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와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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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러님의 칼럼입니다.

알바와 전도사

몰러 0 2,487 2005.06.17 21:49

알바와 전도사


울 가게 알바는 참 웃기는 넘입니다. 키는 멀대처럼 크구(190쯤?), 머리는 퍼플(허걱, 이 색깔 아무나 몬 하는디), 생긴건 재섭고, 찌찌는 왜 그리 불룩한지 웬만한 아가씨보다 더 빵빵하더군요.(남들은 근육이라구 하는디, 내 눈엔 트랜스) 있는 집 자식 같은데, 군대 갔다와서 정신 차렸는지 복학전까지 용돈은 지손으로 벌어보겠다구 울가게 찌라시 보구 무작정 온 넘입니다. 와이프가 왜 하필 이 친구를 뽑았을까?
(실은 이 넘 당장 모델로 뛰어도 되는데다 호남형인데... 고놈의 질투심 땜에 미워보입디다. 가슴 대신 배가 나온 몰러 -.-)...

하여간 첫인상부터 맘에 안들어서 별루 말도 안하구 지냈는데... 이 녀석이 오고부터 손님이 꽤 늘더군요. 여성 손님들이...  이제보니 모두 저 녀석 보려구 온 것 같습니다. 그것두 마음에 안드는 일이었지만 무슨 상관이랴... 매상만 많이 오르면 되지...

좀 전에... 한달전 쯤 울집에서 땀 삐지직 흘리고 간 전도사가 가게에 찾아왔습니다. 그때는 저와 알바가 근무교대하는 시간...(저는 낮에 카운터만 보구, 알바는 오후 5시부터 일합니다.) 그동안 공부 좀 했는지 제게 다가오더군요. 하지만 저 친구하구 이야기하라고 했습니다. 빤한 레파토리일것이니까요.

전도사는 저번처럼 무식하게 시작하지 않고, 탐색전부터 펼치더군요.
골자만 옮겨보죠.

전 : 형제님, 혹시 예수님에 대해 아십니까?
알 : 네, 학교 다닐때 들어봤어요.
전 : (몰러를 힐끗 보더니) 제가 오늘 좋은 말씀을 전해 드릴께요.
알 : (탁자를 닦으며) 그러시죠.
전 : 예수님은 사랑 어쩌구 저쩌구, 성경에는 사랑의 말씀이 가득하구 어쩌구, 하나님은 사랑이시구 저쩌구......................
알 : 저를 짝사랑하는 분이 또 있었네요? (이 짜슥 이거 완조이 자뼝(왕자병) 아이가?)
전 : 네, 그 분은 어디에나 계시고, 형제를 보살펴 주십니다.
알 : 그거 참 고맙네요. 그런데, 왜 저는 그걸 몰랐을까요?
전 : 믿으면 느낄 수 있습니다.
알 : 사랑이란 믿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것 아닌가요?
전 :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형제가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하려고 말씀을 전해 드리겠다는 겁니다.
알 : 그래요? 좋습니다. 그런데, 전 그분 말고도 사랑을 많이 받고 있으니 다른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풀라고 하시죠.
전 : 세상적인 사랑과 예수님의 크신 사랑은 다른 겁니다.
알 : 사랑이란 원래 다 달라요. 아주머니... (어쭈 요넘 봐라? 제법이네)
전 : 네, 하지만 하나님의 사랑은 가장 크신 사랑입니다.
알 : 전 지금도 사랑을 많이 받고 있으니 그렇게 크신 사랑을 받으면 깔려요. 감당 안되죠.
전 : 하지만 그런 사랑이 아니...
알 : 아주머니, 말씀을 잘라서 죄송한데요. 필요없다는 사람한테 자꾸 사랑한다구 하믄 그거 스토킹인거 아시죠? (얼레리? 요넘 물건일세?)
또 알 : 그리구, 크신 사랑이라고 했으니 제가 그걸 받던 말든 그 분이 열받거나 하지는 않겠죠? 그런 쫀쫀한 분은 아니죠?
전 : 그건... 맞지만...
알 : 됐네요. 그럼. 계속 저를 사랑하라고 하세요. 안해도 그만이구요. 저 일해야 하니까 주문하시든지 아니면 나가주시겠어요?

헐~ 교리싸움 따위를 하지 않고도 박살을 내는구먼...
전도사가 또 땀흘리고 나간뒤(에어콘은 빵빵했었음) 알바에게 기독교에 대해 아느냐고 물었더니, 교회 안가도 생활 잘 하구, 사귀는 걸도 생기구, 걱정도 없는디 모하러 기독교를 알려구 하겠냐구 하더군요.

    그려 니 잘났다.

오늘부터 이 넘 이뻐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커피 하나만 달랑 시키고 죽치고 앉아서 이 넘 얼굴만 보는 여자손님들을 미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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