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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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러님의 칼럼입니다.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몰러 0 2,794 2005.06.20 15:05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작성일: 2001/11/30
작성자: 몰러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탈신앙 간증 포함)

허접스런 저의 신앙기입니다. 일반화하기는 싫지만 최소한 제가 만났던 성직자들은 대체로 각각 이런 스타일이었습니다. 비교참조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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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저학년 시절, 순복음교회 청년부 열성활동자였던 나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웃기지도 않는 일을 많이 했다. 주일예배 끝나면 격주마다 역이나 버스 터미널 앞에서 통기타 메고 다른 형제자매들과 함께 찬송가와 복음성가를 불렀고, 학교에서는 점심시간마다 식당 앞에서 전도지를 돌리곤 했다. 식사 전에는 꼬박꼬박 최소 30초 이상 기도를 했고, 항상 밝은 얼굴과 명랑한 말투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순복음에서 비중 높게 강조하는 방언은사는 내게 오지 않았다. 예배 때마다 느끼는 괴리감은 날이 갈수록 더해졌다. 주변에 앉은 성도들의 알아듣지 못할 웅얼거림과 발작에 가까운(지금 생각하면 발작 이상이었다) 고성 속에서 나 혼자 무인도처럼 침묵했다. 또한, 수요예배 때마다 VTR로 틀어주는 조다윗 목사의 예배집전이나 해외선교, 사회활동상은 웬지 모를 거부감이 있었고, 또한 같이 VTR을 보던 성도들의 선망과 동경과 존경이 짬뽕된 헤벌레한 표정들은 꼭 영화나 TV드라마에서 보아 왔던 사이비 종교 신자의 그것이었다. 그리고, 서세원의 '셔셔셔' 개그에 대한 성도들의 민감한 반응들도 내게는 부담이 되었다. "산넘꼬 물건너 바다건너셔! 셔셔셔 하믄셔!" 서세원이 패러디 했든 창작을 했든 간에 일개 개그맨이 목사님을 희화화한게 뭐 그리 대수인지... 대통령(노통)도 자신을 코메디 소재로 해도 좋다고 했고, 자신을 흉내냈던 최병서나 김형곤을 청와대로 초대하기도 했다는데... 뭘 그리 경건 떨려구 과민반응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활동은 다른 성도들에게 모범이 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주보제작, 성가대장 보조로서 화음훈련 시키기 및 리허설 주관, 성도 및 헌금관리 데이터베이스 제작(당시 450만원 나가는 AT컴퓨터와 16만원이나 하는 dBASE Ⅱ 정품을 사용했었다!!! 울교회 정말 돈 많았다.)과 관리... 그리고, 수/금요일 및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성도들을 실어 날랐다(대형버스는 어느 집사가, 나는 2종 면허였기 때문에 9인승 봉고를 몰았슴다). 나의 활동에 대한 보상인지 가끔 격려금이 나왔다. 평균 한달에 한번 꼴로 20만원 정도였는데, 당시로서는 더구나 학생에게는 거금이었다. 신앙이 아니더라도 그 금액은 나로 하여금 활동을 열심히 하게 했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학교를 다니는 친구로부터 연극 초대권이 날아왔다. 그 학교 동아리에서 연극을 기획한 것이었는데, 제목은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원제 : 돈까밀로와 뻬뽀네)이었다. 처음에는 조금 거부감이 들었다. 가톨릭은 이단이고, 원수였고, 경쟁세력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토요일에 공연장에 입장했다. 지금은 공연내용이 생각나지 않지만 당시에 받은 충격은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성직자가 저렇게 양아치 같은 말투에다 자유분방하게 행동할 수 있다니... 하여간 그렇게 유연할 수가 없었고, 신앙과 현실을 그렇게 잘 조화시킬 수 없었다. 어쩌면 공연 내내 새로운 충격의 연속이었기에 오히려 줄거리나 주제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교회에서 가졌던 의문들과 잘 생각이 나지도 않는 연극에서 받은 느낌이 도가니에서 쇳물이 끓어오르듯 혼란이 왔다.

다음날 예배가 끝난 후 목사에게 물어보았다.

I 왜 인간은 죄를 지을까요? 왜 아담은 순종하지 않았을까요?

P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유를 부여하셨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앞일을 생각하지 못합니다.

I 하나님은 모든 인간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말할지 미리 아신다고 하셨는데, 그럼, 그 헤아릴 수 없는 선택들을 어떻게 모두 예비하신다는 겁니까?

