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와의 대화

mol.gif ar.gif


몰러님의 칼럼입니다.

신부와의 대화

몰러 0 1,605 2005.06.20 14:51

신부와의 대화     
   
 
 
작성일: 2001/10/28
작성자: 몰러
  
 
한달전 쯤에 비평까페에서 바티칸 공의회의 성명서에 대한 논쟁이 잠시 있었습니다. 성명서의 내용이 약간 두리뭉실해서 논란이 있었는데, 그 논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느님(야훼)과 예수를 통하지 않은 구원은 과연 있는가?

왜 이것이 논란이 되었느냐 하면, 우리가 흔히 알기로는 바티칸 공의회의성명서가 다른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한 것이 과연 그러한가 하는 의문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천주교가 그것을 확정적으로 인정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다른 종교에서 말하는 '궁극적 이상(idea)'이 단지 기독교에서 말하는 구원/예수의 다른 이름일 뿐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며, 결국은 기독교에서 추구하는 천국/구원에 드는 것이라는 종교지도자들의 해석이 있기도 했기 때문에 이 부분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도올의 논어특강때 초청된 추기경이 도올의 돌발질문에 답한 것으로는 다른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천주교인이나 신부의 말을 들어보면, 다른 종교를 인정하면서도 그렇지 않은듯 보이는 부분이 있어 헷갈리게 합니다.

몇일 전 만난 어느 신부와의 대화내용 요약입니다.

(전 략)

신 : 불교의 해탈은 가톨릭의 구원과 맥을 같이 한다고 봅니다.

몰 : 그 말씀을 들으면 궁금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신 : 말씀하시죠.

몰 : 단순하게 말씀드려서 불교의 해탈을 그 자체로 인정한다는 것인지요? 아니면, 해탈은 구원의 다른 이름일 뿐이며, 궁극적으로 구원은 성경에서 말하는 형태의 구원이어야 한다는 것입니까?

신 : 구원은 영원한 삶과 행복을 보장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궁극적인, 원초적인 진리에 다가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몰 : 좀 더 쉽게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신 : 각각의 종교에는 최고의 경지가 있는데, 기독교는 구원받음이 최고의 경지라 할 수 있습니다. 종교는 각각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최고선 또는 경지를 추구합니다. 바티칸 공의회는 그 방법들을 모두 인정하겠다고 공표한 것입니다.

몰 : 제가 궁금한 것은 가톨릭이 진정으로, 정말 말 그대로 다른 종교를 인정했느냐 하는 겁니다. 다른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는 것은 단순한 텍스트가 아닙니다. 개신교가 종교다원주의를 반대하는 이유, 즉 유일신 사상은 가톨릭에게도 멍에가 되고 있으며, 가톨릭이 그것을 완전히 벗을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여쭤보자면, 다른 종교에 구원이 있다는 것은 각각의 신, 각각의 진리, 각각의 경지를 인정한다는 것입니까? 아니면, 가톨릭에서 말하는 것들의 다른 이름, 다른 표현일 뿐이라는 겁니까?

신 : 그것이 형제에게 그렇게 중요하게 다가왔습니까? 그럼 이렇게 생각해 보심이 어떠한지요... 가톨릭의 구원은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의 다른 이름/표현이다... 어떻습니까?

몰 : 결국은 바티칸 공의회의 발표는 종교다원주의 천명이 아니군요. 어떤 경지에 올라서는 여러 방법들 중에서 선택은 각자가 아무거나 해도 된다는 것일 뿐이군요.

신 : 진리는 하나가 아닐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 세상은 하나입니다. 어느 진리가 이 세상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 해서 모두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몰 :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그럼, 신부님이 말씀하신 것은 바티칸의 입장과도 일치합니까?

신 : 바티칸이 모든 물음에 일일이 답변하지 못하죠. 일부 교리해석은 각 사제들이 독립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몰 : 처음 듣는 말입니다. 바티칸의 해석에 전적으로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군요.

신 : 그건 아니죠. 바티칸의 해석에는 따릅니다. 다만 성경과 바티칸이 언급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 독립적 해석을 사제들이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몰 : 잘 알겠습니다. 그리고, 지옥이란 유황불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이 닿지 않은 것이라는 성명도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됩니까? 그리고, 부처님, 공자님 말씀도 하느님의 말씀의 다른 표현이니 절에도 구원이 있다고 유추할 수 있겠군요.

신 : 네. 그렇습니다.

(후 략)

개독들이야 이단의 극치라고 할 것이고,
안티들은 역시 기독교는 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가톨릭 신자들도 고개를 갸우뚱 할 것이고...

저도 아직 헷갈리네요.(이것이 공돌이의 한계... 문돌님들께서 분석해 주시죠)

Author

Lv.1 지발돈쫌  프렌드
0 (0%)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53 기독교 아니라도 중세는 어지러웠을 것이라고? 몰러 2005.06.20 1774
152 기독교 약사(철학적 관점에서) 몰러 2005.06.20 1529
151 Re: 웃기는 뉴스로군요 몰러 2005.06.20 1666
150 이명신에게 항복하다(헤겔철학 요약) 몰러 2005.06.20 1827
149 구도자님을 비롯한 기독교 변호인들은 보세요(좀 깁니다) 몰러 2005.06.20 1477
148 Re: 덧글들에 대한 답변...(각자 찾아서 보시길) 몰러 2005.06.20 1411
147 고통과 신의 의도에 대한 허접한 생각(존칭 생략) 몰러 2005.06.20 1628
146 저를 포기하지 않는 순진한 목사와의 대화 몰러 2005.06.20 1560
열람중 신부와의 대화 몰러 2005.06.20 1606
144 수 없이 했던 말이지만... 몰러 2005.06.20 1744
143 제 친구 트랜스젠더는 아직 교회에... 몰러 2005.06.20 1846
142 헌법 제20조에 대한 소고 몰러 2005.06.20 1625
141 Re: 젤 쉬워 보이는걸루 번역시도 몰러 2005.06.20 1550
140 Re: 누가 이명신에게 보내주세요. 몰러 2005.06.20 1651
139 연옥이 굳이 있어야 할 이유는?(e안드레아님을 위시한 천주교인에게) 몰러 2005.06.20 1605
138 Re: [질문] 또....작은자님께... 리바이벌 또 해드리지. 이해나 하실라나? 몰러 2005.06.20 1404
137 옛날에 지겹게 씨부렸던 오캄의 면도날 몰러 2005.06.20 2227
136 [리바이벌]과학에 대해 지맘대로 씨부리는 이에게 몰러 2005.06.20 1466
135 국경일 기념식에 임석하지 않는 대통령 몰러 2005.06.20 1684
134 지만원에게 보낸 글 몰러 2005.06.17 1579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74 명
  • 오늘 방문자 901 명
  • 어제 방문자 879 명
  • 최대 방문자 1,317 명
  • 전체 방문자 483,221 명
  • 전체 게시물 14,430 개
  • 전체 댓글수 38,200 개
  • 전체 회원수 1,584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