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신에게 항복하다(헤겔철학 요약)
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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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0 14:54
이명신에게 항복하다(헤겔철학 요약)
작성일: 2001/11/17
수정일: 2001/11/18
작성자: 몰러
일전에 이명신의 문자조합을 해독해 보겠다고 큰소리 쳤다가 결국은 깨갱하고야 말았습니다. 고교 국어선생님과 윤리선생님에게 보였더니 두 분의 이구동성…
이거 기관에서 사용하는 암호문 아닙니까? ㅡ.ㅡ
“모든 글들의 의문의 시작은 여기에 잠들고..(칸티안 후예들에게..)”라는 문자조합을 본 선생님(철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신 분이랍니다)의 말씀은 헤겔을 요상하게 해석해서 칸트를 비꼬는 것 같다는 겁니다. 물론, 문법적으로 이상해서 정확하게는 알지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결국, 헤겔철학에 대한 정리가 필요할 것 같아서 며칠간 헤겔철학을 요약한 책(무려 30쪽이나 됩니다)을 다시 요약하여 올립니다.
이명신이 헤겔철학을 어떻게 읽고, 어떻게 이해했는지 함 유추해 보시죠.
출처 : 프랑스 고교 철학, 철학 입문(리차드 오즈번), 두산 동아백과 짬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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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바는 인간은 역사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은 독일 관념주의자들 중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일 것이다. 아마도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엉뚱한(또는 그렇게 생각되는) 사람이다. 그는 대학의 철학교수로서, 또한 강사로서 대부분의 생을 보냈고 칸트처럼 옆길로 새지는 않았다. 또한 그는 모든 역사와 철학을 이해했다고 자부하는 인물이었다. 노년에는 프로이센의 정신적 지주를 자처하며, 프로이센이 가장 높은 수준의 정치조직의 모습을 띠고 있다고 은근히 주장하였다.
초기의 헤겔은 약간 오컬트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프리드리히 폰 셀링의 사상에 동화되어 독일 낭만주의, 칸트의 비판철학을 예술에 결합하려는 짓거릴 하고 다녔다. 그의 사후에도 사실 이런 성향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보는 비평가도 있다. 그의 저작 가운데 중요한 세 가지는 정신현상학, 논리학, 법철학이다. 앞의 두 책은 아마 철학 전체에서 가장 애매모호하고 가장 많은 해석을 낳게 하고 있을 것이다. 헤겔은 3대 흐름에 영향을 받았으며, 그의 논리학은 3개 구조로 되어있고, 그의 체계는 3중의 측면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영 향 칸트와 그 이후의 관념론, 기독교, 독일 낭만주의
논리학구조 정(正), 반(反) , 합(合)
체 계 논리학, 자연철학, 정신철학
하지만 이것은 단지 우연의 일치이다. 헤겔은 일원론(holism)자로, 하나의 전체성, 절대정신의 신봉자로 기술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헤겔은 셀링의 그늘에서 벗어날 때 칸트의 물자체와 본체 세계를 거부하면서 출발하였다. 존재하는 그 무엇(물자체)을 알 수 없다는 칸트의 주장은 인식의 한계에 관한 칸트 자신의 법칙을 위배하는 분명한 모순이라고 헤겔은 주장하였다. 관념론자인 헤겔은 정반대되는 견해, 즉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인식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현실적인 것은 이성적인 것이고, 이성적인 것은 현실적인 것이다.
칸트와는 달리 헤겔은 알 수 있는 것에 아무런 한계도 두지 않았다.
헤겔의 사고에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것은 모든 것이 상호 연결되어 있다는 개념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대부분의 철학자들은 실재는 부분들로 분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던 반면에, 헤겔은 서로 연관되어 있지 않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주장하였다.
개별적인 파편은 전체 구도의 부분으로서 파악할 때만이 의미를 지닌다.
세계를 인식하는데 있어서 헤겔은 변증법을 주창하였다. 세계를 역동적인 과정으로서 마치 거대한 유기체인 것처럼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변증법은 논리적 과정으로서 우리의 경험으로부터 절대자에 이르는 범주들을 우리가 연역해 내는 그런 과정을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 체계는 다음과 같은 기본원리로 작용한다.
정립에서 출발 → 정립에 반대되는 반정립을 대치 → 정립과 반정립을 짬뽕하여 종합을 유도
(여기서 정립은 논증을 위해 제시한 명제이며, 반정립은 정립에 반대되는 모순명제이다.)
그러나, 진리는 전체 체계 안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첫번째의 종합은 아직 사물의 진리가 아니며, 또 하나의 새로운 명제(정립)가 되고, 여기엔 상응하는 반정립과 종합이 나온다. 이런 과정을 계속 반복하다 보면 절대관념(또는 궁극적 진리)에 이르게 된다.
