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과 창조주의 정리
작성일: 2002/07/18
작성자: 몰러
과학은 현재 너무나 세분화되어 있으며, 공학과 심리학, 그리고 사회학이나 경제학도 과학의 범주에 넣게 되면 너무나 광범위해진다. 물론 필자가 과학에 추가한 분야들은 사실 엄밀하게 말해서 과학의 범주에 넣기엔 곤란하다. 하지만 이들 분야의 획기적 발달은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수학의 전통과 산업혁명 이후 크게 변모한 과학적 패러다임이 결합한 이후이기 때문에 필자는 억지스럽게 과학의 범주에 포함한 것이다.
이렇게 광범위한 과학 분야 중에서 창조과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유독 진화론에 대해서 강한 반발을 한다. 물론 바이블의 사실성을 강조하기 위해 물리학, 화학 등과 함께 고고학과 사학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진화론에 반발하기 위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럼, 왜 하필 진화론에 대해 거의 강박관념을 가지고 대항하는가? 그것은 진화론이 내포한 패러다임이 성서 그 자체를 부정하기 때문이며, 또다른 이유는 진화론 자체가 아직 불완전하고 헛점이 많으며 이 때문에 창조주의자들에게는 가장 만만해 보이기 때문이다.
먼저 진화론과 기독교리의 독트린부터 비교해보자.
순번 |
진 화 론 |
창조주의 |
1 |
세계는 끊임없이 진화 세계는 일정하지 않으며 최근에 만들어지지 않았고 영원히 순환하지 않음 |
세계는 불변 지진, 홍수 같은 일시적 혼란은 있음 창조이래 물질적으로 변화 없음 |
2 |
모든 생물은 공동조상에서 기원 궁극적으로 한 생명체로부터 유래 |
종의 다양성은 창조의 결과물 현명하고 자비로운 창조자의 설계 생물들의 환경적응도 진화가 아닌 설계의 결과 |
3 |
격리된 집단에서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분화 종은 끊임없이 생성되거나 멸종 |
창조시에 이미 모든 종이 구성되었음 일시적 혼란 및 부적응으로 멸종만 있었음 |
4 |
진화는 개체군의 단계적 변화에 의함 새로운 개체가 급작스럽게 생기지 않았음 |
진화는 없으며 모든 종은 일시에 창조되었음 |
5 |
각 세대마다 유전적 변이가 있으며 적응력 높은 유전형질만 살아남음 (다윈 진화론의 핵심) |
유전적 변이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자연 및 인공적 변이사례가 보고되자 변이를 인정하였음 |
6 |
인간은 다른 종보다 조금 우수할 뿐임 인간과 동물의 영혼에 대하여는 언급하지 않음 |
인간은 독특한 위치에 있음 인간은 동물이 가지지 못한 영혼을 가짐 인간은 동물을 지배할 권리를 부여받았음 |
위 표에서 5번까지는 별로 언급할 가치도 없이 진화론이 타당함을 보여준다. 물론 아직도 베트남전 이전의 이론으로 개기는 바보들이 있지만 상대할 필요가 없다. 창조주의자들이 집요하게 헛점을 물고 늘어졌지만, 그러한 헛점이 창조주의가 정당함을 반증하는 것은 아니며, 또한 계속적으로 헛점을 보강하는 조사/연구 결과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어떨 때는 진화론 증명을 강조하기 위하여 오버한 적도 있었다. 필트다운인, 중국 랴오닝성에서의 가짜 공룡화석 등은 진리에 대한 탐구보다는 명성을 얻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자들이 저지른 협잡이다.
하지만 이런 것에 대해서도 창조주의자들은 어필할 자격이 없다. 그것들이 가짜라는 것을 증명하고 폭로한 이는 창조주의자가 아니라 진화론자들이기 때문이다. 즉 진화론자는 착오나 불분명한 증거를 인정하고 교정하는 자세를 보이는데 비해 창조주의자들은 전제를 사실로 제시하는 순환논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거나 엉터리 증거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진화론자와 창조주의자가 내세운 거짓증거를 비교하면 그 양이나 수준이 비교가 안될 정도로 차이가 크다. 진화론자의 거짓증거 또는 착오는 반증과정에서 대부분 발굴되고 폭로당한다. 하지만 창조주의자들은 늘 단편적이고 일회성의 사례를 증거로 제시하거나, 아예 조작을 시도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5번까지는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6번 주제, 즉 인간의 가치와 정체성에 대한 문제는 조금 다르다. 진화론은 인간의 가치에 대해서는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필연적으로 인간을 동물수준으로 격하시킬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 한가지 문제 때문에 종교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로부터도 공격을 당하는 빌미가 되었다. 게다가 영혼의 문제(이 속에는 정신, 신념, 이성 등이 모두 포함된다)는 손도 대지 못한다. 철학에 속하는 문제라고 진화론자들이 얼버무리긴 했지만...
그러나 비트겐슈타인이 생의 말기에 선언했듯이 진화론자들은 ‘말할 수 없거든 입 다물어라’는 금언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그것을 얼버무림, 회피라는 식으로 비난을 살지라도 말이다. 진화론자들은 이제 오캄의 면도날조차 적용하지 않는다. “새로운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진리이다”라는 말을 인정하지 않고 그냥 입다물어 버린다는 말이다.
진화론자들의 침묵을 창조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한다. 이러한 침묵이 야기한 문제점을 직시하고 창조주의자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이가 스테판 굴드(이 분에게 애도를...)이다. 그가 정한 규칙은 간단했다. 증명되지 않는 사항은 언급하지 않고 창조주의적 주장이 가진 거짓만 까발기면 되었다. 그걸로 충분했다. 굴드의 말대로 창조과학은 베트남전 이후로 새로운 것이 없으며 그 이전 것은 95%가 거짓이고, 5%는 현재까지도 밝히지 못하는 문제일 뿐이다.
창조주의자들의 애처로운 반격은 각종 연대측정법을 부정하거나 오용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들은 방사성 동위원소의 반감기까지 부정하는 짓을 서슴치 않는다. 그것이 바로 자신들이 말한 창조주의 설계를 부정하는 짓이라는 것을 모른다. 전지전능한 하나님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특정한 시기에 우라늄을 바륨으로, 그리고 납으로 순식간에 붕괴시켰다고 우기면 과연 과학자들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방법은 많다. 하지만 그 중에서 불경스러운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몰러의 대갈통에 벼락을 내려보라고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기독교인들은 몰러의 마음이 돌아오기를 하나님이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계신다고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할까?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야훼의 존재 부정증명, 존재하더라도 일고의 가치가 없다는 증명, 고려할 가치가 있더라도 최고의 가치는 못된다는 증명... 이 홈피에서만 수도 없이 언급하였기에 이 글에서는 생략한다.
미국의 근본주의자들이 흘린 쓰레기를 주워와서 진리라고 우기는 바보들에게는 설명이나 교육이 필요 없다. 그냥 헛되이 믿고 헛되이 살다가 헛되이 죽게 내버려두는 수밖에... 그런데 뭐하러 안티하냐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이성을 가지고 살게 하려는 것이다. 이미 꼴통이 되어버린 자들을 챙길 여유는 안티들에게 없다. 살포시, 그러나 깊쑤키 떵침 찌르는 소리나 하는 것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