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성적 물결 - 과학절대주의에 대한 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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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러님의 칼럼입니다.

반지성적 물결 - 과학절대주의에 대한 딴지

몰러 0 2,979 2005.06.20 15:12
반지성적 물결 - 과학절대주의에 대한 딴지    
  
 
 
작성일: 2001/12/16
작성자: 몰러



반지성적 물결 - 과학절대주의에 대한 딴지

19세기 말기까지 철학은 풀려고 했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했으며, 대부분의 위대한 철학적 체계는 무너지고 있는 듯이 보였다. 과학적 사고유형은 뉴턴적인 우주론으로부터 진화론의 생물학적 결정론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다. 칸트적인 철학이나 헤겔적인 철학은 여전히 살아 있었으나, 과학이 좀더 권위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반지성적인 물결이 합리성과 과학적 분석을 거부하면서 서구 철학에 밀려들었다. 앙리 베르그송(비합리주의자, 형이상학자, 이원론자, 창조적 진화론자)은 이런 물결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는 1900년에 프랑스대학의 현대철학 교수로 임명되었으며, 그래서 우리는 그를 20세기 철학자로 부를 수가 있는 것이다.

과학은 분석하기만 합니다. 과학은 역동적인 생생한 본질에 접근하지 못합니다. 과학은 유기적인 살아 있는 실재를 해부하고 분리하죠.

베르그송은 과학이야말로 지식의 중요한 원천이라는 생각을 거부하였으며, 직관이 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이런 개념은 분명히 낭만주의자와 쟝 자끄 루소에게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베르그송의 철학은 역동적이고 이원론적이다.

생명은 물질을 향한 투쟁에서 여러가지 모습으로 스스로를 드러내는데, 베르그송에게는 생명이 창조적 진화를 몰아가는 것이다.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생물의 진화는 동물과 식물의 2대 방향으로 진화되어 나아가는데 지성적 인간은 동물적 진화의 정점에 서 있다. 이 진화는 기계론적이지도, 목적론적이지도 않다. 이 진화는 동적이며 예견 불가능한 내적 충동력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창조적 진화이다. 인간의 지성은 정적이며 고정화된 것을 다루는 능력이다. 그러므로 동적인 흐름을 파악할 때는, 지성은 이를 정적 요소의 한 연속으로 환원시켜 버린다

스스로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실재 속에서 스스로를 만들고 있는 실재인 우주는 두 가지 경향을 갖고 있습니다. 그 하나는 생명이고 다른 하나는 생명에 반대되는 물질이죠.

베르그송은 사고하는 것은 우주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즉 한편에는 생명력으로부터 나온 직관이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물질에 바탕을 둔, 인공적으로 고정된 체계로부터 나온 분석이 있다는 것이다. 베르그송의 저서인 "창조적 진화"는 그 당시에는 철학은 물론 문학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시간에 대한 그의 사상은 프로스트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사상이 애매모호하고 은유적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는 과학 비판에, 그리고 생명과 행동의 철학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쳐왔다. 죠지스 소렐은 혁명적인 생디칼리즘과 베르그송의 사상을 통일시키려고 시도하였다. 죠지 버나드 쇼 역시 베르그송의 "활력론"이라고 그가 파악한 부분에 의해서 영향을 받았다.

단 하나의 참된 낙원은 우리가 잃어버린 낙원입니다.

이러한 반지성적 물결과 종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먼저, 베르그송의 대선배격인 낭만주의자 루소의 종교관을 살펴보자.

작금의 환난을 극복하고, 미래 혹은 내세의 구원을 받기 위해서 신을 믿고 따라야 한다면, 이것은 그릇된 교리이며, 잔인한 불관용의 원리이다.
만약 이 땅에 단 하나의 종교가 있어서 그것을 믿지 않는 자에게 영원한 고통만 있다면 그런 종교의 신은 가장 부정하고 가장 잔인한 폭군에 다름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성경의 아포칼립소, 그리고 관련된 모든 교리를 거부한다.
종교를 가르치는 것은 심사숙고해야 한다. 나는 스위스에서 아들에게 종교를 가르치지 않는 어머니를 보았다. 그 까닭은 이 조잡한 가르침에 만족해 버리고 이성에 깃들 나이가 되었을 때 보다 나은 가르침을 경멸하게 될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직관에 의한 사고를 주장한 베르그송의 사상은 기독교적인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러나, 과학의 절대성과 뉴턴적인 운명론에 대한 부정을 시도한 점에서 베르그송은 짧은 기간동안 바티칸에 의해 오용되었다. 하지만 생명과 우주에 대한 그의 직관은 분명히 반기독교적인 것이었기 때문에 금새 버림받고 말았다. 현대에 와서는 창조주의자로 불리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베르그송의 저작들을 원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엽적인 것을 추출하고 그들의 입장에 맞도록 확장하여 해석하기 때문에 실증적인 해석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다시 강조하여 말하자면 베르그송은 종교에 대해 극히 이단적인 견해를 표방하였기 때문이다.

오늘날 과학자들의 반박은 다음과 같다.

과학의 실패나 실수가 창조를 반증하지 못하며, 만약 과학자가 창조를 논하더라도 그것은 지극히 비기독교적인 것이다. 과학은 베르그송의 충고에 따라 무한한 능력의 보도를 반납했을 뿐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제는 과학자들이 어떤 가설을 세울 때 가끔 직관을 활용하기도 한다는 뜻이다.

반지성적이라 하여 비이성적인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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