P 하나님은 언제, 어디에나 계십니다. 그래서 세상은 하나님이 예비하신 대로 나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I 그럼 이 세상 인간들의 수 십억 개의 순간적인 선택들을 미리 감안하시고 계획을 세우셨다는 겁니까? 아니면, 각각의 인간들이 순간순간 정하는 선택마다 일일이 소계획을 세워서 대계획에 부합되도록 나아가게 한다는 겁니까?

P ......

I 전자의 경우에는 진정한 자유라고 할 수 없고, 후자는 인간이 자유를 행사하지만 그 자유의 효과는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P 아마도 하나님은 우리가 알 수 없는 방법을 가지고, 인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예비하신 바를 구현하고 계실 겁니다.

I 글쎄요... 우리가 알 수 방법이라니... 제가 방금 여쭤본 두 가지 외에 어떤 방법이 있다는 건지... 후자의 경우에 우리의 선택이 의미가 있으려면 하나님의 예정은 애초부터 없었다고 봐야 할텐데요?


그 다음에 이어지는 말은 이 고비를 잘 넘겨야 거듭난다, 의심하지 마라 따위였다.
나는 얼마 못 가서 교회를 옮겼고, 그나마 그 교회도 1년 남짓만에 관뒀다. 그때부터 열심히 성경 공부를 했다. 두 교회에서 받았던 문자주의적 가르침은 결국 역효과였다. 공돌이 특유의 따지는 성질이 발동되었던 것이다. 신약은 의문투성이였다. 일부폐기 또는 수정된 약속인 구약은 오히려 신화로 치부해 버리면 그만이었지만 구약을 근거로 한 신약의 자체 모순과 구약과의 상호모순, 사복음서와 서신들의 언밸런스, 계시록에 대한 구구한 해석들은 짜증까지 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 내가 믿어도 그만, 안 믿어도 그만이고... 믿고 따라야 할만큼 대단한 신도 아닌 것 같고... 예수의 실체도 의심스러운데다가 예수의 역사등장의 필연성도 모호하고... 미래의 예정이란 것은 치졸하기 짝이 없고...

이렇게 흘러오다가 작년에 이 홈에 들어와 보았다. 그 당시에는 모돌님이 아직 교인(맞죠?)이셨고, 홈의 내용도 부실(?)했던 터라 두어번 접속 후 오지 않았는데, 몇달 후에 와보니 엄청 달라져 있었요. 나는 고기가 물 만난 듯이 마구 나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대방(교인들)이나 저나 한계에 다달았다. 따질 것이 더 이상 없어진 것이다. 바이블만 가지고 말하기에는 말이다. 인간이 성숙하려면 이것저것 해봐야겠기에 철학입문서도 읽어보고, 오디세이님의 펀글들도 프린트해서 읽어보고 하던 중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처음 한 두달은 전국여행을 했지만 곧 지쳤고, 문화생활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공처문주의 도리(최훈님~ 담에 만나면 듀겄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를 다해야겠기에 꽉 잡혀서 술가게지기를 했다. 하지만 찐득하지 못한 성격이라 틈만 나면 빠져나갔다.

한번은 근처에 있는 성당에 갔다가 수녀님의 소개로 장애아 수용시설에 봉사활동을 가게 되었다. 예전에도 다른 곳에서 몇번 봉사활동한 적이 있었지만 그땐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신, 창조, 구원, 형벌에 대하여 궁극적인 회의가 들었던 것이다. 게다가 두번째로 갔을 때는 수용시설 근처에 있는 교회의 집사가 지랄하는 바람에 기독교는 말살되어야 하는 종교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전엔 말로만 그랬었는데... 교리의 긍정/부정/수용/불수용과는 상관없이 말이다. 그러다가, 가톨릭의 공의회 관계에 대한 의문으로 어느 신부님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얼마 전에 글 올렸었죠). 내가 붙인 별명을 쾌히 수용하셨다. 소사 신부(생긴게 시커무리하고, 한 덩치 하는데다가, 결정적으로 마셨다 하면 소주 4병이시니)님을 엊그제 만났다. 샤또 한병과 윈저 한병을 가지구 말이다.
(걍고고야 약오르지? 하지만 슬퍼하지 마라. 언젠가 좋은 것 구하면 부쳐 줄께. 니 주소 메모해놨으니 걱정마라. 그런데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 본토꺼는 찝찝하니 걍 국산으로 부쳐 줄께. 원액이 본토꺼랑 같은 것으로 알아볼께)

13년 전에 목사에게 했던 물음을 던졌다.

