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교회에 가봤더니... 띠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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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러님의 칼럼입니다.

간만에 교회에 가봤더니... 띠벌~

몰러 0 2,681 2005.06.20 15:15
간만에 교회에 가봤더니... 띠벌~    
  
 
 
작성일: 2001/12/21
작성자: 몰러



허접스런 글이라 워드작업만 하구 안 올리려던 글인데, 멍석말이 마저 사치스런 일이 될 개독 땜에 올립니다.
PS는 방금 덧붙인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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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새로 생긴 큰 교회에 가보았습니다. 성전준공 기념예배 초대장이란 것을 받고 할 일이 없어서 한번 가보았습니다. 교회가 창립된 지는 오래 되었는데, 교세가 확장되어 이번에 교회건물을 크게 건축했다고 합니다. 원래 시내에 있다가 이번에 약간 변두리로 나왔답니다. 그런데 일요일 교통체증이야 바로 옆에 있는 대형 쇼핑센타 때문에 원래부터 심했었다고 치고 싶겠지만, 주차문제가 상당히 심각했습니다. 30대나 댈 수 있을라나? 아파트나 다른 종류의 건물들과는 달리 교회는 주차장 설치에 대해 별로 까다롭지 않아서인지, 그 큰 교회가 주차장이 그게 뭐꼬? 도로변에 불법주차한 신도들의 고급 차들, 결국 교통체증에 한 몫 합니다. 주차장 안에는 그랜저급 이상만(교회밖에 주차된 차 중에서 에쿠스만 해도 3대씩이나!)... 하여간 주차장엔 2000CC급 이하가 한 대도 없다는 사실... 정말 웃기는 권위주의야. 먼저 온 넘이 주차하는게 아니구 말이죠.

저는 옆의 쇼핑센타에 가서 머라이어 캐리의 #1's CD 한 장만 달랑 사고는 차를 그대로 두고 교회에 갔습니다. 당일자 영수증만 보이면 주차비 공짜거든요. ^^

TV나 비디오로는 큰 교회를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큰 교회에 실재로 와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정말 엄청난 규모더군요. 물론 여의도 순뻐끔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에 쥐구멍(鼠公之穴) 수준이겠지만...
뭐 지금 교회 대형화에 대하여 딴죽거리고 싶은 마음은 없으므로 이쯤하고...

목사의 설교 내용 중 발췌했습니다. 단, 성경인용 부분은 제가 표준새번역판으로 고쳤습니다.

개역판을 참조하지 않는 이유는 울 집에 온 전도사가 보는 앞에서 표준새번역판을 들고 흔들면서 개역판은 휴지통에 던졌걸랑요. 그 전도사... 난리도 아니더만요. 그래서 조용히 목소리 깔구 읊어줬죠.

"저따위 책 자체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책 속에 들어있는 영감의 메시지가 중요한게 아닌가요?"

그 전도사는 휴지통에서 개역판을 꺼내들고 기도를 한참 하더니 갖고 나가더군요. 젠장! 예수님을 믿는거야? 책 쪼가릴 믿는 거야? 그따위로 하면서 어케 전도사가 되었는지...
이 글을 읽는 교인들에게 당부하는데, 제발 전도할 때 그 되어먹지 않은 우월감과 어린애 대하듯이 가르치려 드는 행태는 좀 작작해 주셨으면 합니다. 뭐 대화가 되어야 말이지. 상대가 문자주의적 비평을 하거든 좀 학문적으로, 형이상학적으로 합체로봇 변신하듯 바뀌든가, 자신 없으면 다른 사람을 데리고 오든가 할 것이지. 끝까지 변명과 우김, 결국은 지옥 운운하는 꼴이라니.
그리고 교회에서는 전도사 임명할 때 신경 좀 써야겠고...


