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러님의 칼럼입니다. |
울 회사 보스의 상가집 조문
작성일: 2003/04/26
작성자: 몰러
직원 중 한 사람이 엊그제 출근길에 빗길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오늘 사장님이 같이 조문가자고 하더군요.
씨이~ 가려면 혼자가시지.
우쨋거나 사장님 차에 같이 얹혀서 가게 되었는데...
출발한지 얼마 안 되어서 망인과 가족의 종교가 뭐냐고 묻더군요.
안 그래도 개독스런 회사 부니기 땜시 슬슬 스트레스 받아가던 참인데,
성당 댕기는 이 아저씨까지 왜 이러나 싶더군요.
지난 번에는 개신교인 장례식(예배)에서 얼마나 개독스럽게 구신 양반이던가...
짧은 순간에 많은 생각 했습니다
시큰둥하게, 불교인 것 같은데 그리 독실하지는 않은것 같다고 했더니 고개만 끄덕이더군요.
이윽고 빈소에 도착하야 조문을 하는데,
큰절 두번, 분향하고, 또 서서 묵념도 하고, 그리고 상주와 맞절...
할건 다 하시데요.
그리고는 조의의 말씀을 하는데...
"부모보다 먼저 간 불효자로 여기지 마시고, 세상의 멍에를 벗고 높은 곳으로 갔을 겁니다."
어라 ~ 이 아저씨가...
"비록 먼저 먼 길을 떠났지만, 더 좋은 생으로 태어나려고 갔을 것이라고 생각합시다. 아마도 인연이 있다면 생전에 또 만날지도 모릅니다. 떠난 사람 마음 편하도록 남은 우리가 더 힘을 내고 열심히 살아야죠."
어머나 ~~~ 천주교에도 윤회사상이 있남?
하여간 오늘 우리 보스를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되었다.
카멜레온, 박쥐 같은 잉간이라고 비판할 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울 보스를 오늘자로 존경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