I 왜 인간은 죄를 지을까요? 왜 아담은 순종하지 않았을까요?

P 하느님은 인간에게 자유를 부여하셨지. 하지만, 인간은 그 자유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사는 것 같어.

I 자유의 의미라... 그건 이따가 다시 여쭤보구요. 하느님은 모든 인간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말할지 미리 아신다고 하던데, 그럼, 그 헤아릴 수 없는 선택들을 어떻게 모두 예비하신다는 겁니까?

P 누가 그런 말을 했어? 하느님이 뭐하러 사소한 문제들에 일일이 관여하신다는 게야?

I 개신교에서는 하느님이 이 세상 인간들의 수 십억 개의 선택들을 미리 감안하시고 계획을 세우셨다고 하던데요? 아니면, 각각의 인간들이 순간순간 정하는 선택마다 일일이 소계획을 세워서 대계획에 부합되도록 나아가게 한다고 하구요.

P 아 글쎄. 그런 일 없다니깐. 그리고, 둘 중에서 뭐가 답이래?

I 답을 못 들었죠.

P 어느 누가 두 가지 경우를 가르쳐 준거냐? 아니면 니가 생각해낸 거냐?

I 교회 다닐 때 배운 것을 가지고 제가 축약해 본 것이죠.

P 언제?

I 한 십년 넘었어요.

P 답도 없는 걸 가지고 어지간이 오래도 붙들고 있었구먼.

I 답이 없다구요?

P 아까 말했잖아. 사소한 문제라고... 하느님이 그렇게 쫀쫀하게 간섭하실 이유가 없다고...

I 그럼, 개신교는 하느님을 천박하고 수준 낮은 신으로 전락시킨 거네요?

P 왜 그렇게 생각하나? 각자가 믿는 대로 신앙생활 하는 것이고, 너는 니대로 생각하믄 되지.

I 그런 에큐메니칼적인 말씀만 하지 마시구요. 신부님 생각을 말씀해 주세요.

P 한잔 받어.(꼴꼴꼴). (쭈욱 ~ 표정이 진지해진다) 내 생각을 말하란 말이지? 좋아. 하느님은 언제 어디에나 계시지. 그리고, 다 듣고 계시고... (목 칼러를 만지면서) 하지만 그것은 내가 이 옷을 입고 있는 동안만이야.

I (허걱~) 하느님의 예정은요?

P 그런 것은 없어. 있다 해도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이야. 아포칼립스? 엿이나 바꿔 먹으라구 해. 물론 어떤 이는 상징과 비유로 해석하기도 하지. 하지만 난 도그마 때문에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아.

I 그럼, 바티칸의 공식적인 입장은요?

P 글쎄~ 그런 문제에 대해서 공표한 적이 있었나? 공표했다고 해도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잖아?

I 혹시~ 신부님 맞긴 마자요? 성당에서 뵙긴 했지만 이상하네?

P 지금 이 자리에서는 술꾼이지. 하하하

I 잔 받으세요... (꼴꼴꼴) 2차는 어케 할까요?

P 저번엔 그냥 어떤 곳인지 함 가본 것이지. 누굴 아무 데나 엮으려 드냐? 벌주 받아라.


(그런데, 아직도 속 쓰리다. 안주도 없이 양주 두 병을 나눠먹었으니... 위장검사 받아봐야겠다. 그리고, 담에 만나면 깜빡 잊은 질문을 해봐야지. 자유의 의미에 대하여...)

우주영이나 이성희, 사이로암, 그리고 꼽 같은 넘들이야 가톨릭은 세상과 타협한 이단이라고 하겠지? 그리고, 뭐든지 닥치기만 하면 열심히 기도하겠지? "뜻대로 하옵소서" 근데 어떡하냐? 아무리 봐도 하나님은 사소한 것은 알아서 하라고 우리에게 자유를 주신 것 같은데 말이다. 담부턴 기도할 레파토리를 신중하게 검토해봐라. 하나님 귀 간지럽게 하지 말구...

소사신부... 얼마 전에 내가 취직한 이후로는 만나기가 힘들다.
그리고, 밥퍼가 아니라 내밥... 그 순진하기 이를데 없고, 도대체 어떻게 목사가 될 수 있었는지 아리송하기 짝이 없는 동네교회 목사에게도 물어봐야겠다. 예정설과 자유의 의미에 대하여... 안티든 개독이든 간에 '그만 놀리라'느니 뭐니 하지 마쇼. 이번엔 장난이 아니라 진지하게 물어 볼꺼니깐... 흐흐흐(장담 못하겠다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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