목사의 설교내용...
(전략)... 처음에 예수님께서는 "이방사람의 길로도 가지 말고, 또 사마리아 사람의 도시에도 들어가지 말고, 이스라엘 집의 잃은 양 떼에게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십자가에 못 박혔다가 3일 만에 부활하신 예수님은(할렐루야!!!) 제자들에게 나타나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아멘!) 그렇습니다. 장사한지 사흘만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모든 민족에게 전도하라고 하셨습니다.(아멘!) 이것은 예수님께서 말씀을 번복하신 것이 아니라 모든 민족, 모든 백성이 하나님께서 만든 영광된 영육임을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이 거룩한 새 성전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기도와 정성을 다하여 성령의 인도로써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야 합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듯이 새로운 성전에서 우리는 새로운 제자로 거듭나서 악에 물든 세상에 둘러싸인 어린양을 찾아야 합니다. 여러분! 그 동안 새 성전을 짓느라고 우리는 우리의 사명을 소홀히 해왔음을 알아야 합니다. 이제 나가서 어린양을 찾으십시오. 그리고 이 영광된 성전에서 그들에게 구원의 길을 보여줍시다(아멘!)... (중략)
기도하겠습니다...(중략)... 성령의 인도로 복된 이 성전을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제자들로 넘치게 하여 주옵시고, ... 하략


뭐 마태복음에 나온 이방전도에 대한 모순점을 그럴듯하게 변명했지만 이것도 시비걸 생각은 없구...
설교의 주요 논지는 새로운 성전에서 제자들이 거듭날 것을 촉구하고, 한층 더 전도에 열성을 가지라는 말이었는데...
전혀 거듭날 것 같지가 않더군요. 예전에 어느 신학자가 지적했듯이 한국의 성직자들은 신도들을 어린애 다루듯이 하고 있음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교묘한 술수로 전도를 부채질하는 꼴이라니.

대부분의 신자들은 목사의 설교를 듣기만 하고 맙니다. 성경자체에 대해서는 읽고, 쓰고 공부하지만, 설교는 예배가 끝나는 순간 망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열심히 받아 적고서(저야 시비걸려고 그러는 것이고, 신자들은 은혜로운 설교말씀을 되새기려고 그러겠지만...) 나중에 분석해보면 설교를 듣는 순간에는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 보입니다. 새 성전을 짓느라 소홀했던 사명이 뭘까 하고 생각했는데 고작 전도질 더 열심히 하라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냥 길 잃은 양들에게 구원의 길을 보여주자고 했으면 문제가 덜한데(사실 이것도 비신자들을 엄청 귀찮게 하므로 이런 삐끼짓은 금지되어야 하지만), "이 영광된 성전에서...", "이 성전을 제자로 넘치게 하시고". 여기서 뻑갔습니다. 교회의 덩치키우기에 급급한 아주 저급한 발상을 그럴듯한 말로 위장하여 신자들을 교묘히 채근하는 이 구역질나는 짓거리 때문에 아예 그 목사의 인간으로서의 정체성 자체에 대한 회의가 생기더군요.

교인들이여. 내가 색안경 끼고 본다고 하지 마쇼. 지극히 정상적인 설교였고 그런 의도 따위는 없었다고 하지 마쇼. 나이 지긋한 성도 몇 분이 예배가 끝난 후에 하신 말씀이 여기 있소.

"휴우 ~~ 이젠 교회를 옮겨야겠군. 이게 아닌데 말이야."
"우리 교회가 몇년 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이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그 나이에도 장로가 못되고 평신도나 집사 수준에 머물렀겠지요.
안티들은 여기서 그 양반들이 돈이 없어서 그럴 것이라고 하지 마세요. 그 분들... 기사가 모는 에쿠스랑 그랜저 타고 돌아갑디다. 짐작컨데 헌금도 엄청 했을 것 같고... 제가 보기엔 목사하구 당회간부들과는 다른 의식을 갖고 있어서 승급 못한 것 같더라구요. 아님 그런 직분 승급에 대해 연연해하지 않는 분들이었거나...

나야 뭐 교회뿐만 아니라 종교 자체를 때려치우라고 하고 싶지만, 교인들에게는 어불성설이고... 최소한 저 나이 지긋하신 분들의 푸념을 이제는 새겨들을 때가 되지 않았나?

P.S 그런데, 그럴줄 뻔히 알면서 그 교회에 정말 뭐 하러 갔냐구요?

할 일 없어 갔다니까 그러네...^^

P.S 2 지니도사님. 제가 미심쩍어서 그러는게 아니구요. 일부(교인들의 관점으로) 목사들이 퍼질러 놓은 저급한 신앙관, 문자적인 절대성 강요에 찌들어 있는 신자들을 님이 어떻게, 그러니까 어떤 방식으로 교화하시는지 그냥 구체적인 실례를 듣고 싶군요.
(근데 미심쩍은 게 맞네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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