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관습과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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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러님의 칼럼입니다.

기독교와 관습과의 충돌

몰러 0 1,657 2005.06.20 16:46

기독교와 관습과의 충돌     
   
 
 
작성일: 2002/04/26
작성자: 몰러
  
 
한달째 비행기 소음에 시달리며 일하고 있었습니다. 요즘 저는 회사와 현장을 왔다갔다하고 있는데, 현장은 군 비행장 근처에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소티(항공기 1회 이착륙)의 비행이 있는데 소음이 정말 장난 아닙니다. 특히 팬텀기가 뜰 때는 유리창이 덜덜거리고 저의 똥배가 진동하는 것을 느낄 정도로 큽니다. 덕분에 저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가는 귀는 멀어서 와이프한테 꾸싸리 먹어가면서도 TV볼륨을 엄청 올려서 들으며, 통화할 때는 상대방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거 산재보험 혜택받을 수 있는건가? 공군출신인 저마저도 못 견디는 소음이니 다른 직원들은 죽을 지경일 겁니다. 이제 딴 이야기는 그만하고...

오전에 쯧3님으로부터 핸펀이 왔습니다. 몇 일전 wo.to가 차단되고, 그래서 그 동안 안사모에서 노시느라 십자불꺼에 안 들르신 줄 알았더니, 친척분께서 돌아가셔서 가게도 닫아놓고 빈소에서 보낸 모양입니다. 그런데 오늘 일이 터졌답니다. 상주의 부인(그러니까 쯧3님의 형수되겠죠)이 기독교인인 모양인데, 이틀 동안 맏며느리가 해야 할 도리를 제대로 하지도 않고, 또 아이들이 망인에게 절하는 것도 막았답니다. 오늘은 아예 장지에 가지도 않고 아이들을 데리고 먼저 귀가해 버렸답니다. 결국 그 형님은 쯧3님을 붙들고 통곡을 하신 모양입니다. 짐작컨데, 이제는 가정파탄날 일만 남은 듯 하군요. 그 형님의 성격이 무던하지 않다면 말입니다.

그 동안 이런 사례가 가끔 이 홈피에도 올라왔었지만 가까운 분(쯧3님과 몰러는 누구누구 다음으로 친합니다. 누가 젤 친한지는 죽어도 말못함. 쌈 나잖아요)이 그런 일을 겪었으니 새삼 손이 근질거려서 올려봅니다.

제사문제는 기독교가 이 땅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부터 문제가 되었습니다. 조상의 신주를 태워버린 죄로 참수형과 친척들이 무수한 박해를 받고, 정약용, 약전 형제가 옥고를 치루었으며, 대원군 시절엔 조상을 모시지 않는다는 이유(직접적인 발단은 옵베르트의 남연군묘 도굴 사건)로 기독교의 씨를 말리려는 시도도 있었죠. 그러나 기독교는 “순교”의 정신으로 버텨왔습니다. 지금은 한국 종교계의 주류가 되었죠.

소위 칼벵의 정통성을 이어받았다고 자처하는 근본주의 교단에서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종교코드인 에큐메니컬한 시류에 역행하여, 경건.엄숙주의(예배때 기도시간은 제외. 완전히 돗대기 시장)와 함께 절대적인 성경주의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성경과 합치되지 않는 것은 모두 사단적인 것이며 배척해야할 일들뿐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관습과의 부조화죠. 특히 제사문제 말입니다.

십계명의 제1계명 “네게 다른 신을 있게 하지 말라”는 말씀에 철저히 순종하려다 보니 조상신은 존재여부에 상관없이 배척해야할 대상이 된 것입니다. 기껏 타협안을 내 놓은 것이 추모예배라는 것인데, 비종교인들에게는 가당치 않은 일이죠.

어떤 관습이나 인습이 거짓이거나 잘못된 것이라는 확신만 없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지키며 살아갑니다. 기독교의 주장대로 제사가 허례허식이며, 경제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고, 그것을 준비하는 사람(주로 여자들)이 너무나 많은 수고를 해야 하는 등 문제만 많을 뿐 조상에 대한 존경이 생기지 않는 일이라면, 즉 제사가 백해무익하다면 이미 사람들은 그 관습을 버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사는 그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계속 지내져 오고 있습니다. 손익을 따질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오히려 제사를 지내지 않으면 자손이 큰일이 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물론 젊은 사람들은 조상신을 믿지도 않으며, 제사 잘 지낸다고 조상이 복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제사는 귀신의 존재여부를 믿든 안 믿든 상관없이 하나의 관습으로 내려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는 조상귀신을 섬기는 것이 제사이며 이것은 제1계명에 위배된다고 주장합니다. 이 주장에 대해 약 30여년 전 논란이 일었을 때의 이야기를 해야겠군요. 제사지내는 것이 성경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일반 사람들은 조상 귀신이 있다고 믿고 제사지내는 것이 아니며, 결국 하나님과 신자들 사이에 다른 귀신을 있게 한 것이 아니므로 우리나라에서는 제사를 지내도 무방하지 않느냐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그러자 반대파(주류세력)에서는 ‘그렇다. 조상귀신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제1계명에 위배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제2계명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말씀에는 명백하게 위배된다. 그러므로 제사는 허락할 수 없다.’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결국 개신교단은 지금도 제사를 불허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기독교에서는 귀신의 존재여부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떤 일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미신을 믿으면 안 된다고 주장할 때는 귀신이 없다고 하면서, 부흥회나 치료안수기도를 할 때는 귀신들린 자를 고친답시고 무당들의 굿과 별로 다를 것이 없는 짓거리들을 합니다. 이런 이중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제사문제에 있어서는 하여간 자기들이 필요한대로 제1계명과 제2계명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조상신이 있다고 주장하는 비교적 나이 많으신 분들에게는 제1계명을, 그냥 관습으로만 제사를 지내고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비교적 젊은 사람들에게는 제2계명을 적용하고 있죠.

결국 기독교는 귀신의 존재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숭배행위의 대상은 하나님과 예수님 뿐이라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너희는 그들의 신들 앞에 엎드려 그들을 섬기지 말며 그들의 예식을 따라 예배하지도 말라’는 출애굽기의 말씀을 철저히 지키려 합니다. 하나님과 예수님을 모시는데 조금이라도 방해가 되는 일이 생기면 그 순간부터 조상이고 부모고 간에 모두 배척해야할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독교인들도 조상과 부모에게 항상 감사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만 특수한 상황에 부딪히면 달라지죠. 만약 부모가 기독교를 믿지 않고 또 교회에 나가지 못하게 한다면 그 순간부터 부모는 사단에게 영혼을 빼앗긴(또는 빼앗길) 불쌍한 인생으로 전락하죠.

이제 기독교인에게 말합니다.

기독교인들에 대해 답답하다고 느낄 때는 교리에 갇혀서 타협을 할 줄 모를때입니다. 제안 삼아 말하자면 제사문제에 있어서 다음과 같이 하면 어떨까 하는데, 꼴통기독교는 그것마저 허용하지 않는군요. 그 방법이란 바로 제사를 지내는 자리에서 절을 하지 말고 무릎꿇고 묵념을 하면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기도를 해도 좋구요. 요즘은 어르신들도 기독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고 타박하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저 며느리 이제보니 예수쟁이였구만”하는 핀잔정도는 듣겠죠. 제단에 있는 지방이나 신주는 우상이 아니니 제2계명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성경에서 정의한 우상이란 말 그대로 어떤 것의 형상을 본뜬 것입니다. 신주나 지방은 망자를 상징하는 글씨를 써놓은 나무조각이나 종이쪼가리에 불과합니다. 물론 전통유교적 사상을 갖고 있거나 귀신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신주가 조상 자체가 되겠지만 기독교인들에게는 그저 하나의 종이가 아닐까요?

그런데, 남들도 구원하고야 말겠다는 열성기독교도들에게는 남들이 ‘미신을 믿는’ 것을 용납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제사 자체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우상숭배행위일 뿐이죠. 남의 가치관, 남의 의지를 그냥 보지 않으려는 태도 때문에 관습을 부정하는 행동이 나오는 것이죠.

저런 타협안마저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성경에 충실하겠다면, 기독교인들은 다음 사항도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지옥에 떨어집니다.

ㅇ 안식일을 지켜야 합니다. 하나님은 안식일을 자손대대로 영원히 지켜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참고로 안식일은 금요일 해질녁부터 토요일 해질 때까지입니다.

