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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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러님의 칼럼입니다.

후배의 경험

몰러 0 2,616 2005.06.17 19:51

후배의 경험    
작성일: 2000/12/30 15:02:08
작성자: 아는 티
   

해군 모부대에 근무했던 후배가 술자리에서 한 이야깁니다.(참고로 저는 공군 전자정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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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부대 교회에 인천에서 유명한 목사가 부흥회를 하러 왔었죠. 2달의 함상근무 후 휴가를
3일 앞두고, 먼저 휴가간 사람들 대신해서 뼈빠지게 X이 치고 있는데, 교회에서 사람(아마
간부가족)이 나와 주번사관에게 주일에 일시키는게 어딧냐며 교회갈 사람은 따라오라 하더군요.
마침 쉬지 못하고 일하는게 짱났던 차에 좋아라 따라갔죠. 교회에 도착하니 뉴 그랑죠가 한대
있더군여. 지금은 에쿠가 더 좋지만 그땐 그랑죠가 국산 중에서 젤 쎘죠. 3500 CC짜리로...
벌써 많은 사람이 교회에 발 디딜틈 없이 꽉 차 있었죠.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이건 뭐 옛날
휴거소동 벌이던 다미선교회 분위기가 되더니 흐미 돗데기가 되어가는데... 높으신 부대교회
장로, 집사님(대령, 중령님들)들은 헛기침만 하시고, 근데 목사(군목 대위)는 뵈지도 않고..
부흥목사는 80분에 걸친 설교와 10분에 걸친 기도를 했는데, 덩달아 따라온 동기한테 '원래
이렇게 기도가 긴 거냐'고 물으니 '은혜를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기도가 길다더라'고
대꾸하더군요. 문제는 다음에 벌어졌습니다.

부흥목사 왈 "아직도 1000원짜리를 헌금이라고 하는 성도들이 있습니다. 우리 XX부대교회를
위해서 어렵지만 많이 냅시다. 많이 내서 하나님께 영광돌립시다"

간부님들의 부인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수군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모두 헌금함에
봉투를 넣기 시작하고 드디어 부흥예배는 끝났습니다. 근데 알고보니 그 헌금은 부대교회가
아니라 부흥목사가 갖구 가는 거랍니다. 이 무슨 넌센스인지... 지가 무슨 대학교 대동제에
섭외받은 연예인도 아니구... 글쿠 차는 왜 저렇게 큰걸 몰구 다니나, 기사까지 두고...

선배! 제가 계산을 해봤거든요. 저차 1년 유지비, 기사 봉급(아마 무료 봉직은 아닐테니),
세금, 그리구 입고 있는 수백만원짜리 양복(열벌은 넘겠죠. 계절별로) 등등 목사의 각종
품위유지비를 어려운 이웃에게 베푼다면 고아원 4군데를 일년동안 운영하거나, 경로당 3군데,
파고다공원 노인분들(400명 기준) 무료점심 60일분... 나이도 젊던데 걍 1500급 차를 손수
운전하면 목사체면이 안서나? 선배! 말좀 해봐요.


띠바야. 술맛 떨어지는 소리 고마하고 걍 술이나 처먹어 쨔샤


2000/12/30  74번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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