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에 열받게 하는 인간들
오늘 차 밀릴까봐 새벽에 일찌감치 현충원에 갔더랬습니다. 대전 유성에 있는 곳이죠.
작년처럼 도로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을 피하려고 일찍 갔는데,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더군요. ^^
한줌 유골이 되어 땅속에 누워있는 친구의 명복을 빌고서 미망인(불교인)과 아이들을 데리고 아침식사를 하려고 시내로 들어갔습니다.
이때 어느 교회인지 모르지만 등산 복장을 한 청년들이 복음성가(가장 듣기 싫은)를 흥얼거리며,
차에다 뭔가를 잔뜩 싣고 있었습니다. 그 큰 버스로 골목길을 막은체 말입니다.
경적을 울려도 개무시하는 넘들 땜에 열받았습니다. 한 뇬이 잠깐만 기다려 달라는 투로 한마디 했을뿐...
전 5분을 기다리다 후진을 해서 옆골목으로 돌아간 다음 예의 그 버스 앞에다 차를 대 놓고선 큰 도로변의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그 큰 버스가 후진을 하려면 애 먹을 거란 생각을 하면서...
두 넘이 식당에 들어와 차를 빼 달라고 하더군요. 식사중이니 기다리라고 대꾸했죠.
그런 억지가 어딧냐길레 그럼 불과 20미터 앞에 큰 도로를 두고 굳이 골목에 버스를 대 놓은 이유가 뭐냐고 했죠.
미망인 보기에 미안했지만 그렇게 그넘들과 옥신각신 했습니다. 애들처럼 싸웠죠.
결국 꿋꿋이 식사를 다하고(20분간) 나오니 버스는 무려 70미터 넘게 후진을 해서 빠져나갔더군요.
제가 딴죽거린것은 골목에 차를 대어 놓아 길막은 것을 탓한 것이 아니라 현충일에 야유회 가는 것이 밉상이라 그랬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쉬려는데, 휴일이면 울리는 초인종 소리. 오늘은 여호와의 증인은 아니리라.
그들은 눈치가 빠른 건지 어쩐지 몰라도 현충일과 초파일엔 전도하러 다니지 않더라구요.
역쉬 개독이었습니다. 제가 대꾸했죠. 오늘 같은 날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피를 흘리신 분들에게 기도하라구요.
그런데,.... 아니다. 말씀을 전파하는 사역도 중요하다. .... 뭐 이딴식으로 나오는군요.
문을 벌컥 열고 6.25때 피를 흘리며 돌아가신 분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냐고 따졌죠.
그리고, 내가 기도하라는 것은 그 분들의 명복을 빌라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분들 아니었음 지금 당신들은 김일성교 신자여야 하니깐...
개소리 고만하고 교회가서 우릴 위해 보혈을 흘린 분이 예수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라고 쏘아줬습니다.
주먹을 내밀고 욕을 섞어서요...
오늘 저답지 않게 무진장 흥분했습니다. 흥분을 가라앉힌 상태에서 글을 썼지만 쓰다 보니 흥분되네요.
인간이 성숙이 덜 되어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