정립1 + 반정립 1 → 종합1(정립2) + 반정립2 → 종합2(정립3) + 반정립3 → 종합3(정립4) + 반정립(4) …….. 궁극적 종합(궁극적 진리, 절대 관념)
이러한 과정을 거쳐 헤겔은 나름대로의 절대관념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절대관념이란 주관적 관념과 객관적 관념의 통일로서의 관념이다. 이 관념은 관념에 대한 개념으로서. 그 객관이 관념인 그러한 개념이며, 관념이 객관적인 것이라 할 때 그 대상이 되는 개념이자, 그 자체의 통일성 안에 모든 특성을 포함하는 하나의 객관이다. (젠장~ 뭔소리여? ^^)
(여기서 이명신이 어떤 짓거릴 했는지 짐작이 가는 분이 있을 겁니다. 헤겔의 절대관념을 바이블의 절대성으로 치환하려 한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까? 하지만,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꼴이 되었죠.)
이런 변증법적 과정은 역사 전체가, 그리고, 사상사가 실증하고 있다고 헤겔은 주장한다. 초기의 철학자들은 변증법적 사유과정을 발전시키는 한 부분으로서 역할하고 있는데, 그 과정은 처음에는 지식과 자기 의식에 이르고 그 다음에는 헤겔적인 체계 그 자체로 보이는 철학의 정점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헤겔의 체계는 ‘순수한 비결정적 존재’로부터 출발하여 절대 관념 또는 진리 그 자체에 이르러 끝나고 있다. 이러한 절대 관념은 ‘스스로를 사유하는 사고’와 같은 것, 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철학자의 신, 부동의 동자와 같은 것이다.
- 부동의 동자 : 스스로는 움직이지 않으면서 다른 모든 것들로 하여금 움직이게 하는 존재. 모든 사물의 배후에 있는 궁극적인 목적인(目的因)
- 목적인이 또 뭐냐구? 예를 들면 떨어지는 돌은 네 가지 원인을 가지는데, 질료인(因)은 돌 자체이고, 형상인은 돌이 생겨먹은 꼬라지고, 운동인은 미는 일(그때는 중력이 뭔지도 몰랐으니 시비 걸지 말자), 목적인은 가장 낮은 곳으로 가려는 돌의 욕망(이것도 중력을 몰라서 한 소리니 걍 넘어가자)이라 한다.
- ‘궁극적인 목적인’을 제1원인론으로 오바질하여 지조때로 ‘야훼 하나님은 절대자이며 창조주’라고 읊어대는 개독들에게 경의를…특히 이명신에게…
여기에 ‘법철학’에서 나온 역사적 사례가 있는데, 이 사례는 권리라는 개념을 고찰함에 있어서 변증법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ㅇ 정립
추상적 권리 : 스토아주의자들은 보편적으로 구속력 있는 행위라는 개념을 생각함
→ 이것은 추상적, 형식적이며 개인의 양심을 무시
ㅇ 반정립
도덕 : 개인적 양심은 어떤 행위가 옳건 그르건 상관없이 존재한다고 생각(루소)
→ 이런 주장은 합리성이 해야 할 올바른 일을 지시해야 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
ㅇ 종합
사회적 윤리 : 정당성에 대한 관념은 사회 전체가 가져야 한다. 누구나 동의하는 까닭에 그것은 추상적이지 않다. 누구에게나 구속력을 지닌 까닭에 그것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최고의 표현으로 일반의지, 즉 프로이센 국가 그 자체이다.
(일단 시비는 걸지 말고 넘어가자)
모순과 발전의 이런 과정은 역사적 현실에 그리고 사상에 내재해 있다고 헤겔은 주장한다. 그는 또한 이와 같은 모순들의 작용은 필연적으로 보다 높은 단계로 나아간다고 주장한다. 이제 헤겔이 주장하는 체계에 대해 이해가 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모두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것은 필연적인 것인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자연철학’
헤겔은 자연은 ‘외부 그 자체’를 표상한다고 하였다. 자연과 정신이라는 논리적 관념은 물론 연결되어 있다.
논리적 관념(정립, 모든 실재에 내재) + 자연(반정립, 비이성적이고 동일한 실재의 외적 측면) → 정신(종합, 관념과 자연의 통일)
‘정신철학’
여기에서 헤겔은 그가 생각하기에 가장 높은 단계 즉, 역사를 관통하는 정신의 작용을 보고 있다.
