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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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러님의 칼럼입니다.

교인들에게

몰러 0 2,219 2005.06.17 21:42

교인들에게


일전에 기독교인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들에게 신에 대해서, 창조에 대해서, 신의 역할/의의에 대해서 깊은 성찰을 하라는 뜻으로 질문을 던지고 그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비논리적이라고 제가 누누히 말해 왔던 탓에 교인들이 경계심부터 가진 탓도 있고, 새롬, 나그네, 구도자 같은 덜 떨어진 신앙을 가진 탓이기도 할 것이고, 하여간 대답은 없었습니다.

안티분들이 대답을 주셨는데 연민님의 경우는 신관에 대한 성찰보다는 분석에 의한 견해를 내셨습니다. 평시 제가 취했던 자세이기도 합니다. 결국 연민님의 지적대로 질문이 불분명하고, 다른 의도가 숨겨져 있는 질문임은 맞습니다.
제 질문은 안티의 입장이 아니라 신학자, 성직자들이 자기자신과 성도들에게 던지는 질문이었습니다. 연민님이 궁금해 하신 새로운 모순은 없습니다. 저의 의도를 쉽게 말하자면 “정녕 신앙의 끈을 놓지 않겠다면 제대로 된 신앙을 가져라”라는 것입니다.
기독교인들은 여기에서 안티주제에, 하나님과 예수님을 불신하면서 무슨 헛소리냐고 반문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안티들이 지적하듯 여기에 오는 교인의 상당수가 서낭당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신앙을 가졌기 때문에 안티와 교인의 대화는 평행선을 고사하고 교인들이 개무시 당하는 실정입니다.

안티들에 의해서 한동안 자주 소개되었던 책, ‘예수는 없다(오강남 저)’는 사실 안티들이 안티들에게 소개할 책이 아니라, 교인들이 교인들에게 소개해야 될 성질의 책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근본주의적 신앙을 가진 우리나라의 대다수 교인들은 이 책이 다원주의적, 수정주의적 신관을 표방한다고 비판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맹목을 버리고 이 책을 본다면, 그리고 신과, 창조와, 구원에 대해서 깊은 성찰을 한다면 교인들은 이 책에 나온 내용에 대해 반박이나 비판대신 공감을 하게 될 것입니다.
(저 같은 안티들은 이 책에 대해서 불만이 많습니다. ^^)

제가 양자론은 바이블에 절대로 안 나온다고 글을 올렸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교인들이 발견하지 못한, 어쩌면 죽을 때까지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양자론적이 내용들이 바이블 곳곳에 있습니다. 저는 교인들의 반박을 예상했지만 이젠 제 글을 읽어보기나 했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의 신학자나 목사들도 이것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아니면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것이겠죠. 도그마적인 신앙으로는 찾기 힘들 것입니다.

기독교는 다분히 이분법적인 종교입니다. 그러나 바이블을 그러한 이분법적 시각에서 보면 모순 덩어리의 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는 없다” 에서는 바이블을 분자적으로 만 보려고 하지 않고 내재된 사유를 살펴보게 되면 모순이 아니라고 하였지만 실재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데카르트가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오캄의 어록에서 힌트를 받아 정신과 육체, 이성과 믿음을 별개로 보는 이원론과 환원론을 주장하였고, 그리하여 종교에서 해방된 과학은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되었지만, 이분법적 사고의 폐해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더욱 악화시킨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다시 말하면 환경파괴, 자연경시 등은 과학의 잘못이 아니라 그 과학을 성경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과학에서 시작한 양자론적 관점 -실은 고대 중국철학이 먼저입니다- 은 이제 철학, 사회학, 경제학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으며 종교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미 몇몇 신학자들이 바이블에서 양자론적 요소를 찾기 시작한지 오래이며 상당한 성과도 거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여러분들은 이 세상이 데카르트 이전의 전일론(holism)으로 회귀하는 것이냐고 반문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의 전일론은 과거의 그것과도 다른 차원입니다. 이 문제는 나중에 따로 글을 올리기로 하죠.

두개의 대립되는 개념들이 양립하기도 하는 것, 이것들은 바이블을 문자적으로만 보아서는 그 모순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가끔 교인들이 바이블의 모순을 제기하는 안티들에게 ‘성경을 문자대로만 보지 말라’고 하지만, 자신들도 그 의미를 정확하게 모르면서 잘못 말하고 있다고 생각 됩니다. 교인들은 ‘걍 믿어라’식의 용도로만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제가 말하는 탈 문자주의와 교인들의 탈 문자주의는 전혀 동질적이지 않다는 점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교인들이 제가 권유하는 신관/성경관을 받아 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만, 최소한 ”예수는 없다.”에서 말하는 신관을 수용할 수는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안티들의 주공격 대상인 기독교인의 범죄는 현저히 줄어들 것이며, 오디세이님이 언급하신 편협한 부족신 야훼가 아니라 조금 더 궁극적이고 원초적이며, 진정으로 초월적인 신/창조주의 모습을 가진 야훼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또 홍해(갈대바다=호수)가 갈라지는 기적이나 노아의 홍수를 증명하려는 헛된 노력과 억지를 버리고, 그 속에 담긴 교훈을 수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교인들이 껄끄러워 하는 기독교에서 파생된 사이비 종교가 발 붙일 곳이 없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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