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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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러님의 칼럼입니다.

나사렛 예수?

몰러 0 1,864 2005.06.20 15:29
나사렛 예수?    
  
 
 
작성일: 2002/01/17
작성자: 몰러




나사렛 예수는 어떤 의미인가?

기독교인들이 예수에 대한 호칭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고유명사화된 “예수 그리스도”이다. 그리스도라는 용어에 대한 것은 누누히 설명되었지만, 희랍어 크리스토스를 조선말로 발음한 것이다. 그 뜻은 히브리어 메시아와 같다. 그러니까 예수 그리스도라고 호칭할 때는 기름 부음을 받은 자, 구세주/구원자, 만민의 왕이요 왕중의 왕이란 표현이 되는 것이다. 일부 신자들 중에는 성은 그리스도요 이름은 예수라고 하는 식으로 배워 알고 있는 사람도 있다. 결국 예수를 믿지 않는 안티들은 예수로 호칭(그나마 달리 부를 이름이 없어서)할 뿐이지 예수 그리스도라고 호칭하지는 않는다.

베드로가 표현한 예수와 바울이 표현한 예수가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예수를 찾아서”란 글도 있다. 이 글에 대하여 필자는 맞다거나 틀리다는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예수를 직접 접하지 못했던 바울의 입장에서는 그런 의심을 살 만한 표현이 나올 수 있었다고 본다. 각설하고...

또 다른 호칭으로서 나사렛 예수를 들 수 있다. 그런데 신자들 중에서 기도할 때나 대화할 때 아무 생각 없이 나사렛 예수를 운운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신약 여기저기에서 나사렛 예수 또는 나사렛 사람 예수라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

도대체 나사렛 예수는 어떤 의미인가?

단순하게 예수가 나사렛 출신이라는 뜻만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에게는 성경의 자구 하나하나가 다 의미가 있으며, 어떻게 해서든지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나사렛이라는 호칭에 뭐 대단한 게 있냐고 물으면 유병기, 새롬이나 뉴 같은 부류들은 다음 구절을 인용하고 걍 끝낼 것이다.

그는 꿈에 지시를 받고(즉 하나님의 인도로), 갈릴리 지방으로 떠나서, 나사렛이라는 동네로 가서 살았다. 이리하여 예언자들을 시켜서 말씀하신 바 “그는 나사렛 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마태복음 2장 22절, 23절 말씀

전처럼 “그럼 그 예언은 어디 나오냐?”하고 반문하지는 않겠다. 하나님의 영감의 소산인 성경이 아무런 의미 없이 함부로 기록되지는 않았다고 발뺌하고 말테니까... 그리고 안티와 개독의 대화는 중지된다.
그럼 조금 배운(문자주의에서 벗어난 신앙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기독교인들은?

애굽에서 돌아온 뒤에도 생명에의 위협은 해소되지 않았기에 당시로서는 한참 “촌골짜기”이고 이름 없는 동네이면서 불량스런 동네인 나사렛에 정착한 것을 예언의 이름으로 표현한 것이다. 한데 그런 예언은 실제로 구약(예언)에는 나오지 않으므로 결국 단순히 나사렛에서 살았다는 것만을 표현하려 한 것이 아닐 것이다. 마태복음 기자가 사기 칠 의도였거나 아무 이유 없이 그렇게 표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사렛에 어떤 의미나 상징이 있다고 본다

결국 같은 말이네...
그러니까 그 의미나 상징이 뭐냐고오??!!!!

울 동네 순진만빵에 무구찬란한 목사“님”의 설명에 따르면 나사렛은 예수님이 위가 아닌 아래, 귀함이 아닌 천함, 주류가 아닌 비주류의 편에 서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란다. 예수가 본격적인 사역을 하기 전에 가업으로서 목수직을 이어받아 일하셨는데 이러한 “가난한 목수”도 낮은 데로 임하시고자 하는 큰 뜻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누굴 호구로 아시나? 하지만 좋다. 낮은 데로 임하시겠다는데... 결과적으로 기독교는 노예부터 평민, 그리고 귀족 순으로 전도(항상 그랬다는건 아니다)되었으니 그런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인정하자. 귀신들인 사람의 입에서 나사렛 사람 예수라는 호칭이 나오기도 했으니... 그런데 왜 하필 나사렛일까? 왜 예수 생존시에는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동네 이름을 내세웠을까?


