해 후에 밧단아람에서 돌아올 때의 사건에 나타난다[창세 28:19 / 35:15].
▷ 하갈이 추방되는 이야기도 둘이 있는데, 하나는 그녀가 이스마엘을 낳기 전에 추방되는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이스마엘이 커서 소년이 되었을 때에 추방되는 이야기이다[창세 16:6이하 / 21:9이하]
이외에도 모순되는 곳은 많다. 필자가 6부에서 기독교의 현행 교리를 비판하기 위해 성서에서 인용한 구절들은, 현행 교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성직자들이 인용하는 구절들과 분명히 모순된다. 가령 삼위일체, 이신칭의, 전생과 윤회 등 아주 중요한 부분들에서 서로 모순이 발생한다.
성서에는 왜 이렇게 서로 모순되는 내용이 많은 걸까? 가장 먼저는 성서의 모든 말씀을 신의 감동으로 쓰여졌다고 우김으로써 예수의 말씀과 사도들의 말씀이 모순되는 경우에 교리에 맞는 쪽의 말씀만 인용하고 주장함으로써 모순이 발생한다. 예컨데 예수는 자기자신을 하나님이 절대 아니며, 같은 수준도 아니라고 누누이 말하고 있음[뒤의 '예수는 하나님인가?' 참조]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도들의 말 중에 예수를 하나님이라고 우길 수 있는, 비슷한 말을 끌어다 예수를 하나님이라고 하면서 삼위일체 교리를 주장하는 것이다. 또한 성서에 모순이 발생하는 것은 여러 가지 문서들(J, E, D, P사료층 등)이 혼합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기 교파의 교리를 옹호하기 위해 후대에 가필[예: 복음 전파]했다거나, 없는 사실을 날조[예: 예수 탄생 장소]했다거나 하는 등의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예수가 아람어로 발한 메시지가 구전으로 전해지다 사라지고 없다는 것이고, 그 구전되던 것을 헬라어로 번역 기록한 원전조차도 없고 수많은 사본들만이 존재하고 누가 지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은 몇 개 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복음서에서 모순과 오류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여러 단계에 걸친 성서의 왜곡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인데 2부에서는 이러한 여러 단계의 왜곡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