주관적 정신(정립) + 객관적 정신(반정립) → 절대정신(종합)
절대적인 동시에 객관적인 이러한 정신(주관, 또는 이성, 또는 마음)은 세계를 지배한다. 절대정신이나 절대관념은 여러 시대를 통하여 전개되고 그 자체를 헤겔에게 절대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헤겔에게는 매우 편리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런 주장에 따라 헤겔은 일종의 프로이센의 철학적 교황이 될 수 있었으며, 그가 절대정신에 합류하면서 죽었을 때에는 국가적으로 찬양을 받으면서 묻힐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절대정신이 왜 이런 계시를 내리기 위해 헤겔을 선택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여기서 프랑스인들의 불편한 심기가 드러난다. 프랑스는 역사적으로 독일에게 대부분 깨지기만 했다. 1, 2, 3제국 내내 말이다. 한국인들이 일본에게 느끼는 적대감은 사실 프랑스인들이 독일에게 가지는 상실감(문화적, 역사적 우월감의 손상)에 비하면 잽이 안 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결국 교과서 곳곳에 독일 철학자 까대기가 은근히 묻어나온다. 아닌것 같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말이다.
주관적 정신(정립, 인간정신의 내적 작용) + 객관적 정신(반정립, 사회적, 정치적 제도 안에서 외적으로 구체화되는 정신)
→ 절대정신(종합, 예술/종교/철학)
헤겔은 절대자가 정신임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예를 들고 있다. 더욱 흥미 있는 것은, 이런 정신이 개인들에게, 가족이나 국가와 같은 사회제도에, 그리고, 한 시대의 예술, 철학, 종교에 두루 나타난다고 그가 주장하는 점이다.
정신의 외적 구체화로서의 객관적 정신이라는 이런 사상은 다른 철학자들이 받아들였다. ‘시대정신’이라는 개념(특정한 시대에 있어서 개인, 사회, 예술, 종교의 상호관계)은 현대 역사에 대단한 영향을 미쳤다. 전체성, 즉 전체로서의 체계 이해가 지니는 중요성은 마르크스 주의와 그 밖의 비슷한 철학을 형성하는데 분명한 도움을 주었다.
이성의 행진
헤겔은 역사를 ‘세계에서의 이성의 행진’으로, 그리고 인간을 변증법적인 형성 과정의 산물로 파악했다. 그의 논리학과 자연과 정신을 어떻게 그가 절대 관념에 관련지었는지는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헤겔의 체계에 관해 기억해야 할 사항
ㅇ 그것은 운동과정이 있는 체계이다.
ㅇ 모순(변증법)이 동인이 된다.
ㅇ 그 체계는 전적으로 포괄적이다.
ㅇ 사물의 현상(정지상태)은 실재(운동상태)와 다르다. ☜ 물리학적으로 생각하지 말 것
ㅇ 모든 역사는 시간을 관통하는 정신의 작용인 바, 이는 이성의 행진이다.
ㅇ 논리학 = 형이상학 (젠장할 ~ )
실재는 정신에 의해 구성된다. 정신은 처음에는 이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 ‘실재’가 ‘정신’과 독립하여 존재한다고 ‘정신’은 각인한다. 그리하여 정신은 정신 그 자체로부터 소외된다. 그런 다음 정신은 실재를 정신 자체의 창조물로서 인식한다. 그런 다음에 정신은 정신이 스스로를 인식하는 것처럼 분명히 실재를 인식한다. 정신은 바로 그 자체이다.
그런데, 여기서 헤겔은 옆길(?)로 샌다.
체계의 각 부분은 자기 의식의 전개 과정을 통하여 작용한다는 점을 기억하기만 하면 된다. 세계사를 보았을 때 세계사는 중국에서 단순한 존재 상태로 출발하여 그리스, 로마시대에 부분적인 의식을 통해 전개되고, 헤겔의 체계와 프로이센 국가에서 완전히 자기 실현을 하면서 끝을 맺는다.
헤겔의 아류들에는 청년 헤겔학파, 헤겔 좌파, 신헤겔학파, 구헤겔학파 등이 있고, ‘마르크스’에게 끼친 영향도 지대하다. 마르크스는 헤겔 사상의 근본적이고 역동적인 측면에 의하여 영향을 받았지만, 헤겔의 보수주의와 관념론은 거부하였다.
헤겔의 관념론은 19세기를 지배하긴 했지만, 그와 추종자들은 이상하리만치 그들의 거대한 체계와 당시 세계의 점점 더 복잡해지는 사회적, 경제적 변동간에 실제적으로 전혀 연관을 짓지 않았다.
결국, 헤겔은 절대관념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쇼펜하우어라는 반정립에 의해 무참하게(?) 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