복음서에는 예수가 가난한 목수였다는 언급이 없다. 다만 예수 아빠의 직업이 목수였고, 예수의 알려지지 않은 생애(틴에이져에서 20대까지)에 그가 아버지의 조수로 일했을 것이라는 추정은 할 수 있다. 예수가 목수였건 아니건 간에 그는 경전과 율법에 대한 엄청난 지식을 갖고 있었다. 성전 장로들과 바리새인들과의 대화를 보면 대단한 율법해석가(600여 개의 율법을 암기하는 것과 해석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였던 예수다.

가난한 집안의 자손이 어떻게 그러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을까? 하나님이 예비하신 바 되어 저절로 율법박사가 되었다는 억지는 제발 하지 말자. 어찌 되었거나 예수는 경전을 접하였고, 가르침을 받았든 독학을 하였든 많은 수련을 닦았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주공야독은 책이라는 것이 일반화 되어있을 때의 이야기다. 당시의 파피루스는 덩치가 크고, 양피지는 엄청 비싼 것이었다. 율법 정도야 집집마다 한 권씩 갖고 있었다 할지라도 경전은 가난한 개인이 집에서 소장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기독교인들은 이 부분에 대해 파피루스에 쓰여진 사본은 그리 비싸지도 않았고, 구하기도 쉬웠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해문서 사본이 발견된 후 이를 분석해보면 성서 사본 구하기는 어렵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유대에서의 파피루스 가격은 만만찮았을 것이며 예수의 경전인용 사례를 보았을 때 경전을 대부분 접했다고 보여지는데 모든 사본들을 갖추기에는 웬만한 재산가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예수가 경전을 독학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게다가 안식일에 회당에서 유대 아이들이 배우는 정도로는 나중에 전개되는 예수의 내공과 비교했을 때 그 가능성이 낮다. 그러므로 예수는 성전에서 일했거나, 나아가 랍비수업을 받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이마저 나사렛에서는 아닐 것이다. 막6:2에서 “이 사람이 어디에서 이런 모든 것을 얻었을까?”라는 고향 사람들의 놀람과 의문이 괜히 신약에 적혀있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또 다른 가능성 있는 답변은? 에세네파? 마니교도? 그노시스트? 힌두교 수업? 붓다 수업? 신약을 곰곰이 읽어보면 토라 만이 아닌 방금 언급한 것들이 모두 녹아 있다.


나사렛의 의미를 말하다가 갑자기 예수의 학업적 성취에 대한 언급을 하는, 즉 옆길로 샜다고 의아해 하실지 모르겠다. 독자께서 손해본다는 느낌이 들지 모르겠으나, 필자는 촌동네, 불량한 동네, 우리나라 식으로 표현하면 두메산골에다 산적소굴 같았던 나사렛에서 예수가 저러한 학업적 성취를 쌓았을 리 만무하다는 회의를 제기하고자 한 것이다. 예수가 어릴 때는 나사렛에서 살았을지 모르나 청년기(수학기)에는 다른 곳에서 성장하고 학업을 이루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후보지는 예루살렘, 시돈, 데가볼리, 알렉산드리아, 다마스커스, 심지어 인도나 티벳까지 포함된다.(알렉산드리아는 제외해야겠다. 예수는 희랍어를 도통 구사하지 않았다. 아예 할 줄 모른다고 봐야 할 정도로...)

아 띠바 별걸 다 따진다. 헷갈리게 시리... 모쉐이가 너더러 퍼즐놀이 한다고 놀렸는데 틀린 말이 아니네... 예수(사상)의 위대함을 따지는데 나사렛 출신이든 말든 그게 뭔 상관이냐.

