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폰소 키하나의 영적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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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뿔님의 칼럼입니다

알폰소 키하나의 영적 전쟁

쥐뿔! 0 2,457 2003.01.27 12:28
알폰소 키하나가 누군지 모를 사람들을 위하여 그의 유명한 자작 이름 돈키호테을 먼저 밝혀둔다.

스페인의 鄕士, 우리쯤으로 보면 시골 유지 정도인 이 중늙은이가 수십년간 중세 기사 관련 책을 일고 심취하여 그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정신이 업그레이드가 되어, 바로 자신이 정의의 기사이며 악의 무리기사들에게 핍박받는 성을 구출하고 그 성의 공주와 결혼하여 성의 주인이 되는 꿈을 길을 떠나게 되었으니, 그가 바로 라만차의 기사 돈키호테이다.

그의 영적 전쟁의 양상을 보면, 허름한 여관을 거대한 성으로 착각하고, 여관 주인이나 하녀는 공주요 왕비로 보는 건 사실 그냥 정신적 상태를 보여주는 서비스이겠지만, 그의 활약에 대한 공헌은 세상에서 견줄 수 아름다운 둘씨네아 공주인 것이다.

돈키호테의 정신적 업그레이드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 눈하고는 너무 틀리다. 양떼구름 아래 먼지이는 양떼를 보고는 악한 왕의 군대로 보고서 거침없이 그 군대를 날려버리는가 하면, 검은 수도사를 보고 악의 검은 기사로 착각하고는 후리칠 뿐만 아니라, 같은 일행인 촌무지랭이 처녀를 검은 기사에게 납치된 공주로 보기도 한다. 거대한 풍차를 보고는 네팔달린 거인으로 여겨 달려들다가 창찌른 풍차날개에 휘말려 공중곡예로 묵사발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꿋꿋한 라만차의 기사는 이 시련과 고난이 모두 둘씨네아 공주를 위한 싸움으로 여기며, 그의 충직한 종자 산초판사를 거느리고 비실이 명마 로시난테를 타고 고난의 여정을 계속한다. 제대로 된 임자를 만나 몽땅 털리기도 하거나, 어리숙한 무리를 무찌르던 그도 결국 그를 사랑하는 동네 유지와 신부의 노력으로 낙향한다.

다시 출전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는 그를 동네 쌈잽이가 일부러 기사복장을 하여 싸움에 지는자는 2년간 동네를 떠나지 못한다는 약속하에 결투를 벌여, 결국 창에 나가 떨어지고 실의하여 집에 침대에 누워 두문불출 한 끝에 급기야 유언을 하는 마당에 눈물을 흘리며 알폰소 키하나로 돌아와 죽는다.

그가 돈키호테가 되어있던 동안 그의 정신세계는 둘씨네아 공주를 향한 정열과 악의 기사를 물리치고 억압받는 성을 구출하는게 오직 목표였다. 그의 눈은 환영과 착각으로 현실을 보지 못하고, 실제로는 건너 마을 무식쟁이 딸인 못난이를 둘씨네아 공주로 모시며 겪은 여정이었다.

이게 바로 알폰소 키하나의 영적전쟁, 의로운 기사 돈키호테로서의 삶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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