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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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러님의 칼럼입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단상

몰러 0 1,668 2005.06.17 20:42

페미니즘에 대한 단상


울 색시가 빠닥빠닥 우기면서 올리라고 하는 글입니다.
제작년에 회사동료인 올드미스의 편협된 남성관을 어케 해보려고 끄적여서 사내회보에 올리려다 만 글입니다.
안 올린 이유는 아무래도 누구를 향한 글인지 이미 나타날 수 밖에 없었으니까요.
와이프가 어제 청소하다가 책갈피에 끼워진 걸 발견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목사가 씨부린 성차별적 발언에 열받아서리...
성경은 노예제도도 찬성하는데, 뭘 그것가지구 그러냐구 해봤는데... 저녁도 못 얻어 먹을뻔 했습니다.

목사의 설교는 창세기와 고린도 전서였습니다. 이 양반 주장대로라면 여자목사는 어불성설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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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어디로 가는가? 지금 페미니스트라고 자처하는 분들께 묻고 싶다.
그래. 난 남자다. 남자가 페미니즘을 논할 자격이 있느냐구?
물론 있다고 본다.
나는 억측과 자기기만과 피해의식에 젖은 모든 사조를 반대한다.
지난 번 사태(남자대리가 여자과장한테 "여자가 하는 일이 그모양이지"로 촉발된)는 분명히 양쪽이 잘못된 것이다.
왜 그런 말을 했느냐를 따지기 전에 먼저 시비를 건 쪽은 여자이다. 나는 이렇게 반문한다.
      "왜 남자한테 당당하지 않고 피해의식에 젖어서 오바하는가?"
죄송하다. 점잖은 용어를 쓰기에는 가면을 쓰고 말하는 느낌이다. 솔직함이 좋지 않겠는가.

내가 보기에 분명히 A과장(여자)은 도발했다. 그냥 업무처리가 마음에 안 드는 부하에게 하듯이 꾸짖었어야 했다.
왜 성으로 편가르는 발언을 했는가? 같은 여자가 보더라도 이는 피해의식이고 강박관념일 것이다.

B대리와 포장마차에서 이야기했다.

"왜, 사내새끼가 대범하지 못하고 쫌생이 같이 굴었냐? 게다가 요즘 세상에 그런 말을 하다니 너 대단하다."
"선배... 왜 남자는 대범해야 하고, 왜 남자는 양보해야 하고, 왜 남자는 눈물을 보이면 안되고, 왜 남자는 여자를 보호해야 합니까?"
"글쎄. 인간은 남자가 생리적으로, 물리적으로 여자를 보호해야 할 만큼 남자가 강하고, 여자가 약하기 때문이 아닐까?"
"선배도 A과장과 다를 바 없군요."

할 말이 없었다. 여성분들은 어떠신가?
지금은 분명히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물론 아직 여성들에게 불리한 환경이란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패러다임의 변화기에 - 아니 이미 변화되었는지도 - 이제는 서로가 존중하고 인정하며, 또한 서로가 당당해야 할 것이다.
200년 전의 철학자 메리 울스톤크래프트가 한 말이 있다.
      "정신에는 성별이 없다."

여성들이여! 남성적인 가치로 얼룩져 있는 역사, 종교, 철학에 같이 젖어 버린 것은 아닌지 반문할 일이다.
여성들이여! 남성에 대한 순종의 미덕을 거부하는 것은 좋으나, 인간에 대한 봉사의 미덕까지 팽개쳐서는 안된다고 본다.
여성들이여! 극단적 페미니즘은 열등감의 표현에 다름 아니다. 이제는 상보적인 페미니즘... 아니 휴머니즘을 추구하자.
여성들이여! 가치판단의 기준은 없다. 보편성은 착각이다. 다만 서로에 대한 존경과 신뢰와 애정이 인간관계를 돈독히 한다.

남성들이여! 우리가 여성보다 잘난 것은 별로 없다. 오히려 더 불쌍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남성들이여! 여성에 대한 환상과 경멸, 여성에 대한 숭배와 경시. 이 모든 이분법적인 것에서 벗어나자.
남성들이여! 어머니를 보던 눈으로, 여동생을 보던 눈으로, 애인을 보던 눈으로 다른 여성을 보아서는 안된다. 그냥 인간일 뿐이잖는가.

그리고. 이번 사태의 원인제공자인 "일은 안하면서 귀여움으로 때우려던" 여자와
"여자는 예쁘면 다 용서가 된다"라고 주장한 남자는 두번 다시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또 그런다면 차라리 내가 사표 쓴다. 망할 회사일 것이 뻔하므로...
(사장님 죄송합니다.!!!)

그리고 종교적인 이유로 하는 성차별은 그 종교가 가진 한계로 볼 수도 있고,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의견일 수도 있다.
성경을 근거로 남자의 우월성을 주장한 남자나, 여기에 반박해서 비논리적으로 종교 비판을 한 여자, 둘다 문제 있다.
결국 무의미한 싸움이 되기 마련이다. 고린도전서는 성차별의 근거가 아니라, 당시 역사가 그랬다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후후~ 지금은 아닙니다. 와이프 몰래 첨가합니다.)

왜 우리에겐 토론문화가 부족한가? 왜 래포형성이 미흡한가?

독단을 버리자! 억지는 휴지통에 버리자.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이해만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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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만약 그때 이것을 회보에 올렸더라면 난리날 뻔 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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