ㅇ 돼지 두루치기, 삼겹살, 햄버거, 소시지는 절대로 먹으면 안됩니다. 돼지는 부정한 동물이라고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직접 천명하셨습니다.

ㅇ 사진을 찍거나 사진 찍히면 안됩니다. 어떠한 형상도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ㅇ 기독교인 청소년들은 연예인을 좋아하면 안됩니다. 그 연예인이 기독교인일지라도 말입니다. 연예인에게 환호하는 것은 우상을 섬기는 것과 진배없으며, 연예인의 사진을 방에 걸어두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ㅇ 여성들은 절대로 남편에게 개기면 안 됩니다. 당신은 남편을 사모하고 남편은 당신을 다스릴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통성기도도 해서는 안 됩니다.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고 성경말씀은 전합니다.

ㅇ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이고 여자의 머리는 남자이니 여자는 반드시 머리에 수건을 써야 합니다. 여자는 남자의 권세 아래에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무 것도 쓰지 않으려거든 머리를 박박 미십시오.

ㅇ 형님이 자손이 없는 상태로 사망하면 사내아이를 낳을 때까지 형수와 합방하여 형님의 대를 잇게 해야 합니다. 이것을 거부하고 형수의 자궁이 아닌 바닥에 쌌던 오난을 하나님은 죽여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관습은 예수님도 부정하지 않으신 것입니다.

ㅇ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뇌물을 쓰십시오. 하나님께서 가르쳐주신 방법입니다. 뇌물은 요술방망이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ㅇ 아이들은 무조건 두들겨 패면서 가르쳐야 합니다. 그래야만 아이의 몸 속에 뭉쳐있는 어리석음이 떨어져 나갑니다.

ㅇ 사내아이는 태어난 지 팔일이 되면 무조건 할례를 받아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유대인의 관습이 아니라 하나님이 영원한 계약을 몸에 새기는 신성한 의식입니다. 세례는 이단의 행위입니다. 할례가 하나님께서 정하신 진정한 언약식입니다. 아! 사도바울이 할례 안해도 된다고 했습니까?

ㅇ 그럼 이웃들과 만나면 거룩한 입맞춤으로 인사하십시오. 이것이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바울의 말이라고 하지 마십시오. 바울의 말을 부정한다면, 여러분도 구원받을 수 없습니다. 오직 이스라엘 민족, 그것도 12지파만 구원받습니다.

ㅇ 관자놀이의 머리를 등글게 깎거나 구레나룻을 밀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당신의 머리카락 갯수도 다 세고 계십니다. 아미쉬 교도들은 하나님 말씀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콧수염은 밀지만 구레나룻은 죽을때까지 기르고 있으니까요.


위에 나열한 하나님의 명령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위에 나온 교리를 들이대면 기독교인들은 로마서를 인용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것은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에 지켜야 했던 관습일 뿐이다. 지금에는 그리 필요치 않은 것들이다. 율법보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그럼 안식일이 안 지켜도 되는 것이면 다른 십계명도 안 지켜도 됩니까? 살인하지 말라는 말씀이나 도둑질하지 말라는 말씀은 사회법에 저촉되니까 어기지 않아야겠지만, 부모공경은 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그리고 들키지만 않는다면 이웃의 아내를 탐해도 되겠구요. 정 간통죄가 무섭다면 미국에 이민가서 간통죄가 없는 주에 정착하면 됩니다.

그리고, 율법들 중에는 하나님이 영원히 지키라고 하시고, 그러지 않으면 사망한다고 되어 있는 것도 있는데, “영원히”라는 말이 고대에는 상황이 호전될때까지라는 뜻이었습니까? 아니면 하나님이 실언하신 겁니까?

이제 정리를 하죠. 율법들은 당시의 도덕적 패러다임이나 생존의 문제, 정체성의 문제 때문에 하나님의 이름을 빌어서 정한 것입니다. 패러다임이 바뀌거나 상황이 바뀌면 안 지켜도 되는 것이죠.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의 ‘율법을 완성하러 왔다’는 말씀의 의미를 되새겨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제사지낼때 같이 절 좀 했다고 당신을 지옥에 떨어뜨리는 쪼잔한 신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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