이렇게 말씀하고 싶을 줄로 안다. 나사렛에 대해 넘 따지지 말라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계속 따져야겠다. 나사렛 출신이냐 아니냐가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면 왜 성경 여기저기에서 반복하여 언급하고, 또 마태는 택도 없는 구라까지 풀었나?
그래도 사소한 문제라고 우기겠다면 낮은 데로 임하니 마니 하는 소릴 말덩가...



여기서 하나의 가정을 해보자.

예수가 뭔가를 숨기려 했다면?

예수가 자신이 수학을 했던 장소나 누구로부터 사사하였는지를 숨기려 한다면 가장 둘러대기 쉬운 곳은 어디일까? 예언서에는 메시아가 베들레햄에서 나기로 되어 있으며 예수 자신의 탄생지도 그러했는데, 왜 자신을 하나님의 하들로 자처하면서 베들레햄보다 나사렛 사람임을 강조하였을까?
예수가 청년기에 어디에서 무엇을 하였을지는 아무도 명확하게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 다만 뭔가를 숨기려 한 의혹은 너무나 강렬하다... 현재까지는 예수가 에세네파의 일원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예수 생존시에는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동네인 나사렛... 복음서 여러 곳에서 예수가 나사렛 출신임을 언급하고 있는데, 왜 나사렛이란 동네가 예수 당시에 없었다고 주장하냐는 항의가 있을 것이다. 아니 기독교인이라면 당빠 항의해야 한다.

하지만 성경을 벗어나서 보시라.
굳이 순환논리의 오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바이블을 “완전한” 역사적 사실의 기록으로 볼 수는 없다. 무엇이든 자신이 자신을 증거하는 것은 인정받지 못한다. 그러므로 바이블의 내용은 바이블 이외의 것으로 증거되어야만 사서로서의 가치가 있다.

그런데 사서중에서 예수를 언급한 것으로는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요세푸스의 역사서(작년 “거북한” 휴일에 방영된 EBS 도꾸멘따리에서 요세푸스가 언급된 바 있다)에도 나사렛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탈무드에도 전혀 나오지 않는 지명이다. 그럼 당시 유대를 통치했던 로마의 공문서나 지도는? 역시 없다. 식민지 통치에 필수인 지도에 나사렛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니...

신빙성 있는 자료에서 나사렛이라는 지명은 A.D.70년이 다 되어서야 등장한다. 그리고 이 시기는 신기하게도 복음서 저술시기와 비슷하다.

여기서 또 다른 가정을 해보자. 나사렛 예수는 출신지 표시가 아니라 어떤 분파/소속을 표시하는 것이 아닌가?

나사렛파 예수, 나사렛파 소속의 예수

필자에게는 가장 그럴 듯해 보이는 가정이다. 물론 나사렛파가 뭘 하는 분파인지 난 모른다. 열심당(Zealot, 많이 보던 단어죠?)의 한 분파일 수도 있고, 바리새파나 에세네파와 경전해석에서 어깨를 겨루던 교파일 수도 있다. 바리새파나 에세네파의 분파일 수도 있고...
바리새파에 대한 거의 혐오에 가까운 태도를 고려하면 중요한 부분에서 바리새파와 해석을 달리 하였던 한 교파가 아닐까 한다.



지금까지 나사렛에 대한 씰데없는 고찰을 해보았다.
지금도 나사렛의 신학/신앙적인 의미는 아리송하다. 실존적 의미는 더 아리송하다. 그러나 많은 가정들이나 주변 여건을 고려했을 때 나사렛 예수는 당분간 출신지 표시 이상의 의미를 두어서는 안될 것이다. 마태의 억지스런 예언 인용 때문에 이것도 거부감이 들지만, 다른 의미나 상징을 적용하는 것보다는 훨씬 덜 역겹다.

P.S. 사고하지 않는 신앙, 고민하지 